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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15화 (15/97)

〈 15화 〉 14화 절정 고수의 구걸법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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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소도 일행은 곧바로 방천이 정해준 월야객점으로 향했는데 도착하니 어이가 없는 소리를 들었다.

“예약되어 있는 이름 중 방천이라는 이름은 없습니다.”

분명 방천이 월야객점으로 오라 했는데 어째서 예약이 되어 있지 않은 건가.

“그럼 금명하라는 이름은 없나?”

“금명하도 없습니다.”

계속해서 예약되어 있지도 않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니 객점 직원의 미간에 주름이 생긴다.

“실례지만 돈은 있으신 겁니까?”

금명하 일행은 며칠간 씻지도 않고 옷을 갈아 입지도 않아 지금의 몰골은 어느 누가 봐도 거지 같았기에 직원이 의심하는 것도 당연했다.

“아직은 없지만 후에 일행이 오니 그때 지불하도록 하마.”

음소도 일행이 금명하를 데리고 들어가려는데 직원이 막아선다.

“그럼 나중에 일행과 함께 오십시오.”

“아니, 일행이 돈을 지불할 거라니까.”

“그니까. 일행과 함께 오면 될 것 아닙니까?”

음소도는 뭘 해도 직원이 들여보내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다른 방법을 찾으려 했다.

‘공자님 주머니라도 털어봐?’

음소도는 금명하의 주머니를 털어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후에 그것이 밝혀진다면 무슨 보복을 당할지 모르니 곧바로 생각을 접었다.

‘그럼 직원을 죽여버려?’

음소도가 고개를 젓는다. 그것도 후에 밝혀진다면 금명하가 무슨 벌을 줄지 모른다.

음소도는 결국 포기하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음소도 일행은 어차피 날이 저물면 방천이 돌아올 것이니 객점 앞에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들이 객점의 맞은편 벽에 기대어 앉아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거리고, 심지어 몇몇은 돈까지 던져주며 측은한 마음을 표출했다.

술에 뻗어 인사불성인 거지 한 명과 나이가 40은 되어 보이는 거지 세 명이 길 거리에 앉아 있으니 사람들이 동정할 만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누군가. 한 명은 오대세가 중 하나인 금씨세가의 차남이고, 다른 세 명은 산채삼존이라는 악명 높은 무인들이다.

네 명 모두 절정의 경지를 이룬 무인으로 이러한 곳에서 동정 받을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이 개방의 거지들도 아니고 돈 몇 푼 던져 준다고 좋아할 리도 없다.

항상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 있을 때면 먼저 나서서 욕하는 주적구가 또 돈을 던져 주는 사람이 보이면 죽여버릴 생각으로 다음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때마침 웬 어린 뚱뚱보가 두 명의 하인을 거느린 채, 앞을 지나간다.

주적구는 던지기만 하면이라는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뚱뚱보가 자신들을 보며 무언가를 던졌다.

주적구는 마침 잘 되었다며 순식간에 일어났다.

-절그럭

주적구의 귀에 돈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절정의 무인인 주적구에게 이 소리는 돈 몇 푼이 아닌 동전 꾸러미로 들려왔다.

자신이 잘 들은 것이 맞는지 바닥을 확인해 본 주적구는 그대로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주적구의 어이없는 행동에 음소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 동전 꾸러미라 해도 그렇게 좋아하냐.”

주적구는 실실 웃으며 동전 꾸러미를 챙기려 했다.

“동전이나 몇 개 던지는 놈이었다면 잡아다 경을 치려 했지.

근데 그 뚱땡이는 있는 만큼 베풀었으니 봐줘야지.”

“그렇지. 가진 만큼 베푸는 놈은 봐줘야지.”

주적구가 챙기려던 동전 꾸러미를 음소도가 순식간에 낚아챘다.

“자, 그럼 숙소로 들어가자.”

“뭐해! 그거 나눠야지!”

“난 이걸 개인적으로 쓸 생각은 없다.

금 공자님은 우리한테 뭘 사 줄 것 같은 분은 아니니까. 공금으로 쓰자.”

