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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90화 (90/97)

〈 90화 〉 89.파천신권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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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친숙해졌구나.”

“오셨습니까?”

“처음에는 기절할 정도로 무리하게 수련하기에 걱정했는데 벌써 자연의 기운과 친숙해졌구나.

역시 무서운 재능이야.”

금명하는 수련을 시작한 첫날부터 기절하여 파천마군을 놀라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고작 한 달만에 자연의 기운과 벌써 친숙해진 것으로 파천마군을 놀라게끔 했다.

“자연의 기운을 이용할 수 있으니 이제부턴 파천신공의 초식을 가르쳐 줄 거다.”

“예.”

지금까지 금명하가 했던 것은 파천신공을 펼칠 수 있는 준비밖에 안됐다.

이제 드디어 파천신공을 배우게 된 것이다.

“네가 가장 먼저 배울 것은 파천신공의 가장 기본이 되는 초식인 파천신권(破天神拳)이다.”

“주먹이군요.”

“그래. 지금까지 네가 매일 하던 것과 비슷할 테니 배우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겠지만 오래 걸릴 것이다.”

“배우는 게 어렵지 않은데 왜 오래 걸린다는 거죠?”

“파천신권은 파천신공의 모든 초식의 근본이 되는 초식이다.

기초가 잘 다져져야 건물이 흔들리지 않는 법. 파천신권이 완전해지기 전까지는 파천신권만을 수련해야 한다.”

“저···그건 얼마나 걸리는 겁니까?”

파천마군은 금명하의 수련 기간을 1년에서 3년까지 잡아 두었다. 파천신권의 수련 기간이 길어진다면 협곡을 나가는 날도 미뤄질 게 뻔했다.

“파천신권의 수련이라···”

파천마군은 자신이 파천신권을 배웠을 때를 떠올렸다.

파천신공을 가르쳐 준 스승은 무공서만 주고 떠났기에 혼자서 익힐 수밖에 없었다.

가장 난관인 자연의 기운을 익히는 것에만 20년을 소비했고, 파천신공의 모든 초식을 배우는데 30년, 파천신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배우는데 10년을 소비했다.

도합 60년에 걸쳐 파천마군은 파천신공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결코 느리다 할 수 없다.

아무런 지식도 없이 비급서 하나만을 보고 무공을 익히는 것은 외나무다리 위를 걷는 것과도 같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도 가르쳐 줄 이가 없고, 혹시라도 주화입마에 걸리면 도와줄 이도 없다.

파천마군이 천재가 아니었다면 파천신공을 익히는 도중에 주화입마에 걸려 죽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와 달리 금명하는 스승이 있고, 더 뛰어난 재능이 있다.

‘내 10년을 이 놈은 얼마나 줄일 수 있을는지···’

파천마군은 이번에도 금명하가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가정하에 설정한 1년에서 3년이다.

자신이 올바르게 수련했다면 5년 정도가 걸렸겠지만 금명하라면 3년, 어쩌면 1년 안에도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파천마군은 금명하가 게을리 수련하지 않도록 있는 그대로 전하지 않았다.

“네가 빨리 한다는 가정하에 2년 정도다. 평범하게는 5년, 느리다면 10년이다.”

“2년···알겠습니다.”

“그럼 가르쳐주마.”

“예.”

파천마군이 주먹을 들어올렸다. 금명하에게 자세히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지금까지 네가 하던 수련은 몸 안으로 자연의 기운을 받는 거였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자연의 기운을 몸에 받지 않고, 그대로 이용해야 한다.”

“이용···?”

“말로 이해되지 않을 테니 직접 보여주마.”

파천마군의 손으로 자연의 기운이 응집되었다. 금명하와는 그 크기부터, 질까지 모든 것이 달랐다.

헌데 손으로 자연의 기운을 모으는 것은 금명하도 할 수 있었다.

“이게 뭐가 다른 거죠?”

금명하의 물음에 파천마군이 팔을 펴 금명하에게 가까지 보여주었다.

“잘 보거라. 자연의 기운이 팔로 스며들지 않고 주위에 머물고 있지 않느냐.”

자세히 보니 파천마군의 말대로 자연의 기운은 파천마군의 팔 주위로 맴돌며 몸안으로는 전혀 스며들지 않고 있었다.

“파천신공은 자연을 이용하는 무공이다.

