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1054화 (1,053/1,307)

# 1054

이렇게 해서 빈 지상의 18개 층은 직원들을 위한 시설이 들어선다.

2장 방산업체들 사들여

1층부터 55층의 중간중간엔 뷔페식 식당과 일반 식당가가 들어서 온갖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할 것이다. 아침, 점심, 저녁을 빌딩 내에서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호프집, 치킨집, 피자집도 있다. 노래방과 칵테일 바도 있으며, 퇴폐적이지만 않으면 단란주점도 들어갈 수 있다.

외과, 내과, 치과, 피부과, 산부인과, 안과 등 각종 병원도 들어서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된다. 당연히 약국도 포함되어 있고 동물병원도 들어선다.

우체국, 이발소, 미장원, 세탁소, 제과점, 커피숍, 꽃집, 옷가게, 편의점, 문방구 등 근린 생활 시설 또한 들어온다.

이 밖에 수영장, 극장, 도서관, 헬스클럽 등도 들어간다.

당구장, 탁구장, 농구장, 배구장, 족구장 등도 있어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어학원 등 여러 종류의 학원을 유치하여 자기계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모든 다중 이용 시설에는 공기정화마법진이 설치되어 쾌적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하엔 대형 할인마트가 입주된다.

세종시에 들어선 대형할인마트는 지하 2층, 지상 4층인데 건물 면적 8,485㎡(2,566평) 규모이다.

이실리프 빌딩의 지하 1층은 5,000평이나 된다. 그런데 지하 2층까지가 할인마트 및 각종 상점이 들어선다.

다시 말해 매장 면적만 10,000평이나 되는 것이다.

주차장은 그 밑에 따로 있으니 할인마트 중에서도 엄청나게 큰 규모이다. 그래서 일반 할인마트에선 소규모일 수밖에 없는 가구 매장 등도 들어선다.

이곳에서 팔리는 농산물, 축산물, 농축산 가공품은 거의 모두 이실리프 자치령에서 수확하고 가공한 것이다.

청정 자연 지역에서 유기농법으로 지은 것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게다가 값까지 싸니 이곳에서 쇼핑하는 것은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쉐리엔, 듀 닥터, 슈피리어 듀 닥터, 항온의류, 바이롯도 이곳에서 판매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건물 밖에는 이실리프 정유에서 직영하는 주유소도 여러 곳 들어선다.

그룹사 직원과 단지 내에 입점해 있는 상점, 병원 등의 주인 및 종업원은 리터당 300원에 휘발유가 공급된다.

2개의 최상층은 아직 용도가 정해지지 않았다. 주영은 현수 일가를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다.

4,000평은 너무 넓고 딱히 필요한 용도도 없기에 현수는 각 계열사 사장들에게 각기 100평짜리 아파트를 제공하게 한다. 공용면적을 제하고 나면 대략 30개가 조성된다.

이실리프 빌딩에서 약간 떨어진 곳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가구원 수에 따른 다양한 평형이 있다.

계획안을 보면 거의 1만 가구나 된다.

너무 많지 않나 생각해 보았는데 어쩌면 부족할 수도 있다. 계열사가 40개로 늘고 각각 250명씩만 고용해도 10,000가구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근 부지를 추가로 매입하여 미래를 대비하겠다고 기록되어 있다.

교육부에서 정한 근린 주거 지역 초등학교 설립 기준인 4,000∼6,000세대의 두 배가 되므로 두 개의 초등학교가 들어서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유치원, 중학교, 고등학교도 있어야 한다.

대학교까지 설립하려면 엄청난 규모가 되기에 현수는 침음을 토했다.

“끄응!”

직원들을 한 군데로 모으기 위해 지불해야 할 게 너무 많은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더 이익일 수 있다.

우선 직원들의 애사심이 남달라질 것이다. 주거지에 드는 비용이 저렴한 때문이다.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의 경우 32평형은 대략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160만 원이다. 같은 평수임에도 학교 근처는 5억에 200만 원인 곳도 있다.

