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 8시간 27분 후의 결투 (3)
그림자가 쓰러졌다.
총구에는 아직 식지 않은 포연과 탄내가 얼얼하게 났다. 옆에 떨어진 모자는 바람을 타고 굴러가선 핏물을 머금은 진창에 걸렸다. 그리곤 바람이 불 때마다 들썩이며 경련했다.
몸뚱어리는 미동조차 하질 않았다. 대기하던 의사가 바로 다가가서 맥을 짚었지만, 그 정도 진단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할 수 있었으니 공연한 참견이자 능력의 낭비였다.
남자는 죽었다.
군중은 많았지만, 누구도 선뜻 범인을 지목하고 나서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양심을 지킨 건 바람이었다. 피가 튀는 순간, 불어닥친 돌풍에 핏방울이 세 사람에게 쏟아졌다.
공범은 여기 있는 셋이다. 하나는 총을 든 결투자였다. 그는 여전히 사람을 죽였다는 흥분이 가시지 않았지만, 애써 담대하려고 하고 있었다. 붉어진 얼굴이 석양에 겹쳐져서 녹아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하나는 소피 부인이었다. 그녀의 화사한 의복에는 핏물이 홍역처럼 맺혀 있었다. 마치 불타는 것처럼 붉었기에, 그 위로 나방파리가 다닥다닥 달라붙었다.
마지막 하나는, 나였다. 나, 필레몬 허버트였다.
이건 내가 예상한 결말이 아니었다. 나는 아연하여 옆을 돌아봤다.
"소피는요."
그녀는 날 올려다보며 해맑게 웃었다.
"삼투의 법칙을 따라요."
10분 전.
두 결투자는 서로 마주하며 섰다. 해가 저물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공공연히 알린 것도 아닌데, 거리에는 어디서 듣고 온 건지 구경꾼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나는 도탄을 염려해, 사람들을 뒤로 물렸지만, 대체로 의미 없는 시도였다. 사람의 본성은 벼룩이나 모기와 다를 게 없어서, 다른 사람의 피를 보기 위해서는 신변의 위험쯤은 족히 감수할 종자였으니 말이다.
결국, 시간이 되었다. 나는 엄숙하게 외쳤다. 혹은 장엄하게, 아니, 한기가 돌 정도로 비통하게 장례지도사처럼 말했다.
"양자 권총에는 총탄이 한 발씩 장전되어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두 사람은 굼뜬 동작으로 약실을 열어 확인했다. 그중 한 사람이 손을 비정상적으로 떨더니 권총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미안합니다. 줍겠습니다."
그는 시간을 끄는 게 명백한 동작으로 허리 숙였다. 어찌나 느렸는지 다시 허리를 펴고 일어났을 때, 남자는 족히 수십 년은 더 늙은 노인처럼 되어 있었다.
"확인했습니까?"
"예."
나는 대답하지 않은 쪽을 봤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끄덕였다.
"그럼 규칙을 설명하겠습니다. 양자는 번갈아 서로에게 총을 쏩니다. 누군가 맞으면 거기서 결투는 종료합니다. 두 사람이 발포를 마치고도 아무도 맞지 않는다면, 제가 새로운 탄환을 한 발씩 드릴 겁니다. 양자는 서로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발포 순서를 반대로 재차 반복합니다. 과정은 승패가 가려질 때까지 반복합니다. 이해하셨습니까?"
그때, 떨리는 목소리로 누군가 물었다.
"혹시 총에 맞고도 살 수도 있을까요?"
"어쩌면요."
나는 거짓말했다. 이 승부에 한해서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충분해요, 그걸로 충분해요."
남자는 말을 끊었다.
"발포 순서는 동전으로 정하려 합니다."
나는 눈으로 동의를 구했다.
"앞면이요."
"그러면 제가 뒷면이군요."
동전이 하늘로 튀었다. 그때였다. 노을에서 광선처럼 붉은빛이 쏟아져 내린 것은, 나는 눈이 부셔서 동전을 잡았는지 놓쳤는지도 몰랐다.
나는 손을 치웠다. 동전은 손등 위에 눕혀져 있었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를 놓친 걸지도.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뜸 들이자, 두 사람은 홍학처럼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보기 흉한 건 둘째치고, 그들이 선 자리에서는 보일 리가 만무했음에도 말이다.
