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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의 팔찌-1065화 (1,064/1,307)

# 1065

“감사합니다. 이제 마음 편히 사표를 던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게 회장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강 총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허리까지 숙인다. 해군의 일원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뜻을 표하는 것이다.

“저도 감사드립니다.”

심 소장 역시 정중히 허리를 숙인다.

“참, 자네는 1함대로 가게.”

“네? 그게 무슨……?”

“자네를 1함대 사령관으로 낙점했으니 그런 줄 알게.”

“총장님!”

심흥수 소장은 강병훈 참모총장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한다. 해군 초급장교 시절부터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늦게 보내줘서 미안하네.”

“아,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심 소장은 울컥하는 마음에 말을 잇지 못한다.

현수는 강 총장, 그리고 심 소장과 더불어 맛깔난 저녁 식사를 마쳤다. 그리곤 다음 행선지인 계룡대로 향했다.

“필승! 어떻게 오셨습니까?”

공군본부 입구에서 위병근무 중이던 장교의 경례를 받은 현수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주었다. 군인이 아니니 같이 경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성률 참모총장님과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김현수라 하면 아실 겁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위병사관인 김성근 중위는 기다리던 인물이 왔음에 얼른 위병소로 뛰어들어간다. 그리곤 곧장 다시 튀어나왔다.

“김 회장님, 신분증 부탁드립니다.”

“네, 여기 있습니다.”

김 중위는 축구광인지라 축구의 신으로 추앙받는 현수의 얼굴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규칙은 규칙인지라 주민등록증을 받고는 방문자 패찰을 건네준다.

“저어, 제가 안내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시죠. 제 차로 가죠.”

“알겠습니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곤 차로 돌아간다. 조수석에 앉은 김 중위의 안내를 받아 총장실로 갔다.

“필승!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네, 저도 반가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필승!”

김 중위는 상기된 표정으로 다시 경례를 붙이고 돌아간다. 축구의 신과 악수를 했다는 감격에 겨운 표정이다.

“하하하! 김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네, 총장님. 그간 안녕하셨지요?”

“물론입니다. 자, 이쪽으로…….”

자리에 앉자 기다렸다는 듯 음료수를 내온다. 그런데 군부대에서 볼 만한 음료가 아니다.

고급 호텔 라운지에서나 볼 만한 비주얼을 가진 잔에 담긴 것은 나탈리스 주스일 것이다.

미국 오렌지주스 콘테스트에서 8관왕을 거머쥔 냉동 주스로 백악관에도 납품된다.

가장 잘 익었을 때 수확하여 깨끗이 세척한 후 착즙하는 즉시 급속 냉동시킨 것으로 100% 과즙 주스이다.

콩고민주공화국 자치령에서 생산될 과일을 이용한 최고급 음료로 비슷한 것을 기획하고 있기에 잘 알고 있다.

어쨌거나 이곳으로 오겠다는 전갈을 미리 넣었더니 준비해 둔 모양이다.

“좋은 소식이 있어서 오신 거죠?”

김성률 총장은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현수 덕분에 일본과 지나와 한판 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감이 붙은 때문이다. 어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가!

“네, 조만간 시간 내서 나머지 전투기들도 손봐 드리겠습니다. 그 정도면 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 총장은 진심을 담아 고개를 숙인다. 공군의 수장으로서 현수로부터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오늘 총장님을 찾아뵌 건…….”

강병훈 해군참모총장에게 한 말을 다시 했다. 김 총장은 잠시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저 같은 사람에게 너무 과분한 자리를 제안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보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논의 끝에 김성률 공군참모총장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치안과 방위, 그리고 법률 부문을 맡아주기로 했다.

직위는 당연히 통령이다. 본인이 지휘할 인원에 대한 선발권도 주었다. 다만 제아무리 충성심 강하고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이실리프 그룹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부류의 인간들은 제외시키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만나본 건 송지호 육군참모총장이다. 그 결과 이실리프 러시아 자치령의 통령을 맡기로 했다.

자치령이 지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니 당연히 군사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치령에서 군사력을 갖는 것은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일이다. 자칫 러시아와의 우호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여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사람이 살다 보면 상황이 어찌 변할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의 사태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기에 송지호 총장에게 러시아의 치안과 방위를 맡긴 것이다.

처음엔 고사했지만 유사시 몽골 자치령의 군사들과 합동작전을 하게 될 것이란 말을 듣고는 곧바로 수락했다.

두 자치령 모두 지나의 국경과 접해 있어 적정 수준의 군사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도 지나의 군사력을 압도할 수준은 되지 못할 것이다.

인구 자체가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자치령 인구는 300만∼5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인과 아이들이 포함된 숫자이다.

300만 명일 경우 절반 정도가 여성이다. 150만 명의 남성 가운데 50만은 노인이고 50만은 아이이다. 나머지 50만 명 중에 얼마를 군사로 활용할 수 있겠는가!

2014년 현재 대한민국의 병력 수는 약 65만 3천 명이다. 전체 인구에 대한 비율은 1.3% 정도이다.

같은 비율을 자치령에 적용할 경우 병사의 수효는 많아야 4만 명 수준이다. 자치령 인구가 500만 명일 경우엔 약 6만 명이 병사로 활용 가능하다.

그런데 지나는 공식적인 숫자만 13억 5천만 명이다. 몽골 자치령과 비교하면 270∼450배나 된다.

병사의 수효는 2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게다가 온갖 무기를 다 갖추고 있다.

여러모로 위협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나는 결코 러시아를 넘볼 수 없다.

