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엽기! 런던에 늑대인간 나타나다!
지난 6개월간 일어난 몇 가지 사건에 휘말리며 내 정신은 한계에 달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가 알고 있었던 크툴루 신화의 피해자들과는 사뭇 다른 결말이었다. 나는 그 이유에 대해 지난 2달간 종종 궁리해 봤는데, 적당한 설명은 떠오르지 않았다.
가장 그럴싸한 것은 내가 전생자라는 사실이다.
특히나 크툴루 신화라는 개념을 원래부터 창작물로 알고 있었다는 점이 내 정신을 쿠션처럼 보호해 준 것이 아닌가 추측해볼 따름이었다. 그밖에 나는 내게서 마땅한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여하튼 나는 아주 미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멀쩡한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주인님, 이제 여름이니 좀 씻으시는 게 어때요...?"
마리는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뭐 어떤가, 집에만 있는데."
그리고 나는 그때마다 이렇게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최근 내 생활은 정신적 외상으로 인한 몇 가지 증후군으로 엉망진창이 되었는데, 그 중 유독 두드러지는 것이 공수증과 외출 기피였다. (물론 광견병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물에 닿는 것이 싫어, 샤워는커녕 최소한의 면도조차 하지 않은 탓에 나는 무슨 부랑자처럼 보였다. 한창 심할 때는 물을 마시다가 컵 표면에 이슬이라도 끼면 발작을 했으니 마리가 여간 고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심지어 나를 위해 끓인 물을 딱 상온 수준으로 식히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상태가 나아진 지금은 어디도 쓸데가 없는 기술이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런던에서 끓이지 않은 물을 마시는 건 병원 신세 지기 딱 좋았기에, 그녀의 헌신에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외출 기피는 그보다도 심각한 문제였는데, 무엇보다 내 가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프랑크 저택 사건 이후로 요양을 빌미로 반년 동안 일다운 일이라곤 하지 않은 것이다. 4개월 휴식 후 재활차 처음 맡았던 일이 바로 제이콥 섬의 운석 재판이었고, 그 사건 이후로 나는 2달 동안 또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은랑백은 죽기 전에 내게 약속했던 추천장을 써서 보내줬고, 나는 그걸로 어느 대학에나 교수직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도무지 집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반년 동안 외출할 때마다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생각하면 말이다.
자연스럽게 내 인간관계는 협소해졌는데, 지난 2개월 동안 만난 사람이라곤 가정부 마리, 왕진 의사, 그리고 신문팔이 셋이 전부였다. 얼마 전, 나는 내가 폐인이 됐다는 공격적인 기사를 보고 실소했다. 그건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그러다보니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정적인 시기를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데 쓸 수 있었는 데 그것은 바로 번역이었다.
「마리 퀴리」
그렇게 적힌 노트는 다양한 언어로 서술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폴란드어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프랑스어, 영어가 혼용되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녀에게 폴란드어보다 익숙할지 모를 러시아어는 전혀 쓰이지 않았는데, 나는 그것이 무의식적인 애국심의 발현이라 생각했다.
여하튼, 혼용이라고 하면 다양한 언어로 된 문장이라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퀴리는 그녀의 지성을 반영하듯 교묘하게 다국적 문장을 완성했다. 한 문장 안에서 삼 개 국어로 쓰인 단어는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심지어 일부 문장은 한 국적의 문법으로 쓰이지도 않았다.
각 문장은 다국적 언어로 구성된 암호에 가까웠고,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그나마 유지되던 언어 정체성마저 무너지며 독자적인 언어를 재창조한 수준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이것이 퀴리가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 장시간에 걸쳐서 쓰인 글이라고 확신했다. 그 사실은 퀴리 부인의 생존 가능성을 시사했다. 적어도 갑작스럽게 제물로 바쳐지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운좋게도 나는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를 꽤 익히고 있었고, 내가 아는 학자 중에 폴란드어를 할 줄 아는 자도 있었기에 편지를 보내서 해석을 의뢰하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은 내가 파-영(波-英)사전을 끼고 해결했지만 말이다.
그 다국적 암호를 해독하고 나니, 노트는 마지막에 가서 가장 불가사의한 대목을 드러냈다. 그것은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지구 상의 언어와도 다른 기원을 가진 것으로, 나는 문장이 시작되고 끝나는 대목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와 유사한 언어로 쓰인 책을 딱 하나 알고 있었다.
