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 라그나로크 (1)
*
투창과 화살, 그리고 도끼가 날아들었다. 키르하스는 자신과 말을 향해 쏘아진 투사 무기들을 튕겨내며 질주했다. 모든 이들이 그녀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그녀의 뒤를 따르는 기병들은 목책의 방벽에 도달할 때쯤 절반으로 줄어 있었다.
-두두두두
“으으아아!”
말이 거품을 물며 질주했다.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며, 무리의 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다. 도끼가 처박힐 때 마다 으스러지며 쓰러지는 주위의 기마들 탓에, 살아남은 말들은 광란과 패닉에 빠져 일부는 질주하고, 일부는 돌격하고, 또 일부는 탈주했다.
기병의 수가 끊임 없이 줄고 있었다. 적들의 저항이 거셌다. 목책의 방벽이 눈 앞에 닥쳤다. 그녀의 곁에 함께 달리던 전사가 헐떡이며 외쳤다.
“대장! 우회해야 해!”
“뒤 돌면 죽어! 달려라!”
“제기랄! 이 놈들은 저 벽을 못 넘어! 처박고 뒤지란 거야?”
“창!”
그녀의 외침에 전사가 마구에서 기마창 하나를 꺼내 던졌다. 키르하스는 한 팔로 공중에서 창대를 낚아채고 고쳐 잡은 뒤에 팔을 뒤로 길게 당겼다.
“달려라! 멈추지 마라!”
키르하스는 거칠게 외치며 창대를 움켜 쥐었다. 북부의 기마창은 단단한 보병창과 다를 바 없었다. 마상창술이 발달하지 않은 탓에, 랜스차징을 위한 구조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니, 창대가 미끄러지지 않게 만드는 것은 단지 그녀의 악력과 균형감각, 그리고 교전 센스 뿐이었다.
-콰아아아앙!
키르하스는 얼기설기 만들어 놓은 목책의 방벽을 강타했다. 그녀의 탄력 있는 허리가 충격을 깨끗하게 분산시키며, 질주하는 기마의 충격력을 고스란히 방벽에 틀어 박았다.
“크···흡!”
그러나 인간의 육신, 제 아무리 단련되었다 하더라도 인간의 육신이다. 단단히 얼어붙은 무거운 목책은 그녀의 타격에 허물어지며 박살났으나, 그녀는 말 위에서 튕겨나가 바닥에 굴렀다.
시야가 어지럽다. 키르하스는 감각이 사라진 오른팔을 더듬으며 흔들리는 시선으로 주위를 훑었다. 목책이 박살나고, 그녀의 기병들이 그 사이를 질주해 그녀를 지나치고 있었다.
“그래···. 늦지는 않았군.”
방벽 위의 전사들이 혼비백산하며 흩어지고, 야영지 내부에서 저항 병력들이 튀어나와 방진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개활지에서 기병을 저런 급조된 보병들로 막아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녀의 기병들은 이 며칠 간 그녀와 합을 맞추며 다소 기병 전술에 숙달된 상태였다. 대황야의 수인 기병들이나 백국마족들의 기마무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이 북부에서 ‘기병 전술’에 숙달 되었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이점을 가지고 있다.
“후···. 괜찮, 괜찮아. 은공께선 이보다 더 큰 상처를 입고도··· 견디셨으니까.”
오른팔 뼈대가 비틀리고 어깨가 탈골 되었다. 끔찍한 고통이 그녀의 정신을 일깨웠다. 그녀는 축 늘어진 오른팔을 수습하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아직 쓰러져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난 아직 괜찮아. 괜찮아. 해야 할 일이 있어.”
거북이의 머리를 드러내고, 은공이 사냥할 시간을 확보해야 했다. 키르하스는 방벽 위에서 뛰어 내려 그녀에게 달려드는 전사들을 바라보며 몸을 도사렸다.
전사들의 눈에 두려움이 얽혀 있었다. 전투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닌, 자신의 등 뒤에 도사린 존재에 대한 절망감과 두려움이었다.
악마가 지배하는 세상의 모습이구나. 키르하스는 그들의 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페르난데스가 승리했던 다른 세계에선 이런 광경이 일상이었을까?
-스르릉.
