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 흑마법사의 이단심문법-107화 (108/388)

< 107. 번외 작전 : 교회 바깥에는 구원이 없다. >

*

“헉!”

아이언사이드의 배신자 팀. 또는 제국 반역자, 혹은 군법 위반자. 그런 종류의 호칭을 접할 때 마다, 카르디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침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그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머리맡의 물잔을 집었다. 빌어먹을, 또 그 꿈이다. 제국의 감찰대가 그를 연행하기 위해, 또는 암살하기 위해 찾아오는 꿈.

미지근한 물이 그의 메마른 목젖 아래로 스며내려 흘렀다. 카르디스는 식은땀이 눈꺼풀 위까지 흘러내려 따끔하게 감기는 눈을 거칠게 비볐다.

“빌어먹을, 제기랄, 개자식들. 나는, 나는 제국을 위해 한 일이었어.”

팀장이 올린 제안서는 진즉에 반려되었었다. 그가 판단하기에, 그건 기책에 가까운 계략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할 리가 없는 계책이었다. 그리고, 최소한의 위험부담만 감당한 채로 성공한다면 제국은 대황야를 집어삼킬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위대한 조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일으켜 세울 계책!

“아이언사이드의 그레이서클이 이게 대체 무슨 꼴이란 말이냐···.”

제국의 모든 이들이 그들을 두려워했다. 드높은 권력을 쥐고 만백성들을 내려보는 고위 귀족들조차도. 제국의 안과 밖의 모든 정보들은 그들의 손아귀 아래에 있었고, 황제의 심기를 거스른 이들은 그들의 단검 아래에서 영면했다.

그들을 일컬어 사신들이라. 저 멀리, 술탄의 샥시시들조차도 그 규모와 조직력 면에서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런 그레이서클의 한 팀, ‘황야의 묘지기’. 그들이 대황야 아래에 잠든 무덤을 발견한 이후, 묘지기의 팀장은 그들에게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대황야 전복 계획]

대황야 지하에 매장된 수많은 마력석들, 그 전략 자원들을 십분 활용하며 또한 동시에 술탄의 병사들에게 거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기책.

그것은 대단히 세련된 차도살인지계였다. 더군다나 이미 그 효과가 검증된 계략이었다. 팀 ‘황야의 묘지기’가 만들어진 이유는 대황야의 어떤 한 피라미드에서 ‘콘클라베’라 불리던 망령이 탈출한 것 때문이었으니까.

그 망령 한 개체가 서부 왕국 연합의 군사 강국을 좀먹어 들어가는 것을 보며, 팀장은 이런 생각을 했다. 대황야에 매장된 다른 망령들을 깨운다면, 그리고 적절히 활용할 수만 있다면. 키르자트에 대단히 유효한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끼이익.

창문 너머, 어두운 황무지의 밤이 펼쳐져 있었다. 이 거대한 도시는 어느 날 갑자기 토사 위로 솟아 오른 다른 도시들처럼 조명이라곤 저 하늘의 월광 뿐이었다.

달빛이 내려 앉은 이 도시를, 그들은 ‘매장 도시’라 불렀다. 그건 아주 직설적인 작명법이었다. 말 그대로, 매장된 해골과 미이라들이 이 도시의 유일한 주민이었으니까.

이제 ‘황야의 묘지기’들은 더 이상 묘굴을 지키지 않았다. 그들이 묘굴의 일원이 되었다. 그들의 팀장은 제국의 반역자로 낙인 찍힌 직후 이 도시의 주인에게 망명을 신청했다.

“빌어먹을 파라오···.”

그는 모사트 시의 악몽을 기억한다. 계획의 핵심은 콘클라베를 해치운 전력이 있다는 서부 촌뜨기들의 성자였다. 그들은 그 ‘성자’라는 꼬마를 이용해 콘클라베를 무덤에서 일으켜 세워 무력화 시키고, 그의 망령 군대와 키르자트를 상잔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증거 인멸과 전력 진공을 위해 모사트 시를 폭격하고, 병력이 사라진 그 도시를 중심으로 역병처럼 퍼져나가는 콘클라베 망령을 조율하여 키르자트와 대리전을 치루게 만든다.

아름다운 계획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그르치기 전까지는.

“빌어먹을···.”

그들의 대마법을 파괴한 것은 정황상 모사트 시에 파견된 성자일 것이라 했다. 군대가 운용하는 대마법을 대체 어떻게 사전 준비도 없이 혼자 힘으로 역주문에 성공 했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정황상.

