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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식당-625화 (623/1,050)

625 화

음식을 준비하는 사이 손님 몇 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그에 강진이 그들에게 서빙을 하고는 웃으며 최종수 쪽 테이블을 가리 켰다.

“오늘 저 학생이 생일이라 좀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조금 양 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생일이구나.”

손님은 최종수 쪽을 보다가 말

했다.

“여기서 생일 파티도 하나 보네 요?”

“저희 식당이 맛집이기도 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학생들이 라서요.”

맛집이라는 말에 손님이 웃었 다. 몇 번 여기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어서 강진의 말에 그냥 웃은 것이다. 맛집이라는 게 사 실이긴 하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저녁은

뭐가 좋나요?”

“혹시 미역국 좋아하세요?”

“미역국 좋아하죠.”

“그럼 미역국 백반 어떠세요? 미역국에 제육볶음 같이 나오는 데.”

“좋네요. 어머니가 집에서 해 주는 저녁밥 느낌이네요.”

“정답!”

강진의 말에 손님이 웃었다.

“미역국 파는 집이 없어서 미역

국은 잘 못 먹었는데 좋네요. 그 럼 미역국 백반 주세요.”

손님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주 방으로 들어갔다.

주방에 들어간 강진이 미역국 백반을 준비하는 사이, 임호영은 핸드폰을 계속 보고 있었다.

핸드폰을 유심히 보던 임호영이 강진을 보았다.

“저 사장님.”

강진이 보자 임호영이 잠시 머 뭇거리다가 말했다.

“제 아이템 좀 팔아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아이 템요?”

강진이 의아한 듯 쳐다보자 임 호영이 그의 핸드폰을 내밀었다. 핸드폰에는 여전히 열혈성주가 켜져 있었다.

“제 게임 속 아이템들입니다. 제가 살았을 때 운영하던 혈은 해체되고 성도 이미 다른 사람이 장악했지만, 제 아이템과 돈은 그대로네요.”

임호영이 씁쓸하게 웃으며 핸드 폰을 보는 것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은 가도 아바타는 남네 요.”

뭔가 묘했다. 생각을 해 보면 이예림의 아빠도 딸이 하던 게임 을 이어 하고 있었다. 딸의 캐릭 터로 말이다. 현실에서는 죽어도 게임 속 캐릭터는 살아 있는 것 이다.

강진의 말에 임호영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래서 게임 아이템을 좀 팔았 으면 합니다. 어차피 하는 사람 도 없고 저도 이미 이렇게 됐으 니까요.”

“그런데 이게 돈이 되겠어요? 시간이 많이 지나서 아이템들도 많이 패치 되고 했을 텐데?”

임호영이 옛날에 좋은 아이템을 썼다지만, 시간이 꽤 지난 터라 옛날 아이템이 지금도 좋을지는 미지수였다.

강진의 물음에 임호영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할 때에 비하면 아이템 시세가 조금 하락하기는 했더군 요.”

“ 조금요?”

“제가 하던 게임은 아이템 시세 를 잘 조정하거든요. 그래서 제 가 쓰던 아이템들 지금도 현역입 니다.”

웃으며 임호영이 말을 이었다.

“물론 제가 할 때는 몇 개 없던 아이템이 지금은 몇 개 더 생긴 것 같지만요. 그리고 게임 머니

는 시세가 많이 안 떨어져서 제 가 할 때와 비슷합니다.”

“아……

작게 고개를 끄덕이던 강진이 문득 임호영을 보았다.

“그 성주라고 하셨죠?”

“맞습니다.”

“성주면 성에서 세금을 걷는다 고 하던데? 그리고 그게 또 수입 이 좋다고 하던데요?”

“제가 한창일 때는 한 달에 현

금으로 오백 정도 가능했습니 다.”

“세금으로요?”

강진이 놀라 보는 것에 임호영 이 웃었다.

“한 달에 오백이 큰 것 같지만 저 혼자 먹는 것이 아닙니다. 밑 에 간부들 나눠 줘야 하고 길드 원들도 지원해 줘야 하고. 세금 들어오면 거기에 제 돈 얹어서 길드원들한테 돌려줄 때가 많았 습니다.”

“자기 돈 나가는 거면 성주를 왜 해요?”

“그래야 힘이 생기고 이기니까 요.”

임호영의 말에 강진이 입맛을 다셨다. 자기 돈 들여서 길드를 키운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 던 것이다. 하지만 곧 강진이 고 개를 저었다.

