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 흑마법사의 이단심문법-356화 (357/388)

356. 수탐자와 수탈자 (2)

르네는 연신 이죽거리던 에버리즈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썩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한결 기분이 상쾌해졌다. 항만을 저 홀로 가득 채운 가이메른의 거대한 기함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쏟아져 내렸던 탓이다.

“저, 저, 저! 저 무도한 자들을 보았나!! 경비! 경비이!! 저들을 포박해라!!”

“트레뮐레 궁중백. 어허, 짐과 제국을 돕기 위해 먼 거리를 주파한 이들에게 연회를 베풀진 못할지언정 그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폐하!!”

기함에서 하선한 자들은 인간이었다. 심지어 잘 무장한 인간들. 에버리즈의 얼굴이 곤혹으로 물들어 갔다. 신원이 불분명한 무장 병력이 시내로 뛰어 들어가며 신나게 고함을 지르거나 하는 탓에 시민과 상인들이 겁에 질린 것이다.

“그래, 세르너드 공. 당신이 말한 자들이 저들 맞지요?”

“익숙한 얼굴도 보이는군. 맞소.”

“가서 통솔이라도 해 보는 편이 어떤가요? 약탈이라도 당한다면 비용 청구는 당신 이름 앞으로 달 거니까.”

“내겐 저들을 통제할 권한이 없소.”

르네의 호위 기사들이 칼자루를 꽉 움켜쥔 채 사방에서 뛰어다니는 거친 전사들을 경계했다. 물론 저들은 몇 개월 만에 밟는 육지를 즐기고 새로운 풍물을 접하느라 바쁜 탓에 르네와 일행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고 있었다.

저 멀리 찬란한 황금색 머리칼이 부스스 흩어지는 것이 보였다. 무리가 갈라지며, 한 여성이 이쪽으로 곧게 걸어오고 있었다.

“저기 오는군. 통제할 권한이 있는 자가.”

“아는 사람이에요?”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하자트 팔란의 야를이었소.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군. 아에렌 팔란도티르요.”

기쁨에 차서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던 전사들도 그녀의 주위에선 얌전히 뒤로 물러서곤 했다. 그때의 통솔력이 여전히 공고한 모습이로군. 페르난데스는 엷게 미소 지었다.

그를 발견한 아에렌도 희미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성큼성큼, 호쾌한 발걸음으로 다가온 아에렌은 주위에 늘어서서 위협적으로 칼자루를 쥔 기사들을 바라보고는 사납게 웃었다.

“생각보다 쭉정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로군. 남부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아에렌은 어설프긴 해도 제법 명료한 남부어로 인사를 건네 왔다.

“만나서 반갑군. 디게르론드의 왕, 아에렌 팔란도티르라고 한다. 그대들의 왕은 어디에 있지?”

“짐이다.”

“남부인들은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들었건만, 내 가신들이 이상한 말을 했었나 보군. 난 영락없이 세상에서 여자가 왕인 경우는 나 혼자일 줄 알았지 뭔가.”

아에렌이 호쾌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르네는 잠시 머뭇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악수 모르나? 손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면 되는 거야. 주로 비무장이란 것을 알려주는 데 사용하곤 하지.”

“감히!! 황제 폐하의 어전이시다, 야만인!”

르네의 곁에서 한 기사가 으르렁거리며 칼자루를 콱 움켜쥐자, 아에렌은 손을 거두고는 후, 하고 웃었다.

“이래서 남부인들이란. 까탈스럽기가 이를 데 없군. 페르난데스, 그대가 초대했다 들었는데 대접이 박하군?”

“다들 그만하라. 짐이 손님을 볼 면목이 없군. 그래, 아에렌 여왕. 짐의 부군 말고, 짐과 대화를 하는 편이 좋겠군.”

“……부군? 이야, 예상치도 못했군. 페르난데스, 그대의 배우자는 셋 중 하나라 여겼는데. 셋 모두가 아니었단 말인가?”

“중상모략이에요. 야를 아에렌. 접니다!”

“그대도 오랜만에 보는군. 키르하스.”

아에렌의 말에 페르난데스의 뒤에 서 있던 키르하스가 빽 소리 질렀다. 페르난데스는 갑작스레 일어난 이 혼란에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만 같았다.

페이자쉬가 있었다면 벌써 한 소리 하고는 죽어라 웃음을 터트렸을 일이었다. 실제로, 그의 감정 어느 한켠은 지금 이 순간이 우습게 느껴지고 있었다.

‘내 몸에서 꺼져, 페이자쉬…….’

그는 자조적으로 헛웃음을 지으며 르네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이 항구는 제국의 항만이오, 아에렌. 수하들을 단속해 주었으면 하오만.”

“우리가 약탈자로 왔다면 저렇게 얌전히 웃고 떠들지는 않았을 거야, 페르난데스. 저 먼바다를 선박 안에 갇혀서 보내야 했던 우리 전사들을 이해해 주길 바라네.”

“이해하고 있소. 하지만 정박할 곳이 잘못되었소. 준비해 둔 이쪽 함선에 승선하고 곧장 동부로 떠나야 하지 않겠소?”

