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9
“배리어! 앱솔루트 배리어! 배리어! 앱솔루트 배리어!”
슈아아앙! 쒜에엑! 씨잉! 휘이익! 고오오! 쐐애엑!
티팅! 타타탕! 퍼펑! 타타타탕! 파파파팍! 피핑!
한쪽에선 방어에 정신이 없지만 다른 세 곳에선 무지막지한 공격을 시도한다.
“윈드 커터! 아이스 캐논! 매직 미사일! 디그 볼트! 라이트닝! 윈드 스피어! 프로즌 오브!”
슈아아앙! 쎄에엑! 휘잉! 고오오! 쒜에엑! 씨잉! 휘이익!
“앱솔루트 배리어!”
타타타탕! 파파파팍! 피핑! 티팅! 타타탕! 퍼펑! 타타타탕!
현수의 몸 밖에 생성된 앱솔루트 배리어를 두드리는 수없이 많은 화살과 번개는 별다른 효과 없이 스러졌다.
“매직 캔슬! 매스 매직 미사일! 매스 체인 라이트닝! 매스 윈드 커터! 매스 파이어 애로우!”
쎄에엑! 휘잉! 고오오! 쒜에엑! 슈아아앙! 쎄에엑!
“배리어! 배리어! 배리어! 배리어! 앱솔루트 배리어!”
파파파팍! 피핑! 티팅! 퍼펑! 타타타탕! 파파파팍! 피핑!
“윈드 커트! 체인 라이트닝! 아이스 볼트! 파이어 웨이브!”
“이런! 앱솔루트 배리어!”
티팅! 타타탕! 퍼펑! 타타타탕! 티팅! 타타탕! 퍼퍼펑!
공격과 동시에 방어막을 치지 않으면 만신창이가 될 상황이라 잠시도 쉬지 못하고 마법을 난사한다.
하지만 죽어 자빠지는 놈들은 하나도 없다. 마나만 서서히 소모될 뿐이다.
“이런 빌어먹을! 이제 끝인가?”
이제 체내의 마나도 거의 없고 켈레모라니의 비늘 또한 거의 마나가 소진되었다.
전능의 팔찌에는 현수가 위기에 처하면 자동으로 구현되는 앱솔루트 배리어를 구현시키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그걸 가능하게 할 마나석은 이미 투명해진 상태이다. 모든 마나를 소진한 것이다.
“헉헉! 징그러운 놈들! 매직 캔슬! 매스 윈드 커터!”
위이잉! 위이이잉! 위잉! 위이이이잉!
수십 개의 바람의 톱날이 흑마법사들을 향해 쏘아져 간다.
“배리어! 배리어! 배리어! 배리어! 배리어!”
약아빠진 놈들은 이제 웬만해선 앱솔루트 배리어를 구현시키지 않는다. 마나 소모량이 크기 때문이다. 대신 마나 소모가 적은 배리어를 중첩시켜 같은 효과를 낸다.
티팅! 타타탕! 티티티팅! 파파팍! 피피피핑!
현수가 쏘아 보낸 윈드 커터가 배리어에 부딪쳐 소리를 낼 때 뒤쪽의 마법사들이 공격한다.
“윈드 캐논! 윈드 캐논! 라이트닝! 라이트닝!”
“제길! 안 되겠다. 아공간 오픈!”
아공간 열리자마자 다시 데이오의 징벌을 꺼냈다. 끝날 땐 끝나더라도 최후의 발악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20m짜리 검강으로 놈들의 시선을 끈 후 텔레포트 마법으로 이 자리를 뜨려는 것이다.
찌잉! 찌이이잉―!
“야아합!”
20m짜리 검강이 허리춤을 베어오자 흑마법사들은 일제히 뒤로 물러난다.
마법이 아닌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인지라 피하려는 본능적인 움직임이다. 개중엔 미처 피하지 못해 방어막을 구현시키는 자들이 있다.
“앱솔루트 배리어! 앱솔루트 배리어! 앱솔루트 배리어!”
타탕! 타타타탕! 파파팟! 티티티틱!
20m짜리 검강은 현수 주위 360°를 완전하게 쓸었다. 예상대로 놈들이 물러서며 잠시의 틈이 생긴다.
“텔레포트!”
샤르르―!
“커억―!”
의도한 텔레포트 마법이 구현되는 대신 신음이 터져 나온다. 본신의 마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여 자동으로 매직 캔슬이 되면서 내상을 입었다.
“놈이 부상을 입었다! 아이스 애로우! 윈드 캐논!”
