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 흑마법사의 이단심문법-286화 (287/388)

286. 구만장천의 열쇠 (2)

호화스러운 만찬이었다. 해상 종족 특유의, 세계 각지의 특산물을 아낌없이 사용한 값진 식사였다. 그녀가 인간 도시의 식사에 불만을 품었던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품위 높은, 왕족의 식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커다란 접시들에 음식을 쌓아 놓고, 각자 조금씩 덜어 가며 먹어야 했고, 그나마도 테이블이 너무 넓었다.

“아, 그웬! 거기 세비체 좀 줘 봐. 성게알 많이 얹은 녀석으로.”

“예, 전하!”

레이아와 대신들은 이런 광경에 퍽 익숙해 보였다. 페르난데스 또한 예법을 지키는 식사를 고집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시종과 대신들이 자유롭게 오고 가며 음식을 나누어 먹는 광경은 대단히 이질적이었다.

“놀랍군.”

“응? 뭐가 말이냐?”

“내 생각보다 당신의 치세가 훌륭한 것이 놀랍단 소리였소.”

“날 얼마나 얕잡아 본 것이냐, 이 녀석.”

레이아는 픽 웃으며 냅킨으로 입가를 닦았다. 그녀는 빈 잔에 스스로 벌꿀색 술을 따라내고는 페르난데스에게 건넸다.

“좋은 날, 좋은 요리 앞에서 술 한잔 하지 않을 순 없지.”

“여왕의 치세가 영원하길 바라며.”

“영원은 무슨 소름 끼치게……. 행복하길 바라며.”

-챙!

둘은 잔을 부딪치고는 스스럼없이 마셨다. 단숨에 술잔을 입에 털어 넣고는, 레이아는 미간을 찡그리며 탄식했다. 그녀의 행동에서 바다 위의 귀족이라 불리던 엘프들의 고압적이고 섬세한 예법 따윈 이제 찾아볼 수도 없었다.

이건 사략 함대 선장 같은 느낌이군. 페르난데스는 픽 웃으며 독한 위스키를 넘겼다. 레이아는 코코넛 크림이 잔뜩 올라간 샐러드를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래서, 우리에게 바란 호의가 뭐지? 밥 한 끼 먹이고 보내기엔 아쉬우니 지금 말해 봐.”

“음…….”

페르난데스는 주위에서 왁자지껄하게 웃고 떠들며 만찬을 즐기는 엘프 귀족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을 느끼고서는, 레이아가 싱긋 웃었다.

“왜, 항구 주점 같고 좋지 않나? 본디 비밀이란 적당히 활기찬 곳에서 공유할 때 더 값진 법이니.”

“딱히 비밀이랄 건 없었소. 뭐, 당신과 격식을 차릴 사이도 아니니……. 레이아 여왕. 혹시 까마귀 관이라는 유물에 대해 아는 것이 있소?”

“까마귀 관? 음…… 흐음……. 갑자기 유물을 묻는다라, 이거 재밌어.”

레이아는 식기를 내려놓고는 고민에 빠졌다. 한참 머리를 흔들던 그녀는 곧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적어도 내 보물전에 있는 것은 아니군. 그 유물의 기원이나, 그런 정보는 없나?”

“레바인테르 제국의 시조 샤를 대제가 사용한 유물이라 하오.”

“흐으음. 천상 전쟁 시절 유물이라.”

레이아는 포크를 들어 라비올리를 쿡쿡 찌르며 한참 고개를 갸웃거렸다.

“천상 전쟁 시절 유물 중에 왕실 보물전에 있는 건 총 다섯 가지뿐이야. 황혼의 눈물, 백색 갈기창, 가이메른의 대해도…….”

“잠깐, 잠깐. 그거 외부인에게 말해도 좋은 정보요?”

“응? 뭐야. 내 보물전을 털어 가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그건 아니오만.”

“그럼 내 보물전의 명단을 외부에 유출이라도 할 거야?”

“그것도 아니오만…….”

“뭐, 누가 알든 무슨 상관인가? 가이메른 왕가의 보물전에 접근할 수 있는 외부인이 있기나 할까?”

잠시 고민하던 페르난데스는 곧 고개를 내저으며 웃었다. 그 말이 맞았다. 대체 이 바다 위에서 누가 감히 엘프 기함의 가장 깊은 곳에 침투하여, 보물전의 봉인을 뚫고 유물을 도난할 수 있을까. 엘프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며, 엘프들에겐 그럴 이유가 없다.

