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8
요즘 새롭게 뜨고 있으며 빌보드 차트 3위 곡인 윌리엄 그로모프의 ‘In the moonlight’ 역시 김현수 작사, 작곡이다.
세 곡 모두 엘리스가 좋아하는 곡이다. 곡이 너무 좋아 지현에게와 첫 만남은 한국어로 배웠을 정도이다.
더 검색해 보니 유투브에 ‘신화창조’ 티저영상이 올라 있다. 재생시켜 보니 카리스마 작렬이다.
동영상을 본 엘리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진이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과 메드베데프 사이에서 환히 웃으며 찍은 사진이다. 누군가의 블로그에 올라온 것인데 그 밑에는 현수에 관한 내용이 주르륵 나와 있다.
이실리프 그룹의 회장이며 러시아와 몽골, 그리고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초대형 자치령을 조차 받았음이 나와 있다.
각각 대한민국보다 큰 땅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다음은 러시아에서 수교국 전체에 현수를 국제협력담당 특임대사로 임명했다는 기사도 올라와 있다.
그 아래엔 이실리프 뱅크에 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자본금 100%를 현수가 충당했다는데 그 금액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세, 세상에……!”
엘리스가 깜짝 놀라 이것저것을 읽어보고 있는데 핸더슨이 말을 건다.
“이봐, 이 영상, 그냥 구단으로 보내?”
“뭐? 아, 아냐. 보내지 마.”
“으잉? 왜? 조금 전엔 당근이라며. 이 정도면 보내야지. 구단에서 아주 좋아할 텐데, 왜?”
핸더슨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엘리스가 손짓으로 부른다. 와서 모니터를 보라는 뜻이다.
“뭐야? 뭐, 대단한 뉴스라도 떴어?”
“잔말 말고 이거나 봐.”
모니터를 바라본 핸더슨은 눈을 비비더니 다시 살펴본다.
“……!”
“우와! 보통 거물이 아니었군. 그런데 레드마피아 총보스의 후계자일지도 모른다는 이거 사실일까?”
진정 놀랍다는 표정이다.
레드마피아의 총보스라 함은 어마어마한 부자임과 동시에 무려 50만 명에 이르는 조직원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거야 알 수 없지. 아무튼 그 영상 보내지 마.”
“왜?”
“속만 쓰릴 테니까.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데도 축구 안 하는 거 보면 몰라? 호날두나 메시보다도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데도 안 한다잖아.”
엘리스는 메이저리거이지만 호날두와 메시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이니 모르면 이상한 일이다.
A,J 엘리스의 올해 연봉은 355만 달러이다. 한화로 약 42억 6,000만 원이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연봉은 한화로 약 260억 원이고, FC 바로셀로나 소속 리오넬 메시는 280억 원 정도 받는다.
메시나 호날두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기량이 저하되거나 은퇴를 하여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라이언 긱스는 1973년생이다. 2014년에 은퇴하니 41세까지 선수로 뛴 것이다.
호날두는 85년생, 메시는 87년생이다. 부상 없이 긱스와 같은 나이에 은퇴한다면 앞으로 12년과 14년 남았을 뿐이다.
그런데 현수는 연봉이 300억 원이며, 7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어 있다. 앞으로 40년쯤 남았다.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보다도 훨씬 더 괜찮다.
핸더슨은 현수에 관해 포스팅10)해 놓은 블로그들을 집중해서 읽어보곤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연봉 300억 원이면 나 같아도 야구 안 한다.”
메이저리그 연봉 킹은 LA 다저스의 투수 ‘잭 그레인키’이다. 연봉 2,600만 달러이니 한 해에 312억 원을 번다.
2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투수 ‘클리프 리’로 2,500만 달러를 받는다. 한화로 약 300억 원이다.
따라서 현수가 천지건설에서 받는 급여는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천지기획으로부터 받는 급여가 따로 있다. 이것 둘을 합치면 단숨에 잭 그레인키를 압도한다.
