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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의 팔찌-1295화 (1,294/1,307)

# 1295

이렇게 될 경우 온갖 사회적 혜택과 배려에서 거의 완벽하게 배제되는 삶을 살게 된다.

판결에 따른 수형생활이 시작됨과 동시에 직장을 잃게 될 것이다. 새롭게 제정된 친일파 특별법에 따라 즉시 파면되며, 연금 혜택이 사라진다.

그와 동시에 인권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다른 수형자로부터 구타를 당해도 보호해 주지 않는다.

다음은 자동차보험 등 각종 보험의 해제 및 가입제한이다.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미 가입되어 있는 모든 보험이 즉시 해지되며 반환일시금은 미납 벌금, 미납 세금 등으로 충당된다.

은행예금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대출이 불가능하고, 기존 대출금이 있으면 즉시 회수된다. 뿐만이 아니다.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도 가질 수 없고, 출국이 영구히 금지된다. 아울러 거주지 이전 시 반드시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이라는 커다란 감옥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친일파 인적사항 공개법’에 따라 생년원일과 얼굴, 그리고 거주지 등이 인터넷에 공개되므로 아마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힘들 것이다.

민족을 배반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5적(을사5적 : 이완용, 박제순, 이지용, 이근택, 권중현. 1905년 11월 대한제국의 주권을 상실케 하는 을사늑약에 찬성 서명한 다섯 놈.)이나 정미7적(정미7적 : 이완용, 송병준, 이병무, 고영희, 조중응, 이재곤, 임선준. 1907년 7월에 체결된 한일신협약(제3차 한일협약 또는 정미7조약) 조인에 찬성한 내각대신 일곱 놈.) 같은 놈들에게 베풀 연민이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을 재판에 회부한 직후 홍준표 대통령은 정권의 입맛과 아무런 관계없이 있는 사실을 그대로 기록한 새로운 역사서를 만들도록 했다.

하여 집필진부터 신중히 골랐다.

학계의 추천을 받아 중립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기록해 줄 양심 있는 사학자들이 선택되었다.

이 과정에서 식민사학에 물든 자들은 모두 배제되었다.

이들은 5.16 군사 쿠데타와 제주4.3항쟁, 그리고 부마항쟁과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제대로 기술했다.

대한민국이 드디어 제대로 된 역사서를 갖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이는 국정교과서가 아니라 검정교과서이다.

다음은 작은 정부 구현이다.

중복된 부처는 일괄 통폐합하였고, 방만하던 공사(公社)들은 모두 행정부에 배속시켰다.

엄청난 액수의 적자 발생 또는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으면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임직원들에게 온갖 특혜를 주던 자율권을 단숨에 박탈해 버린 것이다.

그리곤 같은 직급의 공무원과 같은 급여체계로 바꿨다.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자 싫으면 그만두라고 했다.

그리곤 곧바로 사정작업에 착수했다. 부정부패와 연루된 모든 자들을 과감하게 잘라 버린 것이다.

그들이 비운 자리는 능력 있는 후배들이 차지했고, 이들의 비운 자리는 공익요원들로 채웠다.

일련의 조치 결과 전국의 교도소가 미어터질 정도가 되자이실리프 왕국에 긴급 지원요청을 했다.

비어 있는 교화소와 수용소 등을 빌려달라고 한 것이다.

그 결과 북한에서 정치범 수용소로 사용하던 요덕수용소 등엔 친일행위 관련자들이 보내졌다.

치가 떨릴 정도로 악명 높았던 교화소엔 부정부패와 관련된 전직 공무원들이 수감되었다.

전국에서 잡아들인 조직 폭력배들은 따로 수용되어 있는데 이들의 관리 감독은 북한 최고의 특수부대였던 11사단 소속 특전대원들이 맡았다.

당연히 엄청 살벌하다.

남한에선 날고 기던 조폭이지만 이들과 시선이 마주치면 독사 앞의 개구리처럼 얼어붙는다.

특전대원들에게 내려진 명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교화이다. 수형자들은 농사일을 한다. 자신이 먹을 것을 스스로 생산해야 하는 때문이다. 만일 지시대로 작업하지 않거나 농땡이를 부리면 그 즉시 매타작을 벌어진다.

