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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5화 (5/97)

〈 5화 〉 4화 산적의 실력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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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풍걸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덩치와 자신보다 덩치가 큰 형의 존재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굽신거렸기에 말대꾸 따위는 들어 본 기억이 없다.

헌데 웬 애송이가 자신에게 말대꾸를 해오니 적풍걸은 장안석을 죽이는 것을 미루고 애송이를 쳐다보았다.

"뭐라?"

연궁상방의 직원들과 낭인들은 놀랐으면서도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연궁상방에서 제일 강한 장안석이 손도 못 쓰고 패배했는데 괜히 꼬맹이의 뜻에 따랐다가 동조하는 것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명하는 마치 적풍걸이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방천을 쳐다보며 물었다.

"스승님, 산적들을 죽이는 것은 착한 일인가요?"

방천은 금명하의 말에 약간 고심하며 말했다.

"산적들이라 해서 모든 산적들이 악한 것은 아니다. 산길을 관리해주며 정당한 돈을 받으며 살아가는 산적들도 있을 것이다.

허나, 이들은 그런 이들은 아닌 것 같구나. 욕심에 눈이 멀어 사람을 죽이려고만 하니 우리가 무사히 지나가더라도 다른 행인이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 말씀은 제가 처리해도 된다는 말씀이신거죠?”

연궁상방의 사람들은 딱히 자신을 나쁘게 대하지도 않았지만 좋게 대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하급 낭인, 거의 없는 사람 취급을 했기에 죽든 말든 자신은 별로 상관도 없고, 연궁상방이 망하든 말든 자신과는 관계사 없다.

금명하가 고심하던 중에 방천이 다음 말을 이었다.

"꼭 죽이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고 대화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고, 죽지 않을 정도로 제압만 하는 방법도 있다."

금명하는 해답을 얻은 듯 장안걸을 짓밟고 있는 적풍걸에게로 나아갔다.

적풍걸은 자신을 향해 걸어 나오는 소년을 보며 비웃었다.

"크크큭, 애송아. 네놈이 나랑 싸우겠다는 것이냐?”

적풍걸은 자신보다 훨씬 작은 금명하를 보고는 비웃기만 하였다.

아무리 애송이라도 뭣 모르고 까분다면 교육을 시켜주는 것이 어른의 도리 아닌가?

적풍걸은 장안걸을 짓밟고 있던 발을 내리고 금명하에게 다가갔다.

“이리 오거라. 애송아 옥화산의 주인인 이 적풍걸님께서 정신 머리를 뜯어고쳐주마.”

금명하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검을 뽑아 들며 말했다.

"조용히 가면 그냥 보내줄 건데 지금 안가면 여기 있는 놈들 전부 땅바닥을 기게 될 거야."

적풍걸의 주위에 있던 산적들은 금명하의 발언을 듣고서는 어떤 이는 비웃고, 어떤 이는 욕을 바가지로 했다.

하지만 적풍걸은 잠시 진중한 표정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강호에서는 노인과 여자와 아이를 조심하라’는 말이 돌고 도는데 앞에 있는 애송이가 고수라면 적풍걸과 부하들은 순식간에 당할 것이다.

상대의 무위가 고수라면 알아서 모셔야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적풍걸은 고수를 알아볼 만한 안목도, 고수를 알아볼 만한 경지도 없었다.

적풍걸은 일단 눈 앞의 애송이가 이름을 알린 고수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이름을 물었다. 보통 이름을 알린 뛰어난 고수들은 이름 또한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네놈의 이름이 무엇이냐?"

적풍걸은 지금까지 반말만을 써왔는데 괜히 존댓말을 했다가 고수가 아니라면 체면만 구겨질 테니 욕은 하지 않되, 반말은 계속 썼다.

"나? 금명하인데?"

금명하라는 이름은 적풍걸이 살아오면서 전혀 들어 본 적도 없는 이름이었다.

상대가 고수가 아니란 것을 깨달은 적풍걸이 웃으며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애송이 놈이 제정신이 아닌 듯하구나 정신 좀 차리게 해줘라."

적풍걸의 말에 제일 말단인 산적이 공을 세우기 위해 먼저 나서 박도를 휘두르며 뛰어나갔지만 산적은 금명하의 검을 맞고는 쓰러졌다.