「흑천복음」
폭풍우가 치던 밤, 어떤 사악한 계시가 내 허약한 몸에 내려와 쓰게 된 그 추악한 마도서를 다시 꺼낼 수밖에 없었다. 나는 두 노트를 비교하며 번역 작업을 계속했다. 잠깐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광기가 다시금 내 정신을 좀먹으려 들었기에 번역은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운석 재판으로부터 두 달 정도 지난 어느 날이었다.
"주인님, 몸에서 냄새가 나요."
신문을 읽고 있었더니 오후 티 타임을 준비해주러 온 마리가 갑자기 나를 타박했다.
"뭐?"
"악취요. 정말로, 오늘은 꼭 몸을 씻으셔야 해요."
"그럴 리가. 나는 실내에만 있지 않나?"
나는 언제나처럼 같은 변명을 말했다.
"하지만 몸에서 먼지 같은 냄새가 나는 걸요. 매일 책만 읽고 계셔서 그런 게 아닐까요?"
"책에서 냄새가 난다고 읽는 사람한테까지 냄새가 나지 않네. 그리고 누가 이걸 먼지 냄새라고 표현하나."
내가 마리의 표현에 면박을 주자, 그녀는 준비하던 찻잔을 내려놓고 뒤돌아섰다.
"그래요, 똑똑한 주인님과 다르게 저는 또 무식한 표현을...."
"제발 그만 좀 하게. 내가 언제 자네를 무시했다고 그러나."
그런 회화가 질릴 대로 질린 나는 질색하며 말을 끊었다.
"아무튼 주인님, 정말 냄새가 심하시니까 오늘은 꼭 씻어주세요."
오늘은 어쩐지 평소보다 끈질겼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딴청부리며 신문을 넘겼다.
"오늘은 재밌는 기사가 실렸군."
"또 그렇게...."
"아니, 정말로 말이네. 자네가 좋아할 것 같은 기사군그래."
"정말요? 뭔가요?"
마리를 향해 나는 기사 제목을 들이밀었다.
『런던에 늑대인간 나타나다!』
"그렇지 않나?"
"그렇네요."
처음에 나는 늑대인간이라는 표현이 문학적 은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사를 읽을수록, 그 내용이 진지하다는 걸 깨닫고 기사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내가 여가답지 않은 여가를 보내는 동안, 런던 신문사들은 또다시 판매 부수를 높일 허황된 괴담을 만들어 내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이건 진짜일까요?"
"제발 자네까지 요즘 젊은이처럼 굴기인가? 이런 게 다 가짜란 건 알잖나."
"그러면 이건 뭔데요?"
마리는 기사에 실린 사진을 손가락으로 집었다.
야밤에 찍힌 흐릿한 사진이었다. 상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은 탓에, 사진에는 짐승인지 사람인지 모를 것의 실루엣만이 간신히 담겨 있었다. 사진 속 피사체는 네 발로 엎드려 있었고, 사진사 쪽을 희번뜩대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으며, 턱 아래로 짐승처럼 털이 잔뜩 삐져나와 있었다.
이 시대의 대중은 사진을 의심하는 법을 몰랐다. 합성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었음에도, 사진이 있다면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곤 했다.
"이런 사진은 누구라도 만들 수 있네."
"털은요?"
"이 정도면 분장할 필요도 없이 수염만 조금 길러도 되겠군."
"아, 정말이네요."
마리는 내 턱을 바라보며 외쳤다. 나는 그녀의 경거망동한 시선에 대한 경고를 담아 노려봤다.
어쨌거나 기사 내용은 이러했다. 지난 5개월간 런던을 떠들썩하게 만든 범죄자의 정체가 늑대인간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늑대인간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해, 경찰은 하루에도 3~4번씩 그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았고, 온갖 검증되지 않은 괴담이 신문사로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늑대인간이 저질렀다는 범죄는 목록만 나열해도 몇 줄을 차지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폭행치사, 방화, 노상방뇨, 여성 추행, 남성 추행, 절도, 기물 파손, 성상 모독, 주거 침입 등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가구 수만 50을 넘었다.
