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6
다음은 제주도 동쪽과 서쪽에 나타난 제동도와 제서도이다. 각기 4,000㎢ 가량이다. 두 섬은 현재 제주도지사가 행정을 관장하는 것으로 내정되어 있다.
참고로, 둘 다 제주도(1,847㎢)보다 2배 이상 넓다.
울릉도 북부에 생성된 울릉대지와 강원대지도 대한민국의 영토에 편입되었다. 이것의 정식명칭은 동북도와 동남도이다. 한반도 동쪽에 위치한 섬이라는 뜻이다.
둘을 합쳐 약 5만㎢이니, 이것 또한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이다.
독도 동남쪽 심흥택 해산과 이사부 해산도 융기하여 두 개의 섬 흥택도와 사부도가 조성되었다. 75㎢와 36㎢짜리 섬이다. 참고로 울릉도의 면적은 72.56㎢이다.
마라도는 진도라는 명칭으로 이미 등재되어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정순목이 한 일이다.
해상영토에 혈안이 되어 있던 일본과 지나는 배가 아팠지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일본은 지진과 열도 침강 문제, 그리고 한국과의 전쟁에서 박살이 나는 바람에 목소리를 높일 수 없었다.
지나는 보유하고 있던 외환 중 2조 5,000억 달러가 증발되었다는 사실과 약 500기의 핵무기가 사라졌다는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여 한국의 조치를 지켜보기만 했다.
* * *
“우리가 못하겠다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당한 걸 잊지 말라는 말을 전하라 하였습니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독도 해전에 대한 전비도 지불하지 않았다.
대신 침몰한 2함대와 3함대 재건에 힘을 쏟았다.
이에 정순목 권한대행은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과거에 대마도라 불리던 섬의 모든 일본인이 추방되었다.
경상남도 진도군으로 명칭도 바뀌었으며 군청이 지어지고, 많은 이주민이 그쪽으로 옮겨간 상태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정순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아베의 도전적인 태도에 분노하여 규슈 점령작전을 명령한 바 있다.
작전명은 ‘분노의 일격’이다.
우리 조상들이 왜구들에게 노략질을 당한 것에 대한 복수의 의미이다.
항공모함으로 개장된 독도함이 선두에 나서서 작전이 수행되었다. 대구 K-2기지에서 발진한 F-15K는 일본 공군과 해군이 보낸 F-15J 등을 모두 떨어뜨렸다.
해군 1함대의 양만춘함은 마음껏 화력을 과시했다.
일본 해군의 수상함 40여 척과 잠수함 7척을 수장시키는 전공을 세운 것이다. 피해는 전무이다.
하긴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어찌 상대가 되겠는가!
각종 함선을 타고 규슈에 상륙한 대한민국 육군은 일본군들을 쓸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포로는 없었다.
예고한 대로 눈에 보이면 사살한 것이다. 일본 육군은 겁에 질려 황급히 규슈를 탈출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이렇게 규슈를 점령한 대한민국 육군은 모든 일본인을 추방시키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홍진표는 대통령이 된 후 규슈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영토가 되었음을 전 세계에 선포했다.
앞으로 이 섬의 명칭은 ‘청구도(靑丘島)’이다. 참고로, 청구는 ‘동방의 땅’이라는 뜻이다. 산해경(산해경(山海經) : 기원전부터 전해 내려온 신화이자 지리서. 지나 대륙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의 산과 바다 심지어 해외까지의 동식물, 인간, 다양한 신을 소개하고 있다.)에는 우리나라의 별칭으로 사용되어 있다.
어쨌거나 세부 지명도 모두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후쿠오카현은 흥수군(興秀郡)으로 바뀌었다.
규슈 점령작전을 진두지휘한 해군 1함대 사령관 심흥수 소장의 이름에서 딴 지명이다.
오이타현은 상우군이 되었다. 1함대 기함인 양만춘함의 함장 김상우 대령의 이름에서 땄다.
구마모토현은 복현군으로 바뀌었다.
이번 점령작전 전체를 구상한 공이 인정되어 작전장교인 고복현 소령의 이름에서 땄다. 현재는 중령으로 진급해 있다.
