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109화 (109/232)

§109. 오스카 피츠헨리 박사의 신변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

───달그락, 달그락.

둘 사이에 한참이나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어쩌다 식기가 동시에 멈추기라도 하면, 테이블 위에 올려진 촛불 일렁이는 소리마저 들릴 지경이었다.

나는 그녀를 독촉하지 않고, 끈기를 가지고 기다렸다. 그 보답으로 피츠헨리는 긴 망설임 끝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버지는 살해당했습니다."

"내 나름 알아봤네."

태연한 대답에 피츠헨리가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심야에 자택 앞에서 일어난 자동차 사고였지. 피해자는 즉사, 운전자는 도주하여 신원 미상. 유일한 목격자의 증언으로는, 오스카 박사가 달리는 차에 뛰어든 모양새였다고."

"어떻게 아셨죠? 신문에도 나지 않은 사건인데."

"경찰에 아는 사람이 있거든."

엄밀히 따지면 수사국이지만, 일반인에게 그 세세한 차이를 설명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증언에 따르면, 멀리서부터 자동차는 큰 소리와 밝은 불빛을 내고 달려왔으며, 미리 알고 피할 여지가 충분했다고 했지. 그러나, 박사는 도리어 길가에 뛰어들었다. 경찰 측에서는 피해자가 이성적이지 못한 상태, 그러니 즉, 만취한 상태임을 가정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네."

피츠헨리는 식기를 내려놓고,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술이 이성을 흐리게 한다는 이유로, 마사 때를 제외하곤 포도주 한 모금 마시지 않으신 분인데, 그런 분이 만취라니요!"

나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 보지도 않고 식사를 계속했다. 그러자 절로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피츠헨리는 다시 방석 위로 허리를 내려놓으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허버트 씨 잘못이 아니죠."

"이런 말은 어렵지만, 요즘 시대에 자동차 사고는 흔한 일이야. 설령 뚜렷한 증거와 증인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계획범죄라는 걸 증명하는 건 어려운 일이네."

말을 마치고, 나는 대화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그녀의 얼굴을 직시했다. 그녀가 밝히기를 망설이는 어떤 내용을 단숨에 끄집어내기 위해, 아서를 흉내 낸 일종의 화술이었다.

"아니면, 자네 아버지가 살해당했다고 확신하는 어떤 증거가 있나?"

피츠헨리는 그 과감한 내용에 놀란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곧 말문이 막힌 사람처럼 입을 벙긋거리고도 하고, 고개를 들었다가 내려놓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이내 체념한 듯이 목을 아래로 꺾었다.

"제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그녀는 고개 숙인 채, 살짝 눈만 치켜떠서 눈치를 살폈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한쪽 눈썹만 들어 올렸다. 나는 그걸로 충분할 줄 알았는데, 피츠헨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네는 어디 가서 할 수 있는 말을 할 건가?"

"그야 아니죠... 맞아요, 바보 같은 소리였네요. 이런 얘기는 처음부터 비밀로 하는 게 당연한데."

그녀는 기어코 한마디를 더 하고 나서야,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한 듯이 사과했다. 그리곤 "평소에는 이렇지 않은데 오늘따라." 같은 상투적인 변명을 한 번 더 늘어놓았다.

"아버지는 쫓기고 계셨어요."

피츠헨리는 말했다.

"누구로부터?"

"그건...."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무의식적으로 나온 습관처럼 보였다.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워낙 철저히 숨기시는 분이셔서... 하지만 쫓기고 계셨다는 증거는 여럿 있어요. 우선 여기, 아버지가 4개월 전에 보낸 편지가 있어요."

피츠헨리는 가방에서 편지 봉투 하나를 꺼냈다. 꽤 오래 간수한 것처럼 색은 꼬질꼬질했는데, 반대로 표면에는 구김살 하나 없었다. 지금껏 다소 어설프게 여겨졌던 첫 인상과 달리, 제법 세심한 면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편지?"

"예, 무슨 문제라도?"

"그 말은 자네와 부친은 따로 살았다는 뜻인가?"

"아,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우리 가족은 브리스톨 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만 학회 일로 따로 나와 사셨죠. 제가 런던에 올라온 것도 최근 일입니다."

나는 그녀와 관련된 수수께끼 하나를 풀어냈다.

