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853화 (852/1,307)

# 853

15톤짜리 트럭으로 운반해도 530회 이상 움직였거나 530대 이상이 동원되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530대의 트럭이 동원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몇 대의 차량이 아주 빈번하게 연방준비은행 건물 인근에 있었을 것이다.

이를 주목한 것이다.

포트녹스 역시 이 방법으로 인근 모든 차량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성과는 없다.

당연한 일이다!

2장 가장 완벽한 금고

영국 버킹엄셔 로스차일드가 저택에서는 아주 치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두 번이나 일어난 금괴 도난 사고로 엄청난 액수를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0월 29일, 1차 도난 사건이 있었다.

그때 금괴 195톤과 수집한 보석 모두가 사라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13조 3,000억 원에 해당된다.

이 모든 것의 주인인 피터 로스차일드는 거의 일주일 동안 길길이 날뛰며 분노했다.

그런데 2014년 1월 21일에 2차 도난 사고가 빚어졌다.

206.5톤의 금괴가 또 사라진 것이다. 이것의 가치는 약 11조 1,500억 원에 해당된다.

두 번의 도난 사고로 피터 로스차일드가 잃은 건 24조 4,500억 원에 해당하는 재산뿐만이 아니다.

특수부대에 버금갈 경비대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하여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그래서 식음을 전폐하고 사흘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분노가 몸을 극한으로 몰고 간 것이다.

두 번째 도난 사고 후 고용된 가장 유능하다는 탐정은 폭파로 침입 흔적을 감췄다는 의견을 내놓았을 뿐이다.

누가, 어떤 방법으로 200톤이 넘는 금괴를 운반해 갔는지에 대해선 전혀 알아낸 것이 없다.

분명 컨베이어벨트나 지게차, 또는 롤테이너가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화물차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람이 들고 가기엔 부피도 부피지만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하여 저택으로 진입하는 도로의 모든 CCTV를 살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다. 누군지 모르지만 정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고, 그대로 실현한 듯싶다.

분노한 피터는 자신의 침실에서 보이는 뒤뜰의 땅을 파게하고, 그곳에 새로운 금고를 만들었다.

도난을 우려한 각종 첨단기법이 동원되었다.

홍채인식, 지문확인, 안면윤곽 확인, 음성인식, 무게변화 감지, 적외선 탐지 등등 그야말로 거의 모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C4로도 폭파 불가능하도록 두께 5㎝짜리 철판과 철판 사이에 60㎝ 두께의 콘크리트를 타설하여 금고를 제작했다. 금고의 문은 두께 150㎝짜리 강철로 제작되었다.

너무 무거워 혼자서는 문을 열 수 없다.

이 금고는 지하 50m 깊이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딱 하나뿐인 엘리베이터로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엘리베이터 역시 첨단장비가 총동원된 보안체이다.

침입자가 있을 경우 제압하기 위한 수면가스 발사 장치까지 부착되어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금고는 다시 세 겹의 콘크리트 옹벽이 보호하고 있다.

두께 30㎝짜리 콘크리트 옹벽과 옹벽 사이엔 폭 1.5m짜리 복도가 조성되어 있다. 복도가 2중으로 있는 것이다.

경비원들은 두 시간에 한 번씩 이곳의 모든 것을 체크한다.

이 통로의 공기는 직경 10㎝짜리 공급 장치를 이용한다. 영화에 나오는 환풍구를 이용한 침입을 완전 차단한 것이다.

보안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고도 넘친다.

그럼에도 마지막 옹벽의 바깥 3m 정도가 자갈로만 채워져 있다. 누군가 통로를 뚫을 경우 저절로 무너져 내리게 하기 위함이다. 이럴 경우 위에서 금방 알 수 있다.

따라서 외부로부터의 침입은 불가능해졌다.

그럼에도 경비대원들이 크로스 경계근무를 한다.

뿐만 아니라 수십 개의 CCTV가 사각 없이 24시간 녹화를 반복한다.

피터 로스차일드는 이 금고를 PMS라 칭한다.

피터의 걸작 금고라는 뜻으로 Peter’s Masterpiece Safe의 이니셜이다.

스스로 사상 최고의 금고를 만들었다 생각하는 것이다.

하여 금고가 완성된 후 프랑스, 오스트리아, 미국, 독일 등에 있는 가문의 형제들에게 이것을 선보였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를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두 번의 사고 후 피터는 콩고민주공화국으로부터 매입한 금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 금괴보관소와 포트녹스에 있던 금괴들도 사라진 것에 주목한 것이다.

네 사건 모두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온 금괴가 있었다. 그런데 한국은행과 러시아에선 도난 사고가 없다.

하여 의심을 풀었다.

금괴를 납품받은 곳은 로스차일드 저택이 아니라 부두였다. 납품했던 자들은 금괴가 어디에 보관되는지를 모른다.

영국의 어느 은행금고로 들어간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 추가로 200톤 매입의사를 밝혔고, 현재 운반 중이다.

딱 하나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면 오고 있는 금괴 200톤의 값으로 90억 달러만 지불하면 된다는 것이다.

주문 이후 가격이 폭등하여 현재의 가치는 108억 달러에 이른다. 무려 18억 달러나 값이 오른 것이다.

한화로 2조 1,600억 원 정도를 벌었다.

그리고 이 금액은 더 늘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기에 솟았던 노화가 조금씩 가라앉는 중이다.

