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9
24시간이 지나면 이실리프호가 재차 방문하여 생명 반응을 살핀다. 하나라도 존재하면 또 다시 운석이 쏘아진다.
두 차례에 걸친 폭격과 확인작업을 하는 이유는 현수의 명을 확실하게 이행하기 위한 조치이다.
12장 이실리프 왕국 건국 선포!
이런 상황이라 동남아의 모든 마약농장과 공장들이 철퇴를 맞았다. 적어도 20만 명 이상의 마약 관련자의 목숨도 사라졌다. 죽여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들이다.
그리곤 곧장 멕시코로 왔다. 상당히 많은 곳에서 마약이 재배되었는데 하나하나 제거했다. 그리고 방금 전 마지막 남은 목표물을 초토화시켰다.
“근데 현상금 43억 원은 어떻게 되는 거지?”
“시체를 찾을 수 없어서 증거가 없습니다. 선장님!”
“쩝! 그런가? 그렇겠지.”
김호인 선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통제관의 말이 사실일 것이라 짐작되는 때문이다.
호야킨이 제아무리 신출귀몰하다 하더라도 방금 전의 공격에서 살아남았을 확률은 0.00001% 미만이다.
숨어 있는 곳이 암석지대라는 것을 알기에 컴퓨터가 계산한 것보다 큰 암석을 떨궜고, 그것도 부족하다 싶어 네 번 더 타격하도록 했다.
같은 장소에 핵폭탄이 다섯 번씩이나 떨어지면 설사 신이라 해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로렌카 제국의 9서클 마스터들조차 도망도 못 치고 그 자리에서 증발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평범한 인간인 호야킨 구스만은 아마도 시신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피 떡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놈의 DNA가 있는…….”
누군가 현상금이 아쉽다며 말을 이으려하자 통제관이 입을 연다.
“자아, 다음 장소로 이동!”
이실리프호의 다음 타격 목표는 콜롬비아-과테말라-파나마의 마약농장 및 공장과 마약상들의 거점이다.
이실리프호와 설화호가 이동하고 있는 동안 새롭게 배치된 지현호와 연희호 역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을 샅샅이 훑으며 마약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구에서 지우는 중이다. 이곳 역시 자비는 없다.
이리냐호와 테리나호까지 배치되면 동부 유럽과 러시아를 훑을 것이다.
현수의 간곡한 요구에 따라 알렉세이 이바노비치가 이끄는 레드마피아는 마약에서 완전히 손을 떼었다. 그리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중이다.
불법과 폭력으로 수익을 얻는 것보다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며 사람답게 사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이라는 충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레드 마피아들에겐 조직원 신분을 증명하는 배지 하나씩이 지급되었다.
눈에 보이지는 않는 정신계 마법진이 그려진 것이다.
이것을 양복의 깃 등에 끼우고 있으면 충성심이 깊어지며, 난폭하던 인성이 점차 순화되도록 되어 있다.
별것 아닌 일에도 욱하는 급한 성질이 점점 더 느긋해지는 역할도 맡고 있다.
러시아 이실리프 왕국은 레드 마피아 단원들을 경비원 내지 군인 등으로 채용하고 있다. 안정된 일자리는 마법진보다 더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레드 마피아의 현재 서열은 알렉세이 이바노비치가 서열 1위이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밤을 장악한 빅토르 아나톨리에스키가 서열 2위이다.
이 중 빅토르는 현수의 후견인이다.
알렉세이 이바노비치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북유럽의 쉐리엔 독점 판매권을 나눠주었더니 본인이 자청한 일이다.
하여 현수는 차기 보스로 낙점된 상태이다. 가장 잘 레드 마피아를 이끌어줄 적임자로 인정된 것이다.
어쨌거나 레드 마피아는 현재 탈각(脫殼)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내 마약공장에 대한 폭격은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할 것이다.
* * *
2019년 8월 1일 정오.
현수는 다물궁 앞에 마련된 단상 위에 올라 있다.
전면엔 이실리프 왕국의 방송사와 언론사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보낸 것들이 설치되어 있다.
오늘의 가장 핫한 뉴스인 때문이다.
단상 앞 귀빈석에는 이실리프 왕국의 건국을 축하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은 손님들이 앉아 있다.