푸틴의 분노를 사면 삽시간에 전 국토가 전화(戰禍)에 휘말릴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러시아 자치령 내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통해 준비하면 된다.

송지호 총장은 예편하는 즉시 러시아로 날아가 유리 파블류첸코와 안드레이 자고예프를 만나기로 했다.

서로 협력해야 할 관계이기 때문이다.

총장이 수락할 수밖에 없던 것은 현수가 K―2 전차의 파워팩 문제와 연비 등을 확실하게 개선시켜 준다는 약속을 한 때문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예편은 하지만 진정으로 육군을 아끼기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이로써 러시아, 몽골, 콩고민주공화국, 그리고 에티오피아 자치령의 방위와 치안, 법률 부문의 책임자 선정이 끝났다.

러시아의 개발은 유리와 안드레이가 맡았다. 몽골은 남바린 엥흐바야르에게 맡길 예정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신형섭 천지건설 사장에게 맡기는 건 어떨까 싶다. 엄청난 공사들을 수주했으니 천지건설 사장으로서 느낄 성취감 또한 대단할 것이다.

그런데 자치령을 맡으라고 하면 이를 빼앗는 결과가 될 수 있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에티오피아 자치령 개발은 장인인 권철현 고검장이 어떨까 싶다. 아직 정력적으로 일할 나이이다. 여기에 마나포션과 마법이 더해지면 최하 20∼30년은 거뜬할 것이다.

문제는 본인이 원하는가의 여부이다. 이건 제안을 해봐야 알 일이다.

* * *

“잠시 후 리우데자네이루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안전을 위해 착석하시고 안전띠를 매주시기 바랍니다.”

윌리엄 기장의 안내방송을 들은 일행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안전띠를 맸다. 잠시 후, 자가용 제트기는 부드럽게 활주로 위로 내려앉는다.

보잉 747―400 기종의 경우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약 670드럼(1드럼은 50갤런)의 항공유가 소모된다.

인천공항에서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중간 기착 없이 직진할 경우는 약 1,340드럼의 항공유가 필요하다.

현수의 자가용 제트기 Aerion사의 Supersonic Business Jet는 최고 마하 1.6의 속도로 비행하게 설계되어 있다.

일반 여객기에 비해서 약 두 배 빠른 속도이다.

8∼12명의 승객을 태우고 7,400㎞를 비행한다.

따라서 중간에 급유를 받아야 리우데자네이루까지 비행 가능하다. 그럼에도 김포공항에서 곧장 날아왔다.

출발 전 현수가 기체 점검을 받을 때 이것저것을 손보았기 때문이다.

현수는 가장 먼저 중간 급유나 기착 없이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초고속 비행을 할 수 있도록 엔진 성능을 손보았다.

그 결과 비행 거리가 12배 늘어 한 번 급유하면 88,800㎞나 비행 가능하다. 지구를 두 바퀴 이상 도는 거리이다.

다음은 스텔스 기능과 투명 기능을 추가했다.

조종석 계기판 위쪽에 스위치를 부착시켜 스텔스 기능과 투명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도록 하였다.

윌리엄 스테판 기장과 스테파니는 절대충성 마법에 걸려 있으니 이래도 된다.

아무튼 이 기능을 늘 켜놓고 다니지 않는 이유는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비행기가 착륙하겠다고 하면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능은 평상시엔 사용되지 않는다.

적외선 탐지 및 열추적 미사일로부터 안전할 마법진도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늘 켜놓고 다닌다.

이 마법진만으로도 부족하다 싶을 때 비로소 스텔스 기능과 투명 기능이 구현될 것이다.

다음으로 추락 방지 마법진을 설치했다.

이제 이 자가용 제트기는 유사시 고도 100m에 멈춘다.

연후에 조금씩 고도를 낮춰 뛰어내려도 안전한 곳까지 하강시킬 수 있고,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현수가 양평 저택 옥상의 결계 속에 머무는 동안 반중력 마법의 고도 조절 이론을 완성시킨 결과이다.

50㎝ 단위로 고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데 최고 높이는 2,400m이다.

훨씬 더 높일 수도 있지만 이 높이를 최고로 설정한 이유는 더 높으면 고산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장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높은 곳은 낮은 곳보다 산소가 부족하다.

따라서 호흡을 해도 산소의 흡입이 부족하여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호흡수가 늘어난다.

이럴 경우 혈액의 점성이 떨어진다.

또한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두통이 심해지는 등 여러 신체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를 고산병이라 한다.

이 밖에 공기정화 마법진이 추가되었다. 오랜 시간 비행을 해도 공기가 탁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마지막으로 블링크 마법진이 추가되었다.

유사시 항공기 본체가 현 위치로부터 300m가량 떨어진 곳으로 위치가 변경된다.

예상치 못한 충돌을 대비한 조치이다.

이 정도면 가족들이 타고 다녀도 안심할 듯싶다.

* * *

“어서 오십시오. 리우데자네이루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입국검사장의 사내가 웃는다. 의례적인 미소일 것이다.

현수는 일행을 대표하여 입국신고서를 제출하였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기에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은 외국인이 많이 드나듦에도 영어에 능통한 직원이 많지 않은 곳이다.

그렇기에 세상 모든 언어에 달통한 현수가 나선 것이다.

“오오! 동양인이 이렇게 포르투갈어를 잘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일행분 모두 통과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하하! 네. 그런데 코리언이라고 했죠? 혹시 그룹 다이안을 아십니까?”

“그럼요. 아주 잘 알죠. K―Pop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네, 특히 지현에게와 첫 만남이 아주 좋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현이가 아주 좋습니다.”

“네? 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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