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미드가르드오름 (1)
-기이이이잉……!!
관문이 가동되며 해일처럼,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지옥 마력이 그려내는 오색 빛의 아지랑이가 주위 모든 사물들을 일그러트리며 뿜어져 나갔다. 페르난데스는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정면을 응시했다.
그때, 그의 등 뒤에서 쿨럭이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페르난데스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은공…….”
“이런 멍청한…….”
그 자리엔 헐떡이는 키르하스와, 그녀를 부축하고 서 있는 아벨이 있었다. 지옥 마력의 오염으로 그녀들이 타고 왔을 말이 저 멀리 쓰러져 피를 토하고 있었다.
아벨은 안색이 창백해진 채로 숨을 가다듬고 있었고, 키르하스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핏물을 입가에 머금고 있었다. 페르난데스는 빠르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 저는…….”
“쉿. 조용히.”
그녀의 손목을 잡고 천천히 마력을 불어 넣었다. 지옥 마력의 오염은 산 자에게 대단히 치명적이고, 어쩌면 영구적인 상흔을 남긴다. 영혼과 육신 둘 모두에.
영혼 쪽은 아직 괜찮다. 그녀의 영성은 이미 카단의 축복을 받으며 강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육신의 손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육체를 확인한 페르난데스가 무섭게 일그러진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어쩌자고 여기에…… 아벨. 내가 그대에게 너무 과한 임무를 주었소?”
“페르난데스. 널 홀로 둘 수는 없었다.”
“홀로 두었어야지!”
페르난데스가 버럭 소리쳤다. 그의 분노를 처음 마주한 아벨이 목을 움츠리며 당황했다. 그녀의 눈을 보며 페르난데스는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에리크의 광기가 영혼을 살라먹고 있는 탓에 감정을 통제하기 수월하지 않았다.
“은공, 그녀의 잘못이 아닙니다. 제가, 제가 은공의 곁에 오고자 했습니다.”
“너는…… 너에겐 더 나은 미래가 있었다.”
“미래. 미래……. 은공, 저는 은공께서 생각하는 그 ‘키르하스’가 아닙니다.”
키르하스는 아벨의 부축을 밀쳐내며 천천히 허리를 폈다. 병색이 완연한 얼굴에서도 결연한 의지가 빛나고 있었다.
“저는 당신의 후회를 대리하는 거울이 아닙니다. 페르난데스 세르너드. 제 미래를 망치고, 뒤틀었다고요? 그럴 리가. 당신께선 저를 구원하셨습니다.”
“키르하스…….”
“절 보십시오. 당신이 알고 있던 먼 미래의 그녀와 저는 이미 다른 존재이며, 그렇게 될 수도, 결코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대황야의 방패, 위대한 족장, 연합의 여왕! 그런 포장지 따윈 필요 없습니다.”
-쿠구구궁.
관문이 개방되며 점차 악마의 기척이 거칠게 느껴졌다. 키르하스는 충혈된 눈으로 페르난데스를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칼을 뽑아 들었다.
“은공께서 포장한 길을 걷는 것은 좋습니다. 은공께 다가가는 길을 택하는 것 또한 좋습니다. 제가 그저 은공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기물이라면, 차라리 좋습니다. 여전히 은공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는 뜻이니. 하지만, 하지만……. 제 삶의 지표가 당신이 되었으니, 당신께선 저를 홀로 두지 마십시오.”
반드시 죽음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겠다면, 기꺼이 그 동행인이 되겠노라. 설령 꼭두각시로 쓰인다 하더라도, 그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키르하스는 그렇게 말하며 칼자루를 고쳐 쥐었다.
페르난데스는 키르하스를, 그리고 아벨을 바라보았다. 아벨은 창백한 얼굴로 부드럽게 웃었다.
“난 이 아이보다는 욕심이 많지만…… 크게 다르진 않구나. 홀로 가지 말거라. 이 아이의 말대로, 우리는 네 후회를 투영할 그림자가 아니다.”
“……난 당신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랐소.”
“이보다 말이냐?”
그녀의 말에, 페르난데스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키르하스도, 아벨도 그의 웃음을 보며 따라 미소 지었다. 페르난데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 손에 방패를 쥐었다.
