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저승식당-254화 (252/1,050)

253 화

왕강신과 가족들이 식사를 하는 것을 보며 강진은 그들이 필요한 것을 가져다주었다.

점심부터 시작이 된 제사는 저 녁 식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었다.

강진은 왕강신 가족들과 합석을 한 채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소령 씨는 내일부터 여행

다니시는 건가요?”

정대령을 통해 이미 알고 있지 만 여행 이야기가 나왔기에 강진 이 물어보았다.

“소민이하고 일주일 정도 한국 여행을 하고 가려고요

“두 분이서만요?”

“저 혼자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 도 여자 혼자는 위험할 것 같아 서 소민이가 같이 가기로 했어 요.”

“계획은 잘 정하셨어요?”

“네.”

싱긋 웃는 왕소령의 모습에 강 진이 그녀를 보다가 명함을 하나 꺼내 내밀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전화 주세요.”

“고맙습니다.”

왕소령이 명함을 받는 것에 강 진이 왕소민에게도 명함을 내밀 었다.

두 사람이 명함을 챙기는 것을 보던 강진이 왕강신을 보았다.

왕강신은 혼자 술잔을 기울이며 위패를 보고 있었다.

그에 강진이 일어나 왕강신에게 다가갔다.

“음식 더 드릴까요?”

강진의 말에 왕강신이 고개를 저었다.

“음식이야 이거면 충분하네.”

잠시 위패를 보던 왕강신이 일 어났다.

“형님, 앞으로도 자주 모시겠습

니다.”

그러고는 왕강신이 위패를 집어 조심히 뚜껑을 닫았다. 그 모습 에 가족들이 모두 일어나 그 뒤 에 나란히 서자, 왕강신이 고개 를 끄덕이고는 위패를 왕대문에 게 건넸다.

왕대문이 위패를 챙기자 왕강신 이 강진을 보았다.

“자네 덕에 제사 잘 치르고 가 네.”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하겠습니

다.”

“아니야. 지금이 가장 좋아.”

웃으며 제사상을 보던 왕대문이 강진을 보았다.

“중국에 한 번 놀러 오게나.”

“중국요?”

“한국에 올 때마다 자네에게 신 세만 지는 것 같아. 중국에 한 번 오게. 쓰촨성에 볼 것도 많고 아주 좋아.”

말을 하던 왕대문이 강진을 보

았다.

“삼국지 좋아하나?”

“삼국지? 유비 관우 장비 나오 는 거요?”

“ 아는군.”

“한국인들도 삼국지 많이 봅니 다.”

“쓰촨성에 자네가 말을 한 유 비, 관우, 장비 삼 형제 얽힌 사 당과 명소가 많네. 한 번 오게 나.”

왕대문의 초대에 강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 한 번 놀러 가겠습니 다.”

“하하하! 그래 시간 되면 언제 든지 놀러 오게나.”

웃으며 왕강신이 봉투를 하나 꺼내 내밀었다.

“고맙네.”

“감사합니다.”

강진이 봉투를 받자 왕강신이

그를 보다가 식구들과 함께 가게 를 나섰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강진의 말에 왕강신이 손을 흔 들고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을 보던 강진은 정대령 이 자신에게 손을 혼드는 것을 보고는 웃으며 마주 손을 흔들었 다.

“여행 잘 하세요.”

강진의 외침에 왕소령이 그를 돌아보며 손을 혼들었다.

“ 연락할게요.”

왕소령의 말에 강진이 그녀의 옆에 있는 정대령을 보았다.

“좋은 여행 되세요.”

작게 속삭이는 자신의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정대령은 왕소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손을 흔들었다.

“고마워요!”

강진을 향해 크게 외친 정대령 이 왕소령과 몸을 돌려 걸어갔 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두 여 자를 보던 강진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잠시 하늘을 보던 강진이 거렸다.

“아빠, 엄마. 새해 복 많이 세요.”

중얼

받으

새해 첫 일요일, 강진은 가게

문을 닫아 놓은 채 귀신들과 TV 를 보고 있었다.

일요일에는 임상옥 교수와 함께 범죄 현장 돌기로 했지만 저번에 확인한 범죄들도 아직 완결이 되 지 않은 상황이라 그것이 정리되 면 다시 돌을 예정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평온한 새해의 첫 주말을 귀신들과 TV를 보며 즐기고 있었다.

액션 영화를 틀어 놓고 보던 강 진의 옆에서는 배용수가 김치전 을 만들고 있었다.

휴대용 버너로 홀에서 배용수는 귀신들이 먹게 김치전을 놔 주고 있었다.

이 전은 JS 편의점에서 사온 밀 가루와 김치 등의 재료로 만든 거라 귀신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가게에서 일을 하는 귀신들도 밤 11시가 아니면 제대로 된 군 것질이나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을 본 강진이 얼마 전에 그들이 먹 을 수 있는 군것질거리들을 JS 편의점에서 장을 봐서 가게에다

숨겨 놓았다.

