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충동과우행
지하로 내려오고 벌써 며칠이나 흘렀다.
시계를 떨어트린 통에 날짜도 시간도 알 방법은 없었지만, 도중에 잠든 횟수만 세 번은 되었으니 족히 사나흘은 되었을 것이다. 위쪽에는 우리가 처음 닿았던 하얀 안개 같은 것이 잔뜩 껴서 사라질 생각을 않았다.
기이한 일이지만 이 어두운 공간에서, 나는 한 번도 눈이 어두워서 길을 헤매거나 사물을 구분하지 못한 적이 없었다. 그 사실이 기이하게 느껴지긴 해도, 이런 지하 세계와 비교하면 썩 대단치도 않았다.
한편, 나는 잠들 때마다 악몽을 꿨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불의 비, 광기에 물든 런던, 친우의 죽음...!
잘 때마다 꿈은 이어졌지만, 한 번도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나는 그 속에서 끔찍한 무력감을 느끼며 발버둥치다가, 절망의 순간에 도망치듯이 깨어나는 것이다.
나는 그 경험을 다신 겪고 싶지 않아서 잠들지 않으려고 버텼는데, 이상하게도 쉬기 위해 자리에 앉기만 해도 곧바로 잠들곤 했다. 육체의 피로 때문인지, 아니면 어떤 의무감 같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것은 그저 꿈인가? 아니면 어떤 암시인가?
아서는 내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이미 꿈과 같은 모호한 영상 속에서 많은 정보를 얻곤 했다. 1896년 5월 5일, 지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했지? 나는 이 기억을 대체 어디서 보고 들었단 말인가.
나는 이곳에서 길을 잃은 채, 지상을 그리워하며, 또 지하 어딘가에 두고 온 앨리스를 걱정했다. 불안은 점점 편집적으로 발전했다.
그녀와 헤어진 것은 결코 내 자의가 아니었다.
"교수님."
"가만히 있어 보게."
헤어지기 전, 나는 앨리스와 함께 지하 세계를 탐험하고 있었다.
이곳에 조성된 생태계는 지상 어느 곳과 비교해도 딱히 어울리지 않았다. 고대 어느 시점에 분단된 듯이 여기 생물들은 태양이 없이도 생존할 수 있게 진화해온 것이 분명했다.
예를 들어, 여기 있는 낮은 나무들은 엽록소가 없는 건지 노란 잎을 가졌는데, 떨어진 잎들이 바닥에 떨어져 부엽토를 만들었다. 멀리 퍼질 수 없는 환경에 맞춰서 좁은 부지에서 오래 생존하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오밀조밀 모여 있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들은 서로 양분을 빼앗고 경쟁하는 대신, 가진 자원을 나눠서 함께 버티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한낱 식물이 인간보다 지혜로웠다.
나는 이런 독립적인 생태계를 지상 어디서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유난히 풍경이 낯익어서 어디서 보았나 생각했더니, 그나마 프랑크 저택의 정원이 이것과 겉보기가 비슷하였다. 아서가 의도했을 리는 없지만 절묘한 우연이었다.
한편, 부끄럽게도 나는 이 여정을 즐겁게 여기고 있었다.
저번에 스콧이 내게 남극 탐험을 제안했을 때도 느꼈지만, 나란 사람은 천성적으로 새로운 것을 좇기를 즐기는 자이다. 말라리아로 그렇게 고생을 하고도, 나는 한 번도 암흑 대륙 탐사대에 참여한 걸 후회한 적이 없었듯이 말이다.
어느 정도 알려져 있던 나일 강 유역이나 서아프리카 부근과 달리, 이곳은 완전한 신천지였다. 무엇을 보건 한 번도 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종이었고, 그 생태는 모두 철저히 불가사의에 놓여 있었다.
또 이 지표면은 어떤가. 은은한 붉은 광선을 발하는 이것은 내 눈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야광 물질이었다. 이렇게 붉은을 내뿜는 암석을 지상에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건 사람의 흔적이야."
나는 절경에 도취하여 지적 쾌락을 좇은 나머지, 모든 판단이 근시안적으로 흐려지고 말았다.
