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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화 〉마법 (73/120)



〈 73화 〉마법

“저기 그러면 앉을래?”

사라하는 금방 정신을 차리고 나한테 말했다.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녀의 앞에 앉았고, 마법을 시전하라는 말에 집중해 마력을 뽑아냈다.

“어?”

틀이 만들어진것처럼 마력은 쏙쏙 내가 원해는 대로 들어갔다.

틀에 마력을 넣는 느낌?

눈을 떠서 확인해보니 그녀의 내 마력을 붙잡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도하고 있었다.

“오…”

유은설도 감탄 성을 내뱉었고, 금세 마법은 완성되었다.

이 정도면 유은설에게뒤처지지 않는 속도였다.

그녀도 그것을 알고 있는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의심해서 죄송했어요… 그런데, 저도 해주시면 안 돼요?”

그녀는 의심한 것을 사과하며 사라하에게 다가가 말했다.

내가 하는 것을 보니 몹시 탐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힘든 일이여서. 몇 번밖에 못 해.”

사라하의 말은 거짓이 아니듯 그녀의 얼굴에는 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으음… 그러면 다음에는 해주실 수 있나요?”
“응. 다음에는…”
“갑자기 들어와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녀는 사라하에게 확답을 듣고 사과를 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설화야, 일어나 가자.”
“어… 조금만 더 있다가…”
“그 사라하씨께서  이상 못하겠다는데 있으면 민폐지.”

내가 머뭇거리자 손을 잡아채 일으킨  밖으로 이끌었다.

나가면서 구석에 벗어둔 옷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녕히 계세요.”

유은설은 고개를 숙이며 방에 있는 사라하에게 인사했고, 나도 그녀를 따라 인사하고 나갔다.

‘이렇게 나간다고?’

근데 따라 나가지 않으면 유은설이 나를 이상하게 볼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사라하를 내버려 두고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늘 일로 뭐라 하지는 않겠지?’

“혼자만 저런 호사를 누리고 있던 거야?”
“아… 미안.”
“미안할 필요는 없고, 장난이었어.”

유은설은 웃으며 나를 앞질러나갔다.

그리고 뒤를 돌아 나에게 다가오더니뒤에 숨기고 있던손을  얼굴로 들이밀었다.

“읏!”

갑작스럽게 볼에차가운 무언가가 붙어 얼굴을 옆으로 뺐다.

“놀랐어? 음료수인데.”
“아… 고마워.”
“이거 주려고 들어온 거였는데.”


유은설과 음료수를 마시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했다.

그녀는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수업 때문에 깨달은 것이 많은지 이야기가 끊임 없이 나왔다.

“아 참! 나 책에서 새로운 마법도 배웠다. 내가 보기엔 사라하 씨도 모르는 것 같아.”
“새로운 마법..?”

새로운 마법이라는 소리에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나중에 제대로 쓸 수 있으면 보여줄게.”
“응.”

하랑에 도착하자 그녀가 나를 기숙사에 데려다 놓고 말했다.

“잘 가.”
“응.”

그녀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갈 채비를 했다.

주기적으로 만나기로 했기에 지금쯤 나가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늘 가는 곳으로  인벤토리에서 꺼낸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금방 도착할수 있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내가 먼저 도착한 같았다.

원래라면 지금쯤 기다리고 있을 텐데.

멍하니  있는 와중에 누가 어깨를 두드렸고, 뒤를 돌아정체를 확인할  있었다.

“안녕.”
“오셨어요? 오늘은 혼자 오셨네요.”

저번에 봤던 순간이동 능력을 가진 여자와 예언 능력을 가진 여자는 오지 않아 보였다.

“걔는 좀 바쁘거든,저번에 인사 나눴지?”
“아… 제가 외국어는 몰라서… 그리고 인사도 전에 가버리셔서 난감했어요. 감사했다고 전해주실래요?”
“하긴, 한국에 사는 애가 얘기할 수 있으면 이상한 거겠지. 내가 전해줄게.”

“그러면 예언자분은요?”
“걔는 너 보기 싫다고 왔어. 애초에 잘 움직이지도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어지간히 밉보였나 보네요.”

그냥  첫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은  같다.

저번에 봤을 때도 싸우기만 했으니 단단히 싫어하는 것 같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그냥 이해가 안 되는 거겠지.”
“그러겠죠. 그것보다 어떻게 됐어요?”
“다들 허락은 했고, 당일에 여러 명이 도와줄 거야.”
“다행이네요.”

내가 돌아갈자리도 마련해야 했고, 다른 변수에 대응할 사람들이 많이 필요했다.

루시아에게 부탁했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것보다 이제 위치 좀 알려줘. 알아야   아니야.”
“아… 그렇겠네요.”

그녀에게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원래 이것은 내가 사용할 것이 아니다.

소설에서 유은설을 대신해 이하늘이 죽을 위기에 처하고, 그를 살리기 위해 유은설이 사용하는 유물이다.

내가 지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었다.

