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151화 (151/232)

§151. 8시간 27분 후의 결투 (1)

6시간 전.

소피가 나가고, 롤랜드는 책상 앞에 섰다. 그는 한 손을 자신의 명패 위에 올려놓고는, 살짝 옆모습으로 돌아보며 내게 말했다.

"선인께서 언제 한 번 당신의 부친 얘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는 무척 차분하고 이지적인 음성으로 말했다. 미리 알지 못했다면 그가 목숨을 건 결투에 불과 7시간 앞뒀다는 사실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으리라.

"그렇습니까?"

"예."

"그렇다면 참 두렵군요. 엄격하기로 유명하신 전인 아니십니까, 남에게나, 자신에게나."

그러자 그는 절제된 낮은 헐떡임으로 웃었다.

"그 점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선인께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허버트 남작은 부귀는 없으나, 그보다 훨씬 가치 있는 걸 가진 인물이라고. 한결같이 우직하여, 가장 깊은 비밀조차 나눌 수 있다고 말입니다."

나는 백작이 언급한 비밀이 무엇인지 아는 만큼 감동할 수 없었다. 정작 말하는 롤랜드는 그 말에 어떤 내의가 담겼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저는 오랫동안 유럽 본토에 머무르며 그들의 생각과 방식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우리 영국인의 결정적인 차이를 하나 알아차렸죠. 영국인들은 위기에 둔감합니다. 역사상 최악의 순간은 여럿 있었지만, 그때마다 바다가 지켜준 덕에 동물적인 감이 현저히 약해진 것이겠죠."

롤랜드가 하는 말은 단숨에 막연해져서, 나는 그가 무슨 시적인 은유를 하는지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아니었다. 전혀.

"조만간 유럽 전역에 폭풍이 불어닥칠 겁니다."

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봤다.

롤랜드는 내 시선을 눈치채고는, 어떤 착각을 했는지 실소하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다들 그런 표정을 짓더군요. 하지만 이건 예언 같은 게 아닙니다. 역사를 통한 분석이죠.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일정한 징조가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시대를 주도해야 하는 프랑스나 우리 영국 같은 기성 열강이 불경기와 정치적 혼란으로 침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에선 독일 제국, 이탈리아 왕국 같은 신흥국이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죠. 구세계의 질서가 흔들리는 순간, 역사는 언제나 전쟁으로 화답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전쟁은 발칸에서 시작할 겁니다. 오스트리아, 오스만, 러시아 세 제국이 맞붙을 테고, 이탈리아와 독일이 동맹으로 가세할 겁니다. 프랑스는 당연히 독일과 맞설 테고, 우리도 중립으로 남을 순 없을 겁니다. 이미 도화선에는 불이 지펴졌고, 영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전쟁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겁먹거나,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읊어나갔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강렬한 확신이 담겨서, 도리어 그가 품은 각오를 강렬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아무도 이번 전쟁의 규모를 모릅니다... 미성숙한 인류에게는 너무 큰 힘이 쥐여 있습니다. 개틀링과 노벨 이후, 각국의 병기고에는 스스로 파멸시키고도 남을 화약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온 유럽이 불바다가 될 테고, 무수한 사람이 죽어나갈 겁니다. 종전 후에는 종래와는 전혀 다른, 본 적 없는 세계가 남을지도 모릅니다."

롤랜드의 통찰은 정확하진 않았지만, 아주 매서운 부분이 있었다. 물론 나는 알았다. 그의 추측은 단순한 불안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단 것을, 하지만 그는 온전히 현재만을 보며 냉정하게 결론을 끌어냈다. 그 안에는 어떤 외면도, 부정도 없었다.

"선택의 순간에 우리 귀족들은 나라를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이런 난문을 앞두고도 저는 당면한 현실마저 벅차군요."

그는 푸념처럼 말했다. 나는 그가 처음 인간적인 감정을 내비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게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편이 필요합니다. 아버지들끼리 그랬듯이, 우리도 그런 관계가 될 수 있으면 좋겠군요."

롤랜드는 손을 내밀었다.

