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4
참고로 지나의 전차 전력은 약 9,500여 대이다.
신형과 구형이 섞여 있는데 이것들 모두 지나의 최신형 전차인 99식이라고 감안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그 결과 Y―1 한 대는 99식 100대 이상을 파괴했다.
Y―1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으며, 열 추적과 적외선 추적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최대 속도 시속 140㎞, 항속 거리 10,000㎞, 잠수 도하 20m이다. 지구의 어느 전차보다도 뛰어난 성능이기에 적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와 방법으로 이동 가능하다.
뿐만이 아니다.
자동으로 장전되는 탄약만 400발이고, 발사 속도는 분당 40발이다. 참고로 적 전차의 전면 장갑이 100㎝일지라도 뚫고 들어간다.
이러니 Y―1 95대만 있으면 지나의 전차 전력 전부를 궤멸시킬 수 있다.
지나는 전차 이외에 4,250여 대의 장갑차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여 I―1 보병전투장갑차가 제작되고 있다.
이건 이리냐의 이름에서 딴 작명이다.
어쨌거나 대한민국이 개발한 보병전투장갑차 K―21은 2.5세대 전차까지 상대가 가능하다. 무시무시하다.
이를 위해 K―21은 포탑 양옆에 현궁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 2기를 장착한다. 기관포의 탄약은 고폭소이탄과 날개안정철갑탄, 그리고 복합기능탄을 사용하는데 특히 복합탄은 헬기에게도 큰 위협이 되는 것이다.
이실리프 기술연구소가 개발한 I―1 보병전투장갑차는 대전차 미사일 20발과 지대공 중거리 미사일 20기가 장착된다.
적의 전차와 헬기 각 20대씩을 제거할 전력이다.
탄약은 고폭소이탄과 날개안정철갑탄, 그리고 복합기능탄을 쓰며, 화염방사기가 전후에 장착되어 있다.
지나의 최신형 장갑차들을 한순간에 궤멸시키고도 남을 화력을 가졌다.
이것 역시 시속 140㎞로 달릴 수 있으며, 항속 거리 10,000㎞이다.
수상 운항 역시 당연히 가능한데 이때의 시속은 30㎞ 정도이다. 강력한 추진력을 이용한 보트 추진 방식이다.
참고로 K―21은 에어백 부양 장치를 이용한 것이며, 수상 속도 6㎞/h이다.
소총과 전차, 그리고 장갑차 등은 조립이 끝나는 대로 국경 곳곳으로 보내질 것이다.
이것들을 실은 기차의 목적지는 신의주, 의주, 삭주, 창성, 벽동, 초산, 위원, 만포, 자성, 중강진, 포동, 혜산, 흥암, 무산, 계림 등이다.
겉보기엔 객차 다섯 량쯤 달린 것으로 보일 것이나 실제는 30량 이상이 달린 화물차이다.
퍼펙트 트랜스페어런시 마법진으로 보호된 25량 이상의 화물차엔 안주 기계공업단지에서 새로 제작한 각종 군수물자가 실려 있을 것이다.
이 밖에 자주포도 개발해 냈다. 이것의 명칭은 T―1이다. 테리나의 이름에서 땄다. 성능은 당연히 지구 최강이다.
현존하는 어떤 자주포보다도 기동력이 좋고 정확성이 높으며 사정거리 또한 길다.
포탄의 폭발력 역시 대폭 향상시켰다.
“…이것들 전부가 지나와의 국경에 배치되면 그때 왕국 선포를 할 계획이야.”
“북한은 그렇다 치고 자치령들은 언제 해요?”
“조만간 4개의 우주전함이 완성될 거야.”
“4개의 우주전함이요?”
지현은 대체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짓는다. 이쯤해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혹시 ISS라고 들어봤어?”
“그건 국제우주정거장이잖아요. 지구 상공 350㎞ 위치에서 각종 우주 실험과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대형 구조물 말이에요.”
과연 지현이다. 일반 상식이 정말 풍부하다.
“잘 아네. 지금 만들고 있는 게 그런 거야.”
“네에? 우주정거장을 만들어요?”
“아니. 우주정거장이 아니라 전함 내지는 전략기지라고 할 수 있어. 현재 이실리프호 하나만 올려놨는데…….”
