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마법
아침 교실 풍경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 한 명에게 몰려든 인파라고 할 수 있었다.
“그동안 무슨일 있었어?”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
이렇게 인기가 폭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윤예진이었다.
자신이 할 일을 전부 정리하고 온 것인지 자리에 앉아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한 아름 받고 있었다.
“괜찮아? 다친 곳은 없고?”
그중 가장 가깝게 다가가 물어본 사람은 김종현이었다.
그가 다가가자 다들 멀리 떨어져 둘이 말하는 것을 지켜봤다.
“응. 괜찮아. 별일은 없었지?”
둘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동안 내 옆에 김세연이 다가왔다.
“둘이 사귀는 건가 봐.”
“그래?”
“응, 둘이 거의 맨날 붙어다니잖아.”
모르는 상태에서 보면 둘은 서로를 아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다들김세연과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다 알고 있는 내 입장에선 둘이 사귈 일은 없다는 것이다.
도와준다면 몰라도, 지금 윤예진에게 연애는관심도 없는 상태일 것이다.
둘이 끝까지 살아있다면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윤예진이라면 몰라도 김종현은 조금 유의할 필요가 있었다.
원래 소설에서도 윤예진을 향한 마음이 변질되어 마인으로 계약한 것이니까.
“설화야, 요즘은 왜 훈련 안 해?”
김세연에게는 요즘 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숲에 맨날 찾아오는 그녀를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그냥 미리 말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냥… 조금 쉬어갈 필요도 있는 것 같아서.”
“그래?”
김세연이 무슨 말을 할까 걱정되었지만, 뒤이어 나온 말에 안심할 수 있었다.
“쉬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잖아.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네.”
“으응…”
솔직히 수업은 이제 거의 정형화된 패턴을 따르고 있었다.
몇 주에 한 번씩 실습, 매일 같이 하는 마력 훈련, 급소에 대한 수업 등 여러 가지 수업이 이제는지겹게 여겨졌다.
‘그래도 치유 숙련도는 많이 올랐으니까.’
여러 번 실습과 치료실 알바로 인해 치유 숙련도는잘 오르고 있는 편이었다.
최근에 상태창을 열어 확인해본 결과, 상태 이상 치료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성장한 기분이 들었다.
이처럼 성장을 두 눈으로 똑바로 볼 수 있는 상태창이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직 능력치는 못 보고 있었지만, 보고 있으면 훈련할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들었다.
“끝나고 얘기 좀 하자.”
그리고 그런생각 중에 내 책상을 치며 말해온 사람이 있었다.
윤예진은 내 얼굴을 바라보며 얘기하고 있었다.
김종현과 얘기가 끝났나 하고, 그녀의 자리를 눈으로 찾았다.
그와 동시에 김종현과 눈을 마주쳤고, 깨달을 수 있었다.
‘이번 마인은 쟤구나.’
윤예진에 대한 애정이 변질이 아니라 이번에는 질투 때문에 변할 것 같았다.
우리 반 중에서 마인이 될 확률이 높은 사람이라고 하면, 당연히 김종현이 아닐까.
그가 나를 째려보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응…”
그렇지만, 윤예진을 밀어내지는 않았다.
원래 예언대로 가기로 했으니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
“무슨 일이야?”
“그때는… 고마웠어.”
“아… 별일 아니야.”
윤예진은 수업이 끝나고 나를 불러 얘기했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조마조마했지만 돌아온 것은 감사 인사였다.
나도 얼추 예를 차려 별일 아니라고 얘기했다.
“그래… 너는 그러겠지. 별일 아니겠지.”
“응?”
“아직도 밖으로 나가고 있는 거야?”
“음… 어…”
프로젝트 때문에 나가고 있기는 한데, 그녀에게 굳이 말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나 위험에 처하면 또 도우러 와줄 거야?”
“음… 당연하지.”
그녀도 결국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이니까.
애초에 내가 도와주지 않더라도, 그녀가 죽을 확률은 하랑에 다니면서 거의 전무할 것이다.
이번 사건처럼 내 개입으로 인해 일어나지만 않는다면.
“그렇구나… 고마워.”
“그만 말해도 돼.”
“근데 이제는 정말 도와줄게. 네가 하는 거.”
“그럴필요 없다니까.”
“이제는 정말 달라졌어. 도와줄 힘도 있고…, 혼자 하면 위험할 수 있잖아.”
윤예진은 도망가지 못하게 내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도와주면 위험해질 거야. 혼자 할 수 있어.”
“그러면 저번에 그 사람은 뭔데.”
“응...?”
“혼자 있었던 게 아니잖아.”
윤예진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답이 나올 수 있었다.
항구에서 나를 도와준 여자를 말하는 것 같았다.
“그건 그냥 잠시 도와준 것뿐이야.”
“정말?”
“응.”
윤예진이 나한테 이렇게까지 할이유.
그것을 모르겠다.
내 정체를 유은설과 애들한테 까발리고 싶어서?
그럴 거였으면 진작에 말했을 것이다.
일부로 나를 죽음으로내몰기 위해서?
같이 일한다면 그것이 쉬울 테니까.
정말 그런 걸까?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한 대 세 개 때렸다.
혼자만의 망상에 갇히니 또 이상한 것이 보이고, 이상한 것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때려?”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는 정말 신경 쓸 필요 없어.”
“하아… 정말 죽지는않지?”
“응.”
“위험할 것 같으면 도망치고, 아니 그냥 들어가지도 마.”
“알겠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 나 김종현이랑 사귀는거 아니야.”
“어? 응.”
그녀는 마지막 말을 하고 고개를 돌려 반대 쪽으로 뛰어갔다.