뿐만이 아니다. 30개에 가까운 계열사로부터 얻는 수익을 더하면 잭 그레인키가 받는 연봉은 껌값이 되어버린다.
하긴 얼마 전에 이실리프 트레이딩의 자본금을 증자했다.
그 금액은 1,384억 3,200만 달러인데 잭 그레인키가 현재의 연봉을 5,324년 동안 받아야 할 금액이다.
금리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지만 연 2%짜리 정기예금에 예치할 경우 1년에 27억 6,864만 달러가 이자로 붙는다. 한화로 약 3조 3,200억 원이다.
연봉 312억 원은 이 금액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어쨌거나 엘리스나 핸더슨은 이런 사실까지는 모르지만 현수가 야구를 하지 않을 것이란 짐작은 할 수 있다.
경기를 하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게 얼마나 지겨운지 해본 사람만 알기 때문이다.
“헐! 이 친구, 8,000만 달러짜리 초음속 자가용 제트기도 가지고 있대.”
핸더슨은 학꽁치처럼 앞부분이 뾰족한 제트기의 모습을 보고 있다.
“뭐?”
핸더슨의 말에 엘리스가 얼른 화면을 바라본다.
잘빠진 Aerion사의 Supersonic Business Jet기의 사진이 보인다. 잠시 눈빛을 빛내던 엘리스가 입맛을 다신다.
“우린 언제 저런 걸 가져볼까?”
“꿈 깨! 저걸 갖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하려면 얼마나 돈이 많이 들겠어?”
“하긴……. 아무튼 동영상은 구단으로 보내지 마. 알아봐야 시끄럽기만 하고 성과는 없을 테니까.”
“알았어. 자네 말이 맞아.”
말을 마친 핸더슨은 노트북을 집어 든다.
메일로 보내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캔슬시키기 위함이다. 그런데 잘못 잡아 노트북이 떨어지려 한다.
“으앗! 안 돼! 헉!”
“왜?”
“실수로 엔터키를 건드렸나 봐.”
“끄응! 조용히 지내긴 틀렸군.”
엘리스는 고개를 젓는다. 동영상을 본 구단의 스카우트 손길이 우르르 몰려올 것이 뻔한 때문이다.
시속 170㎞가 넘는 투심을 뿌리는 투수가 있다면 매 경기마다 승수를 쌓을 수 있다.
명실상부한 ‘Untouchable’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소 어렵기는 하겠지만 구석구석 찔러 넣는 컨트롤까지 잡히면 27K를 기록하는 퍼펙트게임도 상당할 것이다.
공을 81개만 던지고 경기를 끝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는 메이저리그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당연히 ‘트로피 헌터(Trophy Hunter)’라는 칭호를 얻는 존재가 된다. 혹은 축구에 이어 ‘God of Baseball’, 또는 ‘God of Pitcher’라 불릴 수도 있을 것이다.
사이영상 수상은 당연한 일이고, 데뷔 원년에 신인상과 골든 글러브, 그리고 MVP까지 석권할 것이다.
선발로 출전한 모든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9이닝 동안 27명의 타자를 전부 삼진으로 잡는다.
선발 완투, 완봉, 노히트 노런, 퍼펙트게임의 연속이다.
정규시즌에서 팀의 에이스가 뛸 수 있는 경기는 35회 정도 된다. 포스트시즌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것이다.
현수는 이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길 수 있다.
그런데 현수는 남다른 체력을 가지고 있다. 소드 마스터만 되어도 초인인데 그랜드 마스터이니 어떻겠는가!
거의 슈퍼맨급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원기 회복에 즉효가 있는 바디 리프레쉬 마법과 모든 것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리커버리 마법도 있다.
극심한 피로나 햄스트링과 인대에 문제가 발생되어도 수술 없이 단번에 멀쩡해지니 매 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하지만 남들 보는 눈이 있으니 모든 경기에 출전할 수는 없다. 그래도 40∼50경기 정도는 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매 경기당 던지는 공의 수가 불과 81개뿐이기 때문이다.