"그것도 얼마 되지 않은 구두 밑창의 흔적이야.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어, 그것도 지상과 똑같은 양식의 구두를 신은 자가 말이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앨리스는 대답을 망설였다. 내가 생각한 대답은 물론 '아니오'였다.
"누군가 우릴 쫓아온 거야. 아니면 아주 짧은 간격으로 여기 미리 도착한 자겠지. 누가 되었건 우리의 탐사에는 해가 되는 존재라네."
"괜찮을까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물론 아니지. 저자도 곧 우릴 발견할 테고, 이런 어두운 곳에서 기습당하면 아주 위험하겠지. 그러니 우리가 먼저 뒤를 쳐야 해."
돌이켜 보면, 이 얼마나 원초적이고 짐승적인 발상인가. 하지만 지하에 고립된 환경은 불안과 공포를 극대화하기 충분했고, 나의 주장에도 적잖은 근거는 있었다.
우리는 발자국을 추적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앨리스는 잔뜩 겁먹었지만 그럭저럭 잘 쫓아왔다. 나는 권총 한 정을 앞세운 채,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움직였다. 이곳은 어둡고, 매복할 수 있는 수풀도 많아서, 내가 아는 군사 철칙 상 절대 진입해서는 안 되는 장소였다.
추격이 잠깐 끊긴 것은 앨리스 부름 때문이었다.
"교수님, 죄송해요, 여기 옷이 걸렸어요."
"그래, 따라오게. 저기 앞에서 일지를 적고 있을 테니까."
나는 조금 더 걸어서 평평한 바위가 놓인 개활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일지와 만년필을 꺼내서 문장을 적었다. 내용은 이러했다.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사람의 발자국이다. 더 알아보기로 했다.」
거기까지만 쓸 생각은 없었다.
나는 내용을 더 적으려고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었고, 수풀 사이를 스치고 지나간 커다란 그림자를 발견했다. 그건 틀림없이 인영이었다.
하필이면 앨리스가 없는 와중이라서 망설이는 것도 잠깐, 나는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그림자를 쫓았다.
달리지 못하는 것이 이렇게 불편한 때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 그림자가 갔을 길을 따라가던 나는 어느 순간 그 흔적조차 놓치고 말았다.
어쩌면 내가 잘못 본 것은 아닐까 하는 미혹이 자라났다.
그 순간, 어느 수풀 사이에 떨어져 있는 반짝이는 물건을 발견하고, 나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절벽에 떨어져 있는 것은 펜던트였다. 삼위일체를 나타내는 봉오리 형태의 세 끝을 가진 십자가 위로 장미가 그려진 다소 난해한 형상이었다.
"이게 뭔...."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던 와중, 누군가 등을 강하게 떠밀었다. 나는 앞으로 쓰러졌고, 수풀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의식을 잃고 말았다....
"경, 경!"
나는 부르는 목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다.
"보세, 공격이 시작되었어!"
윌리엄 왕자의 말을 듣고,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피난처의 커튼을 살짝 젖히고 창밖을 보았다. 그의 말대로 멀리서부터 포탄이 도심지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얼마 전 화재 피해를 보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도시는 다시 한 번 전란에 파괴되고 있었다. 도시 밖에서 왕립군의 화려한 깃발이 펄럭이는 것이 보였다.
"어떤가, 우리가 이기고 있지 않나?"
왕자는 참혹한 전쟁의 파괴보다도 살아날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에 순수하게 기뻐했다.
하지만 그 안목은 정확했다. 깃발은 빠르게 시내로 접근하고 있었다. 며칠 사이에 급하게 훈련했다고 해도, 민병대 따위가 정규 보병대의 공세를 견뎌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요, 왕자."
"뭐가 아니란 말인가? 보면 알잖나, 쾌속 진격하는 무적의 왕립군을 말이야!"
"그래도 너무 빠릅니다, 너무...."