조폭들을 매를 맞으면서도 감히 반항하지 못한다. 그러다 총살당하는 것을 여러번 목격한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북한 땅에 수용되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은 세정파 두목 유국상과 그의 아들 유진기가 시범 케이스이다. 세상을 정복하겠다는 꿈은 접은 지 오래이다.

한 대라도 덜 맞으려 두 손을 모아 싹싹 빌기에도 바쁘다.

새 정부는 각종 연금도 손보았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을 모조리 국민연금에 통합시켰다.

직업은 다르지만 다 같은 국민인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언제든 가입과 해지가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그 결과 당장 돈이 급한 38%가 해지를 신청하여 반환일시금을 받아갔다.

가입자 수가 확연히 줄어들자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기구를 대폭 축소했다. 꼭 필요한 인원만 남긴 것이다. 그 결과 국민연금의 직원 수는 이전의 8분의 1 수준이 되었다.

일선 창구업무 등은 공익요원들이 맡았기에 인원이 대폭 감축되었음에도 다들 우려하던 업무 공백은 없었다.

건강보험도 같은 방법으로 인원을 대폭 감축하였다.

그 결과 국민들이 부담하던 건강보험료가 15% 정도 줄어드는 효과를 냈다.

관변단체 일제 정비도 실시되었다.

출범 직후 모든 관변단체에 대한 지원을 끊었으며, 그들의 징수권한도 제한했다.

예를 들어, 재향군인회에선 지난 수십 년 동안 모든 군인들로부터 강제로 회비를 징수했다. 앞으로는 향군회에 가입할 의사가 없으면 내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이전에 납입한 것을 반환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전국에서 회비 반환신청이 쇄도했다. 그 결과 재향군인회는 모든 자산을 처분하여야 했다.

그러고도 돈이 부족해지자 해산신청을 했다.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재향군인회의 해산을 승인했다.

별 쓸모도 없던 단체들을 이렇듯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들었지만 정부에서 직접 관리할 필요가 있는 단체들은 행정부 아래에 소속시켰다.

올림픽조직위원회와 대한체육회 등이다.

대한체육회에는 축구협회, 농구협회, 빙상연맹, 수영연맹 등 66개 가맹단체가 있다.

이것들 전부에 대한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이 실시되었다.

가장 먼저 돈 있는 기업인 등이 단체장을 맡던 관례를 깨버렸다. 전문교육을 받은 공무원들이 각 단체의 운영을 총괄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파벌 싸움을 하거나 권력을 휘두르던 이들 모두가 잘려 나갔다. 이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다시는 협회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할 것이다.

선수 선발과정은 더없이 투명하게 바뀌었다.

누구든 이 과정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부당한 행위를 할 경우 영구 제명과 동시에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

자문을 구할 기술위원회의 구성원은 해당 종목 선수 및 지도자들의 추천과 선거에 의해 선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국영방송 KBS의 방송수신료는 전파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난시청 지역에선 안 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사실 왜곡과 편향된 보도를 일삼던 방송사들은 3년에 한 번 있는 재허가를 승인하지 않아 모두 퇴출되었다.

대신 공정한 보도를 기치로 내건 방송사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중 하나가 YBS이다.

이실리프 그룹이 지분 전부를 가진 Yisilipe Broadcasting System은 뉴스 전문채널로 사회의 더럽고, 어두운 구석을 찾아내어 세상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첨병을 맡았다.

천지그룹은 Cheon ji Broadcasting Corporation을 창사했다. 줄여서 CBC라 불리는 이 방송사는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을 주로 제작한다. 이 방송사의 특징은 막장 드라마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두그룹은 BBS를, 태백그룹은 TBC를 각각 창사했다.

이들은 기존과 다른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국민의 의식수준을 높이기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도 맡고 있다.

일련의 조치가 취해지자 너무 과한 개혁이라며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싸그리 무시했다.

덩치가 작으면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도 적게 필요한 법이다. 홍진표가 대통령이 되면서 출범한 ‘정의 바로 세우기 정부’는 이전에 비해 몸집이 크게 줄었다.

