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1185화 (1,184/1,307)

# 1185

“이어도와 마라도, 그리고 이곳도 융기시켜 줬으면 해.”

이어도는 제주도만 한 크기로 그렸고, 마라도는 그보다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이다.

그리고 이어도와 마라도 동북쪽 대륙붕 지역도 짚었다.

거의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의 면적(5만 3,000㎢)이다.

“북쪽은 탐라북도, 남쪽은 탐라남도라 하면 되겠네.”

두 섬 사이는 약 2㎞이다. 얼마든지 교량을 놓을 수 있는 거리이다.

현수가 요구한 대로 되면 대한민국은 엄청난 영토 확장이 이루어진다. 현재의 면적은 9만 9,720㎢이다.

여기에 강원대지와 울릉대지 약 5만㎢, 독도 인근 110㎢, 제동도 4,000㎢, 제서도 4,000㎢, 탐라도 약 5만 3,000㎢, 이어도 1,800㎢, 마라도 3,600㎢가 늘어난다.

넓어진 면적을 합치면 11만 6,500㎢나 된다. 현재의 땅덩이보다도 훨씬 더 큰 새로운 영토가 생기는 것이다.

육지가 생긴 것만 이익은 아니다.

엄청난 넓이의 해양 주권이 새롭게 생기는 것이니 금전으로 따질 수 없는 무지막지한 이득이다.

“흐음! 이 정도면 내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보답이 되겠지?”

현수의 중얼거림은 들은 노에디아가 눈을 크게 뜬다.

“네?”

“아냐. 이건 혼잣말이야. 그나저나 할 수는 있는 거야?”

“그럼요. 할 수는 있죠. 근데 그전에 제 능력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시켜 줬으면 해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일이거든요.”

“그래? 얼마나 걸릴 것 같은데?”

“흐음! 지금의 능력이라면 대략 120년쯤 걸릴 일이에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120년은 너무 길다. 그렇기에 현수는 이맛살을 좁혔다.

노에디아는 말없이 현수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지구는 마나가 희박하다. 하여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상급 정령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현수를 만나 최상급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겨우 한 계단 올라선 것이지만 그 능력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만일 최상급에서 정령왕으로 다시 한 번 진화한다면 방금 지시받은 해저 대지의 융기와 산맥 및 고원지대의 침강 등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정령왕이 되면 조금 더 빨라질 수 있는 거야?”

“그럼요. 그 정도는 되어야 마스터께서 원하시는 바를 이루어드릴 수 있습니다.”

“흐음! 그래? 그렇게 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데?”

“한 12년쯤 걸릴 거예요.”

“12년? 그럼 얼른 해줘야겠네.”

원하는 바를 이루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면 무조건 진화를 시켜야 한다. 하여 현수는 노에디아에게 잠시 시선을 준 뒤 아리아니를 보았다.

“아리아니, 3년 전에 지시한 건 어떻게 되었어?”

“말씀하신 대로 되긴 했는데 주인님의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어요. 그동안 노에디아 등이 정말 애를 많이 썼어요. 적절한 상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 무엇을 어떻게 해놓았는데?”

현수의 시선을 받은 아리아니는 노에디아를 힐끔 바라보고는 말을 잇는다.

“노에디아, 주인님께 그간 행한 일에 대해 보고 시작해.”

“네, 아리아니 님.”

아리아니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 노에디아는 현수에게 시선을 돌림과 동시에 보고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정주 지역에 매장되어 있던 희토류를 청진 인근 산지에 야트막하게 이동시켰다. 대신 청진 지역의 평범한 돌덩이가 그곳으로 이동되어 있다.

약 60억 5,000만 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돈으로 따지면 약 65조 달러어치이다. 한화로 7경 1,500조 원에 해당된다.

이로써 유태계 자본인 영국계 사모펀드 SRE 미네랄스는 희토류를 얻으려 막대한 비용을 들이겠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할 것이다.

이 일이 진행되는 동안 노에디아의 분체들은 네 곳의 자치령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몽골 자치령을 예로 들자면 금, 은, 철, 석탄, 원유 등 각종 자원이 매장된 곳들을 파악했다.

노에디아만 일을 한 것이 아니다.

물의 최상급 정령 엘리디아 역시 많은 일을 했다.

