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9
버뮤다 삼각지대의 악명을 모르는 이가 누가 있겠는가!
하여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군인들을 파견했다. 그러나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채핑턴호가 항구에 도착하자 당국은 전원 격리 수용했다. 그리곤 장병들의 입단속을 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누군가의 입을 통해 2,000톤에 달하는 금괴가 사라졌음이 번져 나갔다.
즉각 호들갑 떨기 좋아하는 언론이 달라붙었다. 그리고 치열한 보도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포트 녹스와 FRB에 보관 중이던 금괴가 모두 도난당한 것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었다.
당연히 난리가 났다.
미국 정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그리곤 꼼수를 부렸다.
부족한 물량만큼 가짜 금괴를 만들어서 수량을 맞춰놓고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하여 부랴부랴 가짜를 만들어놓고 금고를 열어본 순간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얌전히 있어야 할 금괴 전부가 사라진 것이다. 언제 어떻게 없어졌는지 가늠조차 하지 못해 망연자실할 뿐이다.
아무튼 대대적이면서도 은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 NSA, CIA, NRO 등 주요 정보기관 전부가 동원되었다.
근무자 전원이 조사 대상이었고, 모든 CCTV도 철저하게 조사되었다.
심지어 보안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들까지 모두 불려가 조사받았다.
그럼에도 아무런 성과 없이 금고를 개방해야 하는 D―Day가 다가왔다. 그런데 가짜 금괴를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자 미국 정부는 극단의 선택을 했다.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IS(Islamic State)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을 개시된 것이다.
미 해군 5함대 소속 항모 아브라함 링컨호에서 발진한 함재기들은 IS의 근거지로 여겨지는 모든 곳을 공격했다. 벙커버스터는 물론이고 상당히 많은 집속탄도 사용되었다.
이 기회에 IS를 쓸어버릴 생각을 한 것이다.
참고로 미 해군 5함대엔 항모 1척, 함재기 85기, 구축함 3척, 이지스 유도미사일 장착 순양함 2척이 배치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 공격용잠수함 2척, 탄도미사일 장착 잠수함 1척도 있다.
이 밖에 강습상륙함 LHD LHA 3척, 보급선 1척, 탱크선 1척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 모두가 전격적으로 나서서 대대적인 공격을 퍼부은 것이다.
수많은 함대지 미사일이 발사되었고, 강습상륙함을 탄 해병대원들은 속속 상륙작전을 시도했다.
당연히 세상의 이목은 CNN에 집중되었다.
전쟁을 벌인 미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적었다. 워낙 IS의 악명이 높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공격에 많은 피해를 입은 IS는 미국을 상대로 결사항전을 선언했고, 인질들을 참수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미국의 무자비한 폭격은 계속되었다.
한국에선 정부가 곤경에 처하면 고작 연예인 스캔들로 이를 덮으려 하는데 미국은 확실히 스케일이 크다.
이로써 한숨 돌리게 된 미국 정부는 긴급히 가짜 금괴를 제작하여 수량을 맞춰놓은 후 언론에 공개했다.
세계인들은 포트 녹스와 FRB 금괴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는 금괴를 보고 몹시 부러워했다.
그럼에도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금괴 2,000톤이 사라진 것이 문제가 되어 국제 금 시세는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다.
일본과 지나, 그리고 피터 로스차일드의 금괴도 모두 사라진 때문이다.
피터 로스차일드가 추가로 구입한 양은 200톤이다.
두 번의 도난 사고로 24조 4,500억 원에 해당하는 피해를 입은 피터는 새로운 금고를 제작한 바 있다.
이 금고엔 홍채 인식, 지문 확인, 안면 윤곽 확인, 음성 인식, 무게 변화 감지, 적외선 탐지 등 첨단 기술이 총동원되었다.
뿐만 아니라 추가로 세 겹의 콘크리트 옹벽으로 둘러쌌다.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사전에 알 수 있도록 3m 두께의 자갈층을 두었다.