가정해보자. 그 홀로 저지른 일이 맞다고. 그럼 대체 왜 복귀하여 자신의 억울함을, 그리고 아이언사이드의 계책을 본국에 고발하지 않았단 말인가?

그 사건 이후, 서부 왕국 연합과 선신 만신전의 교회들이 일제히 제국에 반기를 들었다. 대황야의 전쟁에 지원이 끊기고, 교회들은 파문과 절연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상황은 최악이었다. 그 직후 팀장은 파라오에게 망명했고, 그녀의 팀은 교수대와 해골왕 사이에서 편을 골라야 했다.

물론 그들은 살고 싶었다. 살아 남는다면 오명을 씻을 기회도 있지 않겠는가?

모든 종류의 이단에게는 좋은 계획이 있다. 이단심문관을 만나기 전까지는.

따라서, 그들에게 오명을 씻을 기회 따윈 없었다.

*

-화르륵!

도시의 외곽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불길은, 도시의 모든 해골들과 미이라들, 그리고 몇 남지 않은 인간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자연스럽게 발생한 불이 아닌 것은 확실한데, 해골과 미이라들은 결코 불을 놓지 않으니까.

“이게 무슨 일이야!”

“파트장님! 불, 불이 났습니다! 사방에요! 도시를 감싸고 있습니다!”

“나도 눈이 있다, 이 머저리들아! 다른 정보는!”

정보 기관 출신이라는 것들이 하나같이 넋이 빠져가지고는! 그는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노려보았다. 미이라들은 굼뜨게 움직이며 도시 외곽으로 향하고 있었다.

놈들의 바싹 마른 신체가 적어도 보기보다는 화제 진압에 쓸모 있기를 바라며, 카르디스는 장검을 뽑아 들었다.

“다들 모아와! 어디서 늘어져서 이 난장이 났는데도 소집도 안 되는거야!”

“최근 3번 파트와 5번 파트 회식이 있었습니다···.”

“회식은 얼어 죽을 회식이야. 썩은 고기 뜯는 것이 즐겁더냐?”

카르디스는 아득, 이를 깨물며 황급히 건물 옥상으로 달려 올라갔다. 마을과 작은 도시 그 중간 어딘가쯤 되는 이 소규모 도시의 외곽 전체에 불길이 일어나 마치 벽처럼 그들을 가두고 있었다!

*

“비실리오 형제, 진입.”

-콰드드득!

거대한 전투 망치가 마싹 마른 목책을 으스러트리며 나아갔다. 불길이 목책과 그 너머, 그리고 석조 건물들 사이로 내달리고 있었다. 자연스러운 불이 아니다. 이것은 신의 분노를 표현한 비술이니.

[베이타서스의 흐르는 불]이라 명명된 교단의 비전 화약이었다. 폭발 없이, 구획과 구획을 나누는 용도로 흘러 내리는 초고열 액화 화염.

-저벅.

-저벅, 저벅.

그리고 그 사이를, 그을음 하나 묻지 않으며 걷는 이들이 있었다. 총 다섯 명. 낡은 사제복 아래로 은빛 번들거리는 갑주를 차려 입은 사내들이.

“체사리오 형제. 서쪽으로. 베로니코 형제, 데르모트 형제, 정면을 맡게. 에밀리오 형제는 나와 함께 동쪽으로 간다.”

“막토.”

“막토 수페를라우도. 이단을 정화하라. 형제들.”

“데우스 불트. (신께서 바라시는 대로.)”

다섯 사내가 거리를 달린다. 수많은 해골과 미이라들이 비척거리며 그들의 앞을 막아 서지만, 단 한 순간도 멈춤 없이.

마치 양떼 사이를 가로지르는 늑대처럼. 그러나 사냥 따위의 감각이 아니었다. 놀라울 만큼 절제된 행동과 감정으로, 무기질적인 검술로 그들은 망자들을 베어냈다.

그들은 검과 방패, 그리고 시체들의 폭풍이었다. 썩거나 말라 붙은 팔과 다리가 허공에 비산한다. 한 번에 정확히 하나씩. 쓰러진 적의 머리를 짓밟아 터트리며 용의주도한 확인 사살을 곁들여서!

-콰드득!

“베타 포인트 클리어!”

“클리어!”

일렁이는 불길로 완전히 포위된 이 작은 도시엔 탈출구 따윈 없었다. 오로지 학살만을 위한 콜로세움이 열렸다. 망자들은 유의미한 저항 없이 그저, 그저 찢겨 나갈 뿐이었다.

“감마 포인트 클리어!”