단칼에 쓰러진 부하를 본 적풍걸이 더더욱 소리쳤다.

“겨우 저런 꼬마 놈한테 지는 것이냐!

오늘 저 놈을 죽이지 못하면 잔치는 없다!”

산적이 약탈을 성공한다면 그 날 저녁은 약탈한 것으로 잔치를 벌인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연궁상방의 짐만 해도 상당한데 잔치를 벌이지 않는다는 말은 이것들을 모두 채주가 꿀꺽한다는 뜻과도 같았다.

산적들이 다 같이 뛰어갔다. 앞서 뛰어나간 멍청한 놈은 죽었으니 나머지가 합공공격을 펼치면 되는 것이다.

“상대는 혼자다! 숫자로 밀어붙여!”

산적들은 채주나 부채주 급이 아니라면 머리도 안 좋고 무공도 약하기 마련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먹고 살기 어려운 농민들이나 덩치나 힘만 믿고 무력 행사를 하던 양아치들이 거의 산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산적들은 상대의 무위를 눈으로 보고서야만 자신의 승패를 알아챌 수 있다.

그러니 산적들에게 앞에 있는 금명하가 미심쩍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운 좋게 한방이 성공한 꼬마일 뿐이었다.

금명하는 어찌 되었든 일류의 경지를 이루었다. 심지어 같은 일류인 자신의 형을 쉽게 이기니 일류 무사들 중에서도 강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금명하에게 달려드는 산적들은 삼류에서 이류 정도 밖에 안된다.

하지만 아무리 실력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 9명이나 되었기에 아무리 금명하라 하더라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제일 선두로 오고 있던 산적이 먼저 박도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금명하는 침착하게 박도를 검으로 받아 쳐낸 후 산적의 팔을 잘라버렸다.

그 일순간 팔이 잘려진 산적의 바로 뒤에 있던 산적은 동료의 팔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공포에 절여져 멈칫했지만 그 산적은 멈출 수가 없었다.

앞의 상황도 모른 채, 뒤에서는 공적을 쌓기 위하여 밀고 들어오고 있다.

산적은 힘으로 버텨보려 했지만 6명의 사람들이 밀고 들어오는 힘을 버틸 수는 없었다.

처음부터 10명의 산적이 금명하의 온 사방을 포위했더라면 금명하가 이렇게 쉽게 상대할 순 없었을 것이다.

산적들은 금명하의 정면으로만 달려왔기에 금명하는 나름대로 편하게 산적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렇게 금명하는 나머지 산적들의 팔을 잘라버렸다.

금명하가 쉽게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적풍걸이 외쳤다.

“다 나와라!”

적풍걸의 한마디에 숲속에서 10명의 산적이 튀어나와 금명하에게 뛰었다.

“하···그냥 도망가지.”

금명하는 그들이 더 이상 산적질을 못하도록 산적들의 팔만을 베어냈다.

어느새 산적은 5명 밖에 남지 않았고 그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며 그저 살려달라고 빌었다.

“저, 저희는 공격하지 않았습니다···제발 살려주십쇼···”

금명하는 빌고 있는 산적들을 보며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는 더없이 강해지는 강약약강을 보여주는 산적들이 너무도 한심했다.

금명하는 빌어도 소용없다는 듯 앞으로 걸어 나섰다.

“네놈들은 나를 죽이려고 달려들었으면서 정작 자기들은 살려 달라는 건가?”

“제, 제발···”

“어림도 없지.”

그렇게 남은 5명의 산적은 금명하의 검에 팔 하나씩을 내어주고는 고통을 호소했다.

모든 산적들의 팔을 잘라낸 금명하는 적풍걸을 찾았다.

이제는 그가 당해야 할 차례였지만 적풍걸은 부하들에게 싸우라 명한 뒤 이미 사라져 있었다.

“스승님, 산적 두목은 벌써 내뺐네요. 부하들을 미끼로 내놓고 혼자 내빼다니 치사한 놈이네요.”

“그런 녀석이니 녹림의 이름을 달고 채주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녹림에서 무위가 약한 이들은 그런 간사한 짓도 할 수 없다면 여기 쓰러져 있는 산적들처럼 그저 말단 산적 밖에 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두목은 어디로 내뺐을까요?”