의미는 분명했지만, 내 행동은 굼떴다. 그는 재촉하지 않고 미소 지었다. 물론 그것만큼 지독한 독촉도 없었으리라.

"절 거짓으로 대하지 않아 줘서 고맙습니다. 언젠가 도움이 가장 필요한 때, 제 곁에서 도와주세요."

나는 손을 마주 잡았다.

"송구합니다."

붙들은 두 손이 떨렸다. 떠는 것은 누구의 손인가.

7시간 전

소피의 예감대로 롤랜드는 그의 저택에 머물러 있었다. 우리는 하인의 안내를 받아 그의 접견실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시종 말이 많던 소피는 저택에 들어오고부터 말수가 현격히 줄었고, 기다리는 시간은 꽤나 지루했기에 나는 그동안 롤랜드가 어떤 인물일지 상상해 봤다.

전인이신 필 에식스 백작과는 안면이 있으니 외모를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눈매가 사나운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행보에서 패기가 부족하니, 눈꼬리를 살짝, 입술 끝을 살짝 쳐지게 하니 대번에 우울한 인상이 되었다.

얼굴을 완성하고 내면을 채우려고 했으나, 한참이 지나도 무엇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어떤 말을 하는 사람일까, 아니, 그전에 어떤 언어로 말하는 사람일까. 네덜란드어?

그 탓인지 롤랜드가 방 안에 들어오자, 나는 아무 이유 없이 충격받았다. 무엇도 내 상상과는 전혀 달랐던 탓이었다.

"좋은 오후입니다."

"예, 좋은 오후입니다."

롤랜드는 날 없는 사람처럼 보지도 않고 소피와 인사했다. 그 덕에 나는 시선 걱정 없이 그를 관찰할 수 있었다. 백작은 우울하거나 의기소침한 신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등은 꼿꼿했고, 동작에는 연륜에 맞는 기품이 묻어났다.

게다가 그는 수 초의 정적은 견딜 만큼 끈기 있기도 했다. 소피는 나와 백작 사이에 서서는 인사를 주선했다.

"백작님, 혹시 필레몬 허버트 VC 남작님과 전에 뵈신 적이 있으신가요? 남작님, 이쪽은 롤랜드 필 에식스 백작님입니다."

그제야 우린 서로 아는 척하며 악수를 했다.

"좋은 오후입니다."

이것이 바로 상류사회의 방식이었다. 나는 그제야 귀족을 상대하러 왔다는 자각이 들었다. 롤랜드는 그 혼자서만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가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소피 역시 놀랍도록 변했다.

물론 나는 그녀가 그런 사람이란 걸 알았지만, 십 년을 넘는 관계의 공백과 아주 잠깐의 대화로 그녀가 퍽 소탈해졌다는 착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건 그녀에게 내가 그만큼 격식 갖출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롤랜드 백작은 그녀에게 맞는 모습을 되찾아 주었다.

조금 전까지는 그저 살짝 인상적이고, 여성으로 매력적인, 그리고 세탁이 귀찮을 게 분명한 의복을 입었을 뿐인 그녀는 감히 응시하기도 어려울 만큼 단아한 숙녀로 탈바꿈했다.

내가 찾아낸 변화에 내심 감탄하는 동안, 롤랜드는 계속 말했다.

"말씀은 여러 번 들었습니다. 애국자이시라고요."

"군인의 소임을 했을 뿐이니 과분한 호칭입니다."

나는 절로 배에 힘을 주고 답했다. 그는 기껏 내 또래 정도로 보였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람을 긴장시키는 특이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알다시피 부친과 그 자식을 동시에 아는 건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두 사람이 이토록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일은 더욱 그랬다. 필이 한겨울의 칼바람이라면, 롤랜드는 눈 속에 핀 아도니스였다.

"그러면 남작님께서 오늘 참관인을 맡아주시는 겁니까?"

"그렇다고 하고 싶지만, 남작님께선 조금 더 신중하고 싶으시다 하셔서요."

롤랜드는 그것만으로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제게 오셨군요."

"솔직하게 말하면, 제안을 받은 것도 당장 오늘 아침입니다. 부끄럽게도 그 길로 곧장 온 바람에 어떤 결투인지도 아직 잘."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히 말하면, 소유권 결투입니다."

