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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화 〉유은설 (34/120)



〈 34화 〉유은설

“설화야 좋아?”

교관은 길을 걸으면서도 내 사타구니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눈 치켜뜨지 말고.”
“네. 좋아요.”
“영혼이없잖아.”

그녀의 말에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몰라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

“말   거야?”
“다른 사람들이  수도 있잖아요.”
“괜찮아. 그럴 때는 네가 한 번 대주면 되잖아.”

언제는 자기 것이라면서 집착을 하더니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물론 걸릴 일은 없었다. 그녀가 파악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사람이 오면 금세 손을 뗀다.

그녀가 인지할 수 있는 영역보다 좋은시야를 가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교관은 귓속말로 나한테 말했다.

“계속 이렇게 반항해봐.”

따뜻한 입김에 나도 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아래의 손도 그에 맞춰 빠르게 움직였다.

“좋아?”
“안 좋아요.”
“그렇지만, 거기는 계속 껄떡이는데?”

그녀와 같이 깊숙한 곳으로 점점 들어갔고, 평소와 같은 장소에 도착했다.

“이제  일 해야지?”

무릎을 꿇고 그녀의 바지를 입으로 벗긴 다음에 봉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이제 잘못한 것도 청산해야지?”

그녀의 손이 들어 올려지고 내 뺨을 향해 수도 없이 내려쳤다.

“왜  말을 안 듣는 거야?”

“만나는 년이 따로 있는 거지?”

“똑바로 말해.”

이제는 아프다는 것도 별로 들지 않았다.

맷집이 늘어난 걸까.

귀찮다는 감정이 가장 먼저 고개를 들었고, 아픔은 그 뒤를 이었다.
언제까지 이런 삶이 지속될까도 궁금했다.

‘1학년만 지나면 끝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의 폭력을 견디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니 웃고 있었다.

마치 지금까지 쌓아왔던 분을 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를 샌드백처럼 사용하며, 기분 풀이용으로 사용했다.

“좀  개처럼 빨아.”

이제는 별로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녀가 때리면 맞고, 말하면 듣는 것이 일상으로 편입되어 버렸다.

“좋으세요?”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는 말이었다.

이렇게 때리는 것이 좋으세요?
기분 좋으세요?
그렇게 말하는 것이 좋으세요?

어떤 것이 그녀에게 들렸을지는 모르겠다.

“응. 좋아.”

대답을 보니 두 번째의 뜻으로 해석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쾌락을 즐기는 사이 불청객이 찾아왔다.
그녀와  둘 다 아는 얼굴이었고, 지금 상황에서 만나기엔 이상했다.

“둘이 하는 것  봤어요. 교관님이 폭력까지 하는 것까지도요. 이제 둘이 떨어지세요.”

우리 둘은 얼음처럼  자리에 얼어붙었고, 우리 둘  먼저 움직인 사람은 교관이었다.

“저 년이었어?”

그녀는 바지를 입지도 않은 채 활을 들었다.
내가 내려놓은 활은 어느새 그녀의 손에 들려있었고, 화살은 당연히 날이  있는 것이었다.

“저 년이었냐고!”
“아니에요. 진정하세요.”

지금 상황에서 갑은 그녀였다.
우리 둘이서 함께 싸워도 질 수밖에 없는 상대가 무기를 들고 위협하고 있었다.

“생도 쏘시게요? 그거 쏘자마자 저는 신고할게요.”

유은설은 어느 방안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교관이 당장 화살을 쏘고 달려가서 휴대폰을 부실 수도 있었다.

“설화야, 대답 안 해?”
“설화는 그만 놓아주세요. 교관이 생도한테 무슨 짓이에요.”
“네가 뭔 상관인데?”

유은설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친구예요.”
“친구는무슨. 너도  따먹으려고 하는 거지?”
“그게 무슨!”

그녀는 활과 화살을 한 손으로 잡고, 남은 한 손으로 내 가슴을 어루만졌다.

