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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식당-639화 (637/1,050)

639화

강진을 보며 기부에 대해 말을 하던 김영지가 할머니를 보았다.

“어머니, 제 마음대로 이렇게 결정해서 죄송해요.”

김영지의 말에 할머니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야 다 늙어서 돈에 무슨 욕 심이 있겠니. 그리고 우리 아들 이 번 돈을 좋은 일에 쓰겠다는 데 하늘에서도 그것을 헤아려 주

겠지.”

할머니가 웃으며 말하자 김영지 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리고 그 것을 보는 강철신검의 얼굴이 살 짝 붉어졌다. 조금…… 민망하고 부끄러운 것이다.

자신은 그저 친한 형이 쓰던 아 이템을 쓰고 싶어서 큰돈을 낸 건데…… 지금 앞에 있는 사람들 은 그 돈으로 장학 재단에 기부 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기부 좀 해야겠다.’

입맛을 다시는 강철신검에게 김 영지가 자신의 계좌 번호를 불러 주었다. 그에 강철신검이 이체를 해 주었다.

강진과 사장은 김영지와 할머니 가 강철신검과 함께 이야기를 나 누며 음료를 마시는 것을 보고 있었다.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운 할머니 가 강철신검에게 아들 게임하던 것을 듣고 싶다고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세 사람을 보던 사장이 강진을 보았다.

“네 덕에 나도 돈 좀 벌었네.”

사장의 말에 강진이 웃었다. 큰 돈이 되는 아이템들을 빼고 다른 장비들은 김영지가 사장에게 고 맙다고 준 것이었다.

그래서 사장도 말 그대로 돈을 좀 벌었다.

큰돈은 아니지만 그것들도 모이 면 일이백은 될 테니 말이다.

“형이 마음을 곱게 쓰셔서 그렇

죠.”

“형?”

사장의 말에 강진이 웃었다.

“제가 여기에서 일하는 것도 아 니고…… 이제 형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싫으시면 사장님이라고 다시 부르고요.”

“후! 됐어. 너하고 나하고 안 지 몇 년인데. 이제 형 동생 할 때도 됐지.”

자신의 어깨를 툭 치는 사장을 보던 강진이 물었다.

“그런데 열혈성주가 돈이 되나 봐요?”

방금 거래된 금액을 보고 하는 강진의 말에 사장이 웃었다.

“왜, 돈 보니 하고 싶은 생각 들어?”

“저는 이게 이렇게 큰돈이 되는 줄 몰랐죠.”

강진의 말에 사장이 웃으며 고 개를 저었다.

“투자를 많이 해서 큰돈이 된 거지. 아마 저 캐릭터 하시던

분, 저거 하면서 한 세 배는 돈 들였을 거다.”

“세 배요?”

“아이템이란 것이 어쩔 때는 사 는 것이 만드는 것보다 싸거든.”

“그럼 사면 되잖아요?”

“사면 당연히 되지. 하지만 내 가 한 번에 성공하면 반값에 아 이템을 만들 수 있고, 두 번에 성공하면 그런대로 이득을 보 고…… 세 번에 만들면 본전은 하니 사람들이 사지 않고 강화도

하고 만들기도 하는 거야.”

“아…… 저것도 일확천금을 노 리는군요.”

“그렇지.”

고개를 끄덕인 사장이 말을 이 었다.

“그래서 돈 벌려고 하는 작업장 사람들은 남이 쓰던 것을 돈을 주고 사서 쓰지. 사서 쓰다가 다 시 그 가격에 팔면 되니까.”

사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강진은 이창진과 친구들을 보았

다. 그들은 조금 거리를 둔 채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지켜 보고 있었다.

‘초딩들 같네.’

아르바이트할 때 게임할 돈이 없는 초등학생들이 저렇게 남이 게임하는 걸 구경하다 가고는 했 던 것이다.

‘그래도 뭉쳐 다니지 말라고 했 더니 말은 잘 듣네.’

귀신들이 뭉쳐 다니면 안 좋으 니 피시방에 있을 때는 최대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으라고 했 었는데 그 말대로 떨어져 있는 것이다.

강진이 그들을 볼 때, 김영지와 할머니가 일어나서는 다가왔다.

“강진 씨, 이제 가요.”

“이야기 더 하시지 않고요.”

“아니요. 많이 했어요.”

싱긋 웃는 김영지를 보던 강진 이 강철신검에게 작게 고개를 숙 였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이렇게 두 분 모시 고 와 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 다.”