한편, 미국 국가안보국 NSA의 한 요원은 도난당한 금 중 가장 마지막에 입고된 것에 대해 주목했다.

그것이 반입된 후에 사건이 벌어진 때문이다.

확인해 보니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스프롬에서 보관을 의뢰한 것이다. 금괴는 콩고민주공화국 내 이실리프 자치령에 있다는 노천금광이 출처이다.

콩고민주공화국 내무장관 가에탄 카구지의 입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노천금광은 정확한 위치가 알려져 있지 않다.

사실 확인을 위해 요원을 파견하여 가에탄 카구지에게 접근하였다. 하지만 추가로 얻은 소득은 없다. 내무장관조차 금광의 위치를 모른다는 답변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여 위성을 동원하여 콩고민주공화국 이실리프 자치령 두 곳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또한 요원들을 잠입시켰다.

반둔두 지역과 비날리아 지역에 첩보원을 보낸 것이다. 진짜 노천금광이 있는지 여부와 위치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노천금광 인근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련소 역시 찾아보려는 의도이다.

갱도를 파고 들어가는 것이라면 찾기 쉬웠을 것이다. 파낸 흙을 어딘가에 쌓아두거나 처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천금광이기에 정밀한 사진을 찍어내는 위성을 이용하고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

하긴 있지도 않은 노천금광이다. 그러니 위성이 제아무리 성능 좋다 하더라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는 한편 한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현수로부터 납품받은 금괴 하나를 샘플로 가져갔다.

제련 품질을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그 결과 순도 999.9‰임을 확인했다. 최상의 품질이다.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기에 그것은 현재 한국은행으로 보내지는 중이다.

게리 론슨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요원은 계속해서 반둔두와 비날리아 인근 지역을 샅샅이 살피는 중이다. 노천금광과 제련소가 발견되지 않는 한 이 일을 끝낼 생각이 없다.

론슨이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현수의 IQ 때문이다.

현수는 세계 최고의 두뇌를 가진 인간이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금괴 탈취작전을 입안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현수로서는 골치 아픈 존재이다.

문제는 론슨이 이실리프 자치령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현수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 * *

“필승! 어서 오십시오.”

박철 준위가 경례를 한다.

“네, 또 뵙네요.”

“하하! 네에. 축구 잘 봤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박철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축구에 대한 이야길 하지 않는다.

현수로선 곤혹스런 순간이 없어 좋다.

박 준위가 더 이상 묻지 않은 건 축구에 대해 관심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독일의 분데스리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이탈리아의 세리에A 경기까지 빠짐없이 챙겨서 보는 광팬 중의 광팬이다.

그럼에도 말을 잇지 않은 건 현수가 보여준 모든 것이 너무도 환상적이기 때문이다. 두말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준비는 다 되어 있지요?”

“물론입니다. 완벽하게 준비해 놓았습니다.”

“하하! 네에, 그러시겠지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박철 준위는 격납고로 들어가는 현수를 바라보며 기대에 찬 표정을 짓는다.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7대의 F―15K가 분해되어 있다. 이게 전부 업그레이드되면 대한민국 공군은 24대의 스텔스기를 보유하게 된다.

미국이 자랑하는 랩터를 마음 놓고 사냥할 능력을 지닌 세계 유일의 스텔스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건……!”

격납고 발을 들여놓으려던 현수는 기가 막혀 말을 잇지 못했다.

공군은 한 대 손보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안다. 그럼에도 7대나 되는 F―15K를 분해해 놓았던 것이다.

이곳에서 밤새라는 뜻이 아니고 뭐겠는가!

“뭐, 나쁠 건 없지. 알리바이 하난 확실해지는 거니까.”

전투기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한 것은 쉬운 것처럼 보여선 안 되기 때문이다.

공군에선 대당 3∼4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안다.

처음엔 7∼8시간 걸렸는데 계속된 작업이 숙달되게 하여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는 중이다.

아무튼 7대 모두 손보려면 21∼28시간이 필요하다. 꼬박 하루쯤 되는 시간이다.

실제론 대당 1시간이면 충분하니 14∼21시간이 빈다.

이 시간 동안 현수는 아직 못 잡아들인 인간들을 납치할 생각이다.

하여 부지런히 F―15K를 업그레이드시켰다.

엔진 연비 향상 작업은 대당 1,000만 원이다.

소음제거용 논 노이즈 마법진은 500만 원이다.

스텔스 기능을 갖게 하는 전파, 음파 및 전자기파 흡수마법진 설치는 1,000만 원이다.

적외선 추적 해제를 위한 아이스 마법진 역시 1,000만 원이고, 추락방지를 위한 반중력 마법진은 2,000만 원이다.

이 밖에 헤이스트 마법진도 있다. 이것 덕분에 마하 3.0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이것의 가격은 500만 원만 받기로 했다.

따라서 F―15K 대당 현수가 받는 공임은 6,000만 원이다.

지난해 연말, 합참은 우리 영공을 책임질 차세대 전투기로 록히드마틴의 F―35A가 사실상 확정되었음을 공식화했다.

공군이 요구한 스텔스 성능 및 전자전 능력을 구비한 최적의 기종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방위사업청 선행연구 결과를 보면 F―35A의 대당 도입가는 1억 5,250만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약 1,830억 원이다.

이것은 기체 및 엔진과 훈련장비, 임무장비, 초기 부품비용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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