"뒷면입니다."
명백히 희비가 교차했다.
"그러면 뒷면이 먼저 쏘고, 앞면이 다음에 쏘겠습니다. 두 분은 동의하십니까?"
"네."
한 사람은 대답이 없었다.
"여, 역시 그만두겠습니다."
그는 말했다.
"이건 제대로 된 짓이 아니에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합의된 결투 아닙니까?"
"어떻게 그걸 합의할 수가 있죠?"
남자는 외쳤다. 구경꾼 사이에서 야유가 들렸다. 그는 대중에게서 어떤 인간적인 공감도 얻어내지 못하자, 갑자기 날 돌아봤다.
"당신도 뭔가 말해봐요! 누가 죽기라도 바라는 거예요?"
"나도...."
나는 끝내 말하지 못했다. 소피는 내 팔을 잡아서는 말을 끊었다. 내가 뭐라 할 새도 없이 시종일관 침묵하던 그녀는 속삭이듯, 하지만 그 소리는 결코 낮지 않게 웅변했다.
"뜻은 알겠습니다. 저희라고 꼭 피를 볼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에라도 원하신다면 결투는 취소하도록 하겠습니다."
남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이내 본연의 우울함이 다시 떠올랐다.
"아니요, 이대로, 이대로 계속하겠습니다. 계속...."
"그렇다고 하네요."
이번에는 나만을 향한 말이었다. 소피는 경쾌했다. 나는 그녀의 애교 섞인 눈짓에 혐오감을 느꼈다.
"그러면 진행하겠습니다. 제 신호에 맞춰, 결투자는 차례로 발포합니다."
눈이 부셔서 눈물이 흐르는 탓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망막에 달라붙은 눈꺼풀,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그 뒷면을 목격했다. 그것은 아주 붉었다.
"셋, 둘."
다 세지 않았는데 총성이 울렸다.
누군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발포한 게 분명했다. 나는 급히 눈을 떠서 봤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있을 모든 사람과 같은 감상을 공유했다.
두 번째 발포는 필요하지 않았다.
1시간 전
나는 미리 도착한 소메로를 찾았다. 그는 방금 막 기자들과 회견을 마친 듯했는데, 그 때문에 머리 올이 삐져나와 진이 빠져 있었다. 그렇게 지친 채로 돌담에 앉아 결투에서 쓸 권총 손잡이를 닦거나, 겉에 광칠하는 모습은 속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별반 중요한 볼일은 아니었는지, 그는 내가 인사하기도 전에 다가오는 걸 눈치채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거, 남작님. 어쩐 일이십니까?"
"관두는 게 좋겠습니다."
나는 서두 없이 말했다.
"뭘요?"
"결투 말이요. 평범한 결투가 아니란 말입니다."
나도 이게 별로 좋은 설명법이 아닌 줄은 알았다.
"잘 들으시죠. 결투의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이상한 말인 줄 알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한 명은 죽고, 이건 제 예상이지만 그건 아마...."
"그러니까 확실한 건 아니군요."
소메로는 말을 끊었다.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솔직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일단은."
"제가 알기론, 남작님께서도 전에 종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우악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왜 그러셨죠? 듣기로는 아주 위험한 전장이었다고 하던데."
"왜냐니...."
"그렇게 해야 했기 때문 아닙니까?"
나는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같습니다. 비록 나라를 위해 총칼을 휘두른 건 아니지만요.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저는 빈손으로 올라왔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공장을 지을래도 땅이 필요하고, 건설비가 필요한데, 그 엄청난 돈이 어디서 나왔겠느냔 말입니다."
소메로는 호소하듯 말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참 솔직한 사람이었다.
"저는 한때 철도 회사에서 하루 18시간씩 일했습니다. 역에서부터 깃발을 짊어지고 출발해, 철도를 쭈욱 따라 걸으면서 문제가 있는 곳 옆에 꽂아놓는 간단한 작업이었습니다. 제가 그 일을 하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압니까? 아무 생각도요! 자수성가의 신화는 전부 거짓입니다. 처음에는 공장을 세우면 좋을 부지를 쫓던 제 눈에는 언젠가부터 영원히 이어지는 철도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계속 말했다.