강철신검은 김영지와 할머니에 게 고개를 숙이고는 먼저 가게를 나섰다. 그것을 보며 김영지가 우리도 나가자고 하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삼 분만 있다가 나가죠.”

“왜요?”

“잘 가라고 인사했는데 밑에서

만나면 또 인사해야잖아요. 그것 도 좀 민망하니까요.”

“아……

김영지가 이해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강진이 할머니를 보았 다.

“재밌는 이야기 많이 들으셨어 요?”

“우리 호영이가 지도력이 있었 나 봐.”

“그래요?”

“길드가 한창 홍할 때는 길드원 이 백 명이 넘고, 부속 길드도 다섯 개가 넘었대.’’

“남편이 모이라고 하면 최소한 이백 명이 모였대요.”

두 사람이 기분 좋게 웃으며 하 는 말에 강진은 마주 웃으며 주 머니에서 임호영의 구형 핸드폰 을 꺼내 내밀었다.

“그리고 이거.”

강진이 주는 핸드폰을 받은 김 영지는 화면을 두들겼다.

그러자 핸드폰 화면이 켜졌는 데, 배경으로 쓴 사진이 눈에 띄 었다. 할머니, 김영지, 임호영, 임대강 이 네 사람이 환하게 웃 고 있는 사진이었다.

“당신은 죽어서도 좋은 일을 하 네요.”

김영지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죽어서 한 선행이기는 하지만…….

‘좋은 일은 좋은 일이니…… 잔 고에 좋은 일이 있겠지.’

잔고가 늘어나면 임호영의 저승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강진은 두 사 람을 데리고 가게를 나섰다.

저녁 장사를 마친 강진은 JS 금 융에 들어서고 있었다. 강두치에 게 직원들 월급을 올릴 수 있는 지 알아보러 온 것이다.

JS 금융에 들어선 강진은 자신

을 알아보고 인사를 하는 인턴에 게 고개를 숙이고는 강두치를 찾 았다.

곧 연락을 받고 온 강두치가 웃 으며 다가왔다.

“요즘 자주 오시는군요.”

“일이 있어서요.”

“일이 있으면 당연히 찾아 주셔 야죠. VIP 불편하지 말라고 저희 가 있는 거니까요. 그럼 어떤 것 을 도와드릴까요?’’

“저희 직원들 수당을 올릴 수

있을까 해서요.”

강진의 말에 강두치가 웃었다.

“이거 참 좋은 사장님입니다. 다른 사장님들은 직원들 월급 어 떻게 조금 주나 고민을 하는데 월급을 올려 주고 싶어서 저를 찾아오셨으니 말입니다.”

강두치는 태블릿을 꺼내 화면을 터치하며 말했다.

“일단 한끼식당에 속한 직원은 총 네 분입니다. 배용수 씨는 요 리사라는 직업이라 시급이 975

원, 다른 직원분들은 875원이네 요.”

“그것밖에 안 되나요?”

“저승은 이승 최저 시급의 십 분의 일로 책정이 되니까요.”

말을 하던 강두치는 한숨을 쉬 었다.

“저승 최저 시급이 이 모양이니 저희도 완전 쥐꼬리 월급이랍니 다.”

강두치는 인턴이 주고 간 음료 수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이거 하나 편의점에서 人} 먹으 면 한 시간 일한 거 그냥 날아가 요.”

“아…… 이거 조금 죄송하네 요.”

강진의 말에 강두치가 그를 보 았다.

“뭐가요?”

“저희 가게에서 식사하시고 가 실 때 돈 주시잖아요. 그거 한 끼 드시려면 다섯 시간은 일하셔 야 할 텐데.”

강진의 말에 강두치가 웃었다.

“그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 다.”

“그래도……

강진이 미안한 듯 보자 강두치 가 고개를 저었다.

“이승에서 저희가 쓰는 돈은 따 로 법인 카드가 나옵니다.”

“법인 카드요?”

“직장인들의 희망이죠.”

웃으며 말을 한 강두치는 재차

입맛을 다셨다.

“물론 제가 아직 대리라 한도가 크지는 않지만요.”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강두치가 작게 속삭였다.

“그래도 그 쥐꼬리 법인 카드근} 도 나오니 그나마 숨이라도 쉬는 겁니다.”

강두치의 말에 강진이 피식 웃 었다.

