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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6화 (6/97)

〈 6화 〉 5화 암습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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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모르는 금명하에 놀란 상단주는 크게 벌어져 있던 입을 다물고는 생각했다.

‘저 소년은 아직 세상 물정도 모르는 것 같으니 우리 상단으로 영입한다면 값싸게 고수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다!’

고수와 친하다는 소문 만으로도 그 상단을 건들려는 상대가 사라진다.

헌데 금명하와 같은 고수가 상단에 합류한다면 어찌되겠는가?

웬만한 힘으로는 연궁상방을 건들지도 못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금명하가 스승이라 부를 정도의 사람이라면 꽤나 뛰어난 고수가 아니겠는가.

금명하와 끌어들인다면 그 스승과도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연궁첨은 이 기회를 놓치면 크게 후회할 것임을 알고 금명하에게 말했다.

“저···소협! 소협 같은 분들께서는 그렇게 적게 받지 않습니다. 은자 20개를 뺏길 뻔한 것을 구해주셨는데 어떻게 세 냥, 다섯 냥만 드리겠습니까···?

은자 5개를 드리겠습니다. 헌데 저희도 목적지로 이동하여 거래가 성사되어야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 괜찮으시다면 목적지까지 계속 동행하여 주실 수 있으실까요?”

“네? 은자 5개요?”

“예, 금 소협 같은 고수분께는 은자 5개도 적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부디 안휘성까지만 동행해주십쇼.”

금명하는 자신 혼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기에 방천을 바라보았다.

방천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먼 산을 보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결정에 따라 은자 5개를 얻을 수도 있고, 그저 가고 싶은 대로 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어차피 목적지는 연궁상방과 같은 남궁세가이기에 금명하는 가면서 돈까지 번다는 생각에 곧바로 승낙했다.

“예, 할게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저는 호법의 상태를 확인해바야 하기에 이따가 다시 뵙겠습니다.”

연궁첨은 연신 감사인사를 하며 호법에게로 향했다.

금명하는 자신이 잘 선택한 것인지 궁금해 방천에게 물었다.

“스승님, 저들과 동행해도 괜찮나요?”

“명하야 네가 가는 길은 네가 정하는 것이다.

남들이 무슨 좋은 말, 나쁜 말을 하든 결국 너의 선택대로 가는 것이니.

네가 갈 길을 스스로 정하되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언제나 후회하지 않을 만한 선택지만 주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도 후회할 수 있고 가장 안 좋은 방법을 선택해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그저 너의 선택만을 믿거라.”

금명하는 지금까지 하지 말라는 소리만을 들었지, 하라고 한 적은 어렸을 적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그저 자신의 길을 걸으라는 것뿐인데도 방천의 말은 늘 사고만 치고 혼나기만 하던 금명하에게는 충분한 인생의 도화점이 될 수 있는 기회였다.

누가 알았을까 방천의 그 한마디가 훗날 천하십대고수에 이름을 올린 자의 신념이 될 줄은···

* * * * *

큰 덩치의 사내가 눈을 부릅뜬 채 산길을 걷고 있다.

그가 걷고 있는 길의 끝에는 녹림 18채의 총채주이자 녹림에서···아니, 강호에서 가장 큰 덩치를 갖고 있을지 모르는 대력마도(大力魔刀) 적거마의 산채였다.

산채의 문지기들은 큰 덩치의 사내를 보자마자 문을 열었다.

사내는 산채가 자기집 안방이라도 되는 듯이 위풍당당하게 걸어 가장 큰 건물로 들어섰다.

“형님, 나 왔소.”

큰 덩치의 사내. 고작 한명에게 부하들이 모두 당하고 있을 때, 혼자서만 도망쳐 나온 그의 이름은 옥화산채의 채주 적풍걸이었다.

“크큭, 내 후광을 받는 게 싫다며 떠난 놈이 왜 돌아온 것이냐?”

“끄응, 웬 애송이 놈이 내 산채에 쳐들어와 내 산채를 부수고 부하들을 전부 때려 눕혔수.”

“그래서 뭐 복수라도 해달라고 쪼르르 달려온 것이냐?”

“···그놈만 처리해주면 다시 들어와 조용히 시키는 것만 하리다···”

“하하하, 네놈이 당할 정도면 최소 절정은 된다는 소리일 텐데 그놈의 무위가 어떻더냐?”

“모르겠소. 기운을 사용하는 걸 보진 못했지만 부하들을 도륙내는 것을 보니 예사 인물은 아닌 것 같소.”