그는 밤마다 네 발로 런던 뒷골목을 뛰어다니며 오늘 밤의 피해자를 물색하는데, 그 속도는 런던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보다 빨랐고, 그의 사진을 찍으려는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으며 딱 한 장 찍힌 사진이 기사의 그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편당 5실링 받는 저질 소설가도 이것보다는 글을 성의있게 쓸 것이다. 요즘 같이 경기가 흉흉할 때마다 으레 도는 야화였지만 이번의 것은 개중에서도 유독 질이 낮았다.
"이걸 보니 머리가 아프군. 가져가게. 차는 잘 마시겠네."
그렇게 나는 흥미진진한 표정의 마리에게 신문을 건네고, 차 한 모금에 그 기억을 머릿속에서 씻어냈다.
다음 주.
나는 여전히 퀴리 부인이 남긴 노트를 번역하기 위해 씨름하고 있었다. 작업은 여전히 진행되질 않았고, 나는 숨을 돌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창 밖을 내다봤다. 그러다 마침 지나가는 신문팔이 소년을 발견하곤, 창문을 열고 그를 불러세웠다.
"어르신, 신문 사시겠어요?"
"어떤 게 있지?"
소년은 신문 가방을 뒤적거리면서 신문 이름을 하나씩 읽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있고요,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 데일리 메일이 있어요."
"더 스케치는?"
"그건 없어요. 구해 드릴까요?"
나는 고개를 젓고 소년의 손에 1실링짜리 동전을 올려주었다. 신문 3부, 저렴한 데일리 텔레그래프라면 12부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 한 부, 잔돈은 가지게."
"감사합니다, 어르신!"
소년은 동전을 확인하고는 밝게 웃으며 신문을 내밀었다. 나는 신문을 받고 창문을 닫았다.
창문 닫히는 소리를 들었는지, 마리가 방 안으로 들어오며 투덜거렸다.
"또 그 신문팔이한테 팁을 주셨어요?"
"열심히 일하는 기특한 아이가 아닌가."
"기특하기보다 영악한 아이겠죠. 그 아이, 주인님이 신문을 살 때까지 창밖에서 서성거리는걸요. 항상 돈이 없다고 말씀만 하시지 마시고, 그런 부분을 절약하셔야죠."
마리의 번거로운 잔소리를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나는 기사 내용을 확인했다. 첫 장은 항상 그렇듯 광고였다. 나는 페이지를 넘기고 첫 기사를 확인하자 그대로 신문을 접었다.
"애초에 항상 돈을 충동적으로 쓰니까 가계에 구멍이 나는 거예요. 훌륭하신 분이 어쩜 그렇게 경제관념이 없을까요."
"내 어머니처럼 구는 건 그만두고 이거나 보게."
"뭔데요?"
내게서 받은 신문을 든 마리는 기뻐하는 목소리로 외쳤다.
"스프링힐드 잭이잖아요!"
"저번 주는 늑대인간, 이번 주는 스프링힐드 잭, 영국 신문이 언제부터 프릭 쇼가 된 건가. 다음은 뭐지? 예티라도 데려올 셈인가?"
스프링힐드 잭.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런던을 떠들썩하게 하던 괴인의 별명이었다. 이름 그대로 뒷굽에 스프링을 달고 건물을 뛰어넘으며, 입에서는 불을 뿜고 군인도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하는 괴물이었다.
아, 그 대단한 괴물 양반이 뭘 하냐면,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다 혼자 있는 여성을 발견하면 추행한다고 한다. 런던의 수많은 괴수와 비교하면 퍽 알기 쉬운 동기를 가졌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런 건 전부 가짜야."
나는 그를 영국 신문사의 구원 투수 같은 존재로 해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 괴기 소설가나 잡아서 적당히 기사로 꾸며진 소설을 쓰게 하고, 으스스한 삽화 하나만 그려넣으면 신문이 불티나게 팔려나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런 게 재밌잖아요."
마리는 그런 괴물이나 살인자에 관한 신문을 수집한다는 엽기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과거에도 별로 좋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실제로 그런 괴물들이 음지에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지금은 도무지 편하게 볼 수 없었다.
"주인님도 이런 사건 자문을 자주 맡으시면 좋을 텐데요."
