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저는 올드코트 대학교수, 필레몬 허버트입니다."
"아, 자네로군."
리들은 내 이름을 듣자, 그제야 표정을 바꾸며 알은척했다.
"저를 알고 계십니까?"
"그래. 얼마 전부터 딸이 보내는 편지에 적히기 시작한 이름 아닌가. 아비 된 도리로서, 딸이 남자 이름을 적어 보내고 있으니 신경 쓰이지 않을 수가 없지."
그는 지친 목소리로 덧붙였다.
"조금 더 젊은 사람일 줄 알았지만."
나는 리들이 어떤 의도로 말하고 있는지 곧장 눈치챘다. 그는 나와 앨리스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그 오해를 풀고자 했다.
"그리고, 또 그녀가 있는 성 헨리 8세 칼리지의 학장 대리이기도 합니다."
"학장 대리."
"드문 직함이긴 합니다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들은 바 있네. 소문 무성한 케이시 오' 제럴드가 있는 대학이 아닌가. 그 노인은 내가 공부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현역이지. 놀라운 학재가 아닌가. 반면에 총장을 맡은 대학은 제 놀이터처럼 운영하고 있으니, 공평한 신께서는 한 사람에게 여러 재능을 주지 않는 법이군."
"케이시 오' 제럴드 학장님께서는 오랜 세월 동안 올드코트를 지혜롭게 다스려 왔습니다."
내 표정이 시시각각 나빠지는 것을 보고, 리들은 검지와 중지와 엄지를 펼쳐 보이며 덧붙였다.
"나쁘게 말할 생각은 아니네. 다만, 총장이 모든 칼리지의 학장을 겸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거지. 학장 대리 같은 웃기는 직함을 따로 둘 정도라면 말이야. 내가 틀렸나?"
"한 가지는 확실히 틀리셨습니다. 일단, 올드코트에서 총장이란 표현은 쓰지 않습니다."
내 대답을 끝으로,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입을 다물었다. 오직 창 너머 비치는 햇살을 받고 두둥실 떠다니는 뿌연 먼지 잔영만이 둘 사이를 메웠다.
결국, 먼저 침묵을 깬 것은 리들이었다.
"그래서, 학장 대리 양반. 아까도 물었지만, 오늘은 어쩐 일로 오셨나?"
노인의 눈은 여전히 베일 것처럼 예리했으나, 그 압박은 조금 전에 비하면 위협적이지 않았다. 그는 내가 보기에 겉보기 이상으로 초조한 기색이었다.
"앨리스 리들에 대해 물으러 왔습니다."
"정말 고작 그거 하나 물으러 온 건가? 학생 한 명을 상대로 대단한 정성이시군, 선생."
내 예상과 다르지 않게, 리들은 공격적인 대답을 돌려줬다. 그건 허점이었다. 그가 정말 숨기고 싶다면, 오히려 감정을 숨겨야만 했다.
금욕적인 영국신사라면 누구나, 특히나 리들 경과 같은 명사이자 엄격한 교인이라면, 누구나 타인과 거리를 두는 법을 알았다. 마음만 먹는다면 자리에 앉은 채, 수 시간 동안 아무 의미 없는 대화를 진지하게 나눌 수 있었고, 이 머저리 같은 짓거리를 신사의 교양이라 배우곤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리들 경을 처음 본 순간부터 어떤 의미 있는 대답도 듣지 못한 채, 런던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와중에, 노련미 넘치는 예순 가까운 신사가 보여준 인간적인 허점은 분명한 청신호였다.
"그녀는 예전부터 그랬습니까?"
"뭐가 말인가."
내 노골적인 찌르기에, 리들은 뻔한 능청을 떨었다.
"앨리스 리들 말입니다. 예전부터 그렇게 특이했습니까?"
"허투루 말하지 말게, 허버트 경. 자네가 지금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몰라도, 내 딸을 욕보이는 것은 나와 부인을 함께 모욕하는 것과 같네. 우리는 그 아이를 정성껏 가르쳤어."
과장되게 격양한 목소리.
이 현명한 노신사가 보여주는 술수는 너무 뻔해서 보고 있기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그의 성난 목소리는 내게 애원조처럼 들렸다. 제발 더 묻지 말아 달라고 말이다.
