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97화 (97/97)

〈 97화 〉 96.동료이자,조력자이자,부하 같은 그런 느낌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금명하의 조력자가 되겠다 밝힌 우휘는 금명하에게 대강의 사정을 전해 들었다.

총채주에 의해 동료들이 피해를 받았고, 자신은 죽음의 위기에서 파천마군을 만나 목숨을 구하고, 복수할 힘을 얻었다고.

총채주는 우휘와 세력전을 벌이던 이였다. 우휘가 파천마군을 만나 총채주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언젠가 맞붙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총채주가 정파의 인물들과 싸우는 것을 보았고, 금명하의 무위를 몸소 경험했다.

우휘는 둘을 비교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제자님은···대협···공자···”

“그냥 화왕이라 불러.”

“아, 그러죠. 솔직히 지금 화왕의 실력이 저에게 보여준 게 다라면 총채주에게 이기지 못할 겁니다.”

이것은 금명하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5년 전 총채주에게 당할 때의 무위는 감당할 수가 없는 정도였다.

그리고 점점 무위가 오르면서 총채주의 무위는 아득해져만 갔다.

화경의 무인이 되면서 가상으로 대련을 펼치는 심상의 세계에서 총채주에게 승리한 횟수는 30번, 무승부가 90번, 패배한 횟수는 880번이다.

심지어 30번의 승리도 살을 내주며 뼈를 취하는 수로 겨우 쟁취한 것이다.

현경을 이룬 지금은 100번의 대결을 한다 쳤을 때, 자신이 승리할 가능성은 3할이 채 되지 않는다.

그것도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수로 3할이다. 아무런 피해도 없이 승리하려면 1푼도 겨우 챙길 정도다.

파천마군에게 받은 금지된 초식을 사용하면 가능성을 더 올릴 수 있겠지만 금지된 초식은 파천공보다도 다루기 어렵다.

그러니 금명하는 지금 당장 총채주와 싸울 생각이 없다.

잎을 떨어뜨리듯 산채와 수채를 처리하고, 가지를 쳐내듯 십이마군을 죽인 다음, 나무인 총채주를 상대할 것이다.

이 계획은 최소 2년이라는 시간을 잡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금명하의 무위는 올라가지만 총채주의 무위는 정체되어 있다.

시간은 금명하의 편이니 굳이 무리해서 당장 총채주와 싸워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잎을 떨어뜨리고, 가지를 쳐낸 다음, 나무를 벨 거다.”

금명하의 말에 우휘가 씨익 웃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방대한 양의 기운을 보고, 힘만 믿고 무식하게 행동하는 총채주랑 비슷할 줄 알았다.

하지만 금명하에게는 총채주에게 없는 생각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그것만으로도 총채주를 버리고, 금명하에게 붙을 이유는 충분했다.

“제가 녹림에 총채주 만큼이나 오래 몸 담았지만 모든 산채를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중원의 수많은 봉우리에는 웬만하면 산채가 있고, 중소규모의 산채는 사라지고, 생기는 것을 반복할 테니 말이죠.”

녹림이 자랑하는 18개의 산채, 십팔산채(十八山寨)가 아닌 경우에는 무림인들에게 산채가 사라지고, 산적들이 다시 만드는 게 반복된다.

산채는 만들어지면서 주인이 바뀌고, 이름이 바뀌니 녹림의 수많은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우휘로서도 그걸 모두 알기는 어려웠다.

“그러니 십팔산채를 중점으로 처리하고, 가는 길에 있는 모든 산적을 처리하는 방향을 가시죠.

어차피 그 정도면 십이마군이 하나씩 찾아올 겁니다.”

“십이마군 따위는 한꺼번에 덤벼도 날 못 이길 텐데?”

“십이마군은 사용하는 무공이 생각보다 까다로운 놈들입니다.

한꺼번에 싸운다면 화왕께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장담할 수 없을 뿐이지 7할의 확률로 금명하가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우휘는 단 3할의 확률로 금명하가 목숨을 잃는 모습을 볼 생각이 없었다.

‘뭐, 내가 돕는다면 지금 당장 총채주와 붙어도 이기겠지만 그러면 재미없지.’

자신의 도움이 아닌, 금명하 혼자서 해내야 한다. 그래야지 자신은 조용히 살면서 무림을 재미있게 만들 테니 말이다.

따지자면 우휘는 그림자다. 항상 있지만 눈에 띄지는 않는 그런 존재다.

그가 해야 할 일은, 그가 하고 싶은 일은 금명하에게 관심을 떠넘기고 천하를 움직이는 것이다.