음소도의 말에는 틀린 부분이 없었기에 주적구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음소도 일행이 다시 객점 앞으로 다가오자 직원이 또다시 막아섰다.

“예약된 방이 없다 말하지 않았습니까.”

음소도는 말없이 동전 꾸러미를 보여주었다.

동전 꾸러미를 본 직원은 순간 놀랐지만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뺏거나, 훔친 돈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받지 않습니다.”

누가 거지들이 갑자기 돈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직원은 이들이 당연히 돈을 훔쳐 왔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 화간 난 음소도가 진지한 얼굴로 읊조렸다.

“그 말 책임질 수 있나?”

직원은 갑자기 달라진 음소도의 기세에 놀라 몸을 벌벌 떨며 말했다.

“···허! 그렇게 분위기를 바꾼다 해서 제가 겁이라도 먹을 줄 아십니까?

지금 이곳에는 20명이나 되는 무사들이 있습니다. 까딱하면 당신들이 죽게 될 겁니다.”

“만약 우리가 가져온 이 동전 꾸러미가 뺏지도, 훔치지도 않은 것이라면 너는 어찌할 것이냐 물었다.”

직원은 벌벌 떨면서도 할 말은 다 했다.

“만약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제가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 돈을 털어서라도 제일 좋은 객실에 원 없이 묵게 해드리죠.”

직원은 생각보다 머리가 좋은 이였다.

그녀의 상식에서 개방도는 개인의 자산이 존재해선 안 되니 좋은 객점에 묵으려는 이 자들은 개방도가 아닌 그냥 거지이다.

헌데 그냥 거지가 무기를 차고 다닐 리는 없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정리된 내용은 이들은 사파의 힘 없는 무인들이고, 저 돈은 누군가에게 갈취했거나, 훔친 것일 테니 자신만만했던 것이다.

음소도는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는 곧바로 우봉에게 말했다.

“봉이, 너는 경공술이 약하니 이곳에서 금 공자님을 지키고 있어라.

적구, 너는 나랑 같이 뚱뚱보를 찾으러 가자.”

주적구도 이야기를 모두 들었으니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다.

“가자.”

음소도와 주적구는 뚱뚱보가 간 방향을 향해 양 쪽으로 나뉘어 돌아다녔다.

한참 뒤, 둘은 다시 객점으로 돌아왔지만 뚱뚱보를 찾지 못한 눈치였다.

음소도와 주적구는 이걸 어쩌냐는 마음으로 고뇌에 빠졌다.

‘뚱뚱보는 분명 객점을 넘어서 나아갔을 텐데 어디에도 없다···

젠장, 이러면 내가 돈을 훔친 게 되잖아!’

그들이 돌아온 것을 알고는 객점의 직원이 다시 이들에게 왔다.

“흥, 역시 훔친 돈이었군요.

당신들 같은 사파의 무인은 이 객점에서 재우지 않으니 그냥 써지세요.”

음소도는 당장이라도 눈 앞의 계집을 쳐죽여 버리고 싶었지만 주인인 금명하가 있으니 간신히 참고있다.

그 때, 누군가 음소도를 알아보는 듯이 말을 걸었다.

“자네들은 앞에서 구걸하고 있던 거지들 아닌가? 이곳은 무슨 일로?”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에 음소도가 그쪽을 돌아봤다.

그곳에는 자신이 여태까지 찾아 헤매던 뚱뚱보가 있었다.

“여기 있었구나!”

음소도는 직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이 놈이 우리에게 돈을 주었단 말이다!”

직원은 당황하며 음소도를 쳐다보았다.

저 도련님은 합비에서 가장 큰 상단의 주인의 아들로 이 객점 주인이다.

눈 앞의 거지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은 객점의 주인이 베푼 돈을 훔친 돈으로 오해한 것은 물론이요. 손님들을 상대로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이 된다.

직원은 당황한 채로 도련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도련님···혹시 이 자들에게 돈을 베푸셨나요?”

“음, 그리했다. 문제 있는가?”

직원이 기겁을 했다. 그 말은 즉, 자신이 오해를 하였고, 저들에게 죄를 지었다는 것이 된다.

직원은 머리가 좋은 만큼 자만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기에 자신이 사과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치 않고 있었다.