정말 내가 붙잡지도 못할 속도였다.
마지막 말은 알려주는건가?
이미 알고있는 정보였기에 그렇게 큰 감흥이 없었다.
그나저나 마지막 말이 신경 쓰이는데…
이번 사건은 위험한 게 아니라 무조건 살아날 수 있는 사건이니까 아니겠지?
죽을 수가 없는 일이니까 상관없겠지.
그녀가 내 시야에서 서서히 사라지자 나갈 준비를 했다.
사라하가 연습장에서 만나기 전 보자고 했기 때문이다.
지금쯤 나가야 딱 맞지 않을까.
유은설에게는 미리 다른 곳에 있다가 간다고 말을 해놓았다.
그런 나를 막고 선 것은 김종현이었다.
“어디를 그렇게 급하게 가?”
“아… 나 갈 곳이 있어서.”
“우리 얘기 좀 하지?”
“미안… 할 말이 없는 것 같아.”
그를 제치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하랑의 문밖으로 나가자 그도 따라오지 못하고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정식으로 허락을 받고 나가는 것이기에 아무런 방해도 없이 하랑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사라하가 찍어준 위치로 향하자 보이는 곳은 모텔이었다.
“취향 참…”
그녀가 알려준 호수로 향하자 침대에 누워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왔어?”
“안녕하세요.”
“어제는 방해받아서 못했잖아.”
입고 왔던 옷은 곱게 개어져 놓여 있었고, 가운 하나만 입고 있어서 그런지 어딘가 야해 보였다.
밑에는 입지 않아 슬쩍슬쩍 보이고 있었고, 위에는 가슴이 튀어나와 내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시간을 갑자기 옮긴 이유가..?”
“원래는 걔 앞에서 하려고 했는데 마음이 바뀌었어.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 같길래.”
“아…”
사라하는 꽤 내 편의를 신경 써주었다.
계획을 듣자 별로 좋은 생각은 안 났지만, 마음을 바꿨다는 것에서 좋은 사람이 아닐까.
“자 빨리 들어와.”
그녀는 일어서서 나를 끌고 침대에눕혔고, 가운을 벗으며 맨몸을 드러냈다.
내 옷을 상의부터 천천히 벗기고 핥기 시작했다.
몸을핥는 기분은 오묘했다.
“흐읏. 간지러워요!”
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랄까.
천천히 하의도 벗기고 속옷마저 벗긴 뒤에야 그녀의 핥음은 그만두어졌다.
“하아아… 하아…”
온몸의 힘이 잔뜩 빠져나간 느낌이었다.
몸부림을 쳐도 그녀의 손으로 내 손을 붙잡혀 있었고, 발은 무릎으로 눌려 움직일 수 없었기에 움찔움찔 떠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제 진짜야.”
콘돔을 하나 찢어 씌운 다음 천천히 그녀의 구멍 안으로 내 것을 넣기 시작했다.
“내가 네 자지 보지로 먹어줄게.”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아무리 들어도 상스러웠다.
어디서 저런 말을 배운 건지.
나라면 입에도 못 담을 말을 그녀는 막 하고 있었다.
“흐읏!”
“흐으읏!”
끝까지 들어가자 그녀와 내가 동시에 신음을 내뱉었고, 그녀는 기쁜 듯 입꼬리를 높이고 있었다.
“하앙! 너도 좋아? 어? 하아아…”
사라하는 몸에 올라탄 상태로 허리를 숙여 얼굴을 내게 들이밀었다.
“읍!”
그녀의 입이 나의 입과 포개어졌고, 혀가 내 입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보통 인간의 혀보다 더 긴 것 같은데.
긴 혀가 내 입안을 엉망진창 만들고 있었다.
내 혀가 그녀의 혀에 농락당하듯 이리저리 꼬이고 있었고, 그녀의 혀는 내 이빨부터 시작해 입천장, 바닥까지 전부 핥고 있었다.
입에 혀가 가득 찬 느낌이 들며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읍! 읍!”
“쮸웁… 쮸웁…”
코로는 정상적인 호흡이 불가능했고, 입은 막혀있으니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도 내 아래에는 끊임없이 조여오니 죽을 맛이었다.
“푸하!”
그녀가 입을 떼고 나서야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좋아? 흐읏..”
“하아…”
“좋냐고.”
나에게 다시 한번 키스를 하러 다가오는 사라하를 보며 급하게 대답했다.
“좋아요. 좋아요오…”
“그래? 그러면 조금만 더 하자. 아직 시간 많으니까.”
─팡팡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더 격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녀가절정에 달하는 건지 사정없이 내 허리를 짓누르고 있었다.
“흐읏… 하아… 하앗..”
“하아… 읍!”
마지막에 내가 정신 없는 사이 얼굴을 들이밀며 입을 맞추었고, 다시 그녀의 긴 혀는 내 입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흐읍… 흡!”
혀를 움직이면서 허리는 멈추지 않으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읍! 읍!”
쌀 것 같다고 말을 해도 입을 막고 있으니 말할 수가 없었다.
혀가 더욱 깊게 들어와 내 혀를 깊게 희롱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녀의 키스와 허리놀림에 내 물건에서 정액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푸하… 그렇게 좋았어?”
그녀는 허리를 흔들 던 것을 멈추고, 내 물건에서 콘돔을 꺼내 내 눈앞에 보여줬다.
정액이 담긴 콘돔을 보는 것은 별로 좋은 광경이 아니었다.
내 가슴에 콘돔을 던져 놓고 말했다.
“하나.”
무언가 불길함이 들어 시간을 확인해보니 아직 유은설이 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