늦둥이 딸을 둔 노인을 괴롭히는 건 나도 원하는 바가 아니었지만, 알량한 동정심으로 일을 그르칠 수는 없는 법 아닌가.
"저는 성 헨리 8세 칼리지를 대표해서 여쭈고 있는 겁니다. 그녀에게는 고약한 취미가 있습니다. 그에 관해 전혀 모른다고 말씀하실 셈입니까?"
"자네는 여기 들어와서 말밖에 하지 않는군. 그것도 아주 불쾌한 언사로. 나도 말이라면 뭔들 못하겠나."
리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는 말은 유치한 우기기나 다름없었지만, 내게 뚫을 방법이 전혀 없었다. 애초에 그는 내 말에 대답할 의무도 없었으니, 잠깐 사이에 아주 효과적인 화법을 찾아낸 셈이었다.
나는 그의 본심을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충격적인 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감스럽게도, 앨리스의 명예를 지켜주는 건 어려울 것 같았다. 숙녀의 비밀을 말하고 다니는 건 신사 된 도리는 아니지만, 상대가 숙녀의 아버지라면 벌 받을 행동까지는 아닐 터다.
"저는 수차례 그녀가 대학 건물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걸 봤습니다."
"그 나이 때에 뭔들 못하겠나."
"수 시간 동안 벽에 달라붙어, 냄새를 맡는다거나 하는 것을 누구나 한다고 말할 셈입니까?"
"그걸 자네가 봤다고 말하는 건가? 멀리서 수 시간 동안 딸뻘의 처녀를 몰래 쳐다봤다고? 내가 보기에 이상한 건 앨리스가 아니라 자네 같은데."
나는 잠깐 말문이 막혔다.
"벽 너머에는 해부실이 있었습니다."
리들은 내 말에 눈에 띄게 동요했다.
"그곳에서는 짙은 피 냄새가 배어 있었음은 물론입니다."
"오해가 있었겠지."
그는 지금까지와 달리 놀라지도, 성내지도 않았다. 그는 진즉 앨리스의 괴벽에 대해 꿰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는 뒤늦게 자신이 화내야 했다는 걸 깨달은 사람처럼 갑자기 소리 질렀다.
"내 딸이 어디 있건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녀는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권리가 있네. 벽 너머에 해부실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자네는 내 딸을 아주 고전적인 괴물로 만들려고 하는군."
"저는 참전 경력이 있는 군인입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만, 저만큼 피 냄새를 잘 분간하는 자는 거의 없으리라 자부합니다."
리들의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그건 분명 피 냄새였고, 제가 맡아도 고약할 정도로 지독했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어렵지만, 리들 양은 그걸 꽤 즐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순간, 나는 우리 시대의 윤리를 등에 짊어진 마녀 사냥꾼이 되었다.
반대로, 리들 경은 삽시간에 마녀로 몰린 딸을 변호하는 아버지가 되었다. 이 시대에 피 냄새를 좀 사랑한다고 여인을 십자가에 묶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리들 경은 그만큼 진지하게 보였다.
"아무래도 믿을 수 없네."
리들 경은 애써 단언했다.
"애당초, 자네가 찾아온 방식부터가 불순하기 그지 없어. 내 딸을 속였군."
"근거는 있습니까?"
"자네의 모든 말이 근거라네. 내 딸이 미쳤다고 아비 앞에서 자신을 욕보일 상대에게 소개장을 써줬겠나? 분명 순진한 앨리스를 감언으로 꼬드긴 다음에 소개장을 받아냈겠지.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사기꾼이라면 질리도록 상대해 왔네."
"그중에 그녀가 재학 중인 대학 칼리지의 학장 대리도 있었습니까?
"지금 협박하는 건가?"
"그럴 생각이었다면 더 똑똑하게 접근했을 겁니다. 그리고 착각하고 계시지만, 리들 양은 그저 순진한 아이가 아닙니다. 제가 악의를 가졌다면 그녀는 소개장을 써주지도 않았을 겁니다."
물론, 내가 그녀의 아버지 앞에서, 대학교에서 저지른 온갖 추태를 고발할 거로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리들 경은 이제 눈에 띌 정도로 분주해졌다.
나는 그를 완전히 밀어낼 생각으로 아껴둔 일화를 풀어놓았다.