자기는 이해 못 하겠지만, 그때 피시방에서 봤던 형들이나 아저 씨들에게는 그것이 현실이었고 즐거움이었을 것이었다. 눈앞에

있는 임호영처럼 말이다.

“그래서 아이템을 팔고 싶다고 요?”

“이거 팔아서…… 종훈 학생 장 학금으로 사용하고 싶습니다.”

“종훈이한테요?”

“저희 집이야 이미 불편하지 않 을 만큼 있습니다. 그리고 돈이 라는 것이 적당한 게 좋은 거지, 조금 있으면 불편하고 많이 있으 면 욕심이 생깁니다. 저희 집은 지금이 딱 좋습니다.”

자신이 남겨 놓은 건물도 있고, 애 엄마 이름으로 남겨 놓은 연 금도 있다.

거기에 동생들이 매달 보내주는 생활비도 있으니 임대강이 대학 가고 사회 나와서 결혼할 여자 데려오면 좋은 아파트 하나 사 줄 정도는 될 것이었다.

이 정도면 되었지, 더는 욕심이 었다.

강진이 임호영의 캐릭터와 화면 에 뜬 아이템들을 보다가 입맛을 다셨다.

“그런데…… 이건 좀 불법이라 서요.”

강진의 말에 임호영이 한숨을 쉬었다.

“아이템 거래가 불법이기는 하 죠.”

“아니, 그런 말이 아니고요.”

강진은 재차 입맛을 다시며 말 했다.

“사실 귀신이 이승에 영향을 끼 치는 건 저승에서 막고 있거든 요.”

“아…… 하긴, 귀신이 이승 일 에 관여하면 문제가 되겠네요.”

실망하는 임호영을 보며 강진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이건…… 어쩔 수 없죠.”

임호영의 말에 강진이 그를 보 다가 힐끗 천장을 보았다.

“혹시 임호영 씨 VIP인가요?”

“저는 VIP는 아닙니다. 그런데

위는 왜 보십니까?”

강진이 갑자기 허공을 보며 말 하자 임호영이 의아한 듯 그를 보았다. 왜 허공을 보며 말을 하 나 싶은 것이다. 그에 임호영이 같이 허공을 볼 때, 강진의 핸드 폰에 문자가 왔다.

짧은 신수호의 답에 입맛을 다 시며 핸드폰을 보던 강진은 문득

턱을 쓰다듬었다.

‘잠깐?’

뭔가 생각을 하던 강진은 고개 를 돌려 주방 벽을 보았다. 정확 히는 소월향이 있는 핸드폰 가게 쪽이었다.

‘내가 말은 못 해도 무당은 말 해도 되지 않나?’

무당이 하는 말을 믿느냐 마느 냐는 사람이 선택해야 할 사안이 지만, 잘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무당은 귀신의 말을 전

하는 존재이기도 하고 말이다.

‘일단 소 사장님하고 상담 좀 해 봐야겠네.’

속으로 중얼거린 강진이 임호영 을 보았다.

“저희 옆에 핸드폰 가게 있는 것 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럼 거기 가서 제가 보냈다고 하고 이야기 좀 하고 오시겠어 요?”

강진의 말에 임호영이 무슨 말 이냐는 듯 그를 보았다.

“사장님…… 제가 귀신인 것을 잠시 잊으신 건?”

귀신인 자신이 어떻게 핸드폰 가게에 가서 이야기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임호영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거기 사장님이 무당 이셔서 아저씨를 보고 이야기도 할 수 있어요.”

“ 무당?”

강진의 말에 임호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 무당이 귀신을 보는 겁니 까?”

“무당 안 믿으세요?”

“미신 같은 건 안 믿어서요. 그 리고 죽어서도 저를 보는 사람은 사장님이 처음입니다.”

“그럼 한 번 만나 보세요. 핸드 폰 가게 사장님은 진짜 귀신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무당이세요.

가서 그 게임 아이템에 대해 이 야기를 해 보세요.”

그러고는 강진이 시간을 보고는 급히 말했다.

“퇴근하시기 전에 어서 가 보세 요.’’

예전 소월향은 퇴근을 하지 않 았지만, 지금은 퇴근을 해서 집 에 가고 있었다.

“아…… 알겠습니다.”

강진의 말에 임호영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급히 가게를 나섰다.

핸드폰 가게와 강진의 가게는 가까이 붙어 있으니 수호령인 임 호영이라고 해도 충분히 다녀올 거리가 되었다.

강진이 임호영의 뒷모습을 볼 때, 배용수가 말했다.

“손님 음식 다 됐어.”

“미안. 이야기하느라 너 혼자 했네.”

