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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의 팔찌-1261화 (1,260/1,307)

# 1261

오전 수업이 끝난 후엔 저마다의 적성과 소질에 따른 교실 이동이 있다. 수학, 과학, 음악, 미술, 체육 등의 특기자들을 위한 수업이다.

영재들은 따로 추려져 이실리프 의료센터의 의료진 내지는 이실리프 기술연구소 연구원들로부터 수업받는다.

당연히 수업료는 전액 무료이며,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한다. 동질감 내지는 일치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이다.

현수의 덕 중 마지막은 뭐니 뭐니 해도 자치령 개발로 인해 자국민 실업률이 엄청나게 줄었다는 것이다.

두 곳을 합하여 약 500만 명이 직장과 집을 얻었다.

이들이 자치령으로부터 받은 급여 중 일부는 근로소득세로 납부된다. 그것은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격렬했던 반군 활동도 거의 모두 사라졌다.

정국은 안정되고 지지율은 올랐으며, 실업률은 떨어지고 국민들의 삶의 질은 오르고 있다. 게다가 나라 살림은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는 중이다.

어찌 현수가 고맙지 않겠는가!

“자자, 자리에 앉으세.”

가에탄 카구지의 안내를 받아 소파에 앉자 비서가 들어와 시원한 음료수를 내놓는다. 신선한 과일을 착즙한 것이다.

“흐음, 좋네요.”

“우간다와 케냐 쪽에서 계속 연락이 오고 있네.”

두 나라가 현수에게 연락할 일은 하나뿐이다.

“그쪽에도 자치령을 만들라는 거지요?”

“그러네. 얼마 전에도 반둔두와 비날리아를 둘러보았는데 하루라도 빨리 자네를 만났으면 하네.”

“조차지는 어디를 준다고 하나요?”

“우간다는 알버트 호수 동쪽 마신디(Mashindi) 지역과 북쪽의 서나일강(West Nile) 유역 전부이네. 우리와의 국경선으로부터 북부 도시 구루(Gulu)까지지.”

가에칸 카구지는 집무실 벽 지도에 적외선램프로 조차 예정 지역을 표시해 준다.

“면적은 얼마나 되는가요?”

“약 4만 2,000㎢이네.”

우간다의 국토 면적은 24만 1,038㎢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빅토리아 호수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넓은 면적을 조차지로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자네가 우간다의 조차지를 받겠다고 하면 우린 비날리아 동쪽의 3만 8,000㎢를 추가로 조차해 줄 의향이 있네.”

“네에?”

현수가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방금 언급한 곳엔 상당히 많은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다.

철광, 망간, 구리, 납, 주석, 다이아몬드, 니오븀, 금, 은, 석유 등이 풍부하게 있다.

이 지역을 자치령으로 준다 함은 이걸 포기한다는 뜻이므로 현수의 눈이 커진 것이다.

“그곳에 지하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건 우리도 아네.”

“그런데 왜……?”

현수는 가난한 콩고민주공화국을 부강하게 해줄 것이 널려 있는데 왜 포기하느냐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시다시피 그 지역은 반군이 장악했네. 자네 덕분에 격렬한 활동은 거의 모두 없어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정부군의 힘이 미치기 힘든 곳이지.”

“……!”

아주 솔직한 말이다. 자원이 있는 건 안다.

그런데 정부가 캘 수가 없다. 반군들의 조직적인 방해 또는 공격이 예상되는 때문이다.

“그 지역을 이실리프 자치령에 포함시켜 주겠네. 대신…….”

가에탄 카구지는 잠시 말을 끊는다. 그리곤 현수를 형형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거기서 얻어지는 자원의 10%는 무상으로 우리 정부에게 주게. 그리고 최소 40%는 이 땅을 위해 써주게.”

40%는 자치령 개발에 쓰고, 나머지 50%는 팔아먹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이다.

“…제가 더 드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벼룩도 낯짝이 있네. 자네 덕분에 반군은 줄고, 세수는 늘었네. 우리 정부가 하지 못한 일이지. 사실은 더 달라고 하고 싶지만 더 많은 고용이 발생될 것이고, 전적으로 자네가 기술과 자본을 투자하는데 어찌 그러겠는가!”