“앞장서겠소. 뒤처지지 마시오.”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페르난데스는 관문 너머를 향해 몸을 던졌다. 키르하스와 아벨이 그를 따라 뛰었다.
* * *
차원을 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페르난데스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세계에 처음 떨어진 날에 이미 페르난데스는 수평 세계와 본산 세계의 벽을 찢어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신을 온전히 유지한 채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익숙한 기시감을 느끼며 육신과 영혼이 바닥으로 처박히는 감각에 인상을 찌푸렸다. 지독한 하강이었다.
-툭.
무서운 속도로 바닥이 다가온다고 느꼈는데, 정작 그는 사뿐하게 내려앉았다. 그가 느낀 속도감은 그저 차원 이동에 걸친 영적인 감각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그는 천천히 주위를 돌아보며 조심스럽게 숨을 쉬었다.
-식생이 낯이 익고, 호흡에 문제가 없다.
‘애초에 신의 권역이야. 아스가르드는. 인간들의 사후 세계가 인간에게 적대적인 환경으로 조성되었을 리가 없지.’
북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자연 환경이었다. 다만 거대함. 그 차이일 뿐. 하늘이 말도 안 되게 높고, 나무들이 비교조차 할 수 없게 거대하며, 이 세계에 도사린 영성은 필멸자를 으스러트릴 듯 농밀했다.
마력과 영성과 타락, 그 모든 것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생각보다 정상적인 환경이로군.’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사다르켈리사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야. 북부 만신전의 역사를 생각해 본다면 당장 이 차원의 모든 공간이 타락했을 리가 없지.
‘하지만 북부 만신전에 멀쩡한 신들이 남아 있다면…… 발두르가 그렇게 미쳐 날뛰는 것을 어째서 좌시했겠나?’
페르난데스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이질적이다. 발두르가 광기에 젖었고, 로프트는 도주했으며, 프레이야는 스스로를 봉인해야 했을 정도로 끔찍한 타락이 북부 만신전 전역에 퍼져 있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이 숲은 너무나 평온했다. 거대한 자연이 그의 주위를 둘러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북부 만신전의 권역 전체에 느껴지는 타락의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
“다들 괜찮소?”
페르난데스는 등 뒤에 내려앉은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키르하스와 아벨 둘 모두 무사히 관문을 통과한 모양이었다.
“각오했던 것보다는 괜찮구나.”
“네, 숨 쉬기 한결 수월합니다.”
지독하리만치 농밀한 지옥 마력을 뿜어내던 관문을 통과했더니, 멀쩡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고? 페르난데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수풀을 바라보았다. 관목 위에서 로프트가 빙글거리며 그들을 내려 보고 있었다.
“로프트.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비프로스트는 비단 아스가르드뿐만 아니라 다중 세계 그 어디로든 통하는 관문이지. 그 애송이는 오직 사다르켈리사의 권역으로만 관문을 만들 수 있었던 모양이지만.”
사다르켈리사와 거래를 했다면 그녀가 그저 관문을 여는 것 이상의 힘을 주었을 리가 없다. 페르난데스는 천천히 발밑의 흙을 만져 보았다. 타락의 흔적이 없다.
서늘한 겨울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며 불었다. 어딘가 희미하게 메케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숲에서 불어오는 것이 아닌, 마치 화재 현장에서 부는 것 같은 공기였다.
“아스가르드에도 아직 타락하지 않은 곳이 있었단 말인가?”
“타락이라…… 엄연히 따지자면 타락이라 하기엔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곳이 온전해 보이나, 친구?”
로프트의 말을 듣고 페르난데스는 눈을 감았다. 뭐가 더 있다는 거지? 흐릿한 시야를 유지하는 것보단, 비전 시야에 의지하는 편이 더 상황 파악에 유리했다.
감각을 하나씩 점검하며 페르난데스는 빠르게 주위를 살폈다. 먼저 냄새, 희미한 탄내. 숲에서 불어올 만한 냄새는 아니며, 오히려 산불이 났다면 모르되 하늘이 너무 청명했다. 이상한 점이다.
둘째로 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이 부딪치며 산란하는 소리들. 하나씩하나씩 그 결을 살펴본다. 그리고…….
“짐승이 없군.”
“그렇지? 하하, 대단하군그래!”