아무리 차이가 난다고 해도, 런던 같은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시가전은 얘기가 달랐다. 차라리 멀리서부터 서서히 좁혀왔다면 고립된 런던의 자원을 고갈 내고 피해 없이 도시를 점령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전술로는 피해가 커질 뿐만 아니라, 단기 결전처럼 되어서 만에 하나 패주하는 순간 모든 우위를 잃게 되는 것이다. 나로선 이런 기초도 갖추지 않은 장군의 머릿속이 궁금해질 정도로 무리한 방식이었다.
이미 런던을 넘긴 왕립군이 그렇게 초조해할 이유는 무엇도 없었다. 무엇도... 아니, 있었다!
나는 한 가지 착상이 닿아서 고개를 번쩍 들었다. 왕립군이 한시라도 빨리 런던을 수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말이다.
"왕자, 당신입니다!"
"뭐, 뭐가 말인가?"
"군대가 무리해서 진격하는 이유 말입니다! 당신이 여기 있으니, 왕립군은 장기전을 택할 수 없었던 겁니다!"
윌리엄 왕자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내 지적 이후로 그도 깃발이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혹여나 패전한다면 그 이유가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마저 알아버린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이기겠지? 그렇지, 경? 경은 군 경력이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
"이런 대규모 공세에 참여하거나 지휘한 경험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자신 없는 질문에, 나는 쉬이 대답해줄 수 없었다.
내 안목으로도 이 전쟁은 이미 결판이 난 것처럼 보였다. 잘 훈련된 왕립군은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도심부에 도달할 것이다. 도망칠 곳이 없는 민병대는 완전히 와해하고, 황색파 사령부는 점거되고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역사를 통해서 알고 있지 않던가. 지상의 열세쯤은 우습게 뒤집어 버리는 일방적인 힘을 말이다.
───우우우웅!
낮고 낯선 소음이 울렸다. 그것은 하늘에서 들려왔다.
왕립군 누구도 이것에 대처할 방법은 몰랐을 것이다. 비행선의 추락 이후 더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너무 촉박한 기간에 방비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었다. 이 시대 어떤 군대도 이러한 공격에 대비되어 있지 않았다.
하늘에서 나타난 전투기 편대는 지상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밀집해 있던 왕립군은 과녁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공세가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사방에서 조금씩 앞으로 접근하던 왕립군의 깃발이 일제히 멈춰 섰다. 그다음이었다.
함성이 쏟아지며 수세에 몰려 있던 민병대들이 돌격을 감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리 합을 맞춘 듯한 타이밍이었다. 마치 반드시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것처럼 절묘하게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왕립군의 깃발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둘씩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쓰러졌다.
저공 비행하다가 눈먼 탄환에 격추된 비행기 한 기를 제외하고, 어떤 기체도 떨어지지 않고 밤 내내 런던 시를 날아다녔다.
"경, 그래도 이기겠지, 경?"
왕자는 이미 답을 가진 채 위안을 원해서 계속 물었다. 누가 보아도 전황은 명백했다. 우선 한 가지 대답할 수 있는 건, 왕자는 잘못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왕립군은 이미 패주하고 있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새벽이 가시고, 또 다른 밤이 온다.
그날 런던.
"속보, 속보요!"
해가 다 뜨기도 전부터 흥분한 신문팔이가 거리를 활주하며 외쳤다.
"지금 외국에서 전보가 들어왔습니다! 프로이센 왕국과 이탈리아 왕국이 공개적으로 런던시 독립을 지지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겼습니다! 런던은 자유입니다!"
나는 절벽 아래에서 정신을 차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품속에서 시계를 찾아보았지만, 떨어질 때 어디 흘렸는지 잡히지 않았다.
"아야...."
몸을 일으키려고 땅을 짚었다가, 등의 통증이 심해서 겨우 절벽에 등을 기대고 앉는 데서 그치고 말았다. 자리에 앉은 채로 나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얼추 보아도 5, 6m는 되어 보이는 높이였다. 게다가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장비 없이 오르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사지가 멀쩡하더라도 도전해 보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다시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에는 토끼풀처럼 푸른 풀밭이 수북하게 깔려 있었는데, 부드러운 풀 위에 떨어진 덕에 간신히 구명한 것 같았다. 반면, 바닥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을 것처럼 축축한 진흙이었다.