먼저 온천과 지하수를 체크했다. 하여 상당히 많은 곳에서 온천개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뿐만이 아니다. 탐삭블락 지역에 은밀한 조치를 취했다.

이 지역의 북쪽엔 지나의 영토인데 호수가 있다. 약 2,315㎢짜리이다. 몽골어로는 훌룬호(Hulun Nor)라 한다.

이 호수는 남서쪽에서 흘러오는 케룰렌 강과 남쪽 오론촌 강의 물이 흘러든다. 투명하지만 염분을 함유하고 있어 농사용으로는 부적합한 물이다.

그래서 엘리디아는 호수의 염분을 모두 걸러냈다.

이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노에디아는 부지런히 지하수로를 팠다. 하여 초이발산 남쪽 탐삭블락 지역 곳곳엔 전에 없던 호수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직은 수량이 풍부하지 않지만 현수의 명만 떨어지면 수위를 높이는 건 일도 아니다.

현수가 몽골 정부와 약속한 대로 탐삭블락 지역 전체를 농지로 쓸 수 있도록 수분을 해결해 준 것이다.

이제 곧 몽골 정부는 넓은 농지를 갖게 될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고비사막 지하수의 염분도 제거하였다.

이 과정에서 얻은 소금은 노에디아에 의해 정제염 수준으로 변모되어 있다. 아울러 모래 속에 함유되어 있는 중금속은 깊은 곳으로 끌어내리거나 이그드리아의 협조를 얻어 광석화시켰다. 뜨거운 열로 녹여서 뭉치게 한 것이다.

어쨌거나 고비사막 중 몽골의 영토에 속하는 부분은 언제든 농지로 바뀔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약 40만㎢짜리 농장을 만들 수 있는 땅이 생긴 것이다.

한편, 아리아니는 알타이산맥 남쪽으로부터 지나와의 국경에 이르는 곳까지 굵은 수목이 자라나도록 했다.

엘리디아와 협력하여 방풍림을 조성한 것이다.

이로써 매년 봄마다 되풀이되는 황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비사막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다들 수고했네.”

“그렇죠? 그니까 상을 주세요.”

“알았어. 다들 불러 모아.”

“호호! 네에, 주인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말을 마친 아리아니는 실라디아와 엘리디아, 그리고 이그드리아를 호출했다.

“실라디아가 마스터를 알현하옵니다.”

“엘리디아가 마스터의 용안을 뵙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마스터! 이그드리아, 인사드립니다.”

“그래, 다들 오랜만이네.”

현수는 고개를 끄덕여 반가움을 표했다.

“그동안 애 많이 썼다고 들었어. 근데 이그드리아는 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최상급으로 진화해 이전보다 덩치가 스무 배나 커지면서 완연한 피닉스의 모습을 한 이그드리아이다.

아주 늠름해 보인다. 그런데 지금 두 볼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있다. 왠지 위화감이 느껴진다.

이그드리아에게 물었는데 대꾸는 아리아니가 한다.

“Y―STAR 때문에 그래요.”

“왜? Y―STAR에 무슨 문제 있어?”

“너무 뜨거워서 그래요. 얘가 미치려고 해요.”

차원이동을 하기 전에 현수는 이그드리아로 하여금 박형석 박사의 일을 돕도록 명령을 내렸다.

박형석 박사는 원래 K―STAR의 책임자였는데 전전 정부의 대통령 때문에 실업자가 되었다. 온갖 노력을 기울여 간신히 완성시키려는 찰나에 잘린 것이다.

현수를 만난 이후 박형석 박사는 자신만의 팀을 꾸려 몽골로 떠났다. 그리곤 K―STAR를 개량한 Y―STAR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현수가 준 록히드마틴의 하이베타 퓨전 원자로의 상세 도면과 첩보기관들이 입수해 놓은 다른 나라들의 연구 결과 등을 참조한 결과이다.

어쨌거나 엄청난 돈이 드는 일이지만 이실리프 상사에 연락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었다.

자치령에서의 작업은 이 세상의 어떠한 법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여 초고속 공사가 이루어졌다.

민원이나 공무원의 태만 등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첫 번째 성공 이후 네 개의 자치령에 각각 두 개씩 핵융합발전설비를 건설했다. 에너지 자립에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수력발전과 화력발전은 없다. 다만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 그리고 지열발전이 병행되고 있다.