네가 아무리 자연의 기운과 친숙해졌다 해도 자연의 기운은 결국 네 기운이 아니니 몸안으로 받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예? 그럼 지금까지 했던 수련은···”

“내가 있으니 상관없지.”

터무니없는 소리다. 만약, 파천마군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잘못되면 금명하는 그대로 황천길로 가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맞다. 이 영감님, 정신이 이상하지?’

진실을 말해도 거짓이라며 죽이려 하고, 수련이라며 거대한 폭포를 맞게 하거나, 깊은 땅에 묻으려 했다.

정상적인 사고로는 할 수 없는 행동이니 이제는 그리 놀랍지도 않다.

“그렇군요. 아무튼 그건 어떻게 하는 겁니까?”

“별로 어렵지 않다. 그저 자연의 기운을 모아다가 주위로 머물게 하면 된다.”

파천마군이 설명을 해주었지만 이건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게 지금 금명하의 눈으로도 그 정도는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그건 저도 아니까 요령을 알려 달라 이 말입니다.”

“그게 요령인데 뭘 어찌 더 알려주느냐?”

파천마군은 배워본 적이 없으니 가르치는 걸 잘할 리가 없다.

그저 자신이 느낀 점을 전하고,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는 식으로 가르칠 뿐이었다.

그리고 그걸 듣는 입장에서는 그게 무슨 가르침이냐 할 수밖에 없었다.

“에휴, 됐습니다. 그냥 제가 하는 거나 지켜보고 틀린 점이 있으면 말해주십시오.”

포기한 금명하에 파천마군도 자신이 잘 가르치지 못하는 걸 알고 있는지 자연스레 수긍했다.

“그러마.”

금명하가 팔을 뻗어 자연의 기운을 모았다.

‘기운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려면···’

금명하는 일단 내공을 이용해 자연의 기운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러자 파천마군이 옆에서 말한다.

“에휴, 이놈아. 기껏 자연의 기운이 친숙해지도록 수련했는데 그걸 막으면 어쩌자는 거냐?”

자연의 기운이 들어오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막아서도 안 된다. 상반되는 일이었지만 금명하는 노력했다.

자연의 기운은 금명하의 팔로 모여들더니 천천히 흡수되었다.

“에휴, 이놈아. 그렇다고 완전히 받아들이면 어쩌자는 거냐. 적당히 모으기만 하고 주위에 맴돌게 하면 되는데.”

파천마군의 잔소리에 금명하가 기운을 멈췄다.

“아니, 그럼 똑바로 알려주시던가. 대충 느낌만 알려줘 놓고는 옆에서 쫑알대십니까?”

“허, 네놈이 틀린 점이 있으면 가르쳐주라 하지 않았느냐! 가르쳐 줘도 난리를 치면 어쩌나는 거냐!”

“가르쳐 달라 했지 잔소리만 하고 있으라 했습니까?”

“허, 그럼 어디 너 혼자 알아서 해봐라! 얼마나 잘하나 보자.”

“예. 바라던 바입니다. 제가 혼자서 똑바로 성공하는 걸 보여드리죠.”

금명하는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하면서 옆에서 쫑알대고만 있는 파천마군에 화가 났다.

파천마군은 나름 최선을 다해 알려주고 있는데 화를 내는 금명하에 화가 났다.

그저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면 될 일이었지만 둘의 자존심이 그걸 허락치 않았다.

금명하가 혼자서 하려는데 순간 동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지금은 자존심을 부릴 때가 아니지···’

금명하의 자존심. 화경의 무인이자, 오대세가 중 하나의 자제가 가지고 있는 자존심을 꺾을 수 있는 동료가 금명하에게 존재했다.

“죄송합니다.”

금명하가 파천마군에게 사과했다. 자존심보다는 동료들을 먼저 보는 게, 자신의 복수를 하는게 우선이었다.

금명하가 사과를 해오니 파천마군도 어른 된 입장으로서, 가르치는 입장으로서 더 이상 자존심을 부릴 수는 없었다.

“그래. 뭐, 나도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도록 노력해보마.”

서로 양보를 하니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세 달간 함께하며 처음하는 양보였으니 그러는 게 당연했다.

어색한 기류를 깬 것은 파천마군의 헛기침 소리였다.

“크흠. 자, 다시 해보자꾸나.”

“아, 예.”