쒜에에엑! 고오오오!
“으으! 배리어! 배리어!”
퍼억! 퍼퍼퍽! 퍼퍼퍼퍼퍼퍽―!
“크윽! 으으윽! 크아아악!”
두 개의 배리어가 형성되어야 정상인데 하나만 만들어진다. 그나마 적의 공격이 가해지자 깨져 버린다.
그러자 윈드 캐논이 현수의 몸을 강타한다. 그랜드 마스터이니 저절로 뿜어져야 할 호신강기가 막아주어야 한다.
그런데 마나가 고갈되어 강기가 형성되지 않자 그대로 모든 공격이 현수의 몸을 강타한다. 하나같이 강력한 공격이었는지라 당연히 비명이 터져 나온다.
“드디어 놈이 부상당했다! 모두 공격!”
“라이트닝! 파이어 애로우! 파이어 랜스! 윈드 캐논! 에러오 붐! 록 스피어! 인페르노! 플라즈마 볼! 록 블래스터!”
98명의 9서클 마스터와 300여 명의 8서클 마법사가 일제히 마법을 난사한다. 그 대상은 현수이다.
사방팔방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숫자의 마법 공격이 쇄도하고 있건만 현수는 앱솔루트 배리어는커녕 쉴드를 구현시킬 마나조차 없는 상황이다.
“으으! 이, 이놈들!”
마탑주이고 그랜드 마스터이지만 이 공격을 막지 못하면 틀림없이 죽을 것이다. 그런데 막을 방법이 없다.
하여 현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순간 온갖 장면이 뇌리를 스친다.
학교 다닐 때 등록금을 벌려고 여대 앞 히야신스라는 레스토랑에서 알바를 하던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그때 많은 여대생이 관심을 보였다. 사귀자고 말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는 상황도 많았다.
하지만 학자금을 벌기 위해 알바를 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한가롭게 연애나 하고 있을 여유가 없어 모르는 체했다.
다음으로 떠오른 장면은 천지건설에 입사한 직후의 장면이다. 세상을 다가진 것 같은 기쁨을 느꼈다.
다음은 연희와의 즐거운 산행이다. 주말마다 이 산 저 산 다녔다. 그때 저렇듯 아름다운 여인의 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희망사항이었다.
그 후 덕항산 동굴에서 전능의 팔찌를 얻었고, 꿈속에서 마법을 배웠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다.
아르센 대륙에선 이실리프 마탑주가 되어 존경과 흠모를 한 몸에 받았다. 해적들을 소탕한 후 이실리프 왕국을 선포하여 스스로 국왕이 되었다.
게다가 카이로시아와 로잘린, 스테이시와 케이트, 그리고 다프네를 아내로 맞이할 예정이다.
지구에선 엄청나게 성공한 직장인이자 사업가가 되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몽골, 그리고 러시아와 에티오피아에 광활한 자치령을 얻었다.
그리고 권지현, 강연희, 그리고 이리냐의 남편이 되었다. 특히 지현과 연희는 아이를 잉태하고 있다.
시간이 조금만 더 흐르면 아빠가 된다.
그런데 지금 무방비 상태에서 적의 공격을 당하고 있다. 앞으로 10초 이내에 목숨이 끊어질 것이다.
죽음 앞에 초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의연하자는 뜻에서 두 눈을 질끈 감은 것이다.
파팍! 파파팍―! 빠직! 우드득! 파파파파파팍!
“크윽! 커흑! 으윽! 헉! 큭! 으악! 캐액!”
가장 먼저 현수의 몸을 강타한 것은 윈드 캐논이다.
뼈 부러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이제 곧 라이트닝 마법이 작렬할 것이다.
수백 개에 이르는 번개에 맞고 어찌 살겠는가!
하여 더 세게 눈을 감았다. 그 순간이다.
버언쩍―!
수없이 많은 번개에 싸여 있던 현수로부터 빛이 나는가 싶더니 홀연히 사라졌다.
“앗! 놈이 사라졌다!”
“즉시 수색하라! 놈이 사라졌다!”
곧 시체가 되어야 할 현수가 사라지자 로렌카 제국의 흑마법사들은 사방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블링크나 텔레포트 마법을 쓴 것으로 여긴 것이다. 하여 좌표를 확인하는 등 법석을 떤다.
무방비 상태로 있던 현수의 신형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팔목에 채워져 있던 전능의 팔찌 때문이다.
이 팔찌엔 소유자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강제로 소환시키는 마법진이 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던 것이다.
