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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식당-187화 (185/1,050)

186화

손님들이 최종훈 형제에게 힘내 라는 소리를 한 마디씩 하고 나 가는 것을 보며 강진이 오자명 일행을 보았다.

오자명 일행은 음식을 다 먹었 는데도 나가지 않고 최종훈과 이 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 오자명에게 강진이 다가갔 다.

“저 영업 끝내야 할 것 같은데

요.”

“최종훈 학생 아르바이트비 받 으러 가는 겁니까?”

“네.”

“잘됐군요. 저희도 거기에 밥 약속이 생겨서 그리로 가야 할 일이 있습니다.”

오자명의 말에 강진이 의아한 듯 그를 보았다.

“가게가 어딘지 아세요?”

“사장님 일하시는 동안 애들하

고 이야기 좀 나눴습니다.”

웃으며 오자명이 최종훈의 어깨 를 토닥였다.

“우리 좀 친해지지 않았니?”

“네.”

최종훈의 얼굴은 밝았고 오자명 을 친근하게 보았다.

‘그 짧은 시간에…… 많이 친해 진 것 같네.’

자신보다 오자명이 더 최종훈과 친해 보이는 것에 강진이 입맛을

다셨다.

자신도 어디 가서 사람과 친화 력이 떨어지는 편은 아닌데…… 오자명의 친화력은 대단한 듯했 다.

‘하긴 국회의원이면 사람들을 얼마나 상대했겠어.’

속으로 중얼거린 강진이 오자명 을 보았다.

“그런데 방금 식사를 하셨는데? 식사 약속을 또 잡으셨어요?”

“하하하! 저희 일이라는 것이

여러 사람들 만나는 쪽이다 보니 하루에 열 끼도 먹고 합니다. 그 리고……

오자명이 최종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민생을 위한 일인데 점심 두 끼인들 못 먹겠습니까?”

그러고는 오자명이 이유비를 보 았다.

“ 연락됐나?”

“그쪽으로 오기로 했습니다.”

“잘됐군. 판은 키워야 맛이지.”

싱긋 웃은 오자명이 강진을 보 았다.

“그럼 지금 가실까요.”

“도와주시려는 것 같은데…… 도움 감사히 받겠습니다.”

오자명이 그곳에서 식사를 하겠 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핑계고 최 종훈을 도와주려는 것이다.

강진의 말에 오자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시지요. 아! 그전에 계 산부터 하겠습니다.”

오자명이 카드를 내밀자 강진이 이유비를 보았다.

“손님도 카드 주실 타이밍인 것 같은데요.”

오자명과 이유비는 둘이 오면 같이 먹어도 늘 따로 계산을 했 으니 말이다.

“이거 모른 척 그걸로 다 계산 하시지?”

“이분께 혼날 것 같아서요.”

강진의 말에 이유비가 웃으며 카드를 내밀고는 슬며시 말했다.

“잘 먹었습니다.”

이유비의 말에 강진이 식대를 둘로 나눠 따로 계산을 해 주었 다.

“그럼 가시죠.”

“저는 따로 차를 타고 가겠습니 다.”

강진의 말에 오자명이 고개를 저었다.

“서울은 주차하는 것도 쉽지 않 은데 굳이 차를 따로 타고 갈 필 요가 있겠습니까? 저희 차가 크 니 제 차로 가시지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 잠시 가 게 안 정리만 하고 나가겠습니 다.”

“알겠습니다.”

오자명 일행이 밖으로 나가자 강진이 배용수를 불렀다.

“ 용수야.”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홀로 나

왔다.

“나는 안 데려가?”

“안 데려갈 일이 있냐? 가서 부 를게. 그동안 여기 정리 좀 부탁 해.”

“알았어. 어서 가.”

“그리고 호철 형한테 귀신들 그 가게 쪽으로 좀 모이라고 해 줘.”

“알았어.”

답을 들은 강진이 가게를 나섰

다.

‘돈만 받고 끝낼 일이 아니지.’

속으로 중얼거린 강진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오자명의 커다란 밴에 올라탔다.

밴 안에는 이유비와 도영민도 타고 있었다. 밴이 상당히 커서 일곱 명이 탔는데도 넉넉했다.

밴이 크기도 하고 좋아 보이기 는 했는데…….

‘국회의원이 이런 차를 타나?’

보통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닐 거라 생각을 했는데 차가 밴인 것이다.

차를 둘러보는 강진에게 오자명 이 말했다.

“차가 꽤 크지요.”

“네.”

“여기저기 돌아다닐 일이 많다 보니 여기서 잠도 자고 합니다.”

“차에서 주무시면 힘드실 텐 데?”

“하루 이틀 하다 보니 이제 여 기가 집처럼 편합니다. 그리고 이거 의자 뒤로 젖히면 침대처럼 펼쳐져서 편합니다.”

말을 하던 오자명이 웃으며 손 을 내밀었다.