"리들!"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이봐, 리들! 혹시 있나!"
당연하지만 그녀에게 말하지 않고 왔으니, 지금쯤 그녀는 날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혹여나 찾으러 온다고 해도, 절묘하게 그 우거진 수풀 속에서 절벽을 찾아낼 거란 기대도 없었다.
"가야 해."
나는 스스로 다그치듯이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에 지하로 내려왔을 때도 이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기억이 났다. 어쩌면 지하와 난 별로 궁합이 맞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누군들 지하를 좋아하겠느냐만은.
그래도 그때보다 나은 점은 있었다. 적어도 지팡이와 의족은 멀쩡하지 않은가.
나는 절벽을 오르기 위해, 잠깐 길을 찾아 헤맸다.
──────!!!
그러다가 위에서 들리는 영혼을 얼리는 괴성에 발을 멈췄다.
나는 포화 속을 헤치는 군인처럼 바닥에 포복했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여전히 짙게 깔린 흰 안개 때문에 보이진 않았지만, 저 너머 어떤 거대한 존재가 떠다니는 존재감만은 숨 막힐 정도로 크게 느껴졌다.
"샨타크*? 어째서 저것들이 여기 있지?"
(*7장에서 나왔던 괴생물. 크기는 코끼리처럼 크면서, 말의 머리를 가진 비행 생물이다. 몸에서는 썩은 주검 냄새가 나고, 울음소리가 아주 끔찍해서 어느 인간도 저항할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죽음을 쫓아다니는 드림랜드의 불길한 상징물이 어째서 이런 지하에 있는 것인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 지하 세계는 내 생각보다 더 위험하고 끔찍한 비밀과 얽혀 있는지도 몰랐다.
아마도 열기구와 충돌한 괴생물도 저것이었을 것이다.
하늘을 나는 거대한 비행 괴물이 달리 있을 리가! 왜 진작 알지 못했을지 의아할 정도였다.
"하지만 앨리스는 벤더스내치*라고 했지. 그녀가 잘못 안 걸까?"
(*밴더스내치. 필레몬은 이름을 잘못 알고 있다.)
앨리스는 내게 자신의 꿈에 관해 말했다.
그녀는 꿈에서 지하에 내려온 적이 있다고 했고, 이 지하 세계와 아주 비슷한 환경을 떠돌았다고 그리 말했다. 만약 그녀가 꾸었던 꿈이 그저 환상이 아니라, 꿈을 매개 삼아서 드림랜드로 건너왔던 것이라면 어떨까.
하지만 그래서는 모순이 생긴다.
드림랜드가 지구의 지하에 있다는 것도 의아하고, 또 앨리스가 어떤 마법을 익혔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저 잠드는 것으로 드림랜드에 건너올 수 있었다면 모든 사람이 이곳에 왔을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우연과 착각으로 치부하진 못했지만, 너무 과민 반응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애초에 앨리스는 이와 같은 불가사의와 엮이기엔 너무 평범했다. 그녀는 그저 수줍음 많고, 사교성 떨어지는 소녀 아닌가.
"우선 오르막을 찾아야겠어. 이 절벽은 너무 높으니까.*"
(*'오르막'과 '높다'는 둘 다 Way up으로 같다.)
나는 샨타크가 날 노리는 것이 아니란 걸 확신하고는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주변을 배회하다가 다시 어떤 흔적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발자국."
절벽 위에서 봤던 것과 같은 사람일까? 나는 다시 주저앉아서 그 흔적을 자세히 살폈다.
"아니, 다른 사람이야. 발 크기가 다르고, 밑창의 모양도 달라. 그리고 보폭도 훨씬 좁은 것이 아주 지친 사람 같군."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위에 두고 온 앨리스가 걱정되는 마음도 컸지만, 지금 발자국을 놓치면 어떤 수확도 없이 지하를 떠날 거란 확신이 함께 들었던 것이다.
잠시 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발자국을 쫓기 시작했다. 그것이 사명을 쫓는 행동인 줄만 알고, 우직하게 우행만을 거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