그 광경을 도시의 중앙탑에서 내려보며, 카르디스는 덜덜 떨고 있었다. 빌어먹을 파라오. 빌어먹을 앙헬라!!

“여긴 안전할 거라며!”

실제로 안전했다. 투탄 가르텝의 영토 중 가장 후방 지역에 속했고, 전략적으로도 유의미한 곳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 도시엔 소수의 지하 발굴용 광부들을 제외하곤 어떤 병력도 배치되지 않았다.

여긴 지하의 마력석을 캐내는 작은 광산 도시에 불과했다. 그들은 명목상 감독관으로, 그리고 실제로는 좌천의 성격을 담아 이 도시로 밀려났다. 이에 그들은 오히려 안심했다. 적어도 이곳은 대황야의 전쟁으로부터 두어 발자국 떨어진 곳이었으니.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파라오, 빌어먹을! 그 흔한 매장 사제 하나라도 배치시켜 줬어야 했을 것 아냐!”

유의미한 전략 요원이 단 하나도 배치되지 않은 작은 광산 도시에, 이단심문관들이 나타났다.

*

-콰드드득!

코드네임 안젤로. 파견 사제 신분. 그는 가볍게 어깨를 틀어 내리 찍히는 곡괭이를 견갑으로 흘렸다. 견갑의 외피에 생체기가 나며 곡괭이가 허공을 긁었다.

-콰직!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일격으로 정면에서 입을 벌리고 있던 해골의 두개골에 주먹이 틀어 박혔다. 세인트메탈로 도금된 묵직한 강철 건틀릿은, 디모니카의 힘과 속력으로 인해 거의 공성추와 같은 파괴력을 낳았고—

-콰아아앙!

투포환처럼 날아간 망자의 두개골이 그 뒤에 있던 망자 무리들 사이로 떨어지며 마치 폭약이 터지는 소리를 냈다.

‘쉽군.’

이번에도 실패인가. 그가 입수한, 교단의 정보에 따르면 이 작은 광산 도시에 아이언사이드의 배신자들이 숨어 있다고 들었다.

최근 제국 정부에서 그들에게 대대적으로 배신자의 정보를 건네기 시작했다. 그 오만한 제국 정부가 한 수 내려줄 정도로, 교단 전체가 분노에 휩싸여 있었으니.

[감히 이단심문관을 공격한 이단들이 있으니, 비자발적이고 비강제적인 이단 조사를 허가하겠다.]

이것이 수도원의 공식 입장이었고, 그 순간부터 비번이거나 임무를 배정받지 않은 모든 이단심문관들은 직책에 불문하고 대황야로 향했다.

그 결과, 대황야의 모든 지역에서 이런 종류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제국, 술탄국, 호족, 소왕국들을 포함해. 선신 만신전의 휘하에 있는 ‘모든’ 구역에서.

“안젤로 형제님.”

저 멀리, 시체들을 썰어 날리며 한 사내가 걸어왔다. 그는 손을 멈추지 않은 채 그에게 곧장 다가왔다.

“도시 중앙에서 저항 세력이 발견되었습니다.”

“숫자는?”

그들은 굳이 자신에게 덤벼드는 망자들을 ‘저항 세력’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들이 말하는 ‘저항’이란 그들에게도 충분히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이들을 의미하니까.

“열일곱 명. 살아있는 인간입니다.”

“상태는?”

“베로니코 형제와 데르모트 형제가 교전 중입니다.”

“훌륭하군.”

안젤로는 느리게 달려드는 시체의 머리를 쥐고, 그대로 으스러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

-콰아앙!

마법이 비산하며 이단심문관의 어깨를 스쳤다. 이단심문관 베로니코는 넓은 카이트실드를 비스듬하게 받쳐 들고, 방책 뒤에서 마법을 발사하는 소수의 인간들을 노려 보았다.

“투항하라. 배교자들.”

“투항하면 살려줄 생각인가?”

“그대들에게 죄가 없다면.”

-콰아앙!!

다시 한 번 발사된 불꽃이 그의 방패를 타고 넓게 퍼졌다. 베로니코는 가볍게 방패를 흔들어 불티를 털어내며 한 발 더 앞으로 나섰다.

“멈춰! 이 도시 전체를 터트려 버리겠다!”

그의 말에 베로니코는 다시 걸음을 멈췄다. 놈들 사이엔 폭파 마법에 능한 마법사가 있었고, 놈들의 말에 따르자면 이 도시엔 자폭 기능이 있었다.

대체 왜 자기들이 사는 도시 발 밑에 그런 마법을 매설했는지,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오판으로 그의 형제들이 스러질 위험이 있다면···.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

“저 자들인가?”