학기가 끝날 때쯤 유은설은 유물 하나를 얻는다.

“생명수에요.”
“생명수?”
“위치는…”

핸드폰을 꺼내 지도를 켜, 그녀에게 위치를 하나 보여줬다.

“멀지 않네.”

결국은 유은설이 얻는 것이기에 하랑에서 크게 멀리 떨어지지는 않는다.

“바리왕자 신화에 나오는 생명수에요.”
“내용까지 아는 거야?”

루시아는 신기한  나를 쳐다봤고,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그녀가 내게 할 질문은 정해져 있으니까.

‘어떻게 알았어?’

정보를 무조건 숨기는 것은 좋은 짓이 아니다.

애초에 내 목숨을 살려줄 사람에게 정보를 숨기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다.

이번 사건은 둘의 호흡이 중요했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제 역할을 해야 굴러가니까.

“어쨌든 알았어. 그럼 이거 얻어서 너한테 먹이면 되는 거야?”
“아니요.”

유은설이 이 시기에 얻었는데, 왜 바로 이하늘을 살리지 못했는가.

이유는 간단했다.

생명수는 완전하지 않다.

그저 ‘마시면 건강해집니다,’ 문구 하나만 쓰여 있으니 모를 만도 했다.

유은설은 생명수를 부적처럼 달고 다니다 2학기에 와서 활용법을 찾을 수 있었다.

“환혼석(還魂石)”
“그건  어딨는데.”
“저도 몰라요.”
“어?”

나중의 위치라면 알았지만, 현재 위치는 어딨는지 몰랐다.

그럼에도 내가 장담할 수 있는 이유는환혼석이 발견되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장물로 돌아다니고 있을 뿐.

소설에서도 ‘1년간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으로 소개가 되니까.

“그걸 찾아주셔야 해요. 정말 저도 몰라요.”
“하아… 아예 몰라?전 세계를 뒤져야 해? 어림잡아서라도 얘기 해봐.”
“아마… 한국에 있지 않을까요?”

 달 뒤에 한국에 있으니 멀리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못 찾으면 그대로 죽는 거잖아.”
“그…렇죠?”
“정말 답답하다.… 알았어. 찾아줄게.”

답답하다고 말하면서도 찾아준다는 말에 안심할 수 있었다.

아마 따로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 것이다.

예언에만 의지하는 것은 바보 같은 생각이니까.

실제로 후반에 그녀의 집단이 정보를 잘 물어왔으니 믿을 수 있었다.

“다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조금 부담스럽네.”
“괜찮아요. 어차피  달 정도는 살 수 있잖아요.  뒤 문제라면 몰라도.”
“하아…”

루시아는 한숨을 크게  번 쉰 뒤 말했다.

“우리는 최대한 개입하지 않을 거야. 정말로 딱 너랑 유은설만 지킬 거야.”
“아… 그런가요?”
“응. 하랑이 무너져도,   명.”
“네 명만 더 지켜주시면  될까요?”
“네 명?”

나는 그렇게 말하고, 차례차례 이름을 불렀다.

김세연, 윤예진, 이하늘, 김종현.

“걔네는 왜?”
“으음…”
“알겠어. 이유는 묻지 않을게.”

얘기하기 싫다는 티를 내자, 그녀는 눈치 있게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윤예진, 저번에 말한걔 맞지?”
“네.”
“무언가 있기는 하나 보네.”
“하하…”

멋쩍게 웃어넘기자 그녀도  물어오지 않았다.

“그러면 다음 주도 이 시간에.”
“네. 들어가세요.”

꾸벅 인사를 하자 어느새사라져있었다.

빠르게 달려서 사라진 건지, 나처럼 유물을 사용한 건지  수 없었다.

하랑으로 돌아가면서 핸드폰이 울렸고, 확인하자 문자  통이  있었다.

[다음에는 따로 밖에서 만나.]
[누구세요?]

아예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기에 문자 했다.

‘내가 따로 만날 사람이 있던가?’

[사라하.]

“아...”

 세글자로도 누군지  수 있었다.

누구한테 전화번호를 받았을까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왔다.

소피아.

소피아에게 받은 것처럼 보였다. 소피아의 번호는 알고 있어도, 사라하와는 번호를 교환한 적이 없으니까.
[네.]

아마 더 이상 연습장에서 관계를 이어나가기에는 힘들다고 생각해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

따로 만나서 그녀와의 거래를 계속 이어나가는 편이 나한테도 좋았다.

그녀가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연습 끝나고 뒤이어서 한다는 것은 미친 것과 다름없었다.

사라하에 대해 생각하자 유은설의 마법도 떠올랐다.

실력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했다.

알고 있는 마법 수도, 마법을 시전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새로 마법을 배웠다고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할지 잘 모르겠다.

‘남은 시간은 길어봐야 이 주일인가.’

아직 더 배워야 할텐데.

시간이 너무 없었다.

유은설을 믿는 방법 말고는 다른 수가 없었기에 하늘에 대고 기도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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