힐러리 클린턴과 빌 클린턴은 곁에 앉은 푸틴과 메드베데프와 가볍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귀빈석엔 조제프 카빌라 대통령과 가에탄 카구지 내무장관 및 각부 장관들이 앉아 있다.
에티오피아 자리엔 기르마 올데 기오르기스 대통령과 로마우 바이할 의무장관 등이 있다.
몽골에선 차이야 엘백도르지 대통령과 폰착 차강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왔고, 아제르바이잔에선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 자키르 하사노프 국방장관 등이 왔다.
브라질에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세르지우 카브랄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가 왔고, 온두라스에서 온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수행원들과 함께 앉아 있다.
대한민국에선 홍진표 대통령과 각부 장관들, 그리고 천지그룹, 백두그룹, 그리고 태백그룹 회장단 전원이 왔다.
미국, 러시아, 몽골,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아제르바이잔, 온두라스, 브라질, 대한민국 정상들이 수행원들과 함께 착석해 있는 것이다.
이 밖에 이실리프 계열사 사장단 전원과 부장급 이상 임직원 전원도 자리하고 있다.
또한 CMS 오머런의 세바스티앙과, MSC사의 아폰테 사장부부, 이실리프 아카데미 수학과 교수 미하일 레오니도비치 그로모프와 가수 윌리엄 그로모프도 앉아 있다.
이들 모두 현수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개 직장인이었던 사람이 전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으며, 인도보다도 넓은 땅을 경영하는 국왕이 되고 있으니 어찌 놀랍지 않겠는가!
“험험, 만장하신 내외빈 여러분! 오늘 이 자리는 김현수 국왕 폐하께서 영도하실 이실리프 왕국의 건국을 선포하는 자리입니다. 불편하시더라도 잠시 기립해 주십시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오케스트라 단원들 역시 기립한다. 다음 순간 포디움(Podium)에 선 지휘자의 지휘봉이 허공을 휘젓기 시작한다.
빰빠라 빰~! 빰빰 빠빠빠빰~! 빰 빰~!
아름다우면서도 장엄한 멜로디가 울려 퍼지자 사회자가 마이크 가까이 입을 가져간다.
“지금 연주되는 곡은 김현수 국왕 폐하께서 직접 작곡하신 국왕 찬가입니다.”
작사 작곡한 모든 곡이 빌보트 차트 1위에 올라 있는 현수이기에 모두들 멜로디에 귀를 기울인다. 과연 듣고만 있어도 충성심이 절로 일 만큼 장중하면서도 유려한 곡이다.
하여 감탄을 하고 있는 사이에 연주가 끝났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모두 착석하자 현수는 마이크 가까이 다가섰다.
“먼저 멀리서 아국의 건국을 축하해주러 오신 각국 정상들과 장관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현수는 한 걸음 옆으로 비켜서서 정중히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국왕이지만 손님들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이다.
이에 다들 박수로 화답한다.
짝, 짝, 짝, 짜짜짜짜짝-!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답례한 현수는 마이크를 당겼다.
“오늘은 2019년 8월 1일입니다. 나는 한반도 이북 지역인 이곳을 비롯하여 러시아와 몽골, 콩고민주공화국과 에티오피아, 그리고 우간다와 케냐에서 제공한 조차지를 포함한 영토를 이실리프 왕국의 영토로 선언하는 바입니다.”
“와아아아! 이실리프 왕국 만세! 만세! 만세!”
뒤쪽에서 요란한 함성이 터져 나온다. 건국 선포식을 구경하러 온 이실리프 왕국민들이 내는 소리이다.
짜짝, 짝짝, 짝짝짝, 짜짜짜짜짝-!
앞쪽의 귀빈들은 다시 한 번 박수를 쳐 축하해 준다.
“나는 이실리프 왕국의 초대국왕으로서 내외빈 여러분께 몇 마디 하겠습니다. 우리 이실리프 왕국은…….”
현수는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왕국의 개발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때까지는 부득이하게 쇄국정책을 씀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때까지는 어떠한 국제적인 일에도 관여하지 않는 중립을 견지할 것임을 이야기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북한은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다. 따라서 내실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어제 오전에 당도한 힐러리는 현수와 단독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엔 빌 클린턴 국무장관도 함께했다.