어쩐지 낯설게 들리던 그녀의 발음은 아일랜드 것이 아니라, 서부 해안가 도시 특유의 사투리였던 모양이다.

"아무튼, 이게 그 편지예요."

"개인적인 편지로 보이는데 읽어도 괜찮겠나?"

"이제는 의미도 없는 걸요."

피츠헨리는 자조적인 미소를 띄웠다.

그녀의 말대로, 편지 봉투 겉면의 수신지는 브리스톨, 발신지는 런던으로 되어 있었다. 나는 안에서 조심스럽게 편지지를 꺼냈다.

워낙 잘 관리된 소중한 물건이니만큼, 나는 편지지 꺼내는 동작 하나에도 경건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서툰 이유가 아니라, 종이가 워낙 오래된 탓에 꺼내다가 입구를 살짝 찢어먹고 말았다.

나는 그녀의 눈치를 살폈지만, 다행히 눈치채지 못한 건지, 아니면 정말 그녀 말대로 별 의미가 없다고 여기는 건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하튼, 편지의 전문은 이랬다.

─────────────

당신

겨우내 몸 성하게 지냈는가. 나 역시 대서양에서 부는 해풍이 얼마나 차고 드센지 아니, 타향에서도 당신과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네.

나는 무사히 지내고 있네. 여기 런던에는 이미 한파가 물러나고, 이제야 늦봄이 찾아왔다네. 늘 다니던 회색빛 거리에도 푸른빛이 감돌고, 이제는 코트가 필요 없을 정도로 따뜻해졌네.

아마도 런던에서 난 화재 소식은 들었을 테지. 다행히 불이 번진 곳은 시가지 중심이니, 외곽에 근근이 사는 내게는 먼 나라 이야기였어. 가난도 때로는 이렇게 도움이 되는구려.

이렇게 편지를 보낸 것은 단순한 노파심이야.

혹여 런던에서 최근 방문한 손님이 없는가? 아니면 도회지에 낯선 발음으로 말하며, 세련된 옷을 입은 외지인을 본 적이 없나?

다름이 아니라, 최근 나를 귀찮게 하는 작자들이 있는데, 그들이 날 괴롭히는 데에 그치지 않고, 당신과 우리 가족을 거슬리게 할까 봐 그러네.

그러니 그런 수상한 이들이 나에 대해 묻거든, 그저 모르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게. 나도 런던 일을 급히 정리하고 내려갈 생각이야. 그때까지 부디 몸조심하고,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지내게.

당신을 그리워하며.

당신의 남편, 오스카 피츠헨리 보냄

─────────────

그저 곧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흘려 쓰지도 않은 글씨였다. 인품을 엿보기에는 마땅한 개성이 없는 필체였다.

"이건?"

"아버지께서 4월경에 보낸 편지예요."

"화재 직후로군."

"엄밀히 말하면 그보다 1달 정도 지나서였어요. 화재 소식을 듣고 가족 모두 간절히 안부를 기다렸으니, 아마 제 기억이 정확할 거예요."

"곧 돌아온다고 적혀 있었군."

"늘 하는 말이었어요. 평생 그러신 분이었으니까, 아무도 진짜 돌아올 거란 생각은 안 했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오스카 피츠헨리라는 인물의 모습이 저절로 머릿속에 떠올랐다. 평생 말수를 아낀 탓에 옹졸하게 작은 입에, 이마가 좁아서 편협하게 보이는 노인이었을 것이다. 대신 침묵의 대가로 눈에는 마땅한 총기가 깃들었을 테지.

"하지만 편지의 내용, 그것이 평소랑은 꽤 달랐어요."

"그래, 확실히 수상하군. 누가 본다면 큰 빚을 지기라도 한 사람인 줄 알겠어."

"분명 저도 런던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확인해 본 게 아버지의 채무 관계였어요."

피츠헨리는 심란한 얼굴로 말했다.

"실제론 어땠나?"

"빚을 지기는커녕, 적은 돈도 빌려주질 않아서 주변에 구두쇠로 정평이 났다고 하더군요. 분명 저희 아버지다운 평가였죠...."

"금전에 얽힌 원한 관계는 가능성이 낮다."

나는 그녀의 말을 정리해서 문장화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여기까지만 듣고는 자네가 말하는 것처럼 살인 사건을 연상하기는 어렵네. 아마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다른 근거가 있겠지?"