“딱 봐도 싸워보지도 않고 도망 나왔구나. 그러니 네놈이 내 이름을 등에 업고 채주가 됐다는 소리나 듣는 것이다.”

적풍걸은 분명 실력은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형, 적거마가 아니었다면 적풍걸은 채주도 되지 못했을 거라며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 놈이 반로환동의 고수일 수도 있소.”

“흥, 그저 무위가 좀 강한 애송이일 뿐이겠지.”

“아니오. 그 놈의 무위는 애송이의 그것이 아니었소.”

“싸워보지도 않은 네놈이 어떻게 알겠느냐.”

“끄응, 암튼 처리해주면 조용히 있겠소”

“그래. 산채삼존 중 한 명을 보내주마. 처리해줄 테니 앞으로는 내 산채에서 찌그러져 있어라. 알겠냐?”

산채삼존은 18개의 산채 중에서 가장 강한 3명의 무인을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아주 강한 자들이었으니 그 애송이를 죽이는 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한 명으로는 부족할 수 있소.”

“크크크크, 그 한 명이 너 같은 놈 20명을 반 각이면 죽여버릴 수 있다.

그런데 부족해? 네놈의 눈이 낮음을 증명하는 소리일 뿐이다.”

적풍걸은 분하지만 자신이 적거마보다 무위가 약했으니 말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산채삼존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고 있다.

형의 밑에 있을 때에도 그들을 보았었는데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무위를 갖춘 자들이었으니 말이다.

적풍걸은 어찌되었든 산채삼존 중 한 명이 나선다면 금명하를 죽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따라나선다 말하였다.

“나도 따라가서 그 놈이 살려 달라고 비는 것까지 보고 싶소.”

“바라는 것도 많구나 그리 해라. 바로 보낼 테니 따라가거라"

적풍걸은 형 덕분에 채주 노릇을 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 다른 산채에 들어가 말단부터 시작해 힘으로 채주 자리를 차지했다.

헌데 애송이 하나 때문에 지금까지 이뤄 놓은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

산채에 들어와 형과 대화를 하는 중에도 소문이 다 났을 것이다.

'적풍걸은 역시 적거마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말을 듣기 싫어 시작했던 채주 생활이 금명하 때문에 끝났으니 금명하가 죽고 싶은 생각이 들때까지 괴롭힌 후에 죽일 생각이었다.

적풍걸이 어떤 식으로 금명하를 고문할까 생각하던 때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애송이는 어디 있지?”

목소리의 정체는 산채삼존의 하나이자 산채삼존 중 유일한 암살자인 암월살검(暗月殺劍) 음소도였다.

적풍걸은 적거마와 함께 있으며 음소도를 많이 봐왔기에 음소도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

‘암월살검이라면 확실할 것이다.’

혼잣말에 고개를 끄덕인 적풍걸이 금명하의 위치를 말해주었다.

“산채에서 싸울 때가 날이 저물 즈음이었으니 오늘은 아마 내 산채에서 쉬고 갈 것이오.”

“바로 가도록 하지.”

“알았소. 애송이의 무위가 생각보다 강하니 조심하시오.”

적풍걸의 말에 음소도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런 것은 네놈 같은 하수들의 생각일 뿐이다.”

적풍걸은 분해하면서도 음소도가 아니라면 금명하를 잡지 못할 테니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내 생각이 짧았소. 미안하오. 하하하···”

그렇게 산채삼존 중 하나인 음소도와 옥화산채의 전 채주 적풍걸은 다시 옥화산으로 향했다.

* * * * *

날이 저물 즈음에야 상단을 모두 정비한 연궁상방의 상단주 연궁첨이 금명하에게 다가갔다.

“저···금 소협. 상단은 출발 준비가 끝났는데 날이 저물고 있어서···”

금명하는 준비가 끝났다는 말에 봇짐을 다시 지며 말했다.

“그럼 출발할까요?”

연궁첨은 금명하의 말에 어물쩡대며 말을 꺼냈다.

“아, 그러시죠···그런데 지금 출발하면 다음 마을은 새벽 즈음에나 도착해서 말입니다···”

연궁첨은 금명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하여 자신의 의견을 최대한 돌려 말했다.

하지만 금명하는 강호에 처음 나와 밤중의 산행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모르고 있다.

밤은 어둡다. 밤에는 산짐승들이 튀어나올 수도 있고, 암습이 있을 수도 있다.

밤중에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고, 적을 파악하기도 어려우니 밤중의 산행은 위험한 것이다.