“뭐 기재가 잘못되어 천상 전쟁 시절의 것으로 분류가 되지 않았을 수는 있지. 생김새는 알고 있어?”

“모르오.”

“그럼 그 유물의 능력이나 효과는?”

“그것도 알지 못하오.”

“불확실한 이름과 기원만으로 천 년이 지난 유물을 찾아야 한단 뜻인가?”

“확실한 것이 하나 있소.”

페르난데스는 잔을 쓰다듬으며 잠시 고민했다. 전생에 없던 유물이라는 것을, 전생을 은유하지 않으며 표현할 방식을 입 안에서 몇 차례 굴렸다.

“적어도 문명 사회의 어느 누구도 그 유물에 대해 알지 못했소.”

“……뭐?”

“내륙의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는 뜻이오. 그게 무엇인지, 어떤 효능을 지녔을지, 어디에 있는지. 그 아무것도.”

“그래서 나를 찾았군. 그래, 네 말이 옳다면 그건 엘프들의 손에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지.”

“아니면……. 저 산간 오지 어딘가에 봉인된 이름 없는 묘실에 있거나.”

“그건 제외하자구. 가장 최악의 경우는 고려할 필요가 없으니.”

레이아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 적어도 눈앞의 사내는 무의미한 일에 시간과 노력을 쏟을 인물이 아니었으니. 그 유물이 이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한다고 가정을 하고 생각해야 했다.

“찾는 이유는……? 아니, 표정을 보니 물어봐야 대답하지 않을 것 같군. 그렇다면, 바라는 효과가 있나?”

“……바라는 효과?”

“적어도, 최소한 비슷한 수준의 녀석이라도 찾아내 범위를 좁혀 보려는 거야. 그 유물에서 어떤 것을 기대하지?”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접근법이었다. 기실, 단서 자체에 매몰되어 사고할 수밖에 없었던 그와는 전혀 다른 관점의 사고방식이었다. 애초에 정보 자체가 없었기에 가능한, 유연한 추론이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합리적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잠시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꾹 감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종말을 막기 위해서 단 하나의 유물이 필요하다면, 그게 무엇일까. 어떤 것이 필요할까. 무엇이 세계의 종말을 막아 내고 대악마의 위협을 온전히 세상에서 뿌리 뽑을 수 있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을 때, 페이자쉬와 페르난데스는 거의 동시에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단절.’

-차원 유리.

‘가능한가?’

-내가 아는 유물 중에 그런 녀석은 없어. 하지만…… 저 엘프의 말대로 지금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유물을 상상한다면 그런 녀석이겠지.

설령 그것이 까마귀 관이 아니라 하더라도 좋았다. 그런 유물이 실존하며, 단 한 번이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그것으로 오히려 충분했다. 어쩌면 이건 자기실현적인 추론이었을지도 모른다. 까마귀 관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가져오는 귀납적 결론 도출.

“세계를 봉문시킬 수 있는 유물이기를 바라오.”

“세계를 봉문시킨다라……? 너희의 만신전이 그렇듯이?”

“그렇소. 외부와의 소통, 관계, 가능하다면 존재 자체를 차폐하고 봉인되기를 바라오.”

“알겠군. 교회는 지옥과의 연결을 완전히 단절하길 바라는구나?”

“교회의 소망이 아니오.”

페르난데스는 감았던 눈을 뜨고 레이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레이아는 그 시선 앞에서 숨을 쉬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건 절망을 디뎌 본 자의, 모든 것을 잃어 본 자의, 그러나 그럼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사내의 눈빛이었다. 전쟁과 살육의 매운 악취가 코를 찌르는 듯한 환시 속에서, 레이아는 페르난데스의 우묵한 푸른 눈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나의 소망이오, 레이아 여왕.”

“찾아보자.”

그녀는 거의 의식하지 못한 채로 손을 뻗어 페르난데스의 흉터 덮인 주먹 위에 조심스럽게 얹고 있었다.

“내가 도와주마. 그런 것이 있다면, 함께 찾아보자.”

* * *

왕가의 보물전은 기함 내에서 서펜트 퀸의 침소와 거의 동일한 경비 수준을 자랑하는 공간이었다. 왕혈을 잇지 않은 자들 중 왕가 보물전에 직접 출입한 자들은 극히 드물었으며, 인간 중에선 페르난데스가 처음이었다.