"소유권이요?"

"알리시아 소메로라는 사업가가 제이콥 섬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롤랜드의 입에서 나온 외마디 단어는 날 단숨에 2년 전으로 끌고 갔다.

그날도 마침 5월이었다.

나의 집에는 두 손님이 찾아왔고, 각각 빛나는 운석의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고 성토하며 협력을 요구했다. 한 명의 사업가, 한 명의 귀족, 은빛 털가죽....

아아, 그렇다. 나는 기괴한 출생에도 불구하고, 본래 천성이 독실함과는 거리가 먼 탓에 운명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나는 어떠한 악의마저 느꼈다. 하늘이 인간에게 악의를 품을 수 있던가?

"남작님, 안색이 안 좋아요."

"아니, 죄송합니다. 잠깐."

소피의 부름에 깨어난 나는 곧장 품에서 수통을 꺼냈다. 내 손에 들린 게 뭔지 알고, 두 사람의 표정은 대번에 흐려졌다. 그들을 탓할 것은 아니었다. 만약 나라도 같은 반응을 보였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 시련은 도저히 맨정신으로 감당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단숨에 목청에 위스키를 부어 넣고, 식도에서 느껴지는 아찔한 열기에 겨우 평정을 되찾았다.

"죄송합니다, 계속하시죠."

롤랜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침착하게 설명을 계속했다. 물론 영국 귀족은 다들 표정 연기에 능했기에, 그가 아무 불쾌도 느끼지 못했다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주장은 이렇습니다. 그는 시청에서 강바닥의 건설권을 구매했고, 마침 그 권역이 제이콥 섬이 가라앉은 장소와 겹친 것입니다. 시에서는 대대로 에식스 백작위에 귀속된 침몰한 섬의 행정권을 인정해야 하는지 논쟁이 붙었고, 그 끝에 우리 두 사람의 합의안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결투였군요."

롤랜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말이 무례하게 들릴 줄은 압니다."

"하시죠."

"끔찍하게 야만스러운 결정입니다."

나는 일부러 더 과감한 표현을 써서 말했다. 어차피 그는 언짢아할 테면, 차라리 충격이라도 주는 게 낫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그의 반응은 내가 상상한 것과 전혀 달랐다.

"말씀한 대로입니다. 보통은 재판을 통하겠죠. 아니면 청원을 통해 국회에서 결정하게 하던가요."

그는 신부처럼 미소 지었다.

"이번 결투는 두 사람의 합의로 나온 선전입니다."

"선전이요?"

나는 당황해서 물었다.

"그러면 결투는 가짜입니까?"

"아니요, 아니요. 결투는 진짜로 합니다. 하지만 결투에 이르기까지는, 어느 정도 연출이 들어갔다고 인정하죠."

"대체 왜...."

"이 부분은 주선자가 설명해주심이 어떠신지."

롤랜드는 소피를 돌아보며 말했다.

"군중은 언제나 피를 원하죠. 더욱이 영국처럼 장미 덤불 위에 세워진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죠. 그렇기에 귀족은 유혈의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주시죠."

나는 그녀의 불길한 화법에 빠르게 질렸기에, 애써 말을 끊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전통을 중시하는 몇몇 귀족 어르신께서는 프랑스에서 일어난 참사 때문에 불안해하고 계셔요. 혁명은 진압했지만 이미 통치는 붕괴했고, 파리는 열과 단두의 법칙이 지배하게 되었죠. 한편 불안은 기회를 낳는 법."

솔직히,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대중은 이런 사실을 몰라요. 하지만 열광할 거란 것만은 분명하죠. 승자는 당장 런던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될 테고, 더욱이 런던의 중추로부터는 우연한 기회와 선물을 받게 될 수도 있고요."

"목숨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부인께선 무슨 검투사 시합처럼 말하는군요!"

내가 발끈해서 외치자, 소피는 웃으며 대답했다.

"런던에는 론디니움이 있었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린 모두 어느 정도 로마인의 피를 물려받았답니다."