“그러고 보니 인사도 못 나눴습 니다. 저희 이야기 오다가다 들 으셨으니 아실 것 같지만…… 국 회에서 월급 받는 오자명입니 다.”

“이강진입니다.”

“앞으로 국회의원이라는 것 빼 고 그냥 나이 먹은 옆집 할아버 지 손님이다 생각하고 대해 주시 기 바랍니다.”

오자명의 말에 강진이 웃었다.

“국회의원인 거 생각했으면 줄 을 안 서게 해 드렸겠죠.”

강진의 말에 오자명이 그를 보 다가 웃었다.

“하! 그것도 그렇군요.”

기분 좋게 웃은 오자명이 이유 비를 가리켰다.

“그리고 이쪽은 이유비라고, 그 요즘 한창 욕먹는 당에서 밥 먹 고 있어요.”

오자명의 인사가 끝나고 자신도 손을 내밀려던 이유비가 눈을 찡 그렸다.

“형님, 무슨 그런 말까지……

“사실은 사실이지. 이번에 또 욕먹더만. 아! 소방관 국가직이 그렇게 시급한 사항이냐고 말을 했던데?”

오자명의 말에 이유비가 한숨을

쉬었다.

“그 사람 때문에 미치겠습니 다.”

“일 터지고 외양간 고쳐도 소용 없다는 말 모른다든?”

“쩝! 모르나 봅니다.”

고개를 저은 이유비가 강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욕먹는 국회의원 이유비입니 다.”

“저는 이유비 의원님 욕한 적

없습니다.”

“하하하! 고맙군요.”

웃으며 말을 한 이유비는 핸드 폰이 울리자 액정을 확인하곤 전 화를 받았다.

“벌써 오셨습니까? 이거 갑자기 식사 약속을 잡았는데 저보다 먼 저 가시다니 이거 제가 죄송하군 요. 알겠습니다. 지금……

이유비가 오자명을 보자 그가 운전을 하는 한명현을 보았다.

“얼마면 가나?”

“십 분 정도 남았습니다.”

한명현의 말에 이유비가 말했 다.

“십 분 후에 뵙겠습니다. 하하 하! 아! 그리고 식사는 제가 사 는 겁니다. 그럴 수 있나요. 제가 사는 겁니다. 하하하! 그럼요. 알 겠습니다.”

그걸로 통화를 끝낸 이유비가 한명현을 보았다.

“벌써 왔다네요.”

“위생과?”

“네.”

“노동부 애들도 근처라고 하니 우리 도착할 때쯤이면 모이겠고 만.”

“그럼 경찰만 오면 되는군요. 경찰 서장은 장 의원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그럼 됐네.”

두 사람의 말에 강진이 물었다.

“누가 더 오는 겁니까?”

“이미 먼지 풀풀 날리는 곳이기

는 하지만 더 털면 먼지도 더 나 오겠지요. 그리고 판은 큰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렇죠.”

강진이 웃으며 하는 말에 이유 비가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 사장님도 뭔가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생각요?”

“말 들어 보니 거기 주인 성격 이 꽤 있고 거친 사람인 것 같던 데.. 이 사장이 가서 애들 월

급 달라고 한다고 쉽게 주겠습니 까?”

이유비의 말에 강진이 그를 보 다가 웃었다.

‘제 비장의 수는 귀신입니다.’

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할 수 없 기 때문이었다.

“저도 나름 생각한 것이 있기는 했습니다.”

“그게 뭡니까?”

“저도 아르바이트 오래 해 봤거

든요.”

“그래요?”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는 데…… 저도 몇 번 월급 떼인 적 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나름 월급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궁금하네요. 어떤 방법입니 까?”

이유비의 물음에 강진이 미소를 지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털어서 안 털리는 곳이 없습니다. 음식점

같은 경우는 위생이나 재료 유통 기한이 걸리고, 공사장 같은 경 우는 안전 문제나 규격 문제 등 등 털면 안 걸리는 것이 없습니 다.”

“그럼?”

“월급 안 주면 계속 민원 넣는 다고 하면 문 닫을 생각 아니면 주더군요.”

강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이유비가 말했다.

“노동부에 말하면 더 쉽지 않습

니까?”

“한 달 벌어서 다음 달 살아야 하는데 언제 노동부에 신고하고 받겠어요.”

“바로는 못 받나 보군요. 그럼 아예 못 받기도 합니까?”

“대부분 주기는 하죠. 보통 사 람들이 관공서에서 뭐 한다고 하 면 겁을 내거든요. 아르바이트생 과 감정적으로 엄청 틀어지지 않 은 이상은 대부분 주기는 합니 다.”

“대부분이면 못 받기도 한다는 말이군요.”

“종훈이처럼 자기가 포기하면 못 받는 거죠.”

“흠……

이유비가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것을 강진이 보고 있을 때 차가 곧 한 음식점 주차장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게가 크네.’