미야자키현은 공모군이 되었고, 가고시마현은 영원군이 되었다. 나가사키현과 사라현 역시 명칭이 바뀌었는데 모두 1함대 장교들의 성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존해 있는 사람의 이름을 지명으로 쓴 이유는 공을 세운 자들을 국가가 영구히 기억하겠다는 뜻이다.
일본은 발작하고 싶겠지만 공군력 전부를 잃었다.
해군력 또한 거의 모두 제거되어 예전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청구도 북부 흥수군과 상우군 지역엔 일본의 나머지 영토 전부를 사정거리에 넣는 미사일 부대가 배치되어 있다.
해군은 일본의 배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타국과의 교류를 하지 못하도록 해상 봉쇄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일본의 배들은 근해 외에는 항해하지 못한다.
영해인 12해리 지역을 넘어서면 곧바로 경고를 받고, 그 즉시 후퇴하지 않으면 미사일이 날아가는 때문이다.
일본 입장에선 미치고 환장하겠지만 어쩌겠는가!
모든 힘을 잃었다. 몹시 가깝다 여기던 미국이 편을 들어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꿈쩍도 않는다.
우방이라면서 중재하려는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에 항의를 했더니 한국과 일본 모두 우방이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만 했다.
그러면서도 무기는 팔아먹었는데 값이 매우 비쌌다.
이렇게 도입한 신무기들은 배치하기도 전에 한국의 미사일이 강타해서 쓰레기가 되고 있다.
열도 전체는 매일 70㎝씩 침강하고, 모든 화산은 폭발했다. 공업지구 거의 전부가 바닷물에 잠기거나 용암 속에 묻혔고, 발전소는 제대로 가동하는 것이 없다.
특히 핵발전소는 아예 존재 자체가 사라졌다. 그 결과 밤만 되면 깜깜한 거의 중세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끝까지 고집을 부린 아베를 원망하고 있다. 대놓고 아베를 암살하겠다는 폭언도 잇따르고 있다.
열도 침강과 화산 폭발, 그리고 전쟁 패배와 정치 불신만으로도 힘든데 여론까지 분열되어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공업단지 전부가 멈추자 수출 또한 멈췄고, 엔화의 가치는 급전직하했다. 현수가 일본은행을 방문하여 1조 달러를 가져간 이후 일본은 외환에 몹시 신경을 썼다.
그런데 한국과의 전쟁 이후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도입하느라 그마저 대부분 사라졌다.
1조 3,000억 달러에 이르던 미국 채권이라도 있으면 아쉬운 대로 쓰겠는데 그것은 쓰레기가 된 지 이미 오래이다.
일본 입장에선 속이 타겠지만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다. 오히려 쌤통이라는 평가뿐이다.
오로지 돈만 추구하던 이코노믹 애니멀의 말로이다.
일본이 처해 있는 상황을 떠올린 유운산 정치국 상무위원을 이맛살을 좁히며 눈을 찡그린다.
한국이 대놓고 협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때문이다.
오늘 오전, 유운산은 몹시 불쾌한 기분을 느꼈었다.
북한을 차지한 이실리프 왕국으로부터 상당히 기분 나쁘게 하는 외교문서를 받은 때문이다.
그것의 공식명칭은 ‘동북삼성 및 장성 이북지역 반납요구서’이다. 광개토태왕 시절 이전부터 한민족의 영토였으니 즉시 반환하라는 것이다.
이전에도 몹시 불쾌했었다.
북한과 체결한 모든 계약이나 조약, 또는 협정이 무효화되었다며 경제활동 등을 하던 지나인들 전부를 압록강 건너편으로 추방한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분수도 모르고 까부는 이실리프 왕국을 정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여 심양군구 휘하 39집단군 전체가 전진 배치되었다.
이들은 현재 명령만 떨어지면 즉각 압록강을 건널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심양군구는 함경도 북쪽에 배치된 16집단군과 산해관 동쪽에 배치된 40집단군도 전진시켜 놓았는데 수뇌부는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여겼는지 북경군구까지 비상령을 발동해놓은 상태이다.
언제든 배후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북한의 전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면 이실리프 왕국의 육군은 상당히 강할 것이다.
그중 10만이 넘는 북한 특수전 대원들만 잘 막아내면 크게 두려워할 존재는 아니다.