그렇게 둘 수는 없다. 은공은 그가 말했던 과거와 전혀 다른 사람이며, 오히려 그녀가 생각하기에 이 더럽고 비열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의로운 인물이다. 그러니 그가 만들고자 하는 세계는 적어도 그 세상보다 더 밝고 따듯할 테니.
장검이 맑은 소리를 내며 뽑혔다. 왼팔로 하는 전투엔 익숙하지 않았지만, 어쨌건 두 팔 중 하나가 멀쩡한 것 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싸울 수 있다면 그녀는 어금니 한 쌍만 남아도 적의 목젖을 물어 뜯을 것이다.
페르난데스가 언제나 말하기를, 육신은 소모품이다. 그러니까··· 아직 괜찮다. 그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사지에 던져진 기물로 이 생을 마감한다 하더라도 웃으며 그리 하겠다.
그러니, 아직 괜찮아.
*
“아벨.”
페르난데스는 자신의 곁에 서 있는 아벨을 바라보았다. 아벨은 못박힌 듯 전장을 내려보고 있었다.
“위험하구나.”
그녀가 손가락을 들어 짚은 방향엔, 키르하스가 이끌고 온 전사들이 있었다. 방진을 향해 달려들던 기병들은, 방진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온 악마를 마주하고 교착에 빠졌다.
발을 멈춘 기병은 단지 신장이 큰 전사와 다를 바 없다. 능숙한 기병대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타개할 전술이 몇 가지 있겠지만, 저들의 경우엔 그렇지 않았다. 악마가 점점 더 수를 불려 나가고 있었다.
“아직, 아직이오.”
시간 싸움이었다. 적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었다. 단순히 전투 중에 전사한 이들로 인한 공백이 아니다. 저들은 악마를 소환하기 위해 아군을 무분별하게 학살하고 있었다.
그러니, 시간 싸움이다. 악마는 분명 강대한 비대칭 전력이지만 그 수가 적고 투사할 수 있는 화력의 범위가 명백했다. 아에렌의 병력은 악마를 맞상대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에, 전장에서 악마의 손에 쓰러지는 아군보다, 아군의 손에 쓰러지는 적군의 수가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혼선이 된 전장의 가장 큰 규칙은 오직 숫자. 그 하나 뿐이었다. 강력한 무력은 전선보다, 전장 밖에서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지휘관의 역량을 벗어나 극도의 혼돈으로 치달은 전장에서는 오직 병력의 수만이 승패를 가름하는 실질적 지표였다.
그러므로, 악수였다. 에리크의 수뇌부는 프레이야의 정보전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악마를 소환하고 있었으며, 그 탓에 소모되는 병력을 채우고자 다시 악마를 소환하며 전사들을 희생시켰다.
악의 폐곡선이다. 적들은 자충수를 보강하고자 또 다른 자충수를 두고 있었다. 이는 에리크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 싸움이다.
이 전황의 승기는 천천히 아에렌에게 넘어가고 있었다. 키르하스가 만들어낸 양면전선으로 적의 군영은 완전히 포위된 상태로 병력을 분산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함락하고 승기를 확정지을 수 있을 수준의 완전한 승리라 하기엔 어폐가 따른다. 그리고 동이 트면, 에리크의 흩어진 병력들. 그러니까 놈의 주력군들이 이 야영지에 도착한다면···.
‘포위한 병력들은 역으로 포위되고, 학살이 시작되겠지.’
페르난데스는 키르하스의 병력들을 바라보았다. 적진을 흔들었지만, 그 충격이 결코 치명적이지 않았다. 조금만 더 날카롭게. 조금 더 묵직하게. 적이 완전히 혼란에 휩싸이고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전황이 비틀려야 했다.
적을 최대한 분산시키고, 최후의 최후까지 남은 놈의 마지막 병력은 아군의 총력으로 시선을 돌려 이제 놈의 곁에 남아있는 무력이라곤 놈의 친위병과 타락한 북부의 신 뿐.
관문을 열기 위해선 아직, 놈이 살아있어야 한다. 그러나 충분히, 관문을 열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위협을 받게끔 충분히.
“아벨. 키르하스를 도와 주시오. 아직 저 방면이 무너져서는 안 되오.”
“기다리고 있었다!”
아벨은 쏜살같이 뛰어나갔다. 그녀가 용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 그녀가 끼칠 수 있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다. 페르난데스 또한 그녀에게 그저 키르하스의 구원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겐 마지막 기물이 남아 있었다.