"정확합니다."

피츠헨리는 내려놓지 않은 가방에서 다시 한 번 또다른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한 권의 노트였다.

"이건 아버지의 자택에서 발견한 거예요. 경찰이 수색하기 전에, 침실에서 발견했죠."

"손놀림이 빠르군."

나는 칭찬한다고 한 말인데, 그녀는 자신을 탓한다고 생각했는지 어깨를 움츠렸다.

"실은 이것 말고도, 자택의 모습도 봐주셨으면 하지만...."

"그러면 식사가 끝나고 바로 들르지."

"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날 바라봤다.

"왜 그러지? 그게 가장 빠른 방법 아닌가?"

"그렇긴 하지만...."

나는 얼빠진 피츠헨리를 내버려두고, 그녀가 올려놓은 노트를 집어서 펼쳤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했다.

"Nullius in verba."

우리는 서로 마주 봤다.

"내용은 읽어봤나?"

"네, 이해가 잘 안 되서 몇 번씩."

아무래도 그녀의 해석을 바라기 어려울 듯했다.

"이건 라틴어라네. 왕립 학회의 오랜 격언이지. 그 의미는, '어느 누구의 말도 믿지 마라.' 남에게 배운 지식을 쉽게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 입증하며 배우라는 뜻이지."

"라틴어를 잘하시나요?"

"기본적인 어휘 정도는."

나는 목에 힘을 주며, 다시 수기에 집중했다.

전문은 이러했다.

─────────────

"Nullius in verba."

나는 오스카 피츠헨리이다. 당신도 오스카 피츠헨리이다.

이 기록은 오롯이 오스카 피츠헨리를 위한 것이니, 결코 분실하거나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혹여 당신이 이 글을 읽는다는 것은, 당신이 오스카 피츠헨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마라.

이걸 읽었다면, 바로 모든 문과 창문을 확인하라. 문은 현관에 하나, 창문은 응접실에 둘, 주방에 둘, 계단을 올라서 복도에 하나, 침실에 둘, 2층 복도에 하나, 화장실에 하나, 서재에 둘이 있다.

문의 잠금은 반드시 삼중으로 걸려 있어야 하고, 모든 창문에는 블라인드 커튼이 두 겹으로 겹쳐져서 바깥의 불빛은 한 점도 들어올 수 없어야 한다. 특히나 자연광이 아닌 모든 불빛을 피하라.

이미 누군가 침입했다면, 그런 징조가 있다면, 절대 내버려둬선 안 된다.

반드시 침입 경로를 다시 봉인하고, 누가 어디 숨었는지 발견해야 한다. 서재에 도끼가 있다. 이미 몇 명이나 침입한 이상, 더 늘어나선 안 된다.

실내에는 최소 다섯 명이 숨어있다.

그들은 내가 한눈을 판 사이에 가구 배열을 멋대로 바꿔놓고, 문의 잠금을 푼 채로 흙발로 드나들거나, 창문 커튼을 열고 외부와 신호를 주고받고, 멋대로 조명을 켜서 인공광에 노출시키곤 한다. 아무리 많은 음식을 비축해도 며칠이면 그들이 전부 먹어치운다.

서재에는 도끼가 있다. 요긴히 사용하라. 이들이 날 주로 공격하는 방식은 소음 공해이다.

나는 밤낮을 불문하고 편히 자지 못하는데, 저들은 안팎에서 이상한 굉음을 울리며 내 수면을 방해한다. 그렇게 내가 지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금세 가구의 배치를 마구 바꿔놓는 것이다.

경찰은 저들의 한패다. 신고는 소용이 없다. 옆집 이웃도 마찬가지다.

벽면에 흰 얼룩이 매일 같이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손바닥만 했던 것이, 지금은 내 몸통보다도 크다. 옆집에서는 매일 고함을 지르며 벽을 두드린다. 경찰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서재 침입은 허락해선 안 된다.

나는 잘 지켜내고 있다. 서재에는 도끼가 있다. 끊임없이 회고하라. 나의 사명을 잊지 마라. 달력을 확인하라. 천체를 기준 삼을 수 없으니, 반드시 서재에 있는 시계를 확인해야 한다.