“안젤로 형제님.”

골목 어귀에서 안젤로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차가운 눈으로 도시 중앙 광장에 쌓인 목책을 노려 보았다.

“놈들이 이 도시 아래에 대규모 폭발 마법을 매설해 두었다고 합니다.”

“바실리오 형제는?”

“매복 중에 있습니다.”

“몇 분이나 지났지?”

“십 분 정도 됩니다.”

“흠···.”

안젤로는 턱을 쓰다듬으며 한 발자국 앞에 나섰다. 마법사가 발작적으로 수인을 짚자, 베로니코가 방패를 들었다. 그러나 안젤로는 고개를 저으며 방패를 옆으로 밀었다.

“위험합니다. 형제님.”

“보게.”

안젤로는 차가운 눈으로 마법사와 그 근처에서 떨고 있는 인간들을 바라 보았다. 망자들의 도시에서 부역하고 있는 역겨운 인간들. 제국의 정보에 따르면 저들이 그 배신자의 일원이다.

안젤로는 조용히, 그러나 강한 억양으로 말했다.

“너는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너의 천부께서 네게 정을 더하시리라.”

안젤로의 말에 베로니코가 후창했다. 곧이어.

“너는 선을 바라라.”

“그리하면 너의 천부께서 네게 정을 더하시리라.”

저 멀리, 반대편 골목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법사는 혼란에 휩싸였다.

“너는 덕을 행하라.”

“그리하면.”

“그리하면 너의 천부께서 네게 정을 더하시리라.”

사방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곧, 지붕 위, 골목 뒤, 반대편 골목의 사이에서 사내들이 나타났다. 조용히, 잔잔하게, 그리고 강렬하게 기도하며.

혼란에 휩싸인 마법사는 곧 수인을 맺으며 발작했다.

“무, 무슨 개짓거리들이야! 단체로 뒤지고 싶어? 어? 다 같이 뒤지고 싶냐고!”

“심판은 신의 일이나, 이단을 신께 보내는 일은 우리의 소명이니.”

-후우웅!

겁에 질린 마법사의 발치에 나무 말뚝이 날아와 박혔다. 마법사는 기겁하며 말뚝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 보았다. 거구의 사내가 그를 내려보고 있었다. 그의 손 아래에서 로사리오가 흔들리며 반짝였다.

“···내가 허세 부리는 것 같아?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을 것 같냐고!”

-콰드득!

곧, 마법이 그의 팔뚝을 타고 흘렀다.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마법사는 자신의 몸에 박혀 있는 마력회로를 움직여 트리거를 당겼다. 이윽고 마법적 도화선이 그의 마력을 타고 지맥 아래로 스며들어—

-후우웅···.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제야 마법사는 낡은 정보를 떠올렸다. 아이언사이드 그레이서클의 정보력엔 이런 종류의 것도 있었다. 마법사를 사냥하는 특수 목적 부대의 이름도.

교회가 길러낸 최정예 병력의 사이에. 수리학, 기호학, 인문학, 종교법학, 그리고 마도학에 모두 정통한, 누구보다 마법사처럼 사고하는 사냥꾼들.

마녀사냥꾼, 렐리기오사 엔마기카!

“엑스트라, 에클리시암, 눌라, 살루스. (Extra Ecclesiam Nulla Salus : 교회 바깥에는 구원이 없다.)”

지붕 위에서 손을 교차해 수인을 짚은 사내가 고개를 숙였다. 그 아래로, 로사리오가 천천히 진자 운동을 하며 흔들렸다.

마법사가 발작적으로 마력 회로를 끌어내려 애쓸 때, 그의 무력화 상태를 확인한 안젤로가 한 발자국 앞으로 걸어 나왔다.

-챙!

마법사를 감싸고 있는 사내들이 일제히 창날을 들어 올렸다. 새파랗게 질려 덜덜 떨며, 그들은 조심스럽게 안젤로를 겨냥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안젤로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기도해라. 아무 신에게나, 어떤 말이든. 간절히.”

“막토.”

““막토 수페를라우도.””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단 다섯 명의 이단심문관에게 완전히 겁에 질린 사내들이 일제히 창을 내려 놓으며 덜덜 떨었다. 사냥감을 오시하는 사자처럼, 안젤로와 이단심문관들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악마를, 이단을, 그리고 마녀를 불태우리라.”

엎드린 이들 사이를 걸으며, 안젤로와 이단심문관들이 기도했다. 그들의 팔이 올라가며, 그 끝에 잡혀 있는 세인트메탈 병장기들이 달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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