현수의 몸에서 마나 고갈 현상이 빚어지고 외부로부터 강력한 타격을 입어 신체 장기가 일제히 진탕된 상황이다.
그러자 마법진이 저절로 작동되어 현수의 신형이 사라진 것이다.
로렌카 제국의 흑마법사들이 산지사방을 뒤질 때 바세른 산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동굴 속에 환한 빛이 뿜어진다.
버언쩍―!
쿵―!
엄청난 빛이 뿜어지는가 싶더니 기절한 현수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상당히 많은 뼈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해 정신을 잃은 것이다.
오토 워프 마법이 구현된 것이다. (전능의 팔찌 1권)
만일 기절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마법진이 구현되지 않아 흑마법사들의 공격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미미한 소리와 더불어 팔찌에서 다시 한 번 빛이 뿜어지고 곧이어 컴플리트 힐 마법이 구현되어야 한다.
그 즉시 손상을 입은 장기와 부러진 뼈들이 급격히 아문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빚어지지 않는다.
전능의 팔찌에 박힌 마나석이 투명한 때문이다.
전투에 집중했기에 현수 본인은 모르지만 대결 중에 여러 번 부상을 당했다. 그때마다 컴플리트 힐 마법이 구현되어 상처를 치유시켰다.
그 결과 마나가 모두 소진되었다. 그렇기에 컴플리트 힐 마법을 구현시킬 마나석은 완벽한 투명 상태이다.
이 상태라면 간신히 적들로부터 몸은 뺐지만 부상으로 인해 사망을 면치 못한다. 그런데 현수의 팔뚝에서 기이한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촤르륵! 촤르르륵!
팔목에 채워져 있던 전능의 팔찌는 폭 10㎝, 직경 15㎝, 두께 1㎝ 정도 되는 속이 빈 원통형 물체이다.
팔찌치곤 두껍다.
그런데 이것이 변형을 일으킨다. 마치 낚싯대가 늘어나듯 그렇게 양쪽으로 약 5㎝ 정도씩 늘어난다.
새롭게 드러난 면에는 복잡한 도해가 그려져 있다. 비상시를 대비한 멀린의 안배이다.
다음 순간 또 한 번 기묘한 소리가 난다.
5장 전능의 팔찌
파앗! 피리리링!
빛이 뿜어져 나와 현수의 전신을 감싼다. 체온이 급격하게 내려감과 동시에 신진대사 기능이 거의 멈춰 버린다.
원래는 앱솔루트 배리어 마법이 구현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구현시킬 마나석 또한 투명하다.
하여 보호막이 없는 상태이다. 그렇다 하여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당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곳은 스승인 멀린이 노후를 보낸 레어이다. 누군가의 침입을 대비한 만반의 조치가 취해져 있다.
현재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며, 어느 누구도 침입할 수 없는 절대 안전지대이다.
어쨌거나 늘어난 팔찌에서 미약한 빛이 흘러나온다.
이 팔찌에 새겨진 마법진 가운데 오토 리차지 마법진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나석들이 갖고 있던 마나를 잃으면 그만큼을 채워주는 것이 이 마법진의 존재 이유이다.
그런데 여러 개가 투명한 상태이다.
차원이동에 사용되는 것과 통역 마법에 필요한 것만 원래의 색일 뿐이다.
오토 리차지 마법진은 주변의 마나를 끌어당긴다.
이것이 전능의 팔찌로 다 스며들면 좋은데 현수의 체내와 켈레모라니의 비늘로 나뉘어 들어간다.
그렇기에 컴플리트 힐 마법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어쨌거나 팔찌는 가끔가다 반짝일 뿐이다.
이런 상태로 시간이 흐른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한 달, 두 달, 석 달, 넉 달…….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
“으으! 으으으!”
현수의 입에서 나직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잠시 후 두 눈을 뜬다.
반짝―!
“여긴……? 아! 스승님의 레어구나. 휴우! 다행이야.”
현수는 눈에 익은 장소를 발견하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흑마법사들의 대결에서 마나 고갈로 삶을 포기한 그 순간 전능의 팔찌가 자신을 살린 모양이다.
“휴우∼! 스승님 덕분에 살았구나.”
현수는 스승이 남긴 안배 덕분에 두 번 살 수 있었음을 모른다.
첫째는 기절하면 작동되는 오토 워프이다. 덕분에 흑마법사들의 엄청난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만 있었다면 레어에 당도하여 부상으로 신음하다 죽었을 것이다. 컴플리트 힐이 구현되지 않은 때문이다.
이때 팔찌가 늘어나면서 감춰뒀던 마법진이 가동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