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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화 〉유은설 (30/120)



〈 30화 〉유은설

들어가자마자 가면의 능력을 사용해 주위를 살폈다.

신발을 신고 있음에도 아래에서는 뜨거움이 느껴졌고, 주위에 구조물이라고  수 있는 것은 몇몇 무너진 건물밖에 없었다.

유은설은 앞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무너진 건물로 달리기 시작했다.
빌라처럼 보이는 건물도 중간이 부서져 복도를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복도로 진입하자 중간의 길이무너져 내린  혼자만 높이가 달랐다.

30초가 지나고 창문 틈 사이로 숨어 그녀를 구경했다.

검을  들고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곧이어 그녀의 앞에 나타난 괴수는 불에 휩싸인 늑대였다.

늑대는 유은설을 발견하자마자 입을 벌려 그녀에게로 도약했고, 몸을 돌리며 그녀의 검이 늑대를 베었다.

그녀의 소매 끝이 불타기 시작했고, 금세 팔을 휘저으며 불을 껐다.
검은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이걸 계속 보고 있어야 할까.”

차마  뜨고 보지 못할 정도의 싸움이었다.

유은설이 검에 마력을 둘러 베어보지만 크게 상처는 나지 않았다.
피가 몇 방울 튀었지만, 유은설의 몸에서 나오는 피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내가 나서지 않는 이유는 그녀의 성장을 위해서다.

이곳에서 검의 봉인을 해제해야 했다.

**



유은설은 궁지에 몰려있었다.

갑자기 들어온 던전에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괴수가 달려들었다.
그 괴수가 정체를 알 수 없었다.
그녀가 배운 괴수 중에는 그런 괴수가 없었다.

“이 새끼 대체 뭔데…”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많이 지쳐있었다.

10분 이상을 검을 휘둘렀음에도 늑대는 아직도 멀쩡해 보였다.

몸을 덮고 있는 화염은 피부에 달라붙어 화상을 유발했다.

“여기서 죽기는 싫은데 말이지.”

“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년이라서.”

크르르르륵-

“너는 죽여야 내 폼이 살지 않겠냐?”

늑대는 그녀가 지친 것을 알고 있었다.
가빠진 숨소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기에 늑대는 그녀의 목을 향해 이빨을 들이밀었다.

유은설은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큰 공격에는 무조건 약점이 드러나게 된다.
작은 몸집으로 다리를 노리게 되면 찌를  있는 곳은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죽인다고 했지.”

그녀는 검을 늑대의 입속으로 들이밀었다.
실패한다면 자신의 목이 물어뜯길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가죽이 두꺼워 지금까지의 공격이 실패한 그녀에게 남은 방법은 입속밖에 없었다.

“죽어!”

늑대는 공중에서 피할 수 없었다.
당장  다리는 바닥을 짚고 있지 않아서 방향 전환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 늑대가 눈앞의 검을 보고 내릴 수 있는 판단은 하나였다.
입을 다물어 이빨과 검을 충돌시켰다.

이빨과 검의 강도 중 큰 것은이빨이었다.
당연히 평범한 동물의 이빨이었다면, 유은설의 힘과 검의 내구도로 인해 그대로 입속으로 검이 박혔을 것이다.

그렇지만 늑대의 이빨은 검보다 단단했다.
늑대의 추진력과 이빨의 강도는 검의 날을 갉아먹었다.

검 끝이 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유은설의 선택은 검과 함께 늑대를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하하..”

검은 늑대를 내침과 동시에 저 멀리 날아가 바닥에 꽂혔고, 늑대는 금세 중심을 잡고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더럽게 단단하네.”

그녀는 뒤편에서 검을 하나  꺼냈다.

생도용 검은 하나씩 지급되지만, 그녀에게는 남은 검이 하나 더 있었다.

“유물이라면서  생도용 검보다 쓰레긴데.”

유은설은 검에 대해 시험을 해봤었다.
당연히 유물이 좋을 줄 알았지만, 좋은 것은 유물보다 생도용 검이었다.