“아마 또 다른 산으로 가서 산적이 될 게다.

산적이 됐던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 쉽게 빼앗는 맛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니 말이다.

게다가 채주까지 해 본 사람이니 그 능력으로 다시 채주의 자리를 꿰찰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또 그 산채를 부숴주면 되는 거죠. 크크.”

“자만에 빠지지 말거라. 그 산채에는 너보다 강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법이다. 당장에 녹림에는 십이마군(十二魔軍)이 있다.

그들은 녹림 총채주의 제자들로 모두 무위가 초절정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십이마군 중 몇 명은 초절정을 넘어서 화경의 경지에 도달한 자도 있다고 하더구나.

그들은 지금의 너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자들이다.

언제 그런 사람들을 만날지 모르니 항상 조심하고 또 자만하지 말거라.”

“네.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금명하의 싸움을 지켜보았던 상단주와 상방의 호위들, 낭인들은 금명하를 굉장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금명하도 자신들과 똑같이 내공을 운용하는 방법을 몰랐지만 그의 무위는 자신들을 가뿐하게 넘어서는 것으로 보였다.

어떠한 상단이든 고수와 연을 맺으려고 안달이 나 있다. 고수와 연을 맺게 된다면 이로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름을 빌려 고수의 인맥 하나로도 산적이 요구하는 통행료를 내지 않을 수도 있고, 거래를 할 때 이름만 대고, 얼굴만 비춰줘도 계약을 따기 쉽기 때문이다.

연궁상방의 상단주 연궁첨은 금명하가 혼자서 20여명의 산적들을 해치운 것을 보고는 어떻게든 그와 인연을 만들기 위하여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소협,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소협이 아니셨다면 저희 연궁상방은 망할 뻔하였습니다.

이 은혜는 제가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뭐, 따로 필요하신 건 없으신지요? 원하시는 것은 모두 드리겠습니다.”

“에, 예?”

금명하는 연궁첨의 갑작스러운 태도에 당황했다.

지금까지 그저 지나가는 사람처럼 자신에게 신경도 쓰지 않던 사람이 일을 해결해주자 곧바로 소협이라 부르며, 자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다.

금명하는 어찌 해야 할지 몰라 방천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방천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란 듯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저었다.

금명하는 자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질 듯이 엎드려 있는 상단주를 보며 생각했다.

‘저렇게 받아 달라 하는데 그냥 받고 빨리 안휘성으로 갈까?’

이렇게까지 애원하면 그냥 빨리 받고 출발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했기에 금명하는 받기로 정한 것이다.

“알겠습니다. 받을 게요.”

연궁첨은 설마 진짜 받는다 할 줄은 몰랐지만 이왕 주는 거 좋은 걸 주고, 인연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만 가득했다.

“예, 소협. 무엇을 갖고 싶으십니까?”

“은화 다섯 냥 주세요.”

말을 하며 금명하는 상단주의 표정을 살피는데 상단주는 자신의 말을 듣고는 충격에 빠졌는지 입을 딱 벌리고는 가만히 서 있다.

‘너무 크게 불렀나···? 세 냥만 부를 걸 그랬나···?’

금명하는 금씨세가에서 먹고 마시며 노는 동안 한 푼도 내 본 적이 없다.

그런 그에게 시세에 관한 상식이 있을 리가 없다.

일류 무사는 한달을 꼬박 일하여 은화 10냥을 벌 수 있고 평범한 가정은 안 먹고 안 입어서 은화 15냥을 모을 수 있다.

금명하가 산적들을 처리해주지 않았더라면 연궁상방은 자그마치 은자 20개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빼앗길 뻔했다.

헌데 그걸 막아 준 금명하가 1할도 안 되는 금액을 바라니 연궁첨에겐 충격만을 전해주었다.

금명하는 충격 받은 연궁첨의 표정을 보고는 너무 크게 불렀다 생각했는지 금액을 고쳐 말했다.

“세, 세 냥?”

세 냥이라는 조촐한 금액에 상단주의 입이 땅바닥에 닿을 듯이 더욱 더 벌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방천은 세상을 모르는 금명하를 바라보며 그저 웃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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