음소도는 직원을 보며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이 빤히 바라보았다.

“사과는?”

직원은 주먹을 부르르 떨며 엎드렸다.

“손님들께 무례를 끼쳐드린 점 정말 죄송합니다···가장 좋은 방으로 모시겠습니다.”

음소도 일행은 직원의 사과를 받고는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음소도 일행이 만족스러운 얼굴을 한데 반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놀란 도련님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직원은 더 이상 추태를 보이고 싶지 않아 대답도 하지 않고 도망쳐 버렸다.

“이게 무슨···”

음소도는 저 뚱뚱보가 직원의 상관인 것을 깨닫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도련님은 일단 그들을 안으로 데려왔다.

음소도는 뚱뚱보가 자신들을 데리고 가길래 좋은 방으로 안내해주는가 싶어 따라갔다.

뚱뚱보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오니 뚱뚱보가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미안합니다.”

지금 소년이 사과를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아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음소도는 뚱뚱보에게 사과를 받을 생각이 없었다.

물론, 예전의 음소도였다면 직원을 죽이는 것은 물론이고, 이 객점의 모든 이들을 죽이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금명하의 밑에서 지내다 하니 얌전해야만 했다.

“그것은 직원이 행한 일이지, 당신이 한 짓이 아니잖습니까.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음소도는 원래 자신보다 약해 보인다면 곧바로 하대하는 이이지, 남에게 존댓말을 쓰는 이가 아니다.

음소도는 절정의 경지를 이루었으니 그것을 문제 삼을 이도 없었다.

헌데 음소도의 눈 앞에 있는 뚱뚱보는 뭔가 달랐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러운 품격이 흘러나오고 있어 어린애가 아닌, 한 명의 성인을 상대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음소도가 사파에서 산적질이나 하며 이렇게 예의를 받아 본 적이 있을까.

산채삼존으로 있으면서도 밑에 것들이 못 배워 먹은 산적이었으니 예를 모르는 것들에게 예의를 받아 본 기억은 없었다.

음소도는 예의를 받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좋았기에 자신도 존댓말을 쓰며 대해준 것이다.

사파인에게도 예의 있게 대해줌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도련님은 음소도가 거절 했음에도 아직 미안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직원의 잘못은 분명 교육을 잘못 시킨 제 잘못입니다.

보상은 제가 해드릴 테니 부디 그녀를 용서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음소도와 같은 사파인은 어디를 가서도 취급을 받지 못하기에 멸시를 받는 것은 익숙했다.

뭐, 예전 같았다면 진즉에 죽여버렸겠지만 말이다.

“당신의 행동으로 이미 저희는 그녀를 용서했습니다.

저희 같은 사파인들을 존중해주는 자들을 전혀 보지 못했는데 당신의 마음은 이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방은 여러분들이 사용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원하실 때까지 있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아마 오래 있지는 않을 겁니다.

아, 아직 일행이 한 분 더 있는데 그 분도 이곳에서 같이 묵어도 괜찮겠습니까?”

“예, 그러시죠. 그 분의 특징을 말해주신다면 이곳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그 분은 방 자 성에 천 자를 쓰십니다.

옷차림은 도사들이 하고 있는 도복에 지긋한 노인이십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 분이 오신다면 이곳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짐을 푸시고 목욕을 즐기시지요.

저희 객점의 온천은 합비에서 가장 잘 되어 있으니 마음에 드실 겁니다. 온천으로 가셔서 피로를 푸시지요.

목욕이 끝나면 식사를 준비해두겠습니다.”

“그렇게까지···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아무쪼록 저희 객점에서 편안하시길.

그럼 저는 여러분들의 휴식을 위해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음소도 일행은 주인이 물러가자마자 금명하를 그대로 눕혀 두고 온천으로 향했다.

아무리 산적이라도 온천은 피로를 푸는데 최고이였니 말이다.

소년은 방을 나오자마자 웃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이 찢어지니 전형적인 비열한 자의 표정으로 보인다.

소년은 하인 한명에게 포졸을 불러오라 시켰다.

‘크크, 현상금이 굴러들어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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