“시간은 얼마나 주면 되지?”

“예? 무슨 시간 말입니까?”

“십팔산채를 정리해 오는데 걸리는 시간.”

“그게 시간이 필요합니까?”

십팔산채의 위치는 모두 다를 것이다. 거기다 가는 길에 있는 산채까지 정리하려면 변동하는 정보까지 알고 있어야 하니 기억력으로 될 게 아니다.

헌데 우휘는 달랐다. 살아온 세월이 다르고, 잔머리가 남다르다.

“십팔산채의 위치는 모두 기억하고 있고, 가는 길에 있는 산채는 그냥 모두 부숴버리면 그만이죠.”

“그렇구만. 그걸 하는 건 내가 될 테고.”

“그렇죠.”

“그래. 파천공.”

순간적으로 다시 파천공이 펼쳐지며 금명하는 우휘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가,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넌 그냥 좀 얄밉다. 좀 맞고 시작하자.”

금명하는 우휘를 배려해 내공을 사용하지 않고 때렸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파천공 속에서 금명하를 제외한 자는 내공이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

즉, 우휘는 호신강기도 없이 맨몸으로 두들겨 맞고 있다는 것이다.

한참을 두들겨 맞은 우휘는 이것으로 금명하의 신임은 샀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후···짜증은 나지만 이렇게 재밌어 보이는 놈을 놓칠 수는 없지.’

재미를 위해서라면 잠깐의 불편함정도는 감수할 수 있는 우휘였다.

* * *

“부천호님, 이쪽입니다.”

부하의 안내를 따라 금의위 부천호, 왕량이 절벽의 끝으로 향했다.

지금 절벽의 아래, 흑도방이라 불리는 사파 집단에서 뿜어져 나오 고 있는 기운을 보기 위해서였다.

“저게 파천마군이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가까이 접근하면 들킬 게 뻔해 정확한 확인은 불가하지만 파천마군이 저곳으로 향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왕량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고민했다.

파천마군을 감시하는 것은 이미 몇 십년 전부터 시작된 임무다. 그것은 자신이 믿고 따르는 첨사의 임무였고, 그가 이어받아 관리하고 있다.

지금 파천마군이 기나긴 은둔 생활을 끝내고 밖으로 나왔으니 첨사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파천마군을 잡는다면···?’

파천마군은 현재 극악한 범죄자로서 다뤄지고 있다.

자신의 주도 하에 파천마군을 잡는다면 부천호(副千戶)에서 천호(千戶)로 갈 수도 있다.

어쩌면 새로운 무공을 하사 받고 2명밖에 없는 진무사(鎭撫使)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부천호에서 천호라면 언제가는 될 수 있겠지만 진무사의 자리는 이대로라면 불가능하다. 무언가 실적이 필요했다.

“흠···”

왕량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으니 그를 보좌하는 백호(百戶), 이두석이 묻는다.

“혹시 파천마군을 잡으실 생각이십니까?”

“고민중이다.”

고민중이라는 말에 이두석은 어느 의견이 아닌, 현실을 말했다.

“이전의 파천마군이라면 저희만으로는 놀잇감조차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파천마군은 정마전쟁에서 정파의 고수들과 싸우고, 천마와의 싸움에서 패하고 은둔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의 파천마군은 어쩌면 다 죽어가는 호랑이일 수 있습니다.”

“네 말은 맞다만 그 다 죽어가는 호랑이에게 우리가 상처를 줄 수 있겠나?”

이두석은 말이 없었다. 솔직히 자신도 상대가 안 될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곳에 모여 있는 20명의 인원 중 무인이 아닌 자가 없다.

부천호인 왕량은 화경을 바라보는 초절정의 극단이고, 자신도 절정의 극단에다가 나머지 인원들은 절정의 초입에서 완숙으로 이뤄져 있다.

웬만한 문파의 무력 부대에 버금가는 인원임에도 파천마군에게는 승산이 없어 보였다.

“일단 첨사님을 불러라. 그동안 나는 가까이 붙어 확인하도록 하마.”

왕량이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금의위는 기본적으로 은밀히 다니기에 경지에 비해 숨는 것을 잘한다.

거기에 초절정의 극단에 이른 왕량은 숨는 것은 자신 있었다.

그렇다 해도 너무 가까이 붙으면 당연히 눈치를 챌 테니 보일만한 곳까지만 몸을 들이댔다.

다른 곳보다 큰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던 기운이 이제는 사라져 있었다.

