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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의 팔찌-1212화 (1,211/1,307)

# 1212

이스라엘이 애써 가꾼 군사기지 대부분이 작살났다. 활주로에 있던 전투기 등은 떠 보지도 못한 채 산산이 부서졌다.

전차들도 마찬가지다. 무지막지한 운석의 충격파는 육중한 전차들이 10m 높이로 치솟았다가 널브러지게 만들었다.

늦은 밤까지 모여 있던 국회의원들은 의사당을 직격한 운석에 의해 거의 대부분 즉사했다.

대통령궁이라 하여 무사한 것은 아니다. 폭삭 무너진 건물의 잔해 아래에는 압사당한 대통령의 시신이 깔려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백린탄 사용을 허가한 총리의 관저 역시 처참하다. 온갖 못된 짓을 자행하던 모사드의 본부는 물론이고 지부의 건물들 역시 화를 면치 못했다.

안에 있던 요원들은 시신조차 온전히 보전할 수 없을 정도로 갈가리 찢기거나 뭉개졌다.

그러고도 무수히 쏟아지는 운석들은 대부분의 관공서를 작살냈다. 그와 동시에 발전소, 공장, 도로, 공항, 항만 시설 등을 강타했다.

병사들이 머무는 병영도 대부분 화를 모면하지 못했다.

융단폭격을 가하듯 쏟아져 내린 운석 때문에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앉은 채 당했다.

그러고도 운석의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콰아앙! 콰아아앙! 쿠아앙! 쐐에에엑! 콰아아앙―!

2013년 2월,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의 첼랴빈스크 지역 일대가 쑥대밭으로 변했다. 사람들은 군수시설에서 엄청난 사고가 벌어졌거나 전쟁이 발발했다고 생각했다.

이건 직경 17m, 무게 1만 톤짜리 운석이 지표면으로부터 30㎞ 상공에서 폭발한 결과이다.

과학자들이 계산해 본 결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되었던 원자탄의 위력보다 무려 33배나 더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 이스라엘에 떨어지고 있는 운석은 대부분 직경 5m 이내이다. 그런데 그 숫자가 상당히 많다.

그 결과 이스라엘 곳곳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되었다. 엎드려 신에게 절을 하며 기도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아앗! 저, 저길 봐!”

누군가의 고함에 하늘을 보던 사람들은 시뻘건 불길을 뿜으며 떨어져 내리는 운석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떨어져 내리던 그것이 하늘에서 폭발하는가 싶더니 수없이 많은 조각으로 나뉜 채 쏟아져 내린 때문이다.

쐐에에에에에에엑! 슈아아앙!

콰아아앙! 쿠아아앙! 콰아앙! 콰앙! 쿠아아앙―!

벽력보다도 큰 충격음에 거의 대부분 고막이 터졌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를 비롯한 도시의 모든 건축물이 무너지거나 산산이 부서졌다.

직경 15m짜리 운석이 고도 20㎞에서 폭발한 결과이다.

약 5분에 걸친 운석 폭격이 끝나자 여기저기에서 폭발음이 들린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가스탱크 등이 터지면서 더 큰 화마를 뿜어낸 것이다.

밤이 깊었지만 아주 환하다. 수천, 수만 곳에서 발생된 화재 때문이다. 당연히 자욱한 연기가 뿜어진다.

“으으! 으으으!”

누군가의 손가락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벽돌 틈을 비집고 나온다. 선혈로 얼룩이 진 손은 바르르 떠는가 싶더니 이내 멈춰 버린다.

작년 이맘때 팔레스타인 진압 작전에 나가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를 조준해 죽인 놈의 손이다.

이놈의 곁에 피를 뿜어내고 있는 놈은 어린 아들을 구하려고 뛰어나오던 아버지를 쏘아 죽인 놈이다.

또 다른 녀석은 백린탄을 발사했던 놈이다. 벽돌보다 약간 큰 돌이 머릿속에 박힌 채 죽어 있다.

이스라엘은 보유하고 있던 거의 모든 군사력을 잃었다.

핵무기 발사기지는 운석으로 뭉개져 사용 불가능해졌고, 전투기의 95%가 파괴되었다. 전차의 90%는 고철이 되었다.