가에탄 카구지를 보니 오래전 구현시켰던 참 어펜시브 마법이 아직도 효력을 보이고 있는 모양이다.

“제가 오케이하면 바로 이루어지는 일인가요?”

“국무회의 의결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가에탄 카구지는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내부적으론 이미 모든 의논이 끝난 상태라는 것이다.

현재 비날리아 자치령의 면적은 약 5만 3,000㎢이다.

여기에 추가로 콩고민주공화국 동북부 국경지대의 3만 8,000㎢를 받고, 우간다로부터 4만 2,000㎢를 조차 받으면 총 면적 13만 3,000㎢짜리 초대형 조차지가 된다.

참고로, 남한의 면적은 9만 9,720㎢이고, 북한은 12만 538㎢이다.

현수는 벽에 걸린 지도와 지형도, 기후도 등을 유심히 폈다.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하여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 이외엔 큰 문제가 없다.

“좋습니다.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주십시오.”

“오! 그런가? 그건 그리하겠네.”

가에칸 카구지가 환한 미소를 짓는다.

콩고민주공화국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가 기대되는 때문이다.

“참, 케냐는 어찌할 것인가? 그쪽에선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국경 쪽이 어떻겠느냐고 하더군.”

현수는 다시 지도로 시선을 돌렸다.

가에탄 카구지는 세 나라의 국경이 만나는 지역의 만데라(Mandera), 소말리아 국경과 접한 엘박(El Wak), 그리고 에티오피아 국경과 인접한 모얄레(Miyale), 마지막으로 이들보다 내륙인 부나(Buna)를 가리키고 있다.

참고로, 케냐의 국토 면적은 58만 367㎢나 된다.

“케냐의 북쪽은 건조지역이죠. 그리고 저긴 정글이구요.”

농사를 지을 만한 땅은 아니라는 뜻이다. 가에탄 카구지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현수가 말을 잇는다.

“심지어 2014년엔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 샤바브의 테러가 있었던 지역이기도 해요.”

현수의 말처럼 만데라 인근 지역인 코로메이(Koromei) 채석장에서 일하던 비(非) 이슬람 인부 36명이 살해당했다.

이 중 넷은 참수형이었다.

이 밖에 2015년 4월엔 케냐의 소말리아 파병에 따른 보복으로 테러를 가해 수백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북동부 지역은 케냐의 행정력 및 군사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곳이다.

“잘 알고 있군. 맞네! 케냐는 천지약품이나 이실리프 자치령을 받아들이고 싶기는 한데 그쪽 정치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네.”

현수도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니 가에탄 카구지가 말을 잇는다.

“조차 조건은 아무것도 없네. 우리처럼 무상으로 200년 간 땅을 제공할 테니 마음대로 개발해 보라는 것이지.”

“그런가요?”

현수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가에탄 카구지는 기왕에 하던 말이니 마무리를 짓겠다는 마음에서 입을 연다.

“아! 그리고 보니 조건이 하나는 있네.”

“그건 뭐죠?”

“천지약품! 천지약품이 진출해 주길 바라네.”

6장 조차지 줄게 막아줘

케냐는 내부적으로 종족전쟁을 겪었다. 당연히 편안한 상태는 아니다. 그런데 소말리아로부터 알 카에다 (알 카에다(Al—Qaeda) :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오사마 빈 라덴’이 조직한 국제 테러 단체.) 계열인 알 샤바브 (알 샤바브(Al—Shabaab) : 소말리아 남부 라스 캄보니에 근거를 둔 이슬람 극단주 의 테러 조직.) 세력의 일부가 자국 내로 진입한 상태이다.

그 증거는 십여 개 이상으로 늘어난 마드라사 (마드라사(Madrasa) : 이슬람교의 신학교(神學校).)이다.

이것은 겉으로는 이슬람 교리 학교를 표방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나 파키스탄, 아프가니스칸 등의 사례를 보면 학생들에게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입시키는 곳이다.