왕량이 건물에 들어설 것도 없이 건물은 무너져 그 안에 지하 공간이 드러나 있었다.

‘지하 공간? 무엇이 있길래···’

조심히 접근하던 왕량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금명하와 대화를 하고 있는 한 노인을 발견했다.

‘이런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평범한 노인은 아닐 텐데···’

왕량은 노인의 얼굴이 보일 만한 자리로 천천히 이동을 했다.

‘저 영감은···’

분명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얼굴이었다.

머리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지만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인물과는 너무도 다른 상태였다.

‘그럴 리가 없는데···’

라고 생각하는 중에 지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파천마군님. 오랜만에 보는데 무슨 섭섭한 말씀이십니까?”

파천마군. 분명 파천마군이라 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본 게 맞다는 소리인데 파천마군이라기에는 노인의 몸이 너무나 수척했다.

‘하지만 분명 파천마군의 얼굴이었다···’

왕량은 백호의 자리에 있을 때, 지금 자신이 섬기고 있는 첨사가 천호일 때 파천마군을 만났었다.

심지어는 천호의 명을 받아 파천마군을 타락시켰다. 그렇게 천호는 진무사가 되었고, 자신은 부천호가 되었다.

그 후로 파천마군과 같은 자가 나타나지 않았기에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 수척해진 파천마군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 말은 곧···

‘천호는 물론이고, 진무사도 가능할 수 있다.’

상처를 입고, 늙어 이가 다 빠진 호랑이라도 호랑이다.

늑대 한 마리로는 그런 호랑이를 잡을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은 늑대 한 마리가 아니다.

‘부하를 불러온다.’

금의위는 전부가 무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무림으로 따진다면 그 수준이 떨어진다.

그렇기에 그들은 전술을 연구하여 조직으로서의 강함을 증대했다.

개개인의 무력을 부족할지라도 단체로 싸운다면 무림에 밀리지는 않을 것이다.

왕량이 자리를 피해 부하들을 데리러 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파천마군은 머리를 긁적였다.

“저놈은 뭔데 아까부터 쳐다봐?”

이미 왕량이 접근하고 있을 때부터 알아본 상태였다. 그저 그 기운이 너무도 미약하고, 허접해 놔뒀을 뿐이다.

지금은 그것보다 더 바쁜 일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언제까지 그리 느긋하게 가만히 있을 셈이냐?”

십팔산채를 정리하며 녹림을 무너뜨리는 계획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다.

십팔산채는 한 곳에 모여 있는 게 아니라 이 산, 저 산의 가장 강한 18개의 산채니 말이다.

파천마군은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금명하가 복수하는 것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내 복수는 그저 맡길 뿐이지.’

금의위를 처리해달라는 조건 하에 금명하를 가르쳤다. 아직 금명하 혼자서는 금의위 전부를 상대할 수준이 못 된다.

금의위의 세력은 금명하와 감히 비교할 수 없고, 그들의 대장도 현경의 무인이니 말이다.

“갈 길 머니까 빨리 나와라, 이놈아.”

“예, 그러죠. 뭐.”

금명하의 몸이 천천히 떠올라 지하를 빠져나간다.

“가시죠.”

헌데 파천마군이 갈 생각은 안 하고 지하를 내려다보고 있다.

“거, 뭐라도 있습니까? 왜 빈 지하를 지켜보신데.”

금명하도 같이 지하를 보는데 우휘가 빠져나오지 않고 지하에 그대로 있었다.

“넌 거기서 뭐하냐?”

우휘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 그가 지하에 남을 수밖에 없던 이유는 간단했다.

“하하, 화왕을 상대하는데 힘을 다 뺏더니···하하하.”

“하이씨···”

금명하가 다시 아래로 뛰어 우휘를 위로 던져버렸다.

-퉁

금명하는 다시 천천히 떠올라 위로 올라왔다. 그런 금명하를 바라보며 우휘가 불평한다.

“에잉. 거, 어차피 올라오실 거면 저도 같이 데리고 올라오시지···”

-딱콩

이번에는 내공을 실어 우휘의 머리를 때렸다.

“넌 그냥 입 다물고 있어라. 어째 말을 할 때마다 그리 밉상이냐?”

···

“어쭈? 이젠 대답도 안해?”

-딱콩

“아니, 입 다물고 있으라면서요!”

“대답은 해야 할 거 아니야.”

“이런 씨···됐고, 출발이나 합시다!”

“그래. 가자.”

여차저차해서 금명하는 동료이자, 조력자이자, 부하 같은 밉상···아니, 녹림의 총순찰 우휘를 얻을 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