그냥 놔두어도 되지만, 혹시라 도 가게에서 파는 음식에 섞이기 라도 하면 손님들이 그것을 먹고 귀신을 볼 수도 있기에 숨겨 놓 은 것이다.

어쨌든 배용수가 만든 김치전을 젓가락으로 찢어 먹던 최호철이 말했다.

“이래서는 용수 계속 전만 만들 겠다. 나와 내가 몇 장 할 테니 까.”

귀신들이 워낙 맛있게 먹어서 배용수는 전만 부치다가 끝이 날 것 같았다.

“그래요.”

최호철의 말에 배용수가 프라이 팬을 한 번 닦고는 강진의 옆에 앉자, 최호철이 반죽을 프라이팬 에 부었다.

촤아악!

반죽을 조금 넣고 얇게 부치는 최호철의 모습에 배용수가 말했 다.

“얇은 김치전을 좋아하나 보네 요.”

“난 얇게 부쳐서 바삭하게 먹는 것이 좋더라고.”

얇게 김치전을 만드는 최호철의 모습에 배용수가 고개를 끄덕였 다.

“음식이야 개인 취향이니까요.”

그러고는 배용수가 젓가락으로 김치전을 뜯어 입에 넣고는 TV 를 보다가 말했다.

“강진아.”

“왜?”

흥미진진한 액션 장면을 보며 강진이 대꾸하자, 배용수가 말했 다.

“우리 TV 바꾸자.”

배용수의 말에 여자 귀신들이 모두 강진을 보았다. 갑작스러운 귀신들의 시선에 강진이 의아한 눈으로 그들을 보았다.

‘TV를 바꾸고 싶었나?’

귀신들을 보던 강진이 물었다.

“TV 잘 나오는데 왜요?”

“요즘 누가 저렇게 뚱뚱이로 TV 보냐?”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TV를 보 았다. 그 말대로 TV는 오래된 것이었다.

요즘은 보기 힘든 브라운관 TV 라 뚱뚱하고 스크린도 굴곡이 져 있었다.

“TV 라......"

강진이 TV를 보자 선주가 슬며 시 말했다.

“요즘 TV 얼마 안 하던데.”

“맞아요. 요즘은 새해라 TV도 많이 할인해 줄 텐데.”

귀신들의 말에 강진이 TV를 지 긋이 보다가 말했다.

“그럼 이건 어떻게 해?”

강진의 말에 선주가 말했다.

“중고 장터로 팔면 되죠.”

“중고 장터라……

강진이 TV를 보다가 고개를 저 었다.

“이건 팔기 그렇네요.”

“왜요?”

“여기 있던 거니까요.”

선주가 의아한 듯 보자 강진이 낡은 TV를 보다가 말했다.

“낡은 만큼 이곳에 오래 있었을 테고…… 신수 형제분들이 이 TV로 많은 것을 보셨을 거잖아 요. 음식에도 추억이 있으면 물 건에도 추억이 있겠죠.”

“하긴 그러네요.”

선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강진이 말했다.

“하지만 사용하는 우리가 불편 은 하니 TV는 사기로 하죠.”

“와! 그럼 우리 TV 사는 거예 요?”

선주와 귀신들이 환하게 웃으며 하는 말에 강진이 웃었다.

“그렇게 좋아요?”

“그럼요. 그동안 TV가 너무 작

아서 얼마나 갑갑했는데요.”

선주의 말에 강진이 그녀를 보 다가 핸드폰을 들었다.

“그동안 핸드폰으로 유트브도 보고 잘 하시던데?”

“핸드폰은 가깝게 보잖아요.”

“그건 또 그러네요.”

말을 한 강진이 의자에서 일어 났다.

“TV 사러 갈 건데 같이 가 실……

강진의 말에 여자 귀신들이 모 두 벌떡 일어났다. 물론 선주는 일어나려다가 지박령인 것을 깨 닫고 일어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 모습에 강진이 말했다.

“선주 씨도 가고 싶으면 같이 가요.”

“네? 저는 못 들어갈 텐데?”

지박령이라 차에서 멀리 못 벗 어나니 말이다.

“입구에 차 가까이 대면 됩니 다.”

그러고는 강진이 카운터 위에 놓인 TV를 보고는 말했다.

“ 가자.”

강진이 뒷문으로 나가자 귀신들 이 우르르 그 뒤를 따라왔다. 자 동차 앞에 선 강진이 뒷좌석 문 을 열다가 말했다.

“그런데 다 탈 수 있겠어요? 제 가 가서 불러 드릴까요?”

“아니에요. 드라이브 한다 생각 하고 탈게요.”

그리고는 여자 귀신들이 하나둘

씩 뒷좌석에 끼어 타기 시작했 다.

여자 귀신 네 명이 끼워 타는 것에 강진이 선주와 최훈을 보았 다.

“두 분은 앞에 끼워 타야겠는데 요.”