잘라내기만 할 뿐 새로 뽑지 않았기 때문이고, 진드기처럼 달라붙어서 국민의 혈세를 쪽쪽 빨아먹던 관변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확실하게 끊어버린 결과이다.

당연히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 국방비 부담도 완화되었기에 국민들이 내는 세금 부담을 대폭 줄여주었다.

4,500원짜리 담배는 2,000원으로 내려갔다.

맥주, 소주, 막걸리 같이 서민이 즐겨 마시는 술에 부과되던 주세(酒稅)도 대폭 낮춰졌다.

그 결과 식당에서 3,000원 내지 4,000을 받던 소주, 맥주, 막걸리 가격이 2,000원으로 낮아졌다.

3~4억 원짜리 아파트의 재산세보다 2,000만 원짜리 승용차의 자동차세가 더 많다는 지적에 따라 과감하게 자동차세를 폐지하고, 차량 가격에 따른 재산세로 전환했다.

휘발유에 붙어 있던 각종 세금도 낮아졌다. 그 결과 리터당 1,498원 하던 것이 887원으로 떨어졌다.

버스와 지하철 요금은 1,250원에서 500원으로 낮춰졌다.

전기, 수도, 가스요금도 따라서 인하되었다.

거의 모든 상품에 붙어 있던 부가가치세도 10%에서 5%로 대폭 감소하였다. 그 결과 볼멘소리를 하던 이들의 입에서도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모두가 떨어지거나 낮아진 것만은 아니다.

위스키 등 양주에 적용되던 주세는 변함이 없다. 사치품에 붙어 있던 세금도 그대로이다.

그런데 비싼 외제 자동차 보유자들은 대폭 상승된 보험료 때문에 울상을 지었다.

이전까지는 외제차 수리비가 과도하게 집행되면서 보험료가 인상되었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산차주의 보험료에 전가되고 있었다. 외제차를 타지도 않는 사람들이 필요 이상의 과도한 부담을 해왔던 것이다.

이에 ‘차량 가격에 따른 보험료 제도’가 실시되었다.

예를 들어, 2,000만 원짜리 국산차량의 보험료가 100만 원이라면, 이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수식이 적용된다.

100만 원 × (차량가÷ 2,000만 원) × 80%

이 보험요율을 적용하면 1억 9,200만 원짜리 BMW Li xDrive를 보유하면 연간 768만 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약 50억 원짜리 ‘람보르기니 베네노’라면 1년에 2억 원의 보험료를 납부해야 된다.

나이와 사고 이력에 따라 보험료는 더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있다. 그래서 운전경력이 거의 없는 초보 또는 사고 이력을 가진 사람이 람보르기니를 탄다면 연간 7억 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거나 같은 사고라도 국산차에 비해 외제차의 수리비가 월등히 많이 든다. 그래서 이전까지는 가해자에게 가혹한 책임을 묻곤 했다.

이에 정부가 ‘자기차량 손해’의 개념을 수정했다.

이전에는 운전자 본인의 과실로 본인 차량에 손해를 입은 경우에 한하여 보상했으나 상대방의 과실에 대해서도 해당 담보로 보험 처리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접촉사고 발생 시 가해자의 보험회사는 사전에 정해진 동급 배기량을 가진 국산차 수리비만큼만 부담한다. 나머지는 외제차 보유자의 보험사에서 책임진다.

비싼 외제차를 타는 사람들 때문에 평범한 서민들은 운전을 할 때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였다. 가해사고를 내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과 비싼 차량을 보유하는 것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개념으로 보험료가 대폭 인상된 것이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걸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것들을 하나가 고쳐 나가는 중이다.

이 밖에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국가의 영토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이어도와 마라도 동북부 대륙붕이 솟아나 만들어진 탐라남도와 탐라북도를 정식으로 대한민국 영토에 편입시켰다. 현재 인근 수역에서 해군이 초계하고 있다.

약 2㎞ 정도 사이를 떼고 있는 둘의 면적을 합치면 5만 3,000㎢ 정도이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의 영토가 늘어난 것이다.

이어도와 마라도도 확실히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이어도는 1,800㎢로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가 되었고, 마라도는 3,600㎢짜리 큰 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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