“이거 사인참사검아니야? 동아리에서는 신화급일 수도있다며.”

유은설은 낙담하고 있었다.
생도용 검마저 늑대의 이빨에 갈려나간 마당에 이 검이 멀쩡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의 옷은 불타 중간중간이 그을려있었고, 이빨에 몇 번 닿았는지 길게 뜯어져 있기도 했다.
몸은 늑대의 불 때문에 빨갛게 달아오른 곳이 많았지만, 이빨에 뜯겨 피가 나오는 곳이 더 많았다.

그르릉-
“그래. 들어와.”

늑대는 다시 한번 그녀에게 달려들었고, 그녀는사인검을 이용해 늑대의 경로를 틀고 검을 주워볼 생각이었다.

검 끝의 날이 나간 검이라도 당장 유물보다는 쓸모 있을 것 같았다.

“으윽-”

종아리가 이빨에 스치고, 검은 늑대의 등을 쓸어내려 갔다.

변화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늑대의 등에 있는 불과 검이 만나자 검신이 빛나기 시작했다.
원래의 검신에 새겨져 있던 별자리  7수가 밝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 이게 뭔지 모르겠지만 좋은 변화겠지?”

그녀는 사인검의 정보창을 불러 바뀐 내용을 확인했다.

캬아아악-
“하하하.. 넌 뒤졌다.”

그녀는 사인검에 마력을 두르기 시작했다.
기존 생도용 검에 두르던 마나와는 달랐다.

마력은 기본적으로 옅은 푸른색을 띠고 있다.

유은설이 사인검에 두른 마력은 푸른색이라고 보기에 힘들었다.

하늘같이 연한 마력은 점점 짙은 색을 보이기 시작하며  완전히 푸르게 물들었다.

“들어와.”

늑대는 그녀의 말과 동시에 몸통으로 도약했고, 그녀는 늑대의 등을 갈랐다.
생도용 검으로는 흠집만 나던 등은 불길이 갈라지며 깊게 베어 들어갔다.

끼잉-
“아프지?”

늑대가 처음으로 아픈 소리를 내자 유은설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한 번 베인 곳에는 불길이 재생되지 않고 있었다.

마치 불에 물을 부은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 다음에는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유은설이 살짝 피하고, 몸에 검을 그으면 불길이 사라지고 깊은상처만이 남았다.

끝내 늑대는 마지막 선택으로 다시 목에 도약했고, 그녀는 그런 입에 검을 쑤셔 넣었다.

“이번엔 다르지.”

이빨보다 약했던 생도용 검과는 다르게 그녀의 사인검은 이빨을 뚫고 늑대의 입을 꿰뚫었다.

“하아… 하아… 드디어 죽였네.”

그녀는 끝났다고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그녀의 눈에 한 개의 인영이 보였다.

인영이 아니라 늑대의 그림자였다.

“큰일 났네. 나 더 이상은 못 버틸 것 같은데. 한 새끼가 더 있네.”

그녀는 쓰러질 것 같은 아픔에도 검을 땅에디디며 일어섰다.

그녀의 눈앞에 이번에는 늑대가 아니라 검은색의 형체가 보였다.
검은색의 머리카락과 어울리는 검은 색의 긴 코트는 형체가 사람임을 알려줬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에 놀라며 유은설이 말했다.

“누구세요?”

검은색의 남자는 슬쩍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여줬다.
그녀는 얼굴을 봤지만, 형체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몸의 일부분도 사라졌다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가면남?”

유은설이 저번에 오크에게 공격받을 때 도와줬던 남자였다.

“보고 있었으면 진작에 도와주지 그랬어요.”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검을 내려봤다.

그러고 나서 검지 하나만을 세워 그녀에게 보여줬다.

“뭔 소리에요. 몇  휘두를 수 있냐고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 번, 그게 최대일 것 같은데.”

가면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활을 들었다.
유은설이 보기에 익숙한 활이었다.