그런 사실을 말하며 레이아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었다.

“그러니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 알겠어?”

“호의에 감사하오.”

“하하, 무얼! 네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보물전 같은 건 없었을 텐데!”

가이메른의 기함이 침몰하면서 가이메른 왕실의 국부 대부분은 인퍼머르 해저로 사라졌다. 엘프 잠수부들이 최대한 많은 유물과 재화를 퍼 올렸지만, 그것으로 한 민족을 운영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다행히 레이아에겐 황금 함대가 온전히 남아 있었다. 프란츠리트와의 전쟁 속에서도 거의 상하지 않은 이 북해상 최강의 사략 함대는 그녀의 백성들에게 충분한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었다.

그리고 말레이른의 기함을 차지한 이후. 지금 이 순간이라면 그녀의 재물은 물질 세계 그 어떤 왕가의 사금고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하다.

“혹시 지참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혼사 지참금 말하는 거요?”

“그것 말고 다른 뜻이 있었나?”

“별로 언급하고 싶지는 않소.”

“이미 약혼까지 해 봤던 사람이 뭘 자꾸 빼고 그럴까.”

용도 없고, 그 고양이도 없이 단둘뿐인 지금. 레이아는 적어도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점수를 확보해야 했다. 그녀는 보물전의 봉인 앞에 서서 화려하게 양각된 주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각오는 됐지?”

“물론이오.”

“무슨 각오가 됐는데?”

“무슨 소릴 하고 싶은 건지 먼저 묻겠소.”

“이 앞은 왕혈을 잇지 못한 자들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고, 보물전의 중요도는 여왕의 처소와 동일한 수준으로 취급된다…… 이건 달리 말하자면 이런 뜻이야. 보물전에 왕래할 수 있는 자는 여왕의 침소에도 들 수 있다.”

레이아는 슬쩍 웃으며 페르난데스를 바라보았다. 페르난데스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곧 그는 손을 뻗어 보물전의 입구에 걸린 봉인을 향해 손가락을 펼쳤다. 대단히 섬세하고, 놀라울 만큼 정교한 마법이지만 그것이 마법인 이상, 그리고 해석이 가능한 이상 해주에 큰 노력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화르륵!

검은 헤일로가 타오르며 순식간에 수인이 허공 위를 그려 나갔다. 철컥, 철컥. 톱니가 맞춰지는 소리와 함께 봉인들이 하나둘 뜯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지금 그가 발을 딛고 있는 이 기함, 말레이른이 생존했던 그 당시에도 용의 입김이 아니고선 파괴할 수 없다는 그 수많은 보호 주문들을 해주했던 그가, 고작 보물전의 봉인에 걸린 수수께끼를 풀지 못할 리가 없으므로.

“너무 큰 무례라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시오. 시간이 부족하지 않소.”

“하여간 네 그 삐딱한 성격이 가장 큰 문제라니까. 됐어. 들어가지.”

쿠구구궁, 거대한 관문이 옆으로 밀려나며 먼지가 푸스스 떨어졌다. 왕가 보물전의 재화를 밖으로 유출할 만큼 큰 재정 악화가 없었던 탓에, 보물전은 거의 관리가 되지 않은 처음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 * *

“이건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일단 지금 시야 안에 들어온 것들 중에 그 비슷한 것조차 없소.”

“기다려 봐. 아직 절반도 다 못 봤다니까?”

레이아와 페르난데스는 대중없이 쌓여 있는 수많은 황금과 유물, 그리고 미술품들 중에서 마법적 기운을 담은 아티펙트들을 늘어놓고서는 하나하나 명단과 대조했다. 마력등이 깜빡거릴 때마다 이 산처럼 쌓인 황금들이 화려하게 번쩍였다.

“하여간 말레이른…… 이것들을 다 두고 떠났으니 배가 적잖이 아플 거야.”

레이아는 킬킬거리며 유물 하나를 집어 황금 더미 위에 던졌다. 저것도 아니었다. 까마귀 관. 혹은 천상 전쟁 시절의 유물. 그것도 아니면 적어도 세계나 차원, 혹은 최소한 일정 범위라도 봉인할 수 있는 최고급 유물 따윈 없었다.