병사들 또한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에 엄청난 운석이 떨어졌다는 사실은 곧바로 전 세계로 타전되었다.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이던 아랍국가에선 깊은 밤이지만 쌍수를 들어 환호하며 길거리로 뛰어나오고 있다.

마치 국경일이라도 된 듯 너도나도 기뻐서 날뛴다.

잠시 후 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 이스라엘과 적대하고 있는 국가들 모두 전군 비상령이 발동된다.

군사력을 잃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아돌프 히틀러는 유태인 600만 명을 학살했다고 한다.

현재 이스라엘의 인구는 약 790만 명이다.

성난 아랍인들의 공격을 소총 몇 자루로 어찌 막을지 심히 난감할 것이다. 또 한 번의 엄청난 대학살이 일어나려 한다. 그간 당한 걸 고스란히 돌려준다면 최하 6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하나 유태인들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신명기 20장 12∼14절은 ‘적군과의 싸움 규례’이다.

만일 너와 평화하기를 싫어하고 너를 대적하고 싸우려 하거든 너는 그 성읍을 에워쌀 것이며,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성읍을 네 손에 붙이시거든 너는 칼날로 그 속의 남자를 다 쳐 죽이고,

오직 여자들과 유아들과 육축과 무릇 그 성중(城中)에서 네가 탈취한 모든 것은 네 것이니 취하라.

네가 대적에게서 탈취한 것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것인즉 너는 그것을 누릴지니라.

이를 현대식으로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적으로 판단되는 남자들은 다 죽여라. 그들의 재산은 강탈해도 좋으며, 적의 여자들은 네 마음대로 강간해도 좋다.

민수기 31장 17∼18절은 다음과 같다.

그러므로 아이들 중에 남자는 다 죽이고, 남자와 동침하여 사내를 안 여자는 다 죽이고,

남자와 동침하지 아니하여 사내를 알지 못하는 여자들은 다 너희를 위하여 살려둘 것이니라.

이스라엘 족속들은 이런 율법대로 살아왔다. 그동안 당해오던 아랍인들이 어찌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어쨌거나 시간이 흘러 이스라엘 멸망의 날이 밝고 있다.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는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이집트에선 새벽부터 전투기 및 폭격기들이 뜨고 있다.

이 밖에 이란, 이라크, 리비아, 수단에서도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눈엣가시 같은 이스라엘을 영원히 지도에서 지우기 위한 아랍대연합이 결성될 것이다.

* * *

“노이아와 이프리트, 그리고 세리프이와 엘레이아는 이곳과 이곳, 그리고 여기와 여기에 있는 화산들을 일제히 분화시켜 줘.”

아리아니의 호출을 받아 하던 일을 멈추고 온 사대정령왕은 현수가 짚은 곳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후지산, 아소산, 온타케산, 하코네산 등 거의 모든 화산이 망라되어 있다.

그런데 현수의 표정은 몹시 격앙되어 있다. 조금 전 들어온 첩보 때문이다.

어제 일본이 전격적으로 시도한 한일해전은 끝났다.

한국이 입은 피해는 광명함 한 척뿐이다.

실종자는 김학선 중령 등 세 명이고, 부상자는 27명이다. 실종자에 대한 수색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일본은 2함대와 3함대의 모든 전함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잠수함 여섯 척도 잃었다. 모조리 폭침이다.

비싼 돈 들여 도입한 F―35A 40기와 F―15J 40기, 그리고 대잠초계기 12기도 잃었다.

이 밖에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기도 각 한 대씩 잃었다.

일본 입장에선 실로 처참한 결과이다.

이쯤 되면 물러서야 한다. 그런데 아베 신조는 전격적으로 끝난 한일해전에 대한 반격으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1메가 톤짜리 핵무기를 쓰려 한다. 국제사회의 눈을 속이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일 서울 시청 상공에서 이것이 폭발하게 되면 1차 열복사 및 2차 후폭풍에 의해 거의 모든 건물이 파괴된다.

열복사로 200만 명이 즉사하고, 후폭풍에 의해 추가로 200만 명이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 사망할 것이다.

2주 내지 6개월 이내에 추가로 300만 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이후 방사능 낙진 등으로 추가 희생자가 발생하는데 이들까지 모두 합치면 약 1,200만 명이 죽는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후진국으로 주저앉게 될 것이다.