"그러다가, 기회가 왔습니다. 간단한 제안이었습니다. 경쟁사의 열차를 타고 가다가, 적당히 사람 눈이 많은 장소에서 떨어지라는 내용이었죠. 저는 했습니다. 이목을 피해 삼등석 문 나사를 풀고, 부실 설계인 척하며 뛰어내렸죠. 그리고 정신을 차리니 팔의 감각이 없고, 이빨이 몇 개 빠졌고, 평생 만져본 적 없는 거금이 품에 안겨 있더군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까? 거래였습니다. 흔한 기회는 아니었죠. 상승의 기회는 인생에 흔히 찾아오는 게 아닙니다. 남작님도 저처럼 하신 것 아닙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바로 답하지 못했다. 소메로는 제 질문을 풀어주듯 다시 한번 말했다.
"피차 피에 값을 매긴 인종 아닙니까."
"그래도 그게 목숨보다 중합니까?"
나는 급히 물었다.
"저는 큰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상승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소메로는 목에 건 로켓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과시하려는 듯한 동작은 아니었고, 심지어 자신이 그랬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한 동작이었다.
"목숨은 개인의 것이고, 명예는 자손의 것입니다."
나는 이내 설득을 단념했다. 이제 출혈을 멈출 방법은 없었다.
2시간 전.
시간은 무참히 흘러갔다.
카페테라스에 앉은 우리는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만 늘어져라 응시했다. 어디선가 고약할 정도로 단내가 났다.
소피는 그런 내게 과시하는 것처럼 입술과 목선을 보이며 차를 마셨다. 나는 예술가들이 말하곤 하는 인체의 미학적인 선이 무엇인지 본의 아니게 이해하게 되었다.
"피곤하면 단 것이 좋아요."
그녀는 말했다.
곤란하게도 나는 지금 시점까지 결투 참관을 거절할 핑계를 떠올리지 못했다. 그 때문에 런던 시가지의 분주한 거리도, 드물게도 맑은 하늘도 전혀 즐길 수 없었다.
"단 차도 있습니까?"
"서양식의 사탕수수 차라네요. 중국의 것을 가게에서 개량했다죠."
그녀는 잘 안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이번이 고작 두 번째 방문이었기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잔을 들어서 불안하게 희뿌연 물을 마셨다.
그리고 곧장 길거리에 뱉어내고 말았다.
"뭡니까, 이건!"
"세상에나, 괜찮아요? 달다고 미리 말했잖아요."
그녀는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보더니 부끄러운 기색으로 손수건을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친절을 고사하고 소매로 입가를 닦았다.
"이건 달다 못해 씁니다!"
"그야 조금 더 달기야 하겠죠. 가게에서 사탕수수 대신 사카린을 썼다고 하니까요."
도리어 그녀는 내가 촌스럽다는 듯이 탓했다. 하지만 사카린이라니, 아니, 내 말은, 사카린이라니! 나는 도무지 유행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저는 이걸로 족합니다."
나는 그리 말하며, 품에서 물통을 꺼내어 열었다. 독주의 알코올 향이 거리에 은은하게 퍼졌다. 소피는 질색한 표정을 지었다.
"여하튼,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뭐가요?"
소피는 표정을 가다듬고 되물었다. 물론 모른 체였다. 내가 뭘 묻는지는 심지어 나보다 그녀가 잘 안다는 확신을 느꼈다.
"그렇게 노려보지 마요. 알았어요, 말할게요. 이건 제가 잘못한 것이니까요."
"잘못이라니?"
그러자 소피는 깊은 날숨과 함께 설명을 시작했다.
"사실, 옛 새럼의 결투법은 이름은 그렇지만, 일종의 주술 의식이에요. 세 명의 의식자가 필요한 주술이죠."
"주술이요?"
"그러면 이단의 방식에서 뭘 바라셨나요? 하지만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앨라 2세도 결국은 기독교도였고, 이 땅에 정착한 라그나르의 자식들도 결국엔 모두 기독교를 받아들였으니까요."
나는 심각하게 들었는데, 그녀는 농담이라는 듯이 웃었다.
"의식에는 당연하지만 두 결투자가 필요해요. 그리고 제사장의 역할을 하는, 그러니까, 참관인이 필요한 법이죠."