다시 말해, 케냐에 건립된 마드라사는 이슬람 테러 집단의 훈련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케냐까지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확률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하여 케냐 군부는 알 샤바브에 대항할 부대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당연히 알 샤바브에선 으르렁거린다.

이런 상황에서 이실리프 자치령이 케냐 북동부에 자리 잡으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알 샤바브 입장에선 새로운 세력의 등장으로 여겨질 것이다.

이실리프 자치령은 한국인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이들을 습격하는 것은 강력한 군사력을 지닌 한국을 건드리는 일과 같을 수 있다. 따라서 상당히 껄끄럽지만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곤혹스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한국군의 용맹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알 카에다나 알 샤바브의 전사들도 용맹하지만 한국군은 그보다 한 수 위이다.

따라서 이실리프 자치령은 건드리고 싶지 않은 존재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케냐 정부가 염치없음에도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이실리프 자치령의 호감도 때문이다.

공존 공생을 기치로 내걸고 있으며, 가난 속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빛과 희망인 존재가 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에티오피아에서 일어난 일들은 아프리카 전역으로 소문이 되어 퍼졌다.

실업률이 극도로 줄어들고, 삶의 질은 대폭 향상될 뿐만 아니라 질 좋은 의료 서비스까지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국가 재정까지 좋아지며, 천지건설처럼 양심적인 기업에 의해 국토가 균형 발전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실리프 그룹을 비롯한 한국의 기업들은 지나처럼 버는 족족 자국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자치령 개발에 재투자해 주고 있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존재이다.

케냐 정부는 이실리프라면 심각한 내전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소말리아라 할지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란 계산을 하였기에 북동부를 부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실리프 자치령이 알 샤바브를 막아주는 동안 내실을 닦아 그들과의 충돌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케냐 정부의 속내인 것이다.

그렇기에 상당한 지하자원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을 200년간 무상으로 조차하라고 하는 것이다.

“흐음! 천지약품이 진출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제공하겠다는 조차지의 면적은 얼마나 되는지요?”

“대략 6만 5,000㎢ 정도 되네.”

“잠시만요.”

현수는 노트북을 꺼내 아프리카 지도를 불러냈다.

지하자원 분포 지도, 지형도, 기후도는 물론이고, 각국 군사시설 배치 현황까지 종류별로 있다.

가에칸 카구지가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소말리아 군사지도를 열어 보았다.

“흐음! 그러고 보니 그걸 잊고 있었네.”

현수는 아르센 대륙어로 ‘창공의 제왕’이라는 뜻을 가진 ‘카헤리온’ 개발을 생각해 둔 바 있다.

현존하는 모든 전투기뿐만 아니라 구상 단계에 있는 그 어떤 전투기보다도 뛰어난 성능을 지니게 되며 첨단 과학과 마법의 조화 속에서 개발될 예정이다.

이것은 이실리프 왕국으로 선포될 이실리프 자치령의 영공을 수호하는 창과 방패 역할을 맡게 된다.

지상의 레이더 기지와 우주에 떠 있는 이실리프호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수천 ㎞ 밖의 전투기도 식별 가능하다.

전파 및 광학 스텔스 기능이 기본인 카헤리온 1대는 미국이 자랑하는 F―22 랩터 100대와 전투를 벌여도 원사이드한 결과를 빚어낼 것이다.

바닷속을 누빌 잠수함도 염두에 둔 바 있다.

김현수함, 권지현함, 강연희함, 이리냐함, 그리고 테리나함과 백설화함, 이실리프함으로 명명될 이것의 성능 역시 지구 최강이다.

이 중 김현수함은 단 한 척이지만 아프리카 대륙 서쪽과 남미대륙 사이의 바다를 모두 담당한다.

2번 함인 권지현함은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을 담당한다.

3번 함 강연희함은 동해에 배치될 예정이었다. 유사시 남아 있는 일본의 해군 전력 전부를 말살시키기 위함이었다.

4번 함 이리냐함은 서해에서 지나의 해군력을 상대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을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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