“그거 생도용 활 아니에요?”

물어보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유은설은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지만, 당장 늑대를 눈앞에 두고 잡담을 떠들 시간은 없었다.

활에서 화살이 하나씩 나가기 시작하고, 늑대는방향을 틀며 피하고 있었다.

더 가까이 오자 화살에는 마력이 실리며 나아가기 시작했고, 늑대는 화살이 박히는 것을 개의치 않고 접근하기 시작했다.

“저거  공격밖에 안 통하는 것 같은데, 틈만 조금 내주세요.”

유은설은 검을 힘겹게 들어 올리고, 찌르기 자세를 취했다.
공격하는 틈을 타 찌를 작정이었다.

남자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유은설의 검을 남자의 심장에 갖다 댔다.

“잠시만요  하라고요.”
“……”
“이거 맞아요?  늑대랑 같이 찌르라고요?”

늑대는 점점 다가오고 남자의 심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잠시만요!”

그녀가 외치지만 남자는 활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미동도 없이 있었다.
마치 삶을 포기한 듯한모습에 유은설이 나서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안 돼!”

유은설은 눈을 감았다.
검에 무언가 찔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검이 남자와 같이 늑대를 꿰뚫었다고 생각했다.

켁- 케엑-

유은설의 이마를 누가 타격했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눈에 보인 것은 자신의 검에 늑대가 꼬챙이처럼 박혀있었다.

그 남자를 통과한 듯 유은설의 옆에 서 있었다.

“어떻게 한 거예요?”

“말이라도 좀 해주면안 돼요?”

남자와 유은설의 앞에 게이트가 열리고 둘은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게이트에서 나오자 원래 있었던 숲으로 나오게 되었고, 유은설은 그제야 궁금증을 토해냈다.

“당신 누구에요?”
“…”
“말 안 할 거에요?”
“…”
“하아… 저번엔 구해줘서 고마워요. 아니 이번에도.”

검은 가면을 쓴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대로 나타난 것처럼 바람과 같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유은설은 남자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

대비하지 않았다면, 위험했다.
당장  마리가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원래 소설에서는 한 마리만 등장했기에 두 마리의 등장은 나도 놀랍기만 했다.

“나 때문이겠지?”

변화된 점은 나의 추가밖에 없었다.

옷은 할 일을 다 했다.
이제 더 이상 쓸  있는 능력은 하나도 없었다.
가면도 마찬가지였다.

영체화는 생각보다 많이 쓸만했다.
늑대가 그 자리에서 나를 통과해 유은설의 검에 박히는 모습은 대단했다.

나는 다시 유은설에게로 다가갔다.
땅바닥에 기절해 있기에 마력을 써서 치료했다.
업은 뒤 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금쯤이면 많은 사람이 모여있을 것이다.

거의 끝나는 시간에 가까워지기도 했고, 이하늘이 길드원들에게 말한 것 같기도 했다.

곧 사람들의 목소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하고,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들에게로 향했다.

“설화야!”
“유은설!”

앞에는 김세연이었고, 뒤에는 이하늘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그냥 돌아다니는 중에 얘 쓰러져있기에 업어왔어.”
“상처가 많은데?”
“그러니까. 치유는 계속하고 있고.”

아마 유은설은 일어난 뒤 질문 폭탄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나는 그녀를 업어온 것으로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것보다 외출증은 없어도  것 같다.
밖에서 티가  일을 하지 않는 이상 능력을 써서 나갔다 오면 충분할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능력이 좋을 줄은 몰랐기에 옷의 능력에 만족하고 있었다.

“설화야 넌 다친  없지?”
“응. 난 그냥 주워왔을 뿐이라니까.”
“휴우.. 다행이다.”

김세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안도일까.

나중이라면 그녀의 속마음을 듣고 싶었다.
언제가 되었든 그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나의 욕심이라고 욕을 해도 상관없었다.
나에게 그녀는 과분한 사람이 맞았다.

모르겠다.
내가 그녀의 곁에 있어도 될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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