보다 저렴한 강서구의 경우는 32평형이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 120만 원이다.

반면 이실리프 아파트의 경우는 임, 직원들에 한하여 아파트나 빌라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보증금이나 월세가 없는 것이다.

물론 재직하는 동안만 거주할 수 있다. 참고로 이실리프 그룹엔 정년퇴직이라는 제도가 없다.

어쨌든 모두 새로 지은 최첨단 아파트이다.

항온마법진이 적용되어 냉방비와 난방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옥상엔 태양광발전 설비가 설치되어 전기요금도 거의 들지 않는다.

요즘 유행하는 패시브 하우스5)쯤 되겠다.

이 정도면 등을 떠밀며 다른 곳으로 이사 가라고 해도 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인근에 온갖 근린 시설과 대형할인마트까지 들어서 있어 지방이라는 느낌이 덜 들게 한다.

이실리프 계열사 직원이 아니면 아예 입주 자격조차 없으니 동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내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당연히 학비가 없다. 국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고등학교의 경우는 분기별 등록금이 약 50만 원이고, 매달 급식비로 14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학교에서 중식과 석식을 모두 먹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실리프 고등학교는 등록금은 무료, 급식비는 5만 원이다. 석식은 학교에서 제공하지 않는다. 야간자율학습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인근에 대학을 설립할 경우엔 교육부 인가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정식 인가를 받으면 학생 선발부터 교육부의 간섭을 받기 때문이다.

인가를 받지 않는다면 이실리프 아카데미는 교육부로부터 자유롭다. 학생 선발과 커리큘럼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수업료는 없지만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수료하지 못하는 수료 정원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래서 무사히 수료한 학생은 이실리프 그룹사에 최우선 특채 입사를 원칙으로 한다. 취업 중 군에 입대하면 제대 후 원하는 시기에 복직되도록 한다.

당연히 등록금, 입학금, 기성회비 이런 건 없다.

“괜찮은 거 같기는 한데 당장 해야 하는 거냐?”

“당장은 아니지. 부지를 매입한 뒤 토목공사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좀 있으니까.”

“계획은 좋은데 당장 급한 거 아니면 시간 날 때 천천히 보완해 가면서 했으면 좋겠다. 저질러 놨는데 상황이 변할 수도 있잖아.”

“그건 그렇다. 알았어. 조금 더 치밀하게 생각해 볼게.”

“한창호 건축사사무소는 어떻게 됐어? 사람들 좀 모았대? 일이 많을 텐데.”

자치령뿐만 아니라 현수가 따오는 공사의 설계부터가 난항이다. 워낙 큰 것들만 따오는데 디자인 능력만으론 설계가 불가능하다. 전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때문이다.

하여 한창호 건축사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5월 5일 결혼식 준비도 해야 하기에 정신없는 사람처럼 보일 지경이다.

이런 와중에 이실리프 단지를 설계해 달라고 하면 화를 낼지 모르겠다. 미니 신도시 하나를 완벽히 새로 조성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항공사를 내는 건 어떨까?”

“야, 문어발식 확장은 자제해야 하는 거 아니냐?”

주영의 말에 현수는 우려 섞인 표정이 된다. 자칫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생길 것 같아서이다.

지금도 많이 확장되어 있으니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항공사가 아니면 우리가 비행기를 사는 건 어떨까?”

“뭔 일 있냐?”

“응! 계속해서 사람들을 파견하는데 항공권이 가끔 문제가 돼.”

“무슨 문제가 있는데?”

“예를 들어 바캉스 시즌이나 연말연시엔 표를 구하기가 어렵다. 전세 내는 것도 쉽지 않고.”

주영의 말처럼 이실리프 상사는 상당히 많은 사람을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보내는 중이다. 곧이어 러시아와 몽골, 그리고 에티오피아 등지에도 인력을 송출해야 한다.

그런데 여름과 겨울엔 티켓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항공료가 비싸다.

그간 상당히 많은 티켓팅을 했기에 VVIP 대접을 받고는 있지만 불편할 때가 많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비행기를 이용할 일은 많으니 차라리 항공사를 갖는 것이 어떨까 싶은 것이다.