그의 말에 로프트가 무릎을 탁탁 두드리며 웃었다. 곧 그는 훌쩍 뛰어내려 페르난데스의 앞에 섰다. 그의 손엔 나뭇잎이 한 장 쥐어져 있었다.
“이 숲엔 짐승이 없지. 뿐만이겠나? 풀벌레도, 날짐승도……. 이 잎 한 장조차도.”
-파스슥.
로프트는 손가락을 비벼 나뭇잎을 으스러트렸다. 잎은 아무런 저항 없이 가루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는 물기 하나 없이 메마른, 뼈가 드러난 검지를 쭉 펴서 페르난데스의 코앞에 밀었다.
“보이나, 친구?”
“생명이 없군. 여긴…… 아스가르드가 아닌가? 전혀 다른 차원으로 우릴 밀어낸 건가?”
“반만 맞았다네. 요르문간드가 온전히 아스가르드를 지배했다면 어찌 너희 세계가 멀쩡하겠나? 우리에게 어떤 희망이 있었겠어?”
로프트는 수풀을 밀어내며 과장되게 손을 흔들었다. 수풀이 밀리고 사그라들며 천천히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자, 걷지.”
“……그러지.”
수수께끼를 싫어하는 이는 마법사가 될 수 없다. 세계는 거대한 질문지이며, 이에 대해 논리정연한 문항을 달아 가는 과정, 그 풀이 과정의 전반이 마법이란 학문이다. 페르난데스는 마학자로서 천성적으로 이런 종류의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는 로프트의 뒤를 따라 걸었다. 로프트는 천천히, 서두르지 않으며 흥얼거리듯 말했다.
“아스가르드, 미드가르드, 요툰헤임, 바나헤임……. 이런 이름들, 우습지 않나? 아시르 신족이 살기에 아스가르드, 바니르 신족이 살아가니 바나헤임. 요툰이 살면 요툰헤임. 세계의 중심이라 하여 미드가르드. 하하, 어리석기는.”
“차원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는 뜻인가?”
“암. 적어도 너는 다른 누구보다 본질을 더 쉽게 이해할 거야.”
로프트는 실실 웃으며 페르난데스를, 그리고 그의 등 뒤에 서 있는 페이자쉬를 바라보았다. 죽음의 신, 심지어 대황야의 뭄토보다 오래 묵은 고대 신……. 그런 그가 페이자쉬를 깨닫지 못하리라 생각할 수는 없었다.
-알고 있었군.
“물론! 처음부터, 내가 대황야에 수감된 그 시절부터 자넬 알고 있었네. 세계의 파괴자, 위대한 흑마법사 선생.”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던 로프트는 삐뚜름하게 고개를 젖히고는 멈춰 섰다. 더 이상 나무 사이로 길을 만들지 않은 채로, 그는 숲 한가운데에 서서 페르난데스를 바라보았다.
탄내가 더 심해지고 있었다. 이젠 숨 쉴 때마다 명확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수평 세계를 넘어온 자네라면 이 세계에 대해 이해하기 더 쉬울 거야. 두 세계, 아니 수십 갈래의 수평 세계들 중 일부. 그리고 그 세계를 넘어갈 수 있는 관문……. 자, 추측이 되나?”
“……사다르켈리사가 원하는 것이 단순히…… 지옥 차원의 개방이 아니었군.”
“그래. 이래서 자네가 좋다니까!”
-쿠구구궁…….
어디에선가 땅울림이 느껴졌다. 그러나 창백하게 질린 페르난데스는 그것이 지진인지, 또는 거칠어진 심장 박동 탓에 느껴지는 착란인지 알 수 없었다.
수평 세계. 맞닿아 있는 평행한 차원……. 아시르 신족이 살기에 아스가르드, 바니르 신족이 살기에 바나헤임……. 그리고, 세계의 중심에 있기에 미드가르드라…….
이것이 단순히 신역을 의미하는, 북부 만신전의 권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수평 세계라고 굳이 집어 말한 이유는, 이곳이 미드가르드, 즉 그들이 온 세계와 동일한 위상의 차원이란 뜻이며…….
‘북부인들은 스스로를 거인의 후손이라 생각했지.’
아시르 신족, 바니르 신족, 요툰 종족, 난쟁이들에 이르기까지……. 그 뿌리는 ‘거인’에 있다. 그리고 그의 눈앞엔 거인 신족의 생존자가 웃으며 서 있었다.