"제가 아는 참관인의 역할과는 조금 다르군요. 참관인은 그저 규칙을 알리고, 승패를 선언하는 자가 아닙니까?"
"아, 이단의 법칙에 현실의 상식을 대입하는 건 아주 위험한 시도예요. 차라리 천문학이라면 모를까요."
이번에도 나는 그녀가 알아듣기 힘든 농담을 한다 생각했지만, 그 표정은 도리어 진지했다.
"예전에는 이것도 조금 더 단순했다나 봐요. 복잡한 준비 절차 없이, 두 결투자가 서로 칼부림하면 저절로 승패를 알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옛 새럼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고상해지고 나서부터는 아주 까다로워졌죠. 이제 날붙이를 쓴 전통적인 결투법은 사장되었고, 화기를 통한 출혈은 곧 죽음이었으니까요. 승패는 날지언정 생존자 없는 결투가 계속되었죠."
소피의 설명은 아주 막연했다. 나는 참지 못하고 의문을 말했다.
"지금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서 그런데, 승패에 결투 그 자체 외에 무엇이 더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칼부림으로 승패가 결정 나는 건 당연하고, 어째서 화기 승부에는 생존자가 나오지 않는단 말입니까?"
그녀는 잠깐 망설였다. 그 이유는 곧 알 수 있었다. 소피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지금껏 내가 그녀에 대해 품고 있던 인상과 너무나도 다른 것이었다.
"아브라함은, 주님의 뜻을 받들어 자신의 아들 이삭을 번제물로 바치기 위해 언덕을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죠."
나는 말했다.
"이삭을 대신할 어린 양은 언덕 위에 이미 준비되어 있었으니까요. 지금 상황에 접목할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제물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거죠. 그렇다고 아브라함의 결심도, 이삭을 묶은 행위도, 이미 정해진 결말에 무색할까요? 만약 아브라함이 신을 속이려 했다면, 아들을 바치기를 거부했다면, 그곳 언덕에서 양을 찾을 수 있었을까요?"
소피는 입술에 애수를 묻혀 웃었다.
"사실 이건 전부 제 추측이에요. 앨라 2세가 기독교도라는 것도, 의식과 아브라함의 번제의 관계도요. 진실을 알기엔 너무 오래되었고, 또 위험하죠. 하지만 저는 성경에서 이 구절을 보고, 그런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비가 자식을 버리는 것 또한 모두 정해진 것이라면...."
잠깐이지만, 나는 그녀 안에서 여태 본 적 없는, 그런 게 있으리라 상상하지도 못했던 우울을 엿보았고, 곧 그러지 못하게 되었다.
소피는 늘상 짓는 그 신비롭고 고혹적인 미소를 되찾았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번제는 필연적인 결말입니다. 제사장의 역할은 둘 중에 이미 정해진 번제물을 골라 바치는 것뿐이죠. 하지만 결투 때 보는 것만으론 생존자가 나오지 못할 테니까, 만약 남작님이 두 사람을 만나보지 않겠다고 하셨대도 제가 설득했을 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기준이 명확하니, 남작님께서 굳이 손을 더럽히실 필요가 없으니까요."
나는 인상 쓰며 물었다.
"그러니까 누가 죽는 게 정해졌다는 겁니까? 아니, 설령 정하는 게 저라고 해도, 대체 무슨 기준이길래 제가 이미 알 거란식으로 말하는 겁니까?"
"짙음이요."
소피는 짧게 답했다. 어리석게도 무엇의 짙음인지, 굳이 되물을 필요는 없었다. 전쟁을 경험한 나는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때 칼을 통해 결투할 적에는 바로 보였으나, 총으로 결투하고부터는 죽어야만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리고 아마 이번 결투의 승패 또한.
"승패는 짙음으로만 결정돼요."
"저는 할 수 없습니다. 이건 공정한 결투가 아닙니다. 승패가 정해져 있는 한, 공개살인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설령 그들이 원한다고 해도요?"
소피는 빈 눈으로 날 응시하며 물었다. 나는 그녀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원하지 않게 하겠습니다."
3시간 전.
"의아하다. 분명 잊음이 분명컨대, 점차 역사에는 긴밀해진다. 이는 이자의 영혼이 강함인가, 혹은 플랜태저넷의 업이 그토록 짙고 깊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