이런 걸 쓰려고 준비하고 있다는데 어찌 가만있겠는가!

현수는 4대정령을 동원하여 일본의 모든 화산이 일거에 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가능한 큰 폭발이 일게 하고 화산재 및 쇄설물 등은 모조리 일본 땅 위에 쏟아놔. 근데 어려운 일이야?”

“전 같으면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죠.”

불의 정령왕 이프리트가 입맛을 다신다. 간만에 용암 목욕을 실컷 할 생각에 기분이 좋은 것이다.

바람의 정령왕 세리프이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지구 자전으로 인한 편서풍을 어찌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땅의 정령왕 노이아는 마스터의 명이 떨어졌으니 더 많은 용암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가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

물의 정령왕 엘레이아는 느긋한 표정이다.

방금 현수가 내린 명령 정도는 손쉽게 일으킬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엔 83개의 활화산이 있는데 열도 중앙부에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사람의 척추 같은 모양이다.

후지산이 분화할 경우 막대한 용암만 분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하수마저 뿜어져 나간다. 이럴 경우 인근 화산의 마그마를 식히던 지하수가 급격하게 후지산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그 화산 또한 분화를 시작한다.

그러면 그것과 가까운 화산에 있던 지하수가 빨려드는 라디에이터(Radiator) 현상이 빚어진다.

이는 연쇄적 화산 폭발의 요인이 된다.

폭발의 크기에 따라 다른 결과가 빚어진다.

분화 규모가 크면 클수록 땅속에 있던 것들이 더 많이 뿜어져 나간다. 이렇게 되면 화산 내부와 지반 전체의 압력이 낮아지게 되어 상부가 폭삭 주저앉게 된다.

그 결과 홋카이도 일부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열도 전체가 침몰로 이어질 수도 있다.

1934년, 미국인 예언가 에드가 케이시는 예언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반드시[Must]’라는 어휘를 쓴 바 있다.

다음이 그 내용이다.

The greater portion of Japan must go into the sea.

‘일본은 반드시 바다 속으로 잠겨든다’라는 뜻으로 국지적 규모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일본인 기다노 대승정은 ‘지각의 대변화로 인해 일본은 20만 명만 살아남는다’ 고 했다.

한국의 탄허 스님은 ‘일본 영토의 3분의 2가량이 바다로 침몰할 것이다’라고 예언한 바 있다.

지금 사대정령이 이마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현수의 지시가 이루어진다면 이들의 예언은 적중하는 것이다. 잠시 정령들을 바라보던 현수는 깜박 잊고 있던 것이 떠올라 얼른 입을 연다.

“내가 미처 이야기 못한 게 있는데, 후쿠시마 화산을 폭발시킬 때 여길 완전히 덮었으면 좋겠어.”

현수가 짚은 곳은 후쿠시마 원전이 있는 자리이다.

“얼마나 두껍게요?”

“여기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능이 대기나 해양을 오염시키지 않을 정도면 좋겠는데 가능은 한 거야?”

“……!”

아무도 대꾸하지 않는다.

후쿠시마는 지진이 잦은 곳이다. 원전 인근 지역을 통째로 파묻는다 해도 추후에 발생될 지진에 의해 다시 노출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농도가 더 짙은 방사능이 일거에 뿜어져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때문이다.

정령들의 표정을 읽은 현수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 노이아, 이 지역 전체를 태평양판이나 필리핀판 아래로 끌어내리는 건 어떻겠어? 가능해?”

“흐음! 쉽지 않은 일이에요. 경계를 지나쳐야 하니까요.”

노이아는 팔짱을 낀 채 심각한 시선으로 지도를 바라본다. 어찌할 것인지를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나선 것은 이프리트이다.

“내가 두 지각판 모두에 굵은 구멍을 뚫어줄까?”

“구멍을 뚫어? 어떻게?”

“핵융합발전소에서 얻은 1억℃의 열로 녹이면 되잖아.”

지각의 열류량과 고압하에서의 실험 등으로 추정해 보면 지표에서 지하 40㎞까지 내려갈 때의 온도 증가율은 100m를 내려갈 때마다 +3℃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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