"또,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해부 실습이 끝난 뒤에, 리들 양이 떨어진 짐승의 눈알을 주워 아름다운 색깔이라 하며 주머니에...."
노인의 얼굴이 무참히 일그러졌다.
"그만!"
예순 노인의 쭈글거리는 목청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아마도 그는 죽기 전까지 지금보다 큰 소리로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 나도 알고 있네. 내가 졌네, 그 아이는 유별나지. 그래서 이번엔 대체 뭐가 문제였나?"
그 직후, 리들 경의 분위기가 일변했다.
직전까지 자리에 앉아 있던 옥스퍼드 대학을 대표하는 엄격한 신학자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철부지 딸을 걱정하는 늙은 아버지만이 남아 있었다.
"변상이 필요한 일이라면 외면할 생각이 없었네. 나는 처음부터 그렇게 할 생각이었어. 멀리 런던에서 편지가 아닌 사람이 올 정도니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 앨리스가 또 무슨 짓을 했나 보지? 누가 다쳤나, 아니면 뭘 부쉈나? 설마 퇴학당했다고 하진 않겠지?"
그는 첫인상과 어울리지 않는 깊은 한숨을 토했다. 이마에는 수 세기 전부터 풍화한 게 분명한 연식 있는 계곡이 깊게 파여 있었다.
"저야말로 무례했습니다. 그녀를 욕보일 생각은 아니었습니다만, 꼭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찾아온 건 그런 용무가 아닙니다. 분명 제가 그녀를 유별나다고 하긴 했지만, 리들 양은 성실한 우등생입니다."
내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리들 경의 눈에 불신이 깃들었다.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순순히 털어놓았다.
"뭔가 부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은."
그제야 그는 다시 나를 믿었다. 불신을 신뢰하는 아버지라니, 비극의 한 장면이었다.
"역시, 남들처럼 지내지는 못하나?"
"그녀의 특이성을 아는 건 저뿐입니다. 제법 잘 숨기고 있는 셈이죠. 혹시 집에서부터 그랬습니까?"
"차라리 집에 있을 때가 나았지. 어쨌거나 내가 통제할 수 있었으니까."
리들은 움푹 들어간 자신의 눈두덩을 두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는 잠깐 사이에 조금 더 늙어 보였다.
"미리 말하지만, 그 아이가 원래부터 이상한 성격이었던 건 아니었네. 우리 부부는 아들 다섯과 딸 셋을 낳았지만, 여덟 명의 남매 중에서도 그 아이는 확연히 눈에 띄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네. 그러면서도 수줍음이 많아 사람을 피하는 귀여운 아이였지."
나는 다른 사람 앞에서 낯을 가리던 앨리스의 모습을 떠올렸다. 내게 보여준 비상한 친화력과, 특유의 기벽 때문에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확실히 낯을 가렸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렇겠지, 본성이란 게 어딜 가는 건 아니니까. 그렇다면 다른 학생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겠군. 아닌가?"
"저라고 모든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아는 건 아닙니다."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앨리스가 다른 학생과 어울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생각해보면 그녀는 항상 혼자였다. 복도에서도, 수업에서도, 누군가와 어울리지 않고 늘 겉돌았다. 하기야, 매번 나 같은 노인 상대를 빼먹지 않고 하고 있는 것부터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증거였다.
나는 전혀 티내지 않았지만, 리들 경은 속일 수 없을 만큼 예리했다.
"부모 곁을 떠나서 제 또래 학생들과 어울리다 보면 평범한 게 뭔지 알게 될 거라 기대했네. 하지만 보아하니 내가 틀린 모양이군. 제 자매들처럼 대학에 보내지 않고 교양 수업을 받게 하는 쪽이 조신한 숙녀로 자랐겠지. 그 애를 런던 대학에 보낸 건 내 실수야."
그는 문맥만으로 내 심중을 완전히 꿰뚫고, 홀로 실망했다.
"제 질문은 처음과 같습니다."
"정말 그것뿐인가? 내 딸에 대해 알고 싶다고? 그렇다면 런던에서 옥스퍼드까지 먼 길 찾아올 필요도 없이, 차라리 내 딸에게 물어보는 게 빠르지 않았나.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 애는 자네를, 꽤 따르고 있는 것 같은데."