또, 이제 저녁이 다 되어 가는데 지금 출발하면 날이 지고, 새벽 즈음에나 다음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또 새벽에 쉬었다가 오후에나 다시 출발해야 되니 계속해서 시간이 꼬이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연궁첨은 옥화산채에서 하룻밤을 묵고 가려는 것이다.

하지만 괜히 금명하의 심기를 건드려 자신과 상방에 척을 지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연궁첨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생각을 알고 있는 방천이 나서 금명하에게 연궁첨의 뜻을 전해주었다.

“명하야, 상단주께서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고 출발하길 바라는 것 같구나.”

“예? 어째서요?”

금명하의 반문에 방천은 대답할 기회를 연궁첨에게 넘겼다.

자신이 아무리 세상을 돌아보았다 하더라도 당사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더욱 와 닿을 테니 말이다.

“금 소협, 저희가 지금 당장 출발하게 되면 사람도 지치고, 말도 지치게 됩니다.

또한 밤에는 산짐승들이 나타날 수도 있고, 산적들이 암습이라도 가한다면 저희는 큰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고 내일 새벽에나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런 거였나요?”

“예, 그리 해도 괜찮을까요?”

“저는 상관없어요. 스승님은 어떠세요?”

금명하의 말에 방천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걸 본 연궁첨은 일이 잘 해결되었다는 듯 미소를 띄며 말했다.

“그럼 시장하실 테니 식사가 준비되는 대로 다시 오겠습니다. 편히 쉬고 계십시오.”

연궁첨은 바람처럼 달려가 직원들에게 금명하와 방천의 식사 자리와 식사를 준비하라 일렀다.

한참 뒤, 연궁첨은 상단의 중앙에 식사 자리를 만들고 꽤나 많은 음식을 준비해 뒀지만 방천은 이를 만류하며 약간의 음식만을 가지고는 구석으로 향했다.

그 많은 음식들이 있는데도 약간의 음식만을 가지고 이곳으로 온 방천을 보며 금명하가 말했다.

“스승님, 왜 굳이 저 음식들을 안 먹고, 약간만 들고 온 겁니까?”

“우리 때문에 매 끼마다 저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면 직원들은 불만이 생길 것이고, 다른 낭인들은 우리를 질투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저리 많이 먹어야 할 필요도 없으니 이곳으로 온 것이다.”

“그렇군요.”

금명하는 방천의 말이 이해는 되었지만 그 많던 음식들을 먹어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아쉽게 생각하지 말아라. 이제 집에서 떠났으니 항상 먹던 것처럼 진수성찬만을 먹을 순 없다.

가끔은 못 먹을 때도 있을 것이며 굶을 때도, 풀만 먹을 때도, 사냥을 해서 먹을 때도 있을 것이니 미리 연습한다 생각하거라.”

“네, 알겠습니다.”

방천이 가져온 음식은 둘이서 양껏 먹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음식은 금방 사라졌다.

밤도 늦었으니 금명하는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 못 먹은 진수성찬을 곱씹으며 잠에 들었다.

금명하가 잠에 든 것을 확인한 방천은 나지막이 말했다.

“너라면 후에 진수성찬을 대접 받으며 살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만 참거라.”

이제 방천도 잠에 들려고 누워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니 자연의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모닥불이 타는 소리, 바람에 나뭇잎들이 흔들리는 소리, 약간 떨어져 있는 거리임에도 들려오는 시냇물 소리.

화경의 고수인 방천에게 숲의 소리는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생생히 들려왔다.

예전이야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잠에 들지 못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문제없이 잠 들 수 있는 방천이었다.

-콰직

방천이 잠에 들 뻔했을 때, 멀리서 누군가가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불청객이군.’

방천은 꿈나라에 빠져 있는 금명하를 뒤로 하고, 조용히 불청객을 마중나갔다.

* * * * *

먼 곳에서 금명하와 방천을 지켜보던 2명의 인영이 있다.

그들은 둘이 잠들었을 때를 이용하여 쉽게 암습할 생각이었지만 멍청하게도 덩치 큰 사내가 나뭇가지를 밟아버렸다.

“멍청한 놈. 작은 소리라도 고수에게는 우레와 같이 들린다는 것을 모르느냐!”

“미, 미안하오···”

“에잇, 멍청한 놈. 데리고 오질 않는 건데.”

하지만 그 둘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으니 지금의 대화조차도 그들이 바라보던 이가 듣고 있었다는 것이다.

“누굴 노리는 것이냐?”

그는 절정의 무위로도 접근하는 것조차 모를 수 밖에 없는 화경의 고수 방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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