항로는 자치령 위주이고 파견되는 직원들이 오갈 때 쓰는 용도가 주가 된다면 기존 항공사들의 반발을 줄일 수 있다.

기존엔 없던 노선이고 이실리프 상사가 없었다면 발생되지 않았을 인력 송출이니 불만은 없을 것이다.

설사 불만이 있더라도 상관없다. 항공사들과 척지어도 손해 볼 일 하나 없기 때문이다.

현수는 하늘을 나는 5성급 호텔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에어버스 A380를 떠올렸다.

대당 가격은 약 4,200억 원이며, 최대 800명까지 수송 가능하다는 것을 어디선가 읽은 바 있다.

‘흐음! 장거리 여행이니 좌석 간격을 넓히면… 400석 정도가 적당하겠군.’

이렇게 단정 내릴 수 있는 것은 국안부 제3국에서 입수한 Airbus A380―800의 설계도면이 현수의 머릿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를 내지 말고 그냥 자가용으로 사면 어떨까?”

“자가용? 뭐, 안 될 건 없지.”

조차지를 오갈 직원과 직원의 가족들, 그리고 협력 회사 사람들만 이용해도 항상 만원일 것이다. 운항 날짜를 고정시켜 놓으면 알아서 스케줄을 조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Airbus A380―800 두 대면 되겠냐?”

“에어버스를? 그거 엄청 비싼데.”

“안 비싼 비행기가 있냐?”

“하긴……. 그래, 그거 두 대면 일단은 될 거다.”

주영은 고개를 끄덕인다.

“에어버스 두 대하고 국내용 중형 항공기 두세 대쯤 하는 걸로 하자.”

“국내용 중형 항공기? 그건 왜?”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처럼 100명 정도 탑승하는 항공기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

주영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국내용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바캉스 시즌 등 성수기에는 티켓팅이 어렵다며? 사원 복지를 위해 그런 거 두세 대쯤 가지면 좋지 않겠냐?”

“그, 그렇기야 한데 너무 과한 지출 아닐까?”

“당장 산다는 건 아니고 우리 기술로 만들어 보려고.”

“……!”

주영은 진심이냐는 표정으로 현수를 바라본다.

“우리 기술로 만들 수 있으면 굳이 외국에서 안 사와도 되는 거잖아. 참, 말 나온 김에 회사 몇 개 사라.”

“무슨 회사?”

“현대 로템, LIG 넥스원, 두산 DST, 대우 S&T, 삼성 테크윈, 유콘시스템, 도담 시스템스, 삼성 탈레스 등이다.”

현수의 이야기를 들은 주영은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설마 방산업체들을 몽땅 사들이라는 거냐?”

“몽땅은 아냐. 한화, 풍산, 현대중공업, STX 중공업, 기아자동차 등은 아니니까.”

“뭐, 뭐 하려고?”

주영은 어서 이실직고하라는 표정으로 현수를 바라본다.

“몽골 자치령 같은 경우는 지나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당연히 방어를 위한 무기가 필요하잖아.”

“그래, 방어용이 필요하지. 그럼 주문해서 사면 되잖아. 굳이 회사를 인수할 필요까지 있을까?”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방산업체에서 만든 것들이 문제가 많다는 기사 못 봤냐?”

주영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전차 파워팩에 문제가 있다는 건 봤다.”

“나는 불완전한 게 싫다. 그래서 방산업체들을 사들인 후 적절하게 체질 개선을 시킬 거야.”

감사원 감사 결과 일부 예비역 장성과 영관급 장교들이 방산업체에 불법으로 취업하였다.

이들은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일하면서도 수천만 원의 고액 연봉을 챙겨왔다.

퇴임 전에 어떤 거래가 오갔을지 충분히 짐작된다.

군수품 납품 과정에는 위조, 또는 변조된 시험 성적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K―55 자주포 커플링, 무전기 부품, 사출식 전투화, 심지어 군납 고추장 시험 성적서까지 위·변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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