“그럼 앞으로도 거리낌 없이 돈 받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어차피 저승식 당에서 쓰라고 나오는 카드니까 요.”

“다른 곳에서는 못 쓰나요?”

“저희를 볼 수 있는 상점이 있 다면야 쓸 수 있겠지만…… 그런 가게는 많지 않거든요.”

웃으며 말을 한 강두치가 태블 릿을 보며 말했다.

“일단 배용수 씨는 하루에 일하 시는 시간이 열 시간이고, 여직 원들은 아홉 시간이네요.”

“그분들 24시간 가게에서 일을 하시는데.”

“가게에 24시간 있다고 해서 24시간 내내 일을 하지는 않으시 겠죠?”

“그건…… 그렇죠.”

“저희 JS 금융은 이런 쪽으로는 철저합니다. 직원분들이 가게에 서 일을 하는 시간만 정확하게 계산해서 임금을 지급하고 있습 니다.”

잠시 강진을 보던 강두치는 다

시 태블릿을 보며 말했다.

“일단 월급을 임의로 조정해서 올리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게 또 고용법이 있으니까요.”

“저승에도 그런 법이 있습니 까?”

“늘 하는 이야기지만, 저승은 이승을 따라가니까요. 이승에 고 용노동법 같은 것들 있잖아요.”

강두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일단 직원들 월급이 아무런 조 건 없이 올라가는 건 어렵습니

다. 대신 배용수 씨는 곧 일 년 이니 시급이 십 프로 정도 올라 가겠네요.”

“연차가 오르면 시급도 오르는 군요.”

“이승은 연봉 협상 같은 것을 하지만 저희는 일괄적으로 십 프 로 인상입니다. 이건 이승보다 저승이 낫죠.”

강두치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연차가 오를 때마다 10%씩 오른다는 건 이승 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정책

이기는 했다.

“그리고 내년 이승 최저 시급이 오르면 그에 따라 조금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제 임의대로 시급을 올리 지는 못한다는 거죠?”

“정답입니다.”

싱긋 웃는 강두치를 보며 입맛 을 다신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 다.

“그럼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건 요?”

“그건 당연히 됩니다. 그런

데……

잠시 말을 멈춘 강두치가 미소 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냥 편하게 두시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합니다.”

“ 편하게요?”

“이승도 그렇지만 저승도 마찬 가지인 것이 하나 있습니다.”

강진이 보자 강두치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돈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니 내가 만족하고 살면 그게 부자 고, 만족하지 못하면 늘 가난하 다는 거죠.”

“ O.. 배

"S’

옳은 말이라 강진은 고개를 끄 덕였다.

“돈이 아무리 많은 사람도 부족 하다 생각하면 늘 마음이 불편하 죠.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라도 내가 버는 것에 만족하고 쓰는 것에 불편함이 없으면 마음은 부 자입니다.”

잠시 말을 멈춘 강두치가 웃으 며 말을 이었다.

“사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하루에 먹는 건 크게 차이 안 납 니다. 하루에 많이 먹어야 네 끼 고, 적게 먹어야 두 끼죠. 아니면 세 끼거나.”

“그건 그렇죠.”

“부자와 가난의 경계는 마음의 차이일 뿐인 것 같습니다.”

강두치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말씀이네요.”

“직원분들 그래도 일을 하셔서 마이너스도 아니고, 배용수 씨 경우는 VIP는 아니지만 지금처 럼 열심히 일을 하면 저승에서 불편하지는 않게 지내실 겁니 다.”

“그런가요?”

“지금 모아 놓은 돈도 적지는 않습니다.”

강두치의 말에 강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 네요.”

강진의 말에 강두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직원분들은 열심히 하고 있으 니, 굳이 돈에 연연하실 필요 없 습니다.”

“제가 욕심쟁이가 된 것 같네 요.”

“사장님이야 자기가 벌려는 것 이 아니라 직원들 벌게 해 주려 고 하는 거니까요.”

강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음료

수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다가 문득 물었다.

“이번에 귀신 넷을 봤는데 그 넷이 다 VIP더군요.”

강진의 말에 강두치가 대단하다 는 듯 그를 보았다.

“귀신 넷이 다 VIP라…… 혹시 젊은 친구들 아닙니까?’’

“아세요?”

“저희 JS 신문에 나온 귀신들인 모양이 네요.”

VIP 4인방이 신문에 나왔다는 말에 강진이 의아한 듯 그를 보 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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