강진의 말에 선주와 최훈이 고 개를 저었다.

“배용수와 최호철 씨도 가실 것 같으니 저희는 밖에 있겠습니 다.”

“밖에요?”

“저희는 차에 묶여 있는 몸이라 차 안에 안 타고 있어도 차가 이 동을 하며 같이 가게 됩니다.”

“그래요?”

“그래서 차에 안 타고 있어도 됩니다.”

말을 하며 최훈이 자동차 지붕 위로 올라가서는 선주에게 손을 내밀자, 선주가 그 손을 잡고 지 붕 위로 올라갔다.

“떨어지시는 것 아니에요?”

“귀신인데 다치겠습니까?”

최훈의 농에 강진이 그를 보다 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수석 문 을 열었다.

“타세요.”

강진의 말에 배용수와 최호철이 서로를 보다가 머뭇거렸다. 남자 둘이 좁은 조수석에 타려니 찜찜 한 것이다.

그러다가 배용수가 손을 들었 다.

“나는 됐다.”

“안 가게? 구경할 것 많을 텐 데.”

“됐어. 나는 저녁이나 만들고 있을게.”

배용수의 말에 최호철이 슬며시 조수석에 탔다.

탓!

조수석을 닫은 강진이 배용수를 보았다.

“저녁 뭐해 줄 건데?”

“뭐 먹고 싶은데?”

“전에 콩나물 삼겹살찜 맛있던 데.”

도영민 할머니의 레시피를 떠올 리며 강진이 침을 삼키자 배용수 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조심히 다녀와라.”

“ 알았다.”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운전석에 타서는 차를 출발시켰다.

부웅!

강진의 차는 강북 노원의 한 창 고에 들어서고 있었다.

“전자 상가 가는 것 아니었어?”

“여기도 전자 상가예요.”

말을 하며 강진이 입구에서 차 를 세우고는 지붕을 향해 고개를 내밀었다.

“저쪽에 주차를 할 거니까, 입 구로 들어가서 저쪽으로 가세 요.”

강진이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자 최훈이 선주와 함께 지붕에서 내

려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10미터를 벗어나지 않도록 최대 한 건물에 붙어서 차를 운전한 강진이 주차를 했다.

강진이 내리자 귀신들도 문을 뚫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귀신들을 데리고 강진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 중고 매장인가?”

전에 중고로 옷을 사러 갔던 곳 과 비슷한 분위기에 최호철이 묻 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고도 있고,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물건들도 있어요. TV야 잘 나오기만 하면 되지 않겠어 요?”

“그건 그렇지.”

말을 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간 귀신들은 가전제품들이 잔뜩 쌓 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와……

“정말 많다.”

귀신들이 가전제품들을 구경하 는 것에 강진이 말했다.

“가서 구경하시다가 가격 좀 괜 찮고 좋은 것 있으면 말씀하세 요.”

강진의 말에 귀신들이 놀이공원 에온 것처럼 사방으로 흩어졌 다.

그런 귀신들을 보며 강진이 안 으로 들어갈 때 젊은 남자가 웃 으며 다가왔다.

“형!”

남자가 웃으며 다가오자 강진이 웃었다.

“철수야, 오랜만이다.”

다가오는 사람은 강진이 여기서 아르바이트할 때 알고 지내던 동 생이었다.

강진의 말에 철수가 웃으며 손 을 내밀었다.

“형, 잘 지내셨어요?”

“나야 잘 지내지. 올해도 여기 서 아르바이트하는 거야?”

“여기가 일할 때는 좀 빡세도 공부할 시간이 나오잖아요.”

철수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 덕였다. 냉장고와 세탁기처럼 큰 물건들 배송하거나 옮길 때 조금 힘들기는 해도 남은 시간은 자리 지키고 있으면 되니 공부할 시간 이 나는 것이다.

“사장님은?”

“배송 가셨어요.”

“그럼 언제 들어오셔?”

“인천 쪽으로 배송 다섯 개 가 셔서 바로 퇴근하실 겁니다. 그 런데 뭐 사시러 오셨어요?”

“TV 좀 사려고. 좋으면서 싼 것 없냐?”

강진의 말에 철수가 웃으며 고 개를 저었다.

“싸고 좋은 것이 어디에 있어 요. 싸면 다 그 싼 가격만큼 하 는 거지. 이리 오세요. 형이 산다 고 하면 사장님이 원가로 줄 거 예요.”

철수의 말에 강진이 걸음을 옮 기며 가전제품들을 보았다. TV 가 진열이 되어 있는 곳에 간 철 수가 말했다.

“이거 어때요? 65인치인데 삼십 만 원이에요.”

철수의 말에 강진이 TV를 보다 가 한 곳을 힐끗 보았다. 한쪽에 는 TV가 한 대 있었다.

〈멍 자국 있음. 오만 원〉

멍 자국이란 액정에 문제가 있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TV 앞에 중년인 귀신이 지친

굴로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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