시계가 12시가 되면 달력에 표시하고, 달력에 표식이 둘 있으면 다음 날로 넘어가라. 시간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시계는 서재 말고 다른 곳으로 옮기면 안 된다. 누구도 서재에 들이지 말아야 한다.

Scientia Potentia eST

Ignorati beatitudine eST

Conscientia Periclitor eST

우리의 시조, 뉴턴의 격언을 떠올려라.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다. 지혜로운 자일수록 쉽게 속는다. 문자는 공간이고, 수열은 시간이다. 0과 10은 다르지 않고, 월은 모든 숫자를 합하되, 십의 자리만 버려라. 월과 일의 구분은, 일과 시간의 관계를 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이치에 맞게 사고하라.

ABCDEFGHIJKLMNOPQRSTUVWXYZ

─────────────

나는 수기를 내려놓고 지체 없이 결론지었다.

"오스카 박사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요. 하지만 맹세컨대, 아버지는 정상이셨어요."

그녀는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듯이 바로 답했다.

"내용은 편집적이고, 같은 문장을 반복하는군. 문장은 그나마 형식을 갖추고, 내용 전개도 나름 논리적이지만, 그 내용이 터무니없어. 당장 보이는 증상으로만 해도, 환각, 환청, 이유 없는 외부에 대한 적개심과 망상 장애...."

나는 말하던 도중에 멈추고 뜸 들였다.

이번에는 아서의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나는 이 말을 오스카의 딸에게 전해도 되는지, 그것만을 마지막까지 따져본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진정 진실을 원하고, 그만큼 절박하다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말이었다.

"아까 내가 한 말을 기억하나? 경찰은 오스카 박사가 만취 상태라고 판단하고 수사한다고 했지. 실은 그건 거짓말이었네. 수사라고 해도 형식적이고, 내부에서는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였지."

피츠헨리는 내 말을 듣고는, 모르는 외국어를 들은 것처럼 정색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자네는 아버지와 오래 떨어져 살아서 모르겠지만, 오스카 박사는 경찰 내부에서는 유명인이더군. 야간에 소음을 내거나, 이웃과 다투는 일로 몇 번이나 주민 신고를 받아도 태도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하지."

"그러니까, 저희 아버지가...?"

그녀는 멍한 얼굴로 날 응시했다.

"사건 직후, 자네는 수기를 챙기느라 보지 못했나 보지만, 자택에서 대량의 아편이 발견되었다고 하네. 이것이 결정적이었지."

"아버지가 아편 중독이라고요?"

"내가 하려던 말과 비슷하네. 정확히 나는 그가 미쳤다고 진단했거든."

거기까지였다.

피츠헨리는 굉장한 인내심을 발휘하며, 어떤 내색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만나고부터 시종일관 이야기에 끌려다녀서 몰랐지만, 정색하고 나니 굉장히 차가운 인상이었다.

"실례했습니다, 제가 사람을 잘못 찾은 모양입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건 늘 어렵지. 하지만 필요한 일이야."

"아니요, 죄송하지만 저는 더 나눌 얘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건, 진상을 밝히고 아버지의 명예를 복원하는 거지, 그분을 약물중독자로 만드는 게 아닙니다."

그녀는 일지와 편지를 집어서 가방에 되돌렸다.

"나는 그가 아편을 했는지 아닌지 궁금하지 않네."

여인의 손이 멎었다.

"런던은 진실이 없는 도시라네. 어느 날, 물안개가 짙게 낀 다음 날이면, 여태껏 알고 있던 사실이 모두 허깨비처럼 흩어지고 말지. 그런 도시에서 사람이 미치는 것쯤은 대수롭지도 않은 일이야."

"무슨 말을 하시는 건가요?"

"나는 그런 소행을 벌이는 자를 몇 알고 있네. 자네의 아버지가 몸담았던 왕립 학회도 그 중 하나지. 유감이지만, 나는 내 생각을 고치지 않겠네. 자네 아버지는 불운하게도 미치고 말았지. 다만, 내가 알고 싶은 것은 그가 무얼 보고, 무얼 알아낸 끝에 미쳤는가 하는 점뿐이네."

피츠헨리는 조용히 제자리에 다시 앉았다.

"당신은... 평범한 탐정이 아니군요. 대체 뭐하는 사람인가요?"

"학자, 탐험가, 군인."

나는 말했다.

"원하는 대로 부르게. 나는 그 모두를 겸하는 인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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