"자네는 대체 내 일을 뭐라 생각하는 건가."
"하지만 주인님은...."
───찌르르.
현관에서 벨 소리가 들리자, 마리는 신문을 내려놓고 돌아섰다.
"제가 나가볼게요."
나는 마리가 방문을 열고 나가자, 직접 방문을 다시 닫았다. 잠시 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두 남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성 쪽은 마리였지만, 남성 쪽은 언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였지만 잘 기억나지 않았다.
───똑똑.
"주인님, 지인 분께서 찾아오셨는데요."
"들어오라 하게."
나는 자리에 앉고 어지러운 책상을 정리했다. 흑천복음과 번역본은 결코 남에게 보여줄 것이 못 됐다.
───덜컥.
문이 열리고 한 경관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나는 마침내 목소리의 정체를 기억해내고 쓴웃음 지었다. 상대는 내 마지막 기억과 다르지 않게 여전히 경직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처음 찾아뵙습니다, 허버트 남작님."
"승진했다고 들었네, 윌슨."
그는 이전 날, 제이콥 섬이 가라앉는 순간에 나와 함께 했던 젊은 경관 피터 윌슨이었다. 당시에는 순경이었지만, 지금은 형사였다.
"덕분입니다."
윌슨은 뻣뻣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의 어색한 미소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건 아마 내 탓이었다.
그날, 빈 건물을 뒤지며 퀴리 부인을 찾던 윌슨은 비록 섬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보진 못했지만, 적어도 그가 본 바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전부 보고하기로 했다. 그 때문에 윌슨은 기관총 테러를 막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근무 중 마약을 한다는 헛소문이 함께 돌아 해임 위기에 처했다.
그가 보여준 용기에 대한 보답으론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그 소식을 전해 듣고, 범죄 수사국(CID) 국장에게 친필 편지를 써보냈다. 윌슨과 달리, 나는 당일 사건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고 대신 그 자리를 윌슨 순경의 허무맹랑한 활약에 대한 거짓말로 채웠다.
국장은 나와의 개인적인 친분과 더불어 당시 내가 섬에서 있었던 일의 유일한 목격자라는 점을 참작해, 윌슨의 활약을 인정하고 해임은커녕 직접 CID의 형사로 특진시켰다. 사건 해결 하나로 순경에서 형사, 유례없는 특혜였다.
하지만 윌슨은 그날 이후로 꾸준히 보내오던 안부 편지를 그만두고 연락을 두절했다.
고지식한 그는 이번 승진에 내가 관여한 것을 깨닫고, 나와의 친분을 유지하는 것이 심각한 부정에 가담한 것처럼 느낀 것이었다. 그는 런던에서 보기 드문 성실한 청년이었고, 나는 젊은 펜팔 한 명을 잃고 한동안 우울해했다.
"눈은 좀 괜찮은가?"
"네, 시력은 모두 돌아왔습니다."
아, 그리고 나는 그의 눈을 찌른 적이 있다. 불가항력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일로 찾아왔나?"
어쨌거나, 그런 사건들을 통해 나는 윌슨의 성격을 잘 알게 되었고, 그가 개인적인 용무로 방문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경찰 직인이 찍힌 편지 한 통을 내게 내밀었다.
"오늘은 CID 수사관으로서 사건 해결의 정식 협조를 요청드리러 왔습니다."
나는 편지를 받아 들고, 서랍에서 페이퍼 나이프를 꺼냈다.
"내용을 보고 거절할 수도 있네."
"거절한 적은 없다고 들었습니다. 특히나 이런 종류의 사건에선 말입니다."
나는 나이프로 깔끔하게 편지 봉투를 열었다.
"사건은 총 두 건입니다. 두 사건은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내게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그런 사건이 아니었다면 선생님께 협력 요청드릴 필요도 없었겠죠."
일리 있는 말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각 사건의 비공식 명칭은 이렇습니다."
나는 두 장의 문서를 펼쳐보곤, 큰 글씨로 적힌 두 사건명을 읽고 인상을 확 찌푸렸다.
윌슨은 차려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늑대인간 출현 사건. 스프링힐드 잭 출현 사건. CID는 두 건의 사건에 정식으로 필레몬 허버트 남작님께 수사 협력을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