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982화 (981/1,307)

# 982

문제는 나머지 31%가 로켓 개발에 있어 핵심적인 기술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부족하다.

한국의 우주개발사에 있어 지난 2013년에 있던 나로호 발사 성공은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

총 11번의 시도 끝의 성공이다.

하지만 지구의 중력을 박차고 우주로 나가는 힘의 대부분을 내는 1단 액체 연료 로켓은 러시아산이다. 러시아가 차세대 우주로켓으로 개발 중인 앙가라 로켓의 1단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나로호는 우주로 쏘아 올렸지만 한국이 자력으로 위성을 올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한국도 1990년부터 독자적인 로켓 개발을 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포동 로켓 발사 이후 정치권의 압박이 있어 개발을 포기한 결과이다. 아무튼 정부는 2021년으로 계획된 3단형 한국형 발사체(KSLV―Ⅱ) 개발 예산으로 1조 5,449억 원을 책정했다.

이 돈으로 성공할지의 여부는 그때 가봐야 알 일이다.

또 정치권이 딴쭉을 걸거나 훼방하는 뻘짓을 한다면 들어간 돈은 모두 휴지가 되고 실패하게 될 것이다.

아무튼 현수가 중력 조절 마법을 구상하는 이유는 한국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첩보위성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현재 미국의 간섭 때문에 일본과 지나, 그리고 북한조차 보유하고 있는 첩보위성이 없다.

이것 이외에도 콩고민주공화국과 러시아, 그리고 몽골에 조성되고 있는 이실리프 자치령에서도 위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각각이 대한민국보다 넓은 지역이고, 150∼200년간 하나의 국가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상관측을 위한 위성도 필요하고 통신용 위성도 있어야 한다.

이 밖에 방송, 항법, 과학을 위한 것도 갖춰야 한다. 아울러 첩보 및 군사용 위성도 필요하다.

이실리프 자치령이 성공적으로 조성되고 막대한 부를 얻을 때쯤 되면 누군가의 공격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든 것을 맥없이 빼앗길 수는 없다.

각각이 어느 국가의 일부분이기에 자체 군대를 양성할 수는 없다. 이는 조약서에 명문화되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최소한의 경비 태세는 갖춰야 한다.

현수는 공격용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을 생각이다.

미국은 레이건 행정부 때부터 ‘신의 회초리(The cane from God)’와 ‘신의 막대기(Rods from God)’라는 차세대 우주병기를 계획한 바 있다.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현재는 개발이 중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의 회초리는 아주 강력한 전자기파를 모아서 쏘는 것이다. 이것이 발사되면 단 1초 만에 목표 지점 반경 10㎞ 이내의 모든 인간이 말살되며 건물 또한 붕괴된다.

너무 빨라 피할 여유도 없는, 그야말로 최종 말살 병기이다.

한편, 신의 막대기라 불리는 우주병기는 100㎏짜리 텅스텐 막대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우주로부터 자유 낙하한 이것은 중력 가속도 덕분에 점점 속도가 높아지게 된다. 하여 이것이 지구에 떨어지는 순간 핵폭발에 버금갈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의 예상은 거의 20㏏짜리 전술핵과 맞먹는 수준이라 한다. 과학으로 9서클 궁극 마법인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구현해 내는 것이다.

참고로 1945년에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은 15㏏짜리였다. 이것이 투하된 직후 7만 명이 초기 폭발로 인해 사망하였다.

이후 방사능 피폭으로 다시 7만 명 정도가 사망하였으며, 현재까지도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이 이어진다.

현수가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위성엔 지상 공격용 신의 막대기뿐만 아니라 다른 위성을 무력화시키는 마법진이 그려질 예정이다.

미국이 신의 막대기 계획을 보류한 것은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어서이다. 하지만 현수의 위성은 발사체가 필요 없다.

다시 말해 궤도에 올려놓는 데 드는 비용이 제로이다. 그러므로 신의 막대기는 가능한 많이 장착될 것이다.

10,000개쯤 올려놓으면 20㏏짜리 전술핵 10,000기를 보유한 것과 같으니 누군가 도발한다면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일본의 인구는 약 1억 2,700만 명이다.

전술핵 수준의 우주병기 하나당 1만 2,700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면 일본은 전멸이다.

이처럼 핵무기에 버금갈 위력을 가졌지만 방사능 오염의 위험이 전혀 없으며 요격이 불가능하므로 상대는 아주 곤혹스러울 것이다.

다음은 지상이 아닌 다른 위성에 대한 대비이다.

이실리프 자치령을 공격하려 하거나 공격하는 국가가 있으면 먼저 그 나라의 모든 위성의 위치를 파악할 것이다.

레이더뿐만 아니라 메탈 디텍션 마법 또한 동원된다.

그렇게 찾아낸 적국의 위성은 라이트닝 마법으로 단숨에 고철로 만들어 버린다.

적국의 위성이 방송용이든, 기상관측용이든 개의치 않고 모조리 없애서 눈과 귀를 막으려는 것이다.

다음은 신의 막대기를 동원한 공격이다. 10,000개의 텅스텐 탄심이 만들어내는 재앙은 지구의 종말을 상상케 할 것이다.

문제는 이실리프 자치령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때마다 미국, 일본, 지나 등의 간섭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북한은 지구 관측 위성인 광명성―3호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은 우주에서 북한 지역의 산림자원 분포 정형과 자연재해 정도, 그리고 알곡 예정 수확고 등을 판정하고 기상 예보와 자원 탐사 등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한다고 하였다.

정리하자면 광명성―3호는 기상 예보와 자원 탐사가 목적인 위성이다. 그런데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다음과 같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은 국제적 의무를 직접 위반한 것으로 매우 도발적이다.”