이것을 일컬어 ‘피터의 걸작 금고[Peter’s masterpiece safe]’라 불렀는데 이를 줄여 PMS라 한다.
어쨌거나 피터 로스차일드는 현수로부터 200톤의 금괴를 매입하면서 일가붙이에게 자신의 금고를 자랑했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미국, 독일 등지의 형제들은 이 금고에 자신들의 금괴 및 귀중품을 보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피터의 금괴 200톤 이외에 추가로 400여 톤의 금괴가 보관되었다. 이 밖에 상당히 많은 보석과 미술품, 그리고 골동품 등도 금고 속으로 들어갔다.
이 모든 것을 수장한 뒤 피터는 날마다 금고를 둘러보며 흡족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경보음이 요란하게 터져 나왔다. 무게 변화 감지 센서가 작동한 것이다.
곧바로 무장한 요원들이 출동했지만 이미 모든 것이 사라진 뒤였다. 영국 최고의 탐정이 고용되어 사건을 조사했지만 결과는 없었다.
10장 이실리프 자선재단
며칠 후, 피터 로스차일드는 정신병 치료를 받게 된다. 드디어 돌아버린 것이다.
400여 톤의 금괴 등을 보관시킨 일가붙이들은 피터의 재산을 갈기갈기 찢어서 나눠 가졌다.
가히 하이에나 같은 놈들이다.
로스차일드는 다섯 형제가 각각의 가문을 이루고 있다. 그중 하나가 몰락하자 처참할 정도로 찢어버린 것이다.
어쨌거나 일본과 지나 역시 보관 중이던 금괴 전부가 사라지자 난감했다. 돈이야 찍으면 그만이지만 현수와 연락이 닿지 않아 금을 매입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은밀히 여러 경로를 통하여 금을 매입하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내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 금값은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다. 수요는 넘쳐나는데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와 일본, 그리고 지나는 현수의 행방을 추적했다.
반둔두의 노천 금광에서 추가로 캐낸 것이 있다면 그걸 매집하기 위함이다.
하여 정보력과 기술력을 총동원했지만 현수는 허공으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현수의 휴대폰은 켜지지 않았다. 이메일은 물론이고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도 로그인하지 않았다.
은행 거래도 전무했고, 신용카드조차 사용된 적이 없다.
현대를 사는 사회인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여 현수가 실종되었을 것이라 추측했다.
누군가 현수가 가진 막대한 현금을 노려 납치했거나 살해한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휘유! 이렇게나 많이 올랐어?”
인터넷에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2018년 7월 현재 국제 금 시세는 1톤당 9,600만 달러이다.
게리 론슨과 계약을 할 때 톤당 7,000만 달러였으니 37.14%나 급등한 것이다.
“뭐 나야 좋지.”
미국, 일본, 지나, 그리고 피터 로스차일드가 잃어버린 금괴 전부는 아공간으로 복귀되어 있다.
귀환마법진이 제대로 작동한 결과이다.
이들은 또 금을 사들여야 한다. 보유 중인 금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경제가 곤두박질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 또다시 금을 매수하기 위해 나선 결과가 국제 금 시세의 폭등이다. 현수 입장에선 아주 좋은 일이다.
알다시피 FRB는 유대인들에 의해 설립된 개인 은행이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의 재무 대리 기관이며 미국 내 상업은행의 준비금을 관리하고, 상업은행에 대부를 공여하며, 미국 내에 통용되는 지폐 발권 은행이다.
개인이 설립한 은행임에도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걸 보면 유대인이 대단하긴 하다.
어쨌거나 이들 유대인들은 금괴 도난 사고를 감추기 위해 현수로부터 금괴를 사들였다. 그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유망 기업들의 주식을 매각해야 했다.
이걸 사들인 게 바로 이실리프 트레이딩이다.
