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2부. 마법학교
“설화야 어디가?”
“예진아… 그 피해있을래?”
“뭔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습격에 준비하기로 했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다.
‘습격이 올까? 평소보다 일찍 오게 되긴 했는데.’
가면을 쓰지 않고, 막을까 생각해봤지만, 내 신상을 드러내는 것에 이점이 있을 리가 없었다.
“어디 가는 건데?”
예진이가 내 옷자락을 붙잡았다.
그녀를 다른곳으로 피신시키고 싶은데…
비행기를 바라보니 다음 비행기가 곧 들어올 시간이었다.
출발지를 쳐다보니 영국을 뜻하는 영어단어가쓰여있었다.
“너… 또 뭐 하려는 거지?”
그녀는 구석진 곳까지 나를 따라왔다.
아직은 공항 내부였고, 나갈 수 있었으니 예진이만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고 싶었다.
“설명 안 해줄 거야? 지금 사람들 슬슬 모이는데.”
옷과 가면을 차려입자 그녀의 동공이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를 붙잡고 바깥으로 이동했다.
“어?”
“여기 있을 수 있지?”
“설화야, 같이 하자고 했잖아.”
하늘을 바라보니 비행기가 하나 내려오고 있었다.
그녀를 안전한 곳에 두었으니, 비행기가 내려오는 곳으로 달려갔다.
투명화를 쓴 다음에 공항 안으로 내달렸고, 금방 활주로에 도착했다.
주위에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활을 들고 비행기를 주시했다.
아직은 투명화가 풀리지도 않았기에 나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없었다.
비행기가 어느 정도 궤도까지 내려오자 어느 물체가 비행기를 향해 날아갔다.
‘저거구나.’
던진 사람은 금방 옷을 벗어 던지고, 무기를 꺼내 들었다.
화살을 꺼내 시위에 건 다음에 손을 놓았다.
화살이 물체를 향해 날아갔고, 비행기에 날아가는 물체가 닿기 전 맞출 수 있었다.
─콰앙!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물체는 화살에 꽂히자 공중에서 폭발을 일으켰고, 그 여파로 착륙하려던 비행기가 중심을 잃었고, 날개가 바닥에 긁히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이상한 소리에 당장이라도 귀를 막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당장 옷을 갈아입고 무기를 꺼낸 사람이 한 명이 아닌 수십 명은 있었으니까.
지금 옷을 입는 사람들은 다 미친놈들과 다름없었다.
성검을 숭배하는 집단이라니.
말이 되나.
─피슉
“으악!”
일정이 조금 빨라져서 안 나타나길 빌었는데.
어김없이 나타났다. 미리 준비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비행기는 땅에 긁혀 건물에 살짝박았지만, 금세 탈출구를 열어 승객들을 내보내고 있었다.
애초에 탑승한 사람 중 몇 명을 제외하고 전부 각성자일 것이다. 폭발이 멀리서 일어났기에 안에서 죽은 사람은 없을 테고.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무기를 보자마자 도망쳤고, 이상한 옷을 뒤집어쓴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비행기에서는 머리를 부여잡고 나오고 있었고, 그런 사람들을 향해 괴한들이 쇄도했다.
비행기를 공격하는 괴한 중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런 사람은 비행기에서 나오는 교관이나, 뒤에서 지원 오는 교관들에게 맡겨야 하는데.
“너구나. 우리의대업을 방해한 년이.”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자 뒤를 돌아봤다.
눈앞에 검날이 보였고 도저히 피하지 못할 속도였다. 영체화를사용해 피한 다음 검을 날린 여자에게 화살을 쏘았다.
나에게 검을날린 여자는 연기가 되어 사라졌고, 검이 떨어진 위치에 나타났다.
“누구냐. 배신자?”
“몰라도 되지 않을까?”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일단 계획은 실패하지 않았어?”
그들의계획은 이미 저 비행기에서 모두가 안전하게 내려온 것부터 실패했다.