방어율은 당연히 0.00이다. 이런데 어찌 상을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없는 상도 만들어서 줘야 할 판이다.
사이영상은 사라지고 현수상이라는 것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시즌 내내 전 경기를 승리로 이끈 투수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메이저리그에서 30승 이상을 기록한 마지막 투수는 대니 맥클레인이다. 1968년에 31승 6패를 했다.
현수는 이 기록을 단번에 깰 수 있다.
아울러 전 경기 승리투수는 지구 역사상 단 한 명도 없었다. 현수가 야구를 한다면 전무후무한 투수가 되는 것이다.
현수가 출전하면 불펜과 마무리 투수가 대기할 필요가 없다. 야수들은 수비가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된다.
그라운드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어도 된다.
그렇다면 현수가 없는 경기에 전력을 쏟아부을 수 있다. 이것은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함을 의미한다.
게다가 현수는 그랜드 마스터이다. 동체시력이 범인의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은 상태이다.
타격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에 속한다면 모든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할 것이다.
워낙 강력한 힘과 시력을 가졌기에 고의 사구로 거르려 해도 쫓아가서 때리면 된다. 제대로 된 스탠스11)가 갖춰지지 않아도 이런 결과가 빚어진다.
이를 피하기 위한 폭투 역시 마찬가지이다. 땅바닥에 맞고 튀어 오르는 것을 후려갈겨도 장외홈런이 된다.
타율 10할, 100% 홈런 타자는 존재한 적이 없다.
이 정도면 ‘메이저리그의 전제군주[Absolute Monarch of The Major Leagues]’라는 별칭도 기대된다.
타자와 투수들의 왕으로서 군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짐작한다면 구단의 고민은 클 것이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인 잭 그레인키보다도 월등한 기량이니 얼마를 써야 할지 감이 안 잡힐 것이기 때문이다.
전승 투수에 10할 홈런 타자, 그리고 현수가 천지건설 등에서 받는 연봉을 감안하면 10년 장기계약에 연봉 3억 달러 정도는 제시해야 겨우 관심을 보일 것이다.
한화로 약 3,600억 원이다.
동영상을 제대로 보았다면 보나마나 프런트까지 따라올 것이다. 엘리스와 핸더슨은 현수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주어야 하니 편안히 지내는 것은 이제 끝이다.
“그러고 보니 영광이었네.”
엘리스는 세계 최고의 구속을 가진 야구공을 받아본 포수가 되었음을 자각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어쩐지 손이 되게 아팠어.”
“이 친구랑 같이 경기하면 신 나겠다.”
“신 나? 이기기야 하겠지. 그런데 포수는? 한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손바닥이 너덜너덜해지는데?”
“……!”
시속 160㎞짜리 공도 받고 나면 얼얼하다. 그런데 제대로 와인드업해서 던진 180㎞/h짜리 투심은 어떻겠는가!
비율로만 따지면 12.5%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그런데 운동에너지의 공식은 이다.
이 공식에 속력을 넣고 계산해 보면 운동에너지는 26.5%가 증가된다.
시속 160㎞짜리도 손바닥이 얼얼했는데 그것의 4분의 1 이상이 늘어난 에너지를 가진 공이 미트 속을 파고든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모르긴 몰라도 매 이닝마다 포수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상대 팀 타자들도 아찔하겠지만 팀 동료인 포수들은 현수가 등판하는 경기를 기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시속 190∼200㎞짜리 포심은 아예 상상하기도 싫다.
만일 제구가 안 되어 블로킹을 해야 하는 상황이면 햄머로 강타당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엘리스와 핸더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때 LA 다저스 구단 사무실에선 난리가 벌어지고 있다. 메일을 확인한 직원이 옆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결과이다.
일과를 마치고 사랑하는 아내 로리와 함께 식사를 하던 돈 매팅리(Don Mattingly) 감독은 투수코치 릭 허니컷(Rick Honeycutt)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감독님, 지금 즉시 구단 사무실로 와주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