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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의 팔찌-1186화 (1,185/1,307)

# 1186

말이 심법이지 실제론 명상법을 알려준 것이다. ‘무아수행법’이란 것으로 어쩌다 본 것을 기억해서 읊어주었다.

이 말을 끝으로 사방이 고요해진다.

현수는 마나집적진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마나를 보고 자신도 결계 안으로 들어갔다. 기왕에 왔으니 10서클 마법을 하나라도 창안해 보려는 의도이다.

시간이 흘렀다. 딱히 이런 수련이 필요 없는 아리아니는 불침번의 임무를 수행했다.

세계수는 엘프들에 의해 보호되고 있기에 어느 누구도 다가서지 않아 실제론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딱 한 가지 한 일이 있다면 주변을 지키고 서 있다가 시간의 흐름을 알려준 것이다.

“주인님, 이제 나오셔야 해요.”

깊은 명상에 잠겨 있던 현수는 현현하던 눈빛을 갈무리하고 결계를 해지시켰다.

“며칠이나 지난 거야?”

“오늘이 딱 30일째예요. 성과는 좀 있었어요?”

“아니. 별 소득이 없네.”

외부 시간으로 30일이면 내부 시간으론 약 15년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별의별 궁리를 다 했지만 10서클 광역 마법은 끝내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렇다 하여 아무런 소득도 없는 건 아니다.

기존보다 약 1.5배 정도 강해졌다. 다 포기하고 마나의 효율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한 결과이다.

“그나저나 정령들은 어떻게 되었어? 진화했어?”

“네, 주인님. 지금은 마나를 정령력으로 바꾸는 중이에요.”

정령들은 마나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정령력으로 전환시켜 사용한다는 것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이 마나를 모으는 것처럼 정령들도 정령력을 갈무리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제 지구로 귀환해야 하니까 나오라고 해.”

“네, 주인님.”

잠시 후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네 존재가 현수 앞에 나타난다. 거의 드래곤급이다.

그런데 모두들 모습이 바뀌어 있다.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어 아리아니를 바라보자 인사를 시킨다.

“주인님, 얘는 불의 정령왕 이프리트(Ifrit)예요.”

“마스터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붉은빛이 감도는 금발에 20대 청년의 모습이다.

신장 190㎝, 체중 100㎏ 정도 되는 아주 당당한 체격이다. 이프리트는 현수가 베푼 은혜의 무게를 알기에 정중히 고개 숙여 예를 취한다.

지구에서라면 활화산의 화구 속에서 최소 3억 년 이상 살아야 간신히 오를 수 있는 화후이기 때문이다.

시선을 돌리자 얼른 고개 숙이는 존재가 있다.

“저는 땅의 정령왕 노이아(Noia)입니다. 마스터의 큰 은혜를 입어 두 번이나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노이아는 건장한 사내의 모습이다.

덩치는 이프리트와 비슷한데 피부 색깔이 연한 갈색이라 언뜻 보면 근육질의 동양인으로 보인다.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보인다.

“마스터, 저는 바람의 정령왕 세리프아(Seripa)가 되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신장 170㎝ 정도의 푸른빛이 감도는 금발의 미녀가 자신의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한 바퀴 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라 두 개의 가슴과 육감적인 둔부를 잘 감상할 수 있었다.

섹시의 극을 달리기에 얼른 시선을 돌리자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여는 존재가 있다.

“저는 물의 정령왕 엘레이아(Elleia)랍니다, 마스터!”

세프리아보다 약간 작은 168㎝ 정도인데 특이하게도 연한 보랏빛 머리카락을 가진 절세미녀이다.

역시 홀딱 벗고 있다. 몸매는 글래머 중의 탑이다.

“마스터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깊이 감사드려요. 정말 이렇게 되고 싶었어요.”

엘레이아는 엘리디아일 때의 모습이 싫었다.

그전엔 아름다운 미녀의 모습인지라 몸매며 미모를 뽐내는 맛이 있었는데 투명한 용의 모습으로 진화되자 좋기도 했지만 못마땅하기도 했다.

마스터인 현수에게 사랑받고 싶었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모습이라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 다시 아름다운 미녀로 바뀌자 너무도 좋았다. 하여 아주 공손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인다.

덕분에 아주 잘 익은 수밀도 두 개를 감상할 수 있었다.