일본 역시 방위상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자위대에 파괴 조치를 명령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성명을 발표했다.

“만약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당시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탄도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이었다. 그런데 일각에선 인공위성 대신 핵탄두를 장착하면 탄도미사일과 똑같다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다. 이를 명분으로 적대 국가라 할지라도 인공위성 발사를 금지할 수는 없다.

어쨌거나 이실리프 자치령은 국가가 아니다. 따라서 국제협약을 성실히 준수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국제사회에서 국가 대접을 받는 일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다. 현수가 북한과 합작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와 몽골에 놓일 철로 위엔 북한에서 제조할 열차가 달리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열차는 내수를 충당하고, 콩고민주공화국 지역 자치령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기에도 바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러시아와 우간다, 케냐의 자치령에선 러시아에서 제작한 열차가 사용될 것이다.

어쨌거나 방위사업체인 세트렉아이와 퍼스텍을 인수했으니 인공위성을 제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각각의 용도에 맞는 위성을 제작한 후 하나하나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여러 가지 공부를 해야 한다.

우선은 정지궤도 위성, 저궤도 위성, 극궤도 위성, 타원궤도 위성에 관한 것이다. 다음은 용도별 위성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하여 아공간 속의 책들을 꺼내 탐독을 시작했다.

전문 서적을 모두 읽은 뒤엔 일본과 지나, 그리고 미국의 록히드 마틴에서 수집해 온 각종 자료를 읽어보았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 지나가 상당히 많은 스파이를 동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일본과 지나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의 정보도 상당히 많았던 것이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일본보다 지나가 더 많은 자료를 갖고 있었다. 이는 지나가 더 많은 스파이를 동원하였음을 의미한다.

아무튼 상당히 방대한 내용과 양이다. 하지만 해야만 할 일이므로 재미없어도 참고 자료 속 내용을 숙지했다.

머리가 좋기에 읽는 대로 뇌리에 기억되는 것은 좋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보가 입력되자 부하가 걸리는 듯하다.

“하으음!”

한동안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던 현수가 기지개를 켠다. 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으니 몸이 찌뿌듯해서이다.

“이번엔 다른 걸 볼까?”

말을 하며 바깥쪽 시계를 보니 네 시간이 지나 있다. 바깥 시간이 이러하니 결계 내부에선 30일이나 지난 셈이다.

현수는 한 달 동안 먹고 마시고 용변을 해결했지만 수면은 취하지 않았다. 전능의 팔찌 안쪽에 새겨져 있는 바디 리프레쉬 마법진 때문만은 아니다.

여러 차례 바디 체인지를 겪으면서 피로가 쌓이지 않는 신체가 된 결과이다. 다시 말해 현수는 굳이 수면을 취하지 않아도 피로 물질들이 축적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한 달 내내 책과 모니터만 들여다봤으니 현수의 집중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할 수 있다.

잠시 기지개를 켜곤 다이어리를 꺼냈다. 모스크바에 당도하면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방금 추가된 때문이다.

“이번엔 뭘 보지? 아참, 그거! 이실리프 오픈!”

말 떨어지기 무섭게 이실리프 마법서가 허공에 둥실 뜬다.

지금부터는 매직 미사일과 블링크, 또는 텔레포트 마법의 융합 작업을 하려는 것이다.

지나에서 파견한 흑룡은 참으로 성가신 존재이다.

임무에 성공할 때까지는 일체의 연락도 끊고 표적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게다가 저격을 하면 그 즉시 자리를 뜬다.

문제는 할리 데이비슨 같은 고성능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도주하기에 추격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여 저격소총의 사정거리 범위 전체에 경호원을 배치할 수도 없다. 그러기엔 인력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듦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흑룡을 그냥 놔두면 주변 사람들을 미끼로 삼을 확률이 매우 높다. 특히 지현이 아주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야 한다. 하여 정신을 집중하여 두 마법의 융합을 시작하였다.

당연히 쉽지 않다.

각기 다른 체계의 마법이기 때문이다. 하여 하나가 해결되면 다른 하나의 문제점이 발생되곤 하였다.

하지만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어렵게 실마리를 잡고는 집중하여 파고드니 서서히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한다. 현수는 더욱 집중하여 두 마법의 효과적인 융합 방법을 모색하였다.

하지만 완성을 보진 못했다. 곧 노보로시스크에 당도할 것이라는 윌리엄 기장의 안내 방송 때문이다.

원래의 목적지는 모스크바였으나 지르코프를 본 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에 가는 길에 들러보려는 것이다.

아무튼 서둘러 결계를 해제시키자 스테파니가 생긋 웃으며 나온다.

조금만 늦었어도 결계에 부딪칠 뻔한 순간이었다.

“회장님, 곧 착륙한다는 방송 들으셨지요?”

“그럼!”

“좌석으로 가셔서 안전띠를 매주세요.”

“알았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잔소리를 퍼부을 기세이기에 얼른 돌아가 안전띠를 매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에이, 텔레포트로 돌아다니는 것이 훨씬 더 편한데.’

이동할 때마다 꼼짝없이 비행기 속에 오랜 시간 동안 머물러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

오늘처럼 결계를 치고 들어가 마법을 연구한다든지 자료를 검토할 수 있다면 그나마 괜찮다.

일행이 있으면 그런 것 없이 좌석에 앉아 있어야만 한다.

피곤함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현수이기에 고역이라면 고역이다. 하여 불편함을 느끼며 속으로 투덜거리는 동안 자가용 제트기는 노보로시스크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하였다.

잠시 진동이 느껴졌다. 이때 기내 방송이 있다.

“회장님, 기장입니다. 착륙하였으니 내리셔도 됩니다.”

윌리엄 기장의 말이 떨어지자 스테파니가 문을 연다.

“회장님,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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