그는 품 속에 손을 넣어 조명탄을 꺼내 들었다. 마법적 처리가 된 화약 물질이 포환 안에 가득 들어 있었다. 심지에 불이 붙으면 3초 뒤에 폭발하며 거대한 섬광을 뿜어내는 종류의 장치였다.
-따악.
페르난데스는 손가락을 튕겨 부싯돌을 시전했다. 바싹 마른 도화선에 불꽃이 타들어가며 치익, 하는 소리를 냈다. 페르난데스는 팔을 길게 빼고, 힘껏 하늘 높이 던져 올랐다.
-펑!
쏜살같이 밤하늘 너머로 포환이 날아갔다. 한 순간, 야영지의 하늘에서 붉은 불꽃이 타들어가다가 이윽고 꺼졌다. 전선 한 가운데에 있는 전사들은 밤하늘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만, 전선 바깥에서 이 상황을 관망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이 빛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십시오. 형제여.”
이것이 그가 준비한, 에리크를 위한 마지막 위협이었다.
*
-펑!
조명탄이 허공을 붉게 물들이고는 사그라들었다. 야영지 인근의 숲 속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인물들은 묵묵히 밤하늘을 응시했다. 그들의 얼굴 위로 긴 음영이 졌다.
-철컥.
투구의 바이저가 내려가며 묵직한 소리를 냈다. 선두의 사내가 갑주의 이음새를 빠르게 점검하고는 손목을 살짝 움직여 로사리오를 꺼내 들었다.
차르륵, 강철 건틀릿에 쇠사슬이 감기며 서늘한 소리가 났다. 사내는 로사리오를 눈 앞에 두고 성호를 그은 뒤에 속삭였다.
“거짓과 속임수, 세상의 유혹과 시험이 닥쳐올 때.”
“”다만 간구하나이다.””
그의 기도에 등 뒤의 사내들이 일제히 후렴을 붙였다. 사내들 또한 무장을 점검하며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속의 권세와 사악한 이들의 증오 가운데에서 헤매일 때.”
“”다만 간구하나이다.””
속삭임이 기도가 되고, 기도는 점차 무겁게 내려앉으며 들끓고 있었다.
“우리는 화평이 아니오, 다만 검과 불을 가져오니.”
“”이 악업의 회개는 주의 곁에서.””
“이 생 다해 전당의 등대가 될 때 까지, 다만 간구하나이다.”
“악마를, 이단을, 마녀를 불태우리라.”
바이저 아래의 어둠 속에서 타오르 듯 안광이 번뜩였다. 살 가능성 적은 임무라. 당장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위협이 있다는 의미이며, 페르난데스가 브리핑하기를 반드시 지옥으로 향하는 관문이 열릴 것임에.
그들은 짧게 기도를 마치고 성호를 그었다. 삶은 세속에 두고, 교단의 비밀 결사에 입교했을 때부터 그들에게 죽음은 곧 순교와 동의어였다.
이단심문관은 결코 평온한 한낮의 침상 위에서 눈을 감을 수 없다. 늙은 이단심문관이 향하는 곳은 더 노련하고, 노회한 악마들이 도사린 지옥 뿐이다.
그렇게 되새기며 그들은 적진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
에리크는 야영지 가장 고지대에 위치한 그의 군영 앞에 서서, 붕괴되는 전선을 내려보고 있었다. 더 이상 정보전을 시도하는 것이 무의미했다. 다만 하루, 단 하루만 버텨내면 승리할 것이 뻔한 전투였다.
적들은 위협적이었지만, 그건 놈들이 그들의 마지막 힘을 다해 토해내는 독기 탓이었다. 설령 이 전투에서 적들이 승리한다 하더라도, 놈들에겐 뒤가 없다. 북부에 흩어진 악마들은 구심점을 잃은 순간부터 각축전을 벌일 것이고, 북부 문명은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최후의 승자는 사다르켈리사가 될 테니까.
그러므로, 지금 적들의 발악은 무의미했고, 따라서 예측할 수 없었다. 악수도 이런 악수가 없었다. 놈들은 그저 장렬한 죽음과 동귀어진만을 위해 달려드는 불나방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저 ‘사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 남은 병력이 없다. 꼬마야.”
바르드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전선에서 차출할 수 있는 악마들이 모두 소진되었다. 예비대 자체가 남지 않았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의미가 있을까. 에리크는 인상을 찌푸리며 저들을 바라보았다.