어쨌거나 지나의 7대군구 중 가장 강한 2개의 군구가 이실리프 왕국을 치려고 했다.
하지만 진군 명령은 끝내 떨어지지 않았다.
2조 5,000억 달러에 해당하는 외화가 증발하였다는 사실이 소문으로 번지면서 경제위기에 처한 때문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보유 외환이 너무 적어서 이쪽에서 빼서 저쪽에 쑤셔 박는 미봉책을 벌이기에도 급급했다.
게다가 500기에 가까운 핵무기가 사라진 것 역시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파만파로 일이 커졌다.
미국은 지나가 반미국가 또는 테러단체에게 핵무기를 공급했거나 팔아먹은 것은 아니냐는 추궁을 했다.
당연히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거둬지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UN을 동원하여 핵무기 사찰을 요구한 것이다.
물론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 거절하였더니 즉각 경제제재가 가해졌다. 지나와의 교역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심히 불쾌했지만 타개책은 보이지 않았다. 보유한 외환이 너무 적은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이실리프 왕국으로부터 동북삼성을 비롯한 내몽골자치구 일부를 즉각 반환하라는 문서가 왔으니 어찌 분기탱천하지 않겠는가!
“이런 빌어먹을 놈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유운산은 결재 판을 든 채 집무실 바깥으로 나가며 소리친다.
“지금 즉시 주석궁으로 간다. 차 대기시켜!”
“네!”
유운산은 신경질적으로 발을 내디디며 욕을 한다.
“어디서 감히? 동방의 소국 주제에. 이놈들! 반드시 박살 내고야 만다.”
* * *
“주석! 당장 공격합시다.”
“그렇습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휴전선 이북 지역을 점령합시다. 공격 명령을 내리십시오.”
“진즉에 그랬어야 합니다. 어디서 감히……! 거지발싸개 같은 놈들! 우리가 몇십 년이나 보살펴 주었는데…….”
한국과 이실리프 왕국으로부터 온 공문은 지나의 수뇌부들을 심하게 자극했다.
그동안 서방의 경제제재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런데 마땅히 분출한 구멍이 없어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이런 와중에 속을 제대로 긁었으니 어찌 분노하지 않겠는가!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지나의 수뇌부들은 평상시의 차분함을 잃고 심히 흥분한 상태이다.
지나의 주석 습근평은 벌겋게 상기되어 있는 이극강 총리 등을 둘러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러는 동안에도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노성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모처럼 일치단결한 수뇌부들의 모습을 살핀 습근평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흐음! 한국과 이실리프 왕국이 바보가 아닐진대…….’
방공식별구역을 축소하라는 것과 동북삼성 및 장성 이북지역 중 일부를 반환하라는 것은 분명한 도발이다.
이실리프 왕국의 국왕은 천지건설에 재직하는 동안 믿기 힘든 수주 실적을 올려 직장인의 신이 된 김현수이다.
그는 천지건설에 재직한 상태에서 이실리프 그룹을 일궈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쉐리엔과 항온의류 등은 경쟁 상대조차 없는 히트 상품이다.
이를 바탕으로 콩고민주공화국으로부터 상당히 넓은 자치령을 조차받아 개발에 나섰다. 그러다 콩고민주공화국 반둔두 자치령에서 노천금광을 발견하였다.
이를 기화로 러시아, 몽골,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까지 자치령을 조차받아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상태이다.
북한의 수뇌부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알 수 없지만 김현수는 온전히 북한 전역을 손에 넣었다.
최고지도자였던 김정은을 거느리는 인물이 된 것이다. 이는 국제적인 미스터리이다. 혹자는 최면술을 썼다고 했는데 최근 발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아닌 것이 확실하다.
어쨌거나 북한을 장악한 김현수는 내실을 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쇄국정책을 선포하고 거의 모든 외국인을 국외로 추방했다. 지나인들 역시 이에 포함되어 있다. 한국과 자치령이 있는 나라의 국민들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후 김현수의 자본력과 남한의 기술력, 그리고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되어 빠르게 발전하는 듯하다.
북한 내부에 사람을 들여보낼 수 없어 위성으로 찍은 사진을 판독한 결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위성과의 통신이 끊겼다. 기술진들은 우주 쓰레기의 파편에 맞아 고장났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하여 새로운 위성을 발사하려 준비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