“괜찮고 어서 가라.”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음식을 쟁반에 담아서는 홀로 가지고 나

왔다.

“음식 나왔습니다.”

손님에게 음식을 갖다 준 강진 은 힐끗 시간을 보고는 임대강에 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어머니하고 할머니 언 제 오신다고 했어?”

“다섯 시 반요.”

임대강의 말에 강진이 시간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늦는 게 아니라 이쪽이 일찍들

온 거였구나.’

아직 다섯 시 반이 되려면 시간 이 남아 있었다. 그에 강진이 물 었다.

“뭐 좀 드시고 계시겠어요?”

“ 괜찮아요.”

어머니가 사양하자 강진은 아이 들을 보며 물었다.

“그럼 음료수라도 마실래?”

“아니요. 이따가 맛있는 것 많 이 먹을래요.”

최종수의 답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손님을 한 테이블 더 받고 서빙 을 할 때, 김영지와 할머니가 안 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옷차림은 수수했다. 평소도 화려하지 않고 조금은 평 범하게 입었지만, 오늘은 정말 평범하게 입었다고 할까?

아무래도 임대강 집이 좀 못 사 는 것을 아니 그에 맞게 수수하

게 입고 온 모양이었다.

다만…… 김영지의 옷 스타일은 조금 달랐다. 평소엔 좀 젊은 스 타일로 옷을 입었는데 오늘은 일 부러 나이가 들어 보이는 스타일 의 옷을 입고 있었다.

‘오늘 신경 많이 쓰셨네.’

아들 친구 엄마를 만나는 자리 라 조금 나이가 드는 스타일의 옷을 입은 듯했다. 하지만…… 얼굴이 깡패라고, 너무 동안이다 보니 그냥 어색할 뿐이었다.

“어서 오세요.”

강진이 인사를 하자 김영지가 고개를 숙이고는 임대강이 있는 테이블을 보았다.

김영지와 할머니가 들어오는 것 에 최종수가 일어났고, 최종훈과 그의 어머니도 눈치를 보고는 같 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가 조금 늦은 것 같습니 다.”

김영지가 웃으며 고개를 숙이자 어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저희도 금방 왔습니다.”

“저는 대강이 엄마 김영지입니 다. 이쪽은 대강이 할머니 되세 요.”

김영지의 소개에 어머니가 웃으 며 고개를 숙였다.

“종수 엄마 유미라입니다. 그리 고 여기는 제 큰아들 최종훈입니 다.”

유미라의 인사에 최종훈이 고개 를 숙였다.

“최종훈입니다.”

“아들이 듬직하고 잘생겼네요.”

“감사합니다.”

유미라가 웃으며 인사를 하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차라도 먼저 드릴까요?’’

“고마워요.”

유미라의 말에 강진이 컵을 가 져와서는 탁자에 놓인 물을 따라 주었다.

“돼지감자차입니다. 몸에 좋대

요.”

강진의 말에 김영지가 웃으며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수하고 맛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그럼 세 분 이야 기 편히 나누세요. 음식은 말씀 하시면 바로 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러고는 김영지가 들고 온 쇼 핑백을 유미라에게 내밀었다.

“당뇨에 좋다는 환이에요.”

“뭘 이런 걸 다.”

“아닙니다. 이거 아침하고 저녁 에 한 스무 알씩 집어서 드시면 된대요. 대충 수저로 반 정도 떠 서 드시면 된답니다.”

“거절해야 하는데 건강 생각해 서주신 거니 감사히 받겠습니 다.”

웃으며 쇼핑백을 받은 유미라가 김영지를 보다가 말했다.

“그런데 정말…… 미인이세요.”

“아닙니다. 어머니도 미인이세

요.”

그렇게 대화를 이어나가던 두 사람은 금세 아이들 이야기로 주 제를 바꾸었다.

강진은 음식을 준비하며 힐끗 홀을 보았다.

“생각보다 주문이 늦으시네.”

“이야기 좀 하다가 드시려나 보 지.”

강진이 배용수와 이야기를 나눌 때 문을 뚫고 임호영이 안으로 들어왔다.

“이야기 다 하셨어요?”

강진의 말에 임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따가 식사 끝나고 가족들 보 내시면 자기가 이야기를 해 주겠 다고 합니다.”

“아! 잘 됐네요.”

자신의 생각처럼 잘 된 것에 강 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

었다.

‘그럼 소 사장님 이야기가 잘 되면 나는 그 판매처를 알아봐 주면 되겠네.’

오랜만에 예전에 일하던 피시방 사장님에게 연락을 해 봐야겠다 는 생각을 하며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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