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화 〉성장 (22/120)



〈 22화 〉성장

수업이 끝나고 바로 외출증을 내고 나왔다.

오래간만에 마시는 시내 공기는 좋지는 않았다.
늘 그렇듯 매연이 낀 듯한 게 맑지 않은 공기였다.

금방 작가가 알려준 곳으로 왔다.

가면을  상태라 감각은 배로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던전이 생성되는 곳 앞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확히 위치를 아는 것처럼 서 있는 사람의 인영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마 원래  던전을 사용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게이트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누구야!”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외쳤다.

“지금 나타나면봐줄게.”

그녀는 내 쪽을 돌아보면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쓰고 있는 가면을 보고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여우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 것이다.

나는 그녀의 앞에 섰다.
물론 무기는 놓지 않았다. 화살을 시위에 걸고 힘껏 당긴상태에서 다가갔다.

“너 누구야.”
“그쪽이 가면을 벗지 않는 이상 알려  수 없겠네요.”

그녀는 지금 당장 나를 죽일  있을 만큼 강자였다.
모습을 드러낸 이유도 도망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살려줄 테니까 다른 곳으로 가줄래?”
“저도 이쪽에 사정이 있어서요.”

그러자 가면이 얼굴에서 약간 떨어졌다.

얼굴을 찌푸리면서 뜬 것 같았다.

“너도 알고 있는 거야?”
“그렇게 되겠네요.”
“너 나랑도 싸울  없잖아. 지금 이 거리면 내가 단숨에 잡을 수 있을 텐데.”
“그러게요. 어쩌죠.”

정말 어쩔까 생각중이었다.

동굴 속이었기에 도망치기도 힘들었다.

“같이 들어가는 건 어떨까요?”
“유물은 하나만 얻을  있잖아.”
“여기는 조금 달라서요.”

그녀와 타협을 시도했다.

정보를 풀어서라도 살아남아야 했다.

“흐음… 정확하지 않으면 죽여도 되나?”
“네. 마음대로 하셔도 돼요.”
“가면은 유물이야?”
“네.”
“탐나네…”

그녀의 마지막 말에 소름이 끼쳤다.

당장 나를 죽이고 가면을 빼앗고 싶다는 소리로 들렸다.

“좋아. 일단은 기다리도록 하자.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까.”

그녀는 땅바닥에 앉았다.
나는 긴장을 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긴장 좀 풀지?”

그녀의 정체는 국제적 길드인 ‘IV’의 길드장이었다.

그렇다고 선인,악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마계형 던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저 여우 가면을 쓰고 주인공 일행을 습격한다.
나타난 후에는 길드로써 주인공 일행을 도와준다.

이 사실이 밝혀졌을  유은설은 혼란스러워한다.
그렇지만 그녀의 습격에 죽은 사람이 없기에 넘어가기로 한다.

‘고구마라고 욕했었는데.’

가장 커다란 적이 남아있으니 같은 편끼리 싸우는 것을 하지 않은 것뿐이었다.

그렇기에 내 앞에 앉아있는 그녀를 보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

“내가 그렇게 예쁜가? 그만 쳐다보지?”
“……”

그녀는 이 던전을 어떻게 아는 걸까.

주인공을 습격한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끝이 나면 말해주겠다고하며 대답을 미룬다.

“읏차! 시간이 거의 다 됐네.”

그녀가 일어남과 동시에 앞에 게이트가 생성되고 같이 들어갔다.

“흐음… 진짜네?  알고 있었던 거지?”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78가지의 갈림길이었다.

“그쪽도 알고 있었던것 같은데요?”

내 말을 듣고 믿을 만큼 그녀는 단순하지 않았다.
던전의 위치처럼 얻은 정보가 있을 것이다.

“정확하게는 몰랐단 말이지.”
“그쪽은 아마도 5번째 길로 가겠죠?”
“그것도 아네?”

조사하지 않고 설화형 던전에 들어가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다.
안에서 어떤 것을 얻는지 알고 있음에도 어떤 설화인지 모르면 바보였다.

‘차사본풀이’에 등장한 대사를 인용한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능력은 불을 사용하는 것이기에 ‘초강대왕’에게 무언가를 얻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헤어지기 전에 던전이 열리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알려줄  있나요?”
“그러면 너는 알려줄 수 있어?”
“……”
“서로  가자고.”

내가 들어간 곳은 개미 왼뿔만  길이었다.

생각하던 대로 가니 기다리고 있던 것은 저승 길을 안내하는 신이 아니라 ‘강림 낭자’이었다.

“역시 쉽게는 안 풀리는 걸까.”

가장 껄끄러웠던 상대였기에들어가기 전에 잔뜩 긴장했다.

화살을 걸고 강림에게로 쐈다.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음에도 거리낌은 없었다.
이미 여러 번 쏴봤고, 허상인 것을 알고 있으니 더욱이 망설임은 존재하지 않았다.

“누구냐!”