다른 나라에서 따라온 교관들도 저 멀리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폭탄을 사용해 방심을 유도한 다음 빠르게 침투해 성검의 소유자만 죽이고 빠지는 것이 그들의 계획일 것이다.
애초에 폭탄이 불발한 마당에 그들의 계획은 쓸모가 없어졌다.
“뭐해, 도망 안 가?”
“기억해두겠다. 그 가면.”
가면을 기억해서 무엇을 할 건가.
다른 사람들에게 후퇴 신호를 내린 건지 다들 공격을 멈추고 물러나고 있었다.
─깡!
뒤에서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고, 돌아보자 연기가 피어나 나를 향해 검을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검을 막은 사람은.
“Ah… Are you okay?”
거기까지가 알아먹은 영어 중 하나였다.
나를 공격한 여자는 혀를 한 번 차더니 다시 도망갔고, 내 뒤에 있는 여자는 뭐라 뭐라 말을 하기 시작했다.
뭐 대충 들어보니 땡큐랑 소드, 등등 여러 영어를 말하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알아 먹을 수 없었다.
천천히말해도 겨우 알아먹을 수 있을 텐데, 빨리 말하면 단어 하나하나밖에 듣지 못한다.
그녀를 내버려 두고 공항 안으로 달렸다. 여기에 계속 있으면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 잡힐 것이다.
그리고 내 뒤를 따라서 교관들이 따라붙기시작했다.
나를 범인이라 착각한 건지, 아니면 일단 붙잡고 보는 건지 지원온 교관들마저 나를 추적하고 있었다.
공항 안으로 들어왔고, 안은 폭발 때문에 다들 대피했는지 사람 한 명 없었다.
내가 생각했던 자리까지 오고 나서 순간이동 능력을 써서 화장실 안으로 도망쳤다.
그들은 내 옷자락이라도 붙잡으려 했지만, 붙잡지 못했다.
습격에 대비해 미리 화장실의 거리를 측정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나올 때 문을 잠그고 나왔기에 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
“너 뭐 하다가 왔어. 저거 막고 온 거야?”
“…응.”
예진이는 내가 오자마자 묻기 시작했다.
“왜? 차라리 도와달라고 하면 되잖아.”
“그렇지만… 도와줄 사람이 어디 있겠어.”
“하아…”
교관들이 자리를 비우며 생도들끼리 뭉쳐서 떨어지지 말라고 얘기했다.
아마 방금 일어난 테러 사건에 달려갔을 것이다.
“나는?”
“응?”
“나도 도와줄 수 있잖아. 네말을 믿어줄 수도 있고.”
“그렇지만… 다칠 수도 있잖아.”
“너는?”
“나…?”
그녀의 말이 이해되지 않아 눈만 껌뻑껌뻑 감았다가 떴다.
“넌 안 위험해?”
그녀의 말에 고개 숙여 생각했다.
방금도 죽을 뻔하기도 했고…
‘근데 평범한 칼이라면 치유하면 되지 않나.’
마기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것이 아니면 대부분의 상처는 치유가 되는데.
이 세상에서 상처는 그렇게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니었다.
“대답 안 할 거야?”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까지 화내는 것은 처음 봤다.
“미안…”
“미안해?”
“응…”
“그러면 다음번에는 말하고 갈 거지? 걱정했잖아.”
그녀의 말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나도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그녀가 말하는 말이 다 진심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내가 이 정도의 걱정을 받아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과분하기만한 걱정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공항에서의일이 정리되었는지 교관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다들 개인행동하지 말고, 바로 학교로 향한다.”
생도들은 방금 활주로에서 폭발 소리를 들었기에 군말없이 받아들였다.
예진이는 방금 내가 한 행동으로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표정이 약간 굳어 있었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살짝 찌르며, 화를 풀려고 시도했다.
“히히…”
“웃을 상황이야?”
그녀의말에 고개 숙였다.
“그래… 알겠어. 빨리 가자.”
그녀는 전처럼 환하게 웃으면 내 손을 잡고, 앞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