현수의 설명을 들은 지현은 입을 딱 벌린다.
ISS는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과 유럽우주기구(ESA) 산하 11개국이 모여서 만드는 것이다.
완성되면 최대 3∼4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그런데 개인의 힘으로 그것보다 훨씬 큰 것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는데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그거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드는 일이잖아요.”
“맞아. 현재의 방식대로 하면 모듈을 쏘아 올릴 때마다 엄청난 돈이 들지. 하지만 이실리프호는 그런 방식으로 우주에 배치된 게 아니야. 이실리프 호는 말이지…….”
또 설명이 이어졌다. 당연히 반중력 마법 이야기가 나왔다. 이런 건 눈으로 보여줘야 한다. 하여 현수는 지현의 화장대 아래에 반중력 마법진을 부착시켰다.
그러자 정말 무게가 사라진 듯 허공에 뜬 채 내려올 줄 모른다.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10장 해모수궁
지현은 입을 딱 벌린다.
날개도 없는 화장대가 허공에 떠 있는데 어찌 안 그렇겠는가!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게 있어 묻는다.
“근데 거기에 그렇게 사람이 많으면 목욕물이나 용변 등은 어떻게 처리해요? 그냥 우주로 배출하는 거예요?”
“아니. 그건 텔레포트 마법으로 처리해. 텔레포트란…….”
또 설명이 이어졌다. 이것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하여 지현을 안고 킨샤사로 텔레포트했다가 되돌아왔다.
“그럼 우리도 우주에 가볼 수 있는 거예요?”
“그래. 원하는 고도에 당도하면 내가 그곳의 좌표를 알 수 있도록 해놨어. 그게 확인되면 그때부터는 언제든 그곳으로 오갈 수 있지.”
“나, 나도 가볼 수 있어요?”
“당연하지. 가장 먼저 같이 가자고 할 거야.”
“아아!”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아도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어찌 환상적이지 않겠는가!
지현은 나지막한 탄성을 터뜨린다. 현수의 눈엔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여 실소를 터뜨렸다.
피식―!
“치잇! 왜 웃어요? 지금 날 시골에서 살다 올라온 여자 취급하는 거예요?”
“아니, 너무 예뻐서. 자, 이리 와봐.”
“어머, 어머! 아, 아직 안 돼요. 철이 아직 안 잔단 말이에요. 여, 여보! 아, 안 돼요!”
“안 되긴. 자, 이리 와.”
“으읍!”
아와사 호수가에 건립된 이실리프궁의 가장 깊은 곳에서 열락의 폭풍우가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일엽편주는 거친 파도를 견딜 수 없어 몇 번이고 침몰하려 했지만 사공은 너무도 노련했다.
아슬아슬한 순간마다 요령 있게 노를 저어 거친 바다를 힘차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했다.
한바탕 폭풍이 분 뒤 현수는 땀에 젖은 지현의 머리카락을 떼어주었다.
“사랑해.”
“아아, 저도요!”
지현은 두 팔로 현수의 목을 감고는 애정이 담뿍 담긴 눈빛으로 환히 웃는다.
“참, 우주전함은 몇 척 더 만들어질 거야.”
“그래요?”
“응. 반둔두와 비날리아 자치령의 방위는 연희함이 담당하고, 이곳 아와사는 지현함이 올려질 거야.”
지현은 뒷말이 뻔하다는 듯 입을 연다.
“러시아는 이리냐함이고, 몽골은 테리나함이겠네요?”
“그래, 당연히 그렇지. 북한엔… 그건 이름을 안 정했네. 올리지 말까?”
“아뇨. 그럼 불공평하죠. 북한도 자기의 왕국이잖아요. 거기서 올라가는 건 설화함이라고 하세요.”
“설화함? 설화는 아내가 아닌데?”
현수는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날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리고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정말 설화에겐 아무런 감정이 없다. 그런데 묘하게 엮이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누이동생이라면서요. 그냥 설화함으로 하세요.”
“……!”
“북한에서의 의전 때 퍼스트레이디를 맡은 사람은 설화밖에 없잖아요. 그니까 그렇게 하세요.”
“알았어. 뭐, 이름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
현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지현은 환히 웃는다.
“자긴 참 너그러워요. 우리도 그렇구요.”