부부는 적시에 미라힐X를 제공해 준 덕분에 오늘이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려 보자고 한 것이다.
이에 현수는 세 병의 미라힐X를 선물로 주었다.
힐러리와 빌, 그리고 첼시를 위한 것이다. 첼시의 남편 마크의 것은 없다. 유태인에게 줄 미라힐X는 없는 까닭이다.
어쨌거나 이를 받아 든 힐러리와 빌은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여벌의 목숨 하나를 번 셈인 때문이다.
그리곤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궁금해하던 ‘동방의 빛’이 현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두 번이나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이후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할 수밖에 없었다.
회동이 끝난 후, 힐러리 클린턴은 특별 입국이 허락된 CNN의 카메라 앞에 섰다. 그리곤 전격적인 발표를 했다.
미국은 이실리프 왕국의 건국을 축하하며, 대사급 수교를 통하여 양국 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생방송으로 뉴스가 나간 이후 전 세계의 이목은 평양으로 집중되었다.
왕국 선포가 끝난 후 내외빈은 다물궁 내부로 들어섰다. 모두들 깜짝 놀라는 표정이다. 이처럼 아름답고, 우아하며, 세련되고, 웅장한 건축물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각국 정상 등은 체면도 잊은 듯 다물궁 곳곳을 사진으로 찍었다. 방송사 카메라들도 마찬가지이다.
잠시 후 건국 기념 리셉션이 베풀어졌다.
이실리프 왕국에서 직접 재배한 싱싱하고 무공해인 채소와 신선도 높은 육류 등으로 조리된 음식은 까다로운 미식가들도 감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맛이 있었다.
그러다 술잔을 든 외빈들은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술은 술인데 마시는 순간 위장은 물론이고 폐부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은 때문이다. 다들 화들짝 놀라며 술의 색깔과 향을 음미한다. 엘프주였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다물궁은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프랑스의 자랑인 베르사유궁의 면적은 2만여 평이지만 다물궁은 1층 바닥 면적만 4만 5천여 평이다.
2,000개가 넘는 널찍널찍한 방과 부속실들이 있다.
따라서 오늘 건국 기념을 축하해 주러 온 외교사절과 그 수행원 전부를 수용하고도 남는다.
지난 2013년에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이 ‘The-K 서울호텔’로 새롭게 태어났다.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자랑했는데 높이 7.5m, 면적 1,893㎡(약 570평) 크기의 커다란 홀이다.
호텔 측에선 1,500명이 연회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다물궁의 리셉션홀은 이보다 훨씬 크다.
높이 12m, 면적 6,600㎡(약 2,000평)로 한꺼번에 5,400명이 연회를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축구장 면적은 7,140㎡이다.
이 넓은 홀에 온갖 음식이 차려져 있다.
내외빈은 물론이고, 그들의 수행원들과 경호원, 그리고 취재진까지 모두 충분히 즐길 만큼 넉넉했다.
현수는 리셉션 장 바로 곁 귀빈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함께 자리했다. 그리곤 이실리프 왕국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이실리프 왕국 전역에 건국이 선포되었음이 전해졌고, 닷새간의 특별 휴일이 선언되었다.
다들 즐거운 얼굴로 음식과 휴식을 즐겼다.
이처럼 흥겨운 데 이실리프 왕국의 좌우에 있는 일본과 지나는 배가 아파 죽을 지경이다.
특히 일본의 질투는 매우 심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된 이후 아베의 신경질은 극에 달했다.
지나의 수뇌부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회동하고 있었다.
한국와 이실리프 왕국을 치려던 계획을 무기한 미뤄야 하는 때문이다.
“끄응! 힐러리는 왜…….”
푸틴이야 전부터 친했다.
러시아는 만만하지 않지만 콩고민주공화국과 에티오피아, 우간다와 케냐, 그리고 몽골, 아제르바이잔, 브라질, 온두라스 등은 있으나 마나한 존재이다.
문제는 힐러리이다. 세계 최강인 미국의 대통령이 거의 무조건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지나 입장에선 매우 껄끄럽다. 이실리프 왕국은 국경을 맞대고 있음에도 개국 선언에 초청도 하지 않았다. 대놓고 친하고 싶지 않음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주석! 이실리프 왕국으로부터 외교문서가 또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