“천상 전쟁 시절 유물 자체가 거의 없는데? 이럴 수가 있나? 말레이른은 그 시절부터 왕이었잖아.”

“천 년은 긴 세월이니까.”

“아니. 네가 말하기 전까진 나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어. 보물전 자체에 큰 관심이 없기도 했고…… 하지만 이상해. 천상 전쟁 시절의 유물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들이라도 반드시 보전하려 애쓰는 것이 맞지 않나?”

가이메른 왕가의 보물전에 얼마나 많은 유물들이 잠들어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천상 전쟁 시절 엘프는 종족 전체의 황금기를 구가하던 대륙 최강 문명 중 하나였다.

악마와 신들이 물질 세계를 활보하고, 용이 하늘을 날며 드워프가 지하에 왕국을 틀던 그 시대에도 대륙 전역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다는 뜻은, 지금의 퇴락한 엘프 왕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니까.

그 시절의 유물이나 마법적 기물이 남아 있다면 적어도 지금 시대에 제조되는 것들에 비해 배는 강력해야 옳다. 단순 산술상의 영역을 넘어서, 마법은 신비를 다루는 학문이며 신비는 역사가 퇴적될 수록 강대해지기 마련이므로.

괜히 마법사들이 고대의 마법들을 연구하려 유적지와 던전을 탐사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 발전된 마법은 물론 지극히 실전적이지만. 산을 뒤집고 바다를 가르던 고대의 마법과 비견할 바는 아니었다.

“천상 전쟁 당시의 유물 중에 남은 것이 고작 다섯. 그리고 고대의 힘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고작 둘이라…….”

가이메른의 대해도. 그리고 백색 갈기창. 이 두 유물을 제외한 다른 유물들은 거의 껍데기에 불과했다. 페르난데스와 레이아는 보물전 한가운데에 털썩 주저앉아 고민에 빠졌다.

“이거 아무래도 조언을 구하러 가 봐야겠는데?”

“……조언?”

“천상 전쟁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 있는 녀석이 한 놈 더 있잖아.”

“제르올렌…….”

“그래. 엘프 삼왕조 중 남은 한 녀석. 그자라면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그 시절 유물들이 없어진 이유를 말이야.”

구만장천의 제르올렌. 대륙 서해, 키르자트와 그 인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엘프 서펜트 킹. 그자의 지식이 필요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텅 빈 유물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것도 천상 전쟁 시대의 유물이라 하지 않았소?”

“맞아. 황혼의 눈물. 나침반이랑 비슷하게는 생겼는데 이름 말고는 효능을 모르겠군.”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된 황금과 에메랄드의 원판이었다. 페르난데스는 그걸 손 위에 쥐고 잠시 바라보며 말했다.

“기판이 타 들어가 있소. 대단히 큰 손상이로군.”

“……뭐?”

“나로서도 지금 이 정도로는 정체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기판의 흔적이 보이오. 멀쩡하던 당시엔 최고급 유물 중 하나였겠지. 신의 작품이었을 수도 있고.”

“보관이 잘못되었다는 뜻이야?”

“아니오. 말레이른은 천각마탑. 즉 마법사의 왕이었소. 그런 그가 이 정도의 유물을 세월에 의해 파손될 때까지 방치했을 리가 없소. 이 보물전에 걸려 있는 보존 주문은 완벽에 가깝소.”

“그러면 뭐가 문젠데?”

“시간에 의한 퇴적이 아니오. 이건 흔적이오. 레이아.”

페르난데스의 눈이 반짝 빛나고 있었다. 레이아는 홀린 듯 그를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또다. 또 그런 눈을 하고 있다. 꺾이지 않는, 의지에 불타는 눈을.

“마력이 단절된 흔적. 어떤 강력한 대상…… 물체…… 또는 사건으로 인해서. 강제로 마력이 단절된 흔적이란 말이오. 이런 섬세한 기판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외압이 있었을 것이오.”

연구가 필요하다. 어째서 가이메른의 해도와 백색 갈기창. 저 두 유물은 멀쩡할 수 있었나? 어째서 다른 유물들은 소실되었거나 파괴되었나? 두 개의 대조군이 있으니 완벽하군. 페르난데스는 마학자로서 끓는 감정에 흐릿한 웃음을 지었다.

레이아를 찾은 것이 정답이었다. 적어도 실마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에 있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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