셋의 공통점은 환경오염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남한과 북한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고, 우간다와 케냐는 아직 조차지를 얻지 못하여 착공되지 않았다.

어쨌거나 여덟 개의 핵융합발전설비가 가동 중이다.

이때 약 1억℃에 이르는 고열이 발생된다. 이를 제어하는 임무를 맡은 것이 바로 이그드리아이다.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좋다고 했지만 막상 태양보다 뜨거운 열기를 접촉하곤 비명을 질렀다.

참고로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6,000℃이며, 내부 온도는 1,500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만만하던 이그드리아는 약 1억℃에 이르는 고열에 비명을 질렀지만 본연의 임무를 해태한 것은 아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뜨거움을 억지로 견뎌낸 것이다.

그 결과 인간으로 치면 반쯤 미친 상태가 되었다. 그 결과가 현재의 모습이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현수는 차원이동이 시급함을 느꼈다.

“아리아니, 모두 아공간으로!”

“네, 주인님.”

현수는 테리나와 백설화가 침실로 가서 깊은 잠에 취해 있도록 딥 슬립 마법을 구현시켰다.

“마나여, 나를 아르센으로! 트랜스퍼 디멘션!”

샤르르르르릉―!

백화원 초대소 귀빈실에 있던 현수의 신형이 안개처럼 흩어졌다.

* * *

“흐음! 여긴 정말……!”

진하고 신선한 마나를 한껏 들이마시는데 누군가의 음성이 들린다.

“아! 마탑주님 오셨습니까?”

시선을 돌려보니 토들레아 일족의 장로 가운데 하나이다.

“…네, 반갑습니다. 그간 안녕하셨지요?”

“물론입니다.”

일족의 장로는 흰 이를 드러내며 아주 환히 웃는다.

현수가 애써준 덕에 세계수가 싱싱해지면서 일족의 건강은 물론이고 능력까지 가일층 좋아져 그야말로 태평성대를 누리는 중이기 때문이다.

“세계수는 여전하네요.”

“그럼요. 최상의 상태죠. 마탑주님 덕분입니다.”

“그렇군요. 제가 예서 잠시 일을 보려는데 괜찮지요?”

“아! 물론입니다.”

장로는 방해하기 싫다는 듯 얼른 물러선다.

“아리아니, 나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리나이를 비롯한 사대정령 모두가 아공간에서 튀어나온다.

“흐아암! 여긴 정말…….”

실라디아가 감탄사를 터뜨리며 순수한 마나의 향기를 흠뻑 들이마신다.

“어디 가지 말고 여기에 있어.”

“네, 주인님.”

현수는 세계수 아래 적당한 곳을 찾아 네 개의 마나집적진을 그려놓았다. 그러자 세계수를 중심으로 번져가던 마나가 일제히 방향을 바꿔 마법진 쪽으로 몰려든다.

이때 마나의 농도를 더 짙게 하려 중력조절진을 그려 20G가 되도록 했다. 정령들은 중력과 무관하기에 이처럼 높은 중력하에서도 얼마든지 존재 가능한 때문이다.

“앱솔루트 배리어와 타임 딜레이도 필요하지.”

두 개의 마법진을 더 중첩시켜 그려놓았다.

“아리아니, 정령들 배치해 줘.”

“네, 주인님!”

잠시 후 사대정령은 각각 한 자리씩 차지하고 들어앉았다. 이때 현수의 입술이 달싹였다.

정령들에게 마나심법을 전수해 준 것이다.

마나심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마법사를 위한 것이다. 심장의 서클을 보다 튼튼히 하거나 숫자를 늘릴 때 사용한다.

다른 하나는 기사들을 위한 것이다. 하단전에 마나가 쌓이게 하는 효능이 있다.

그런데 정령들은 마법사도 아니고 기사도 아니다. 하여 어떤 것이 맞는지 몰라 두 가지 모두 알려주었다.

“마스터, 이거 말고는 없나요?”

“맞아요. 이거 우리에겐 아무 소용 없는 거예요.”

노에디아와 이그드리아의 말에 현수는 상단전에 마나를 쌓이게 하는 심법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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