“우리도?”
현수는 무슨 뜻이냐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게 있어요. 아무튼 할 일이 많네요.”
“할 일? 그래, 많지. 정말 많아.”
다섯 군데에서 왕국을 선포하는 일이다.
왕국으로서의 체계를 갖춰야 하고 나라답게 개발해 내야 하니 정말 일이 많을 것이다.
북한은 이미 체계가 갖춰져 있어 약간씩만 바꾸면 되지만 나머지는 전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야 한다.
하여 당분간은 쇄국정책을 쓸 생각이다. 내실을 먼저 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 * *
2018년 7월 28일
이실리프 몽골 자치령의 행정수도 인근에 자리한 해모수공항에 늘씬한 자가용 제트기 한 대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현수가 지앙뤼지 아폰테 사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Aerion사의 Supersonic business jet이다.
이것의 외부엔 반짝이는 보석이 박힌 작은 스태프를 들고 있는 날개 달린 어린 천사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쉐리엔과 항온의류 덕분에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나이키나 코카콜라만큼이나 유명해진 이실리프 그룹의 로고이다.
“회장님, 이실리프 몽골 자치령의 행정수도 해모수에 도착했습니다.”
“수고했어, 스테파니. 근데 괜찮아?”
현수가 싱긋 미소 짓자 스테파니는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환히 웃는다. 현재 임신 5개월이다.
“그럼요. 아직은 끄떡없어요.”
“알았어. 무리하지 말고 쉬어.”
“네, 그럴게요.”
스테파니는 더없이 환한 미소를 짓는다.
둘의 대화만 들으면 부부지간이라 착각할 그런 모습이다. 하지만 모습을 보면 그러지 않을 것이다. 테리나가 현수의 팔짱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현수가 먼저 비행기 트랩을 딛고 내려서자 기다리고 있던 장년의 사내가 다가온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이실리프 자치령 행정수반 남바린 엥흐바야르입니다.”
“네, 정말 반갑습니다. 김현수입니다.”
현수는 환한 표정으로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몽골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정권에서 밀려난 후 정적들에 의한 집요한 정치공작의 결과 급노화 현상을 겪어 한때는 노인처럼 보이던 인물이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1958년생이니 한국 나이로 치면 61세이다. 그럼에도 50대 초반 정도로 보인다. 의욕적으로 일을 하는 동안 본인도 모르게 솟은 엔도르핀의 효과이다.
남바린 엥흐바야르는 현수의 얼굴을 유심히 살핀다. 34살이라고 들었는데 대학생처럼 젊어 보인 때문이다.
“회장님은 사진보다 훨씬 젊어 보입니다.”
“그런가요? 제가 약간 동안이죠? 그나저나 직접 찾아뵙고 자치령의 행정수반을 맡아달라고 말씀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민주영 사장님으로부터 양해의 말씀을 충분히 들었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이런 중책을 맡겨주신 점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고맙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참, 이쪽은 예카테리아 일리치 브레즈네프 양입니다. 구면이시죠?”
“그럼요. 자주 뵈었습니다.”
“곧 제 아내가 될 겁니다.”
“네? 아, 네. 어서 오십시오, 사모님.”
“어머! 아직은 아니에요, 행정수반님!”
“네? 아, 네에. 아무튼 어서 오십시오”
결혼하면 아줌마고 미혼이면 아가씨라는 말을 떠올린 듯 남바린 엥흐바야르는 환히 웃는다.
“그나저나 이쪽으로 가시죠.”
공항에 서서 마냥 떠들고 있을 수는 없어 남바린 엥흐바야르 행정수반의 안내를 받아 승용차에 올라타자 케룰렌 강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공항을 떠나 30분쯤 지났을 때엔 케룰렌 강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언덕을 오르고 있다.
케룰렌 강은 내륙의 건조지대를 흐르기 때문에 수심이 얕다. 그런데 지금 눈에 보이는 강은 전혀 그렇지 않다.
상당히 깊은지 물 색깔이 시퍼렇다.
[아리아니, 니가 그런 거야?]
[네! 이곳에 농토를 만들고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려면 물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엘레이아랑 노이아로 하여금 힘 좀 쓰게 했죠.]
하천의 바닥을 파고 수량을 늘리도록 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