땅값 비싼 서울에서 주차장도 이렇게 마련해 놓고 음식 장사를

할 정도면 큰 가게였다.

차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리 자 가게 앞에 있던 두 사람이 급 히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혹시 통화하신 문변수 씨?”

“사당동 위생과 팀장 문변수입 니다.”

고개를 숙이며 손올 내미는 문 변수에게 이유비가 웃으며 악수 를 했다.

“일과 시간인데 갑자기 약속을 잡아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동사무소 위생과 팀장인 자신을 국회의원이 밥을 먹자고 부르는 데 어떻게 안 나올 수 있겠나?

그래서 문변수는 외근으로 돌리 고 바로 나온 것이다.

문변수와 이유비가 악수를 나눌 때, 오자명은 노동부 사람과 악 수를 하고 있었다.

“배용수, 배용수, 배용수.”

인사를 나누는 사이 강진이 배 용수를 부르자 그가 모습을 드러 냈다.

“여기야?”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빠르게 말했다.

“가게 안에 들어가서 위생과에 걸릴 만한 것 좀 확인해 줘.”

“위생과?”

위생과 사람이 온 줄 모르는 배 용수가 의아해하자 강진이 말했 다.

“일단 들어가.”

“알았어.”

운암정도 위생과 검사를 안 받 을 수 없기에 그 규정에 대해서 는 배용수도 잘 알고 있었다.

강진의 말에 일단 배용수가 바 로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 배용수를 보던 강진이 이 번엔 오자명 일행을 마중 나온 두 사람을 보았다.

그 둘은 위생과와 노동부 직원 들이었다. 문변수와 인사를 나눈

이유비가 오자명을 보았다.

“형님, 들어가시죠.”

이유비의 말에 오자명이 손으로 얼굴을 쓸어 올리더니 그 손길 그대로 머리까지 쓸어 올렸다.

“나쁜 놈 혼내 주러 가세.”

오자명의 말에 한명현이 웃으며 도영민에게 작게 말했다.

“나는 이럴 때가 가장 좋아.”

한명현의 말에 도영민이 그를 보았다.

“이럴 때요?”

“의원님이 나쁜 놈들한테 엿 먹 일 때.”

“아......"

도영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명 현이 웃으며 서둘러 오자명의 뒤 를 따라갔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웃으며 다가 왔다.

“어서 오십시오. 의원님들이 오 신다고 해서 큰 방으로 준비해

놨……

말을 하던 주인이 뒤를 따라 들 어오던 최종훈과 최종수를 보고 는 눈을 찡그렸다.

‘이 녀석이 여기가 어디라고 또 와.’

최종훈을 본 순간 월급 달라고 또 왔다 생각을 한 주인이 직원 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최종훈 쪽으로 눈짓을 하자 직원이 입맛을 다시고는 애 들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종훈아,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가서……

직원이 최종훈을 잡아 나가려 하자, 오자명이 입을 열었다.

“나와 같이 왔네.”

“네?”

오자명의 말에 주인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어렸다.

“저 애를 어떻게 아시고?”

주인의 말에 오자명이 웃었다.

“국민이잖나.”

“네?”

“국민을 섬기는 국회의원이 국 민이 부당한 일을 당했으면 응당 나서야 하지 않겠나?”

오자명의 말에 주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부당한 일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한 것이 다.

“그게…… 저 애는……

“이 아이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 닌가?”

“그게 아니라……

주인의 말에 오자명이 웃으며 뒤에 있는 위생과와 노동부 직원 을 보았다.

“오늘 두 사람하고 식사하자고 한 건…… 여기 있는 아이가 부 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입니 다.”

오자명은 주인에게는 편하게 말 을 한 것과 달리 두 사람에게는 존대를 했다.

“부당한 대우요?”

노동부 직원이 의아한 듯 묻자

오자명이 말했다.

“이 아이가 여기서 고기판 닦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두 달 치 월급을 받지 못하고 쫓겨났다 고 하는군요. 게다가……”

오자명이 얼굴이 일그러져 있는 주인을 보았다.

“월급 달라는 아이에게 싸대기 도 때렸다는군요.”

오자명의 말에 노동부에서 온 안중용이 눈을 찡그렸다. 아르바 이트 월급 문제는 노동부의 소관

이니 마음이 갔고, 아직 어린 학 생까지 때렸다니 절로 인상이 찌 푸려진 것이다.

“이게 사실입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임금 체불 사업부는 3년 이하 의 징역 또는 이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리고......"”

말을 하던 안중용이 최종훈을 보았다.

“근로 계약서 썼니?”

“안 썼는데요?”

최종훈의 말에 안중용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는 주인을 보았다.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 면 오백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 여됩니다.”

안중용의 말에 주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강진아! 대박! 쥐 있다!”

주방에서 배용수가 소리치는 것

에 강진이

‘너 어디

미소를 지었다.

한 번 죽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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