“근데 어쩌냐? 얘는 이미  개인데?”
“사람보고 개라니 교관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개보고 개라고 하지. 뭐라고 해? 설화야 와서 내 보지 좀 빨아봐.”

상황을 이해하고 있던 나는 그녀에게로 다가가 말을 따랐다.

“흐읏... 너도 이런 거 하고 싶었던  아니야?”
“최악… 최악이에요.”

교관은 나를 밀치고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러면서도 활을 쏠 거리는 유지하고 있었다.

“저 진짜 신고할 거예요.”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 아직 신고는 안 했구나?”

유은설이 조금 머리를 쓸 줄 알았다면 신고를 하고 다가왔을 것이다.
그녀는 아마 정의감에 불타 먼저 나온 것일 테고, 뒤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 처음부터 너였어. 전에도 반응한 것도.”
“뭐.. 뭐가요!”
“설화야 쟤가 그렇게 좋아?”

나는입을 다물었다.
무슨말을 해도 그녀의 반응은 똑같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화낼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하지 말라며 화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그녀가 들고 있는 활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긴장감은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다.

유은설이 이곳에 온 것은 나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내가 그러길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교관에게 벗어나고 싶어서 유은설에게 숲에서 훈련한다는 얘기를 했고, 유은설이 찾아왔다.
내 무의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지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또 때문인 걸까.’

한숨을 크게 내쉬며 상황을 쳐다봤다.
그리고 한 발자국씩 앞으로 갔다.
교관이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작은 움직이었다.

교관의 온 신경은 유은설에게 쏠려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은 내가 수습해야 했고, 내가 잘못한 일이었다.

유은설을 이곳에 부른 것은 나였기 때문이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말도 하지 않았겠지.

“교관님 활 내려놓으시는 게 어때요?”
“대답이 없는  보니 맞구나? 너의 마음을 바꿔놓은 게.”
“아니에요.”

“둘이서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이미경 당신은 교관 자격조차 없어.”
“그래? 내가 어떻게 교관이 됐는지 알려줄까?”

그러고 나서 그녀는 손을 놓았다.
화살은 힘을 받아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갔고, 나는 발을 움직여 화살에게로 다가갔다.



**



유은설은 숲에 들어가고 나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엄청 야한 소리였다.
여자라면 당연히 야동을 본 적이 있었고, 그 때 들은 소리와 비슷했다.

그녀는 아예 공터로 들어가기 전 나무 뒤에 숨어 장면을 구경했다.

‘둘이  하는 거지?’

유은설의 눈에 정확히 보였다.

한설화가 교관의 아래에 머리를 박은 상태였다.
한설화는 옷을 아예 입지 않은 상태였고, 교관은 바지만 벗은 상태였다.

유은설은 그것을 보고 급하게 빠져나가려고 했다.
둘의 성관계 장면을 본 것이었기에 둘에게 들키기 전에 발을 옮겼다.

그녀가 미처 나가기 전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전까지는 단순히 무언가를 빠는 소리와 신음이었다면, 지금은 맞는 소리였다.

그녀는호기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다시 다가가 그 둘을 봤다.
교관의 손은 거침없이 한설화의 뺨을 후려쳤고, 유은설은 그것을 보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강간이다.’

그녀가 강간을 확정했던 시점은 그때부터였다.
단순히 플레이라고 보기엔 한설화의 표정은 전혀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앞으로 나가서 교관에게 말했다.

‘뭐가 그렇게 잘못된 거지?’

‘내가 신고하지 않고 나온 것?’

유은설은 후회하고 있었다.
당장 자신의 앞에 날라오는 화살을 피하지도 못하고 온몸이 굳어있었다.

교관은 화냈던 얼굴은 사라진  오래였다.
웃음을 품고 자신을 죽일 생각이었다.

유은설이 느낀 것은 공포감이었다.