“대체 왜 저런 존재들이 있었다면, 전선에 투입하지 않았지?”
“···뭐?”
“저 정도로 강대한 존재들이 있다면. 악마를 도륙할 수 있는 병력이 놈들에게 있었다면 왜 개전 초기부터 저들을 투입하지 않았을까. 왜 일 것 같나?”
에리크의 말에 바르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태평하게 무슨 소리를?
“프레이야가 아니다. 이게 내 생각이야.”
“그게 무슨 소리냐?”
“놈들의 머리가 프레이야라고 생각했어. 여신이기도 하고, 우리를 방해할 이유와 목적이 명확했으니.”
에리크는 길을 가로막는 악마들을 도살하며 이 방향으로 달려오는 한 무리의 전사들을 바라보았다. 오 분이나 남았을까? 어쩌면 남은 시간이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었다.
“아니군. 프레이야는 그저 ‘눈’에 불과했어. 놈들의 머리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놈’은 더 깊은 곳에서, 더 치밀하게 함정을 파고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애송이. 빨리 몸을 빼야 할 시간이야. 우리만 살아 도망친다면 저 인간들이 지금 아무리 기세등등하더라도 일주일 이상 살아남을 방법이 없어.”
“어디로 도망치겠다는 거냐?”
에리크가 경멸하는 눈으로 바르드를 바라보았다. 사방이 적이고, 도주로 따윈 없다. 동이 틀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고, 그의 군단이 도달하기 전에 그들은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저 전사들. 갑작스레 튀어나온··· 마치 에인헤랴르와 같은 무서운 전사들을 굳이 이 순간, 이 전장에 투입한 이유. 개전 초기에 저들이 보이지 않았던 이유···.
“두려울 정도로 우릴 파악하고 있었군. 우리와··· 우리의 전략과··· 우리의 목표를.”
“닥쳐. 네가 가지 않겠다면 나 혼자라도 가겠다. 놈들의 목표는 이들의 야를이겠지. 그렇다면 오히려 좋아. 네가 남아서 저 필멸자들에게 죽어라!”
“넌 이 순간을 기다렸겠지. 나의 완전한 몰락을 기다렸을 거야. 대단하군. 외통수야. 내가 졌다.”
에리크는 바르드의 말을 무시하며 수풀 속 어딘가, 아마도 반드시 이 전장을 지켜보고 있을 ‘놈’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서겅.
도끼가 바르드의 목을 쳤다.
“커···흑?”
“관문을 열겠다.”
“어리석은··· 놈! 그건··· 그건···.”
“그래.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의 악마들을 이 지상에 풀어 놓는다면··· 네가 바라는 종류의 종말과 전혀 다른 결말이 우릴 기다리겠지. 우리의 실패다. 바르드.”
“너는··· 너는···.”
바르드는 머리가 떨어진 채로 붉게 충혈된 눈을 뜨고 에리크를 바라보았다. 그가 받았던 수많은 축복들이 하나하나 조각나며 에리크의 몸 속 어딘가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요르문··· 간드···!!”
[하지만 이 편이, 오히려 라그나로크에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더냐, 바르드?]
에리크의 눈에 뱀이 또아리를 튼 문양이 나타나고 있었다. 바르드는 그의 신성이 온전히 빨려 나가는 감각에 점차 정신이 아득해졌다.
-우드득. 우득.
목을 잃은 그의 육신이 비틀리고 흩어지며 어떤 형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뼈가 부서지고 장기가 흩어지고 근육이 뒤틀리며, 그건 육신으로 빚어낸 문의 형태를 띄기 시작했다.
-후우우···.
미지근하고 끈적한 바람이 육신의 텅 빈 공터를 핥으며 스쳤다. 곧, 그 사이로 어둠이 내려 앉았다. 천천히, 암녹색 연기가 어둠 사이를 비집으며 흩어 나오기 시작했다. 문이 점점 더 크기를 키워나가, 이젠 에리크의 모습마저 삼킬 지경이 되었다.
에리크의 막사가 박살나며 그 위로 뒤틀린 육신의 관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물질 세계에 살아 있는 신을 완전히 치환한 강대한 문이 천천히 기동하기 시작했다.
[아아···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는군.]
관문의 아래에서, 에리크는 도끼를 어깨에 걸친 채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