날아오는 화살을 손으로 잡고, 쏜 곳을 확인했다.

‘진짜 사람 아니네.’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자 가면의 능력을 사용하며 주위로 숨었다.

“여기에서 쏜 것이 분명할 텐데.”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뒤에서 방을  쐈다.

“이상한 사술을 부리는구나! 거기 숨어있는 것을 다 알고 있으니 나와라!”

급하게 도망치며 그녀의 접근을 피했다.

“어림도 없다! 간사한 것아 빨리 모습을 드러내라!”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내가 있는 곳으로 뛰어오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저승사자와도 같았다.

‘저승사자 맞네.’

곧 능력의 시간이 끝나고 그녀와 마주할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사람을 마주할 때 가면을 벗고 얘기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겠소?”
“그렇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면을 벗지 못하겠네요.”
“흠흠… 나를  것은 용서해주겠네. 혹시 도령의 얼굴을 볼 수 있겠는가?”

강림은 남녀관계가 그렇게까지 좋지 못했다.

“남편이 있으시지 않나요?”

그녀가 생각하는 동안 시위에 걸고 심장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어허! 이런 것은  먹힌다고 하지 않았소!”

‘이 정도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녀의 심상치 않은 솜씨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근접해서 활을 쏘면 멱이 잡혀 바닥에 내팽개쳐질 것이 분명했다.

“그냥 죽어주시면 안 될까요?”
“당신이라면 죽어달라는 말에 동의할 수 있겠소?”
“하하… 그렇겠네요.”

거리가 어느 정도 있었기에 계속해서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어떻게된 동체 시력이야.’

화살은 절대 느린 속도가 아니었다.
모든 힘을 실어 쏜 화살은 손쉽게 손으로 잡힐 만큼 느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강림은 손으로  화살을 잡아내고 있었다.

‘죽일 수는 있으려나?’

그냥 절하며 길드장이랑 같이 올 걸 그랬나 보다.

“거기 도령 순순히 잡히는 게 어떠오?”
“잡히면요?”
“그거야 화살을 쏜 대가를 치르지 않겠소?”
“대가라고 하면?”

가슴을 흔들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거부감이 들었다.

“더러우시네요.”
“하하!”

방심한 틈을 타 그녀가 내 멱을 잡고 저 멀리 보냈다.

벽이 등과 맞닿자  충격이 전해졌다.

“드디어 잡았소.”

그녀는 서서히 다가와  옷을 벗겼다.

“마음이 급하시네요.”
“몸이 참 좋구려.”
“급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인벤토리는 옷이랑 가면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평범한 무기도 들어갈 수 있었다.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내 그녀의 몸속 깊숙이 박았다.
단검이 몸속 깊숙이 박히자마자 나를 집어 던졌다.

다시 충격이 다가왔지만, 그녀의 상태도 제정상은 아니었다.

“이제 전처럼 화살을 잡기도 힘들 것 같네요.”

그녀의 복부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단검은 갑자기 어디서…”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단검을 하나 더 꺼내 그녀에게로 던졌다.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가능한 꼼수였다.

“이 정도는!”

단검을 잡았지만 뒤이어 날라오는 화살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어깨에 박혔다.

승기를 잡았기에 지금 상황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했다.

계속해서 화살을 쏘고 그녀의 몸은  고슴도치처럼 변해갔다.

“이제 죽어주시면  될까요?”

그녀의 실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화살을 모두 잡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떨어져 있던 단검을 주워 심장으로 날렸다.

피육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쓰러졌다.

“너무 오래 걸려서 와봤는데  해치웠네?”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기에 깜짝 놀라 쳐다봤다.

무언가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도 소득이 있었을 거다.

“반갑네요.”
“그러게 말이야. 옷도 안 입은 남자한테 인사받으니 기분이 묘하네.”

나는 그녀가 벗긴 옷을 대충 주워입었다.
약간 찢어져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나랑 같이 활동할 생각은 없어?”
“사람을 죽이시지 않나요?”
“……”

나의 말에 그녀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계획에 방해가 된다면 사람을 죽인다.
그것이 주인공 일행에게는 해가 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가면을 벗은 모습도 보고 싶은데.”
“그쪽의 표적이 되고 싶지는 않네요.”
“혹시 찾으면 같이 팀을 하지 않을래?”
“됐네요. 어차피 나중에 또 만나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겠지.”

보상을 얻자 게이트가 열렸다.
아마 둘이 들어와서 두 명 전부가 끝나야 게이트가 열리는 형식인  같았다.

동굴로 나오자 그녀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깝네.”
“그럼 저는 이만.”

옷의 능력을 사용하며 자리에서 벗어났다.

유물을 사용한 만큼 그녀가 나를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위험했네.”

그녀를 만난 것부터 강림에게 강간당할 뻔한 것까지 전부 위험했다.

그럼에도 옷의 능력을 보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인벤토리 두 칸이 전부 채워지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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