금명하가 팔을 뻗어 기운을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양보를 했다 해서 갑자기 금명하가 해낼 수 있을 리 없었다.

파천신권의 느낌을 어찌 전할지 고민하던 파천마군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직접 기운을 이끌어주마. 너 정도면 그것만으로도 어떤 느낌인지 파악할 수 있겠지.”

파천마군이 금명하의 팔에 손을 대어 자연의 기운을 통제했다.

그는 일부러 기운을 천천히 움직이며 금명하가 감을 익히도록 배려해주었다.

금명하의 팔에 스며든 자연의 기운이 스르륵 빠져나오더니 주위에 머문다.

파천마군의 기운의 흐름을 읽으며 금명하는 파천마군이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생전 느껴본 적 없는 느낌이다. 이건 내가 자연의 기운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친해져야 되는 거였어.’

금명하는 자연의 기운을 제어하여 파천마군이 말한 것을 유지하려 했었지만 그 방법은 틀렸다.

지금 금명하가 느끼는 것은 물과 기름 같이 자연스레 섞이지 않는 기운의 조화였다.

자연의 기운이 금명하의 팔에 스며들지 못하는 게 아닌, 안 하는 것이다.

기운은 제어해야만 한다 생각했던 금명하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 그럼 이제 파천신권까지 사용하마.”

팔 주위로 머물던 자연의 기운이 파천마군의 의도한 대로 움직여 앞으로 쏘아져 나간다.

“파천신권.”

-펑

지금까지 금명하가 자연의 기운을 담은 권기를 아무리 쏘아내도 폭포의 겉면만 후려칠 뿐이었다.

하지만 파천신권은 달랐다.

파천마군의 기운이 더해진 건지는 몰라도 폭포의 겉면을 넘겼다.

그것만으로도 총채주의 무위에 한 발자국 다가간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파천마군의 도움 덕분이었지만 말이다.

“이게 파천신권···”

“그래. 네가 알던 것과는 다른 경지를 겪는 것 같지? 뭐, 나도 처음에는 그랬으니 말이다.”

“그래도 영감님의 기운까지 받은 것 치고는 위력이 약한 것 같은데요. 첫번째 초식이라 그런가?”

금명하의 말에 파천마군이 의아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난 기운을 보태지 않았다. 저건 순전히 네가 모은 기운만으로 해낸 거다.”

“그걸 제 기운으로요···?”

금명하가 다시 한번 폭포를 쳐다보았다. 한 달간 전력을 다해 쏘아낸 권기의 수만 해도 500개는 될 것이다.

그렇게 노력했지만 마지막 날까지도 금명하는 폭포의 겉면을 뚫지 못했었다.

“지금까지 겉면조차도 뚫지 못했었는데 기운이 같을 리가 없잖아요.”

“기운의 양은 같다. 운용 방식이 다를 뿐이지.

네 몸이 자연의 기운과 친숙해졌다 해서 동화될 순 없다. 그저 친숙해졌을 뿐인 거지.

지금까지 네가 쏘아낸 자연의 기운이 약했던 것은 네 몸을 한 번씩 거쳐 그 양이 줄었던 거지.”

“그럼 방금의 방식대로 하면 저도···”

“그래. 할 수 있겠지.”

금명하가 방금의 느낌을 기억하며 다시 자연의 기운을 모았다.

처음에는 물론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억에 남은 대로 자연의 기운을 유도하니 차츰차츰 팔 주위에 머물기 시작한다.

“파천신권(破天神拳).”

-펑

자연의 기운이 쏘아졌다. 기운은 폭포의 겉면을 걷어내고 안쪽까지 때릴 수 있었다.

금명하 혼자서 이뤄낸 일이었다.

“아까보다는 위력이 약하네요···”

“아직 익숙치 않아서 그런 거지. 익숙해지면 1할. 완숙해지면 3할까지는 가능할 거다.”

“뭐가요?”

“폭포를 뚫어내는 것 말이다.”

파천마군이 도와주며 쏘아낸 기운은 금명하가 모은 10할의 기운을 모두 소진하여 1할을 뚫어냈다.

반면에 방금 금명하가 쏘아낸 모으는 와중에 흩어지고, 쏘아내는 와중에 흩어져 겉면을 뚫고 속까지 살짝 닿았을 뿐이다.

그건 곧, 아직 수련이 부족하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가능성이 보였다. 금명하는 파천신공을 배울수록 총채주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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