"제가 선택한 바입니다. 탐탁지 않은 건 압니다만, 남작님처럼 명망 높은 애국자분께서 도와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백작님, 이건 아닙니다."

나의 호소에, 그는 아주 잠깐 흐릿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 표정을 이해하려고 애썼으나, 백작의 절제력은 이내 얼굴을 지웠다.

"압니다."

롤랜드의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 사이, 그는 소피를 보며 말했다.

"하나만 더 요청해도 된다면, 잠깐 둘이서 대화할 수 있을까요?"

"네, 비켜 드리겠습니다. 말씀이 끝나면 불러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소피는 조심히 문을 닫고 나갔다.

8시간 전

우리는 그 길로 곧장 두 결투자를 방문하기로 했다.

먼저 들를 곳은 거리상 가까운 은랑백, 롤랜드 에식스 공의 저택이었다. 보통이라면 집무실에 있을 시간이었지만, 소피는 아무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그의 처소에 들르도록 권했다.

가는 길, 나는 온갖 감정에 사무쳐 있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었고, 소피는 필 에식스 백작 사후에 일어난 일들을 알려주었다.

백작의 죽음에는 여러 소문이 돌았다. 일흔이라고는 한들 그토록 정정하던 노인이 하루아침에 산송장처럼 늙어 죽었으니 독살을 당했다는 음모론마저 돌아, 끝내는 묻은 묘를 다시 파서 반쯤 썩은 유해를 부검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어찌나 악취가 돌았는지 인근 수 마일에서 족히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는 과장스런 사족마저 붙었다.

나는 죽어서도 평온하지 못한 노인네를 가엾게 여기면서도, 어쩐지 그가 살아서 치르지 못한 죄값을 뒤늦게나마 갚고 있다는 망상을 떠올렸다.

결론을 말하자면, 시체에선 어떤 살해 정황을 찾지 못했다. 짐작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백작의 죽음은 일종의 자살이었다. 그는 약이나 밧줄을 쓰지 않고도 자살하는 법을 보인 것이다.

나는 백작의 죄를 고발하는 일에 대해 여러 밤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의 명예는 과연 수많은 사람의 죽음에도 지켜져야 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이던가. 여전히 나는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 채 이유 없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여하튼, 상속은 그렇게 처음부터 불안한 기반에서 이뤄졌다.

다음 난제는 그보다 현실적인 사안이었다. 알다시피 백작은 워낙 정정한 인물이었고, 장생법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게 보인 탓에,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임에도 승계를 위한 투자가 무엇하나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조차 최악은 아니었다.

가장 끔찍한 사실은, 어떤 음모가 있었는지, 아니면 변호사나 하인이 서로에게 의무를 전가하다 잊혔는지, 아무튼 그 어떤 이유에서든지 상속자인 장남, 롤랜드 에식스에게 백작의 부고가 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3개월 후, 벨기에 체류 중이던 롤랜드가 귀국하자, 온당히 그의 몫이었어야 하는 자산 대게를 상실하고 난 뒤였고, 건사하게 물려받은 건 허울뿐인 은랑백 작위뿐이었다.

가주를 맡아 영국에 남을 수밖에 없게 된 그는 벨기에에서 하던 사업을 처분하고 익숙하지 않은 고향에 적응하기 위해 힘썼다. 그런 헌신이 의미가 없지는 않았는지, 가문은 점차 안정되었으나 머지 않아 두 번째 재난이 닥치게 되었다.

이는 롤랜드의 무능이었다. 유감스럽게도 그는 제 아버지에 비해 어느 하나 특출난 점이 없는 인물이었고, 한 명의 철인이 홀로 지탱해온 가세가 기우는 걸 막기에는 턱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영국 문화 속에 그는 점차 고립되어 갔고, 200년의 충절이 무색하게 고작 2년 만에 은랑백은 왕가에 잊히고 말았다.

지켜야 할 명예, 자기 대에 이르러 몰락을 앞둔 가문, 범접할 수 없는 선대의 위광... 그런 상황 속에서 그는 선택해야 했다. 앞에는 오직 두 갈래 길만이 주어져 있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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