섬전처럼, 깨달음이 척추를 타고 퍼졌다.
“악마에 의해 멸망한 차원을…… 덮어씌우는 것. 역천(逆天)……!!”
“신들의 운명(Ragnarokkr)! 그래. 맞아. 그리고 이것이…… 그 과정이다.”
-파스스…….
로프트가 손가락을 튕기자, 그의 주위를 가리고 있던 관목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푸르른 나무가 걷히고, 그 뒤로 나타난 것은 숲이 아니었다.
결코 아니었다. 그들의 눈앞엔 거대한 절벽이 있었다.
-콰드드득! 쿠우우웅!
부서지는 세계가 그들의 눈 아래에 펼쳐져 있었다. 이곳은, 공중에 떠 있는 섬이었다. 붉은 구름이 낮게 깔린 고고도에서 지상이 내려 보였다.
용암이 뱀처럼 흐르고, 부서진 대지가 비명을 지르며 바스라지는 세계가 그들의 발아래에 펼쳐져 있었다. 이따금, 지각이 으스러지며 그 사이에서 시뻘건 화염이 솟구쳤다. 그 틈을 타고 뱀을 닮은 악마가 기어 나오고 있었다.
“맙……소사.”
키르하스가 짓눌린 한숨을 내쉬며 헐떡였다. 단순히 이곳을 지옥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 공중에 떠 있는 섬들, 가까스로 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작은 섬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대지의 재난을 피하기 위함이 아니라, 마치 땅에서 튕겨져 올라간 듯한 모습이었다.
-후우우웅…….
끈적한 지옥 마력을 실은 바람이 흘렀다. 마력이 이 숲 끄트머리에서 부스러지며 빛을 머금고 산란했다. 일종의 방어막이 둘러쳐진 듯한 모습이었다.
“페르난데스…… 저걸, 저걸 보거라.”
아벨의 손가락을 따라 저 너머. 흐릿하게 보이는 먼 거리. 차라리 배경처럼 보여 오히려 시야에 잡히지 않았던 광경이 그제야 천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심장이 묵직하게 울렸다. 다섯 개의 거대한 대리석 기둥이 하늘 어디선가 내리쪼이는 햇볕을 받으며 반짝이고 있었다. 그 희미한 윤곽 아래로, 굵은 쇠사슬이 흘러내리고…….
“사다르……켈리사…….”
반짝이는 액체…… 아마도 수은일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수은 속에 잠겨 들었으니. 수은이 어디론가 쓸려 내려가는 거대한 폭포와…… 벽이 보였다.
“이그드라실일세.”
로프트는 아벨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며 킬킬 웃었다. 벽이 아니다. 저것은 차라리 벽처럼 느껴질 정도로, 시야에 모두 들어오지 않아 그저 희미한 잔상으로 보일 정도로 거대한 나무였다.
“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아직 부서지지 않은, ‘살아 있는’ 녀석이지. 보탄의 궁정이 있는 곳. 요르문간드가 봉인된 곳. 그리고 너희 신의 사자가 잠들어 있는 곳. 자, 저기가 우리의 목표일세. 친구.”
로프트는 어딘지 아련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곧, 그는 다시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을 꺼냈다.
“요르문간드는 이 세계를 너희 세계에 덮어씌우려 하고 있지. 그리고 비프로스트를 완전히 지배해, 타락한 다른 세계들과 연결하는 거대한 통로를 구축하려 하고 있어. 주로, 자네가 파괴한 자네의 세계와 말이지.”
“그 세계엔 다른 차원의 대악마들이 건재해. 사다르켈리사가 자신의 공을 나누고 싶어 할 것 같지는 않은데?”
“물론 그렇지. 그러니, 이건 차라리 정복 전쟁에 가깝겠군. 너희 세계를 완전히 집어삼키고, 너희 만신전의 영성을 모두 취한 이후에, 다른 차원으로 뻗어 나가는 문을 열겠지. 이건 과정에 불과해. 결과는 모든 차원의 종말로 이어질…….”
그러니, 세계의 멸망을 막으러 가겠나, 친구? 로프트는 절벽 끝에서 웃으며 말했다. 그의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렸다. 지옥 마력을 머금은 불길한 바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