그렇기에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유은설은 자연스럽게 가면남을 찾았다.
자신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도와줬던 것을 생각나며, 지금도 도와줄 것을 바라고 있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무언가에 의지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푸슉-

화살이 살을 뚫는 소리가 나고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더듬으며 눈을 떴다.

“어?”

유은설은 자신의 가슴이 멀쩡한 것을 보고 앞을 쳐다봤다.

한설화가 손으로 화살을 막았고, 화살은 한설화의 손을 관통해 있었다.

“끄윽… 하아…”
“한설화…?”

유은설의 눈에는 아파하는 한설화만이 보였다.

“하...!”

교관은 코웃음을 치며 둘을 바라봤다.
얼굴에는 누가 봐도 비웃음이 담겨있었다.

한설화를 걱정하는 표정은 전혀 담겨있지 않았다.

“흐으… 제가 뭐든 해드릴 테니까, 유은설은 보내주면 안 될까요?”
“뭐든?”
“네…”

유은설은 그 소리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
자신 때문에 한설화가 그런 소리를 할 줄은 몰랐다.

“근데 보내줄 수는 없겠다. 쟤 지금 움직이지도 못하잖아.”
“……”

유은설의 다리는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있었고, 당연히 다리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단순히 죽음에 대한 공포뿐만이 아니라, 지금 상황에 대한 여러 감정이 섞여 그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유은설은 그렇게 목석처럼 서 있었다.
당장 앞의 한설화가 교관에게로 다가가고 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일로 와. 저번에 내가 말했던  알지?”

한설화는 다가가기 전 손에 박혀있던 화살을 빼냈다.

“끄흡... 흐읍!”

빼내자마자 능력을 사용해 치료하자 피는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았다.

유은설은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움직여. 움직이라고.’

움직이라고 하고 있음에도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다리를 탓하며, 시야는 한설화에게 향해있었다.

“쮸웁…”
“하아… 좋다. 유은설 너는 이런 거  해볼 거야.”

유은설은 방금까지 상처 입은 한설화가 보지에 머리를 박고 애무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만..”
“쟤가 그만하라는데? 멈추면 알지?”
“쮸웁…”

유은설의 다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저 둘의 모습을  수밖에 없었다.

“하아아.. 하앗! 간다. 다 받아먹어!”

교관이 외치고 교관은 한설화의 머리를 붙잡고 자신의 보지로 들이박았다.
한설화는 입을 열고 그녀의 보지에서 나오는 액을 전부 입으로 받았다.

“아직 안 마셨지? 저기 쟤를 보고  벌리고 마셔.”

교관의 말에 한설화는 유은설을 보고 입을 벌렸다.

유은설은 한설화에 입에 담겨있는 애액을 봤다.
그는 수치심도 없는듯 입을 벌려 자신에게 내용물을 보여줬다.

꿀꺽-

입을 닫고 목울대가 움직이고, 삼키는 소리가 크게 났다.

“잘했어.”
“……”
“그러면 이제 제대로 할까?”

유은설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둘이 섹스하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치욕스러운 상황임에도 반응하는 것은 그녀의 아랫도리였다.

“설화야 잘 봐. 쟤도 결국은  따먹으려고 하는 거라니까?”
“……”
“저기 바지 아랫부분 젖은 것 봐.”
“…”
“너도 여자라고 흥분은   아는 거야? 어떡해... 네 남자는 이미 내가 먹고 있는데.”

유은설은교관에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듣기 싫었다.

‘나 때문인 걸까?’

“참고로  남자 아다도 내가 먹었다. 흐읏!”

유은설은 그저 멍하니 서서 둘의 섹스를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정신은 실시간으로 갉아 먹히고 있었다.

‘나는 그저 병원에 대해 얘기를 하러 왔을 뿐인데.’
“하아… 설화야 너도 쟤보다 내가 좋지?”

한설화는 교관의 밑에 깔려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내가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달라졌을까?’

유은설은 결국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귀는 막을 수 없기에 둘의 교미 소리가 그대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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