웬만한 사내라면 하초에 반응이 와야 한다. 하지만 현수는 명색이 마스터이다. 그러니 티를 낼 수 없다.

“그래, 다들 진화에 성공해서 정령왕이 된 걸 축하해. 근데 능력은 많이 좋아진 거야?”

“그럼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지요.”

노이아가 환히 웃는다. 이때 이프리트가 나선다.

“근데 마스터, 저쪽 땅 속에 아주 사악한 것들이 있어요. 제가 깡그리 태워 버릴까요?”

이프리트는 아주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하긴 마족이라 할지라도 1억℃에 버금갈 열기를 뿜어낸다면 한 줌 재가 되어 소멸될 것이다.

“그러게요. 조금 이상해요. 저는 아주 꽝꽝 얼려 버릴 수 있는데 어떻게 해요? 그렇게 해드려요? 제가 얼려놓으면 최소 1억 년은 꿈쩍도 못할 거예요.”

물의 정령왕 엘레이아는 궁극의 온도까지 낮출 수 있다.

모든 물질이 소멸된다는 절대온도 ―273.15℃도 가능하지만 그건 정령력의 소모가 크다.

참고로 샤를의 법칙(Charle’s law)이라는 것이 있다.

압력이 일정할 때 기체의 부피는 종류에 관계없이 온도가 1℃ 올라갈 때마다 0℃일 때 부피의 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이를 풀어서 얘기하면 모든 기체는 온도가 1℃ 올라갈 때마다 부피가 씩 늘고, 반대로 1℃ 내려갈 때마다 씩 줄어든다는 이론이다.

이론상 절대온도가 되면 분자운동이 멈추며 부피가 ‘0’이 된다. 무엇이든 소멸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저는 아예 가루가 되게 만들 수도 있어요.”

바람의 정령왕 세리프아가 한 말이다. 바람이 가진 에너지의 양도 만만치 않으니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제게 처리하라 시키신다면 이 행성의 내핵 부분까지 끌어다 놓을 수 있습니다, 마스터.”

노이아는 땅의 정령왕이 되더니 능력도 많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감각 또한 대단히 예민해진 모양이다.

노이아의 말처럼 아르센 대륙이 있는 행성의 내핵까지 마족을 끌어내린다면 마족 아니라 마족 할아비라도 그 중력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다시 말해 영원히 내핵에 귀속된 상태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봉인마법진으로 도배되어 있는데도 그걸 알아?”

“그럼요!”

넷은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확실히 능력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와아! 정말 대단해. 봉인마법진을 그려놓은 나도 마음을 먹어야 느끼는데 너희는 말 안 해도 그냥 안다는 말이잖아.”

“그렇죠! 저희도 이제 명색이 정령왕이잖아요. 그러니까 그 정도는 당연히 감지하죠.”

“좋았어! 특히 노이아, 내가 전에 부탁한 거, 그거 이제 가능한 거야?”

“네, 마스터! 말씀하신 대로 가라앉힐 곳은 가라앉히고 융기시킬 곳은 확실하게 융기시켜 드릴게요.”

“좋았어. 그럼 몇 가지 더 부탁할게.”

“네, 말씀하세요.”

“현재 일본의 섬 중에서 작은 것들은 모조리 바다 속에 잠기게 해줘.”

“네? 가고시마 서남쪽의 섬을 모조리 수장시키라고요?”

“응! 대마도와 4개의 큰 섬만 남기고 모조리 수심 300m 이상으로 만들어줘.”

일본을 이루고 있는 네 개의 섬 홋카이도[北海島], 혼슈[本州], 시코쿠[四國], 규슈[九州]와 대마도를 제외한 나머지 섬 전부를 물속에 잠기게 하라는 뜻이다.

이 중엔 일본 동경으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740㎞ 지점에 있는 ‘오키노도리’라는 작은 암초도 포함된다.

가로 2m, 세로 5m, 높이 70㎝에 불과한 이 암초는 조금만 파도가 쳐도 물에 잠겼다. 섬이라 부르는 게 부끄러운 정도로 작은 암초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1988년부터 이 암초에 방파제를 만들고 콘크리트를 들이부었다. 그 결과 지름 50m, 높이 3m짜리 초미니 섬이 만들어졌다.