그렇기에 불과 3년 만에 나스닥과 뉴욕 증시 상위 100개 기업의 주식을 쓸어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는 동안 미국의 경기가 호전되면서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 양적완화정책의 결과이다. 덕분에 이실리프 트레이딩은 차익 실현을 해가면서 차근차근 덩치를 키웠다.
그 결과 월가에서 가장 큰손이 되었다.
메릴 린치,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은 이미 저 발밑에 있는 존재가 되었다. 이실리프 트레이딩은 이미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앉은 것이다.
이를 이뤄내기 위해 윌슨 카메론 등 모든 직원이 정말 애 많이 썼다.
아무런 희망도 없던 자신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준 현수에 대한 충성심과 유대인에 대한 원한이 그 원동력이다.
지난번 차원이동 전에 현수는 윌슨 카메론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자금 운용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와 연봉 인상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모건스탠리 CEO 제임스 고먼의 연봉은 2,250만 달러이다. 기본급과 현금 및 주식 보너스, 그리고 장기 성과급이 포함된 금액이다.
골드만삭스의 CEO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약 2,400만 달러이고, JP모건체이스의 제임스 다이먼은 2,000만 달러이다.
웰스파고의 존 스펌프는 1,930만 달러,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뱃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CEO 브라이언 모니한은 각각 1,300만 달러를 연봉으로 받는다.
현재 윌슨 카메론의 연봉은 정확히 3,000만 달러이다. 연말이 되면 성과에 따른 추가 보너스가 주어질 예정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성과를 낸다면 윌슨이 추가로 받을 금액은 약 12억 달러가 된다.
월가의 모든 CEO의 연봉을 합쳐도 이보다 적다. 이실리프 트레이딩은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기업이 되었다.
특색이 있다면 직원 수가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 한 명의 유대인도 없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현재 인원은 54명이다.
이 인원에는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이실리프 트레이딩 전속 요리사가 된 리사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실리프 빌딩을 매입할 당시 4층과 5층에 세를 들어 살던 라일리(건물 관리인), 해리먼(청소부), 존슨(안내인)도 포함된 수치이다.
이들 모두는 부자가 되었다.
지난 2014년 직원 수는 28명이었다.
전 직원이 힘을 합쳐 그해 연말에 운용 자산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무려 8,614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이다.
윌슨은 현수가 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것의 1%인 86억 1,400만 달러 중 86억 달러를 직원 수로 나누었다.
86억 달러÷28을 한 것이다.
윌슨 카메론은 에머슨과 사만다는 물론이고 리사, 라일리, 해리먼, 존슨까지 공평하게 보너스를 지불했다.
다시 말해 CEO부터 말단 청소부까지 똑같은 금액의 성과급을 받은 것이다. 첫 번째 성과급이고, 일치단결을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다. 아무튼 1인당 3억 700만 달러이니 당시 한화 가치로 따지면 무려 3,584억 원이다.
이러니 부자라 칭한 것이다.
남은 돈 1,400만 달러는 LOL 회원 176명에게 나누어졌다. LOL은 The league of loser의 이니셜로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브루클린 브릿지 파트에서 모이는 월가에서 밀려난 사람들이다.
윌슨은 이들에게 1인당 8만 달러씩을 지급했다. 부족한 금액은 본인 돈으로 채웠다.
웬만한 직장인 1년 연봉에 버금갈 금액을 받은 LOL 멤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월가에서 밀려난 이후 재기를 꿈꾸었지만 유대인들은 냉혹했다. 필요하면 그때그때 가져다 쓰기만 할 뿐 안정된 직장을 제공하지 않았다.
도저히 곤궁을 벗어날 방도가 없어 자살을 생각하던 이들도 있었으니 가뭄에 단비가 내린 것이다.
윌슨과 에머슨 등도 원래는 LOL 멤버였다. 리사 등 건물에 살던 이들은 뺀 나머지 22명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운 좋게 이실리프 트레이딩의 정직원이 되었지만 유대인들에 의해 밀려나 희망 없는 삶을 사는 이전의 동료들을 잊은 건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