리들 경은 씹듯이 발음했다. 나는 앨리스가 썼다는 편지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내가 리들 경을 상대하며 한 고생은 어쩌면 그녀의 편지 때문일 수도 있었다.
"아니요, 그녀는 아마 대답하지 못할 겁니다. 기억하고 있을지 의심스러울뿐더러, 그 기억마저 객관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유년기로군."
그는 곧바로 내 의중을 읽어냈다.
"당신께서 조금 전에 말한 대로, 그녀가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다면 원인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 자네 추측은 정확하네. 앨리스의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자연스럽지. 자네는 누군가 그 애의 유년기에 관여했다고 생각하고, 앨리스가 아닌 그 누군가에 대해 아는 것이 목적이야. 내 말이 틀렸나?"
리들은 정말로 문맥의 마법사였다.
나는 운만 띄웠을 뿐인데, 그는 말하지 않은 뒷부분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원하는 대답을 돌려줬다.
"맞습니다."
거기다 특유의 직설법이 더해지니, 도무지 말할 틈이 없었다. 앨리스의 노골적인 화법이 누구를 따라 한 것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처음에는 나를 의심했겠지, 물론 정답은 아닐세. 그리고 부인 역시 무고하지."
"그럴 줄 알았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뒤에, 리들의 늙은 눈에 혐오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모든 것은 그 저주스러운 수학자, 찰스 러트위지 도지슨이 우리 가족을 찾아온 날부터 시작되었네."
찰스 러트위지 도지슨. 수학자의 또 다른 이름은 루이스 캐럴.
본래는 앨리스 리들에게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 앨리스 시리즈를 선물하는 옥스퍼드의 병약한 수학자. 하지만 내가 아는 바와 달리, 그는 그런 책을 쓰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타인의 증오를 받기엔 지나치게 심약한 그 남자는 이미 누군가의 원수가 되어 있었다.
"그 말더듬이는 마술사였네. 문자 그대로 마술사이기도 했지만, 나는 일찍이 어떤 자도 그렇게 빨리 세 자매의 호의를 사는 걸 본 적이 없네. 그는 우스꽝스러운 말투와 불규칙한 걸음걸이,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말장난과 친절한 배려로 우리 모두를 사로잡았지. 우리 부부가 보기엔 그저 익살꾼에 불과했지만, 아이들이 보기에 그는 그 이상의 존재였을 거야. 거기서 나는 인생 최악의 실수를 범하고 말았네."
리들은 자신의 오랜 실수를 되짚으며 후회로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자의 수학에 대한 교양과, 아이를 다루는 모습을 보고, 그에게 딸아이의 교육을 맡기고 만 거야. 그 뒤로 그는 매주 저택에 방문해 자매와 교류했네. 그는 다른 세 형제는 멀리했지만, 세 자매와는 아주 가깝게 지냈어. 특히나 둘째인 앨리스를 유독 편애했지. 이해는 하네. 그 시절, 그 아이는 정말로 눈부신 존재였으니까. 아이는 종종 천사와 비견되지만, 그 아이를 본 이후론 누구도 함부로 그 말을 입에 담지 못했네. 정말 천사 같은 아이를 보고 나니, 다른 아이는 죄다 심술쟁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거야."
그 시절을 떠올린 것인지, 리들의 주름진 입가가 꿈틀거렸다.
그러다가, 행복이 차올랐던 얼굴에는 다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고했다.
"허버트 교수,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모두 허무맹랑하기 짝에 없는 우화 같은 것이네. 하지만 자네가 듣고자 했으니 말해주겠어. 그걸 믿건 말건 자네의 재량에 맡기겠네. 다만, 그전에 한 가지 약속해주게. 리들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자네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보고 들은 모든 이야기를 함구하겠다고 말이야. 그럴 수 있겠나?"
그의 얼굴에는 해묵은 공포가 칠해져 있었다. 그는 단순히 경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를 걱정하고 있기까지 했다. 그 진정성 어린 표정에 나는 진지하게 답했다.
"맹세합니다."
"그렇다면 들려주겠네. 찰스 러트위지 도지슨, 자신을 루이스 캐럴이라 부른 그 악마가 어떤 식으로 우리 가정을 파멸시켰는지, 그 모든 것을 말이야."
헨리 조지 리들, 늙은 신사의 눈이 묽어지며 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