이래놓고는 섬이라는 의미의 ‘시마[島]’를 붙여 ‘오키노도리시마’라 명명했다. 그리곤 본적지 이전 및 무인 등대 설치 계획 등 실질적 영토권을 행사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태평양 한가운데에 ‘미나미도리시마’라는 곳도 만들어냈다. 동경에서 남동쪽으로 1,900㎞나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암초이다.

참고로 부산에서 신의주까지의 거리가 대략 800㎞이다. 다시 말해 이 암초 역시 일본의 영토라 하기엔 너무 멀다.

그럼에도 돈으로 인공 섬을 만들었다.

그리곤 오키노도리시마 주변 40만㎢와 미나미도리시마 주변의 45만㎢에 이르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했다.

일본 땅(38만㎢)보다도 두 배 이상 넓은 면적의 해양주권을 가졌다고 우기는 것이다.

조금 전 현수가 한 말대로 이행되면 일본의 영토는 네 개의 큰 섬과 대마도만 남는다. 나머지는 모두 수심 300m 이상 가라앉게 되니 더 이상 떠들 말이 없을 것이다.

일본은 많은 섬이 침강하는 불운을 겪음과 동시에 엄청난 면적의 해양주권을 잃게 될 것이다.

반면 한국은 일본이 잃은 것보다 훨씬 넓은 육지가 생기며 그보다 훨씬 넓은 배타적 경제수역이 발생된다.

꿩 먹고 알 먹는 일이다.

6장 일본 침몰의 시작

“근데 대마도는 왜 남기라는 거예요?”

“그건 원래 우리 영토였거든.”

“아! 그래서…….”

뭔 말이 더 필요한가!

마스터가 원래 자국의 땅이었다고 하면 그게 법이다. 그렇기에 정령들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뜻을 표한다.

“그럼 조어도는 어떻게 해요? 일본과 지나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잖아요.”

현수는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내렸다.

“침강! 수심 300m 이상으로!”

“네, 마스터!”

노이아는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 생각났다는 듯 다시 묻는다.

“그럼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 네 개 섬은 어떻게 해요?”

“그건 그냥 놔둬.”

말을 해놓고 보니 푸틴이 생각난다. 그러자 러시아에도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여 다시 입을 열었다.

“아! 방금 전에 한 말 취소. 그 섬들은 주변을 융기시켜서 캄차카 반도와 연결되게 해줘. 쪽발이들이 더 이상 자기네 영토라 할 수 없도록.”

확실한 러시아 영토인 캄차카 반도와 육지로 이어지면 일본으로선 영유권을 주장할 명분이 사라진다.

“확실하게 올려드려요?”

“아니. 도로를 내서 차가 다닐 정도면 될 거야.”

“그럼 아무리 낮아도 해수면으로부터 3m쯤 올라가게 할게요. 그럼 도로 정도는 가능하니까요. 대신 홋카이도 북쪽 일부는 가라앉을 거예요.”

“그래, 기왕이면 깎아지른 절벽이 되도록 해줘.”

이로써 한국, 지나,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일본은 닭 쫓던 개가 될 것이다.

쿠릴열도의 섬들은 모조리 캄차카 반도와 육지로 이어지게 된다. 조어도는 바다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는다.

이는 러시아, 지나와 벌이던 영유권 분쟁이 완전히 종식됨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동안 강원대지와 울릉대지가 솟아나고 독도 인근 해역도 융기되면서 엄청난 육지가 생겨난다.

당연히 한국 해군의 주둔지가 신설될 것이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도 끝남을 의미한다.

뿐만이 아니다. 그간 부린 영토 야욕의 대가로 모든 섬이 12년에 걸쳐 수장되는 걸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 섬 중엔 오키나와도 포함되어 있다. 주일미군은 내키지 않아도 철수를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일본에게 믿는 도끼 하나가 사라지는 일이다.

아무튼 일본은 국토 면적이 대폭 줄어들고 배타적 경제수역마저 어마어마하게 줄어들 것이다.

인과응보라 할 수 있다.

“자, 이제 차원이동을 할 거야. 도착하면 내가 말한 것들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줘.”

“물론입니다, 마스터!”

아리아니와 사대정령이 크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아공간 속으로 사라진다.

현수는 결계 속의 일상용품을 챙겼다. 그 안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꺼내놓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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