“하루 정도는 쉴 법도 하지. 자, 엘프 여왕이 그대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더군. 하하, 이 소식을 빨리 알려 주어야 할 텐데 말이야. 남부의 여왕과 혼인을 했다고! 따라와, 레이아가 기다리고 있으니.”

아에렌은 소리 높여 웃으며 휘적휘적 돌아갔다. 페르난데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레이아 여왕과는 마주해야 할 일이었소. 카르벨리에, 초대에 응하시겠소?”

“경의 여자관계가 복잡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만나는 족족 여성일 줄은 예상도 못 했군요?”

르네는 가시 돋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생각해 보니까 공통점이 참 많네요. 그쵸?”

“……뭐가 말이오?”

“레이아 여왕은 가이메른 왕조의 새로운 서펜트 퀸으로 이제 치세가 2년이 되지 않았고, 저 아에렌이란 북부인도 왕이 되었다 하지 않았나요? 하트테이커 대족장이 수인 연합을 이끈 것도 그 정도가 되었겠고…….”

나 또한 제위를 이양받은 것이 그 정도가 되니. 르네는 살짝 색이 빠진 눈으로 물끄러미 페르난데스를 바라보았다.

“만나는 여자마다 왕을 시켜 주겠다고 꼬시고 다니셨던 건가요?”

“오해요.”

“하……. 내가 어쩌다가…….”

르네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페르난데스의 뒤에서 프레이야가 소리 죽여 큭큭거렸다.

“역시 일세의 영웅다운 판단력과 심계가 아니더냐? 페르난데스, 보아라. 업이란 이토록 빠르게 돌아와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다!”

-따악!

“악!”

“그렇소, 업이란 이토록 빠르게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었군.”

페르난데스는 그녀의 뒤통수를 치고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입방정이 불러온 업은 치정 관계보다 더 빠르게 뒤통수를 때려 주는 법이었다.

* * *

연회 직후에 또 연회를 벌이는 것은 뭐랄까, 술독에 빠져 사는 마법 대학 일 학년들의 삶과 같지 않을까. 페르난데스는 보다 밝은 생각을 하려 애쓰며 술잔을 쥐었다.

“후후, 그건 현실도피로구나.”

“가능하다면 진짜 도피를 하고 싶어지는군.”

“그런 사내가 아니지 않느냐?”

“아벨, 그대는 나를 너무 고평가하고 있소.”

“그 누가 너를 저평가할 수 있겠느냐?”

아벨과 페르난데스는 장내의 분위기를 훑으며 조용히 속닥거렸다. 레이아 여왕의 연회는 화려하고 웅장했으나, 아주 고요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성정이 거칠고 자유분방한 가이메른 엘프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연회였다. 레이아는 자신의 모든 대신들을 대동해 연회를 즐기며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회의를 진행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수평 따윈 보이지 않았다.

거대 집단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일어나고 있었다.

“직접 타서 보니 배가 참 크군. 서펜트 퀸. 놀라울 정도의 건축물이야.”

“아아, 그래. 인간에겐 허락되지 않은 신비 중 하나지.”

“엘프들에게 대지가 허락되지 않은 것처럼 말인가?”

‘아, 그건 좀…….’

페르난데스는 짧게 탄식했다. 르네는 초장부터 강수를 두었다. 이제 더 이상 미묘한 신경전 따위가 아니었다. 당장 어금니를 드러내고 서로를 물어뜯을 것만 같은 이리들의 싸움이었다.

폭풍전야의 고요함이 장내에 내려앉았다. 제국 기사들은 슬금슬금 품 안에 칼이 잘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듯했고, 레이아의 와일드프린스들은 조용히 손가락을 풀고 몸을 도사리고 있었다.

이 순간, 연회를 순수하게 연회로 즐길 수 있는 자들은 단 두 사람뿐이었다. 아에렌과 프레이야. 아에렌은 이 분위기가 썩 즐거운지 픽픽 웃고만 있었고, 프레이야는 아무것도 상관없다는 듯 감자 퓌레와 샐러드를 뒤섞으며 입에 밀어 넣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며 페르난데스는 북부에 대한 새로운 편견이 생기는 것 같았다. 신이든 인간이든 야를이든 왕이든. 저 단순한 삶의 태도는 본받을 만한 것이 아닐까?

“다시 한번 손을 잡게 되니 감회가 새롭군, 황제. 그것도 또다시 전쟁 때문이라면 말이야.”

“이리 도움을 주니 감사할 뿐이지, 서펜트 퀸. 그대의 조력이 정녕 큰 도움이 되었어.”

“우리야 뭐 바다 위에서 화물 대신 사람이나 좀 실어다 나른 것뿐이긴 하지만. 나는 기왕에 제국과 수교를 맺는다면 보다 더 온건한 테이블 위에서 일어날 것이라 여겼거든. 우리, 지난번의 계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

레이아의 함대는 카라드스카르 대북진 당시 막강한 화력 지원으로 전황을 뒤집으며 제국에 큰 조력을 제공한 적 있었다. 전투 직후 아벨이 급히 전장을 이탈하는 탓에, 기함을 내륙에 착륙시킬 수 없었던 가이메른 함대는 소득 없이 해상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 후로 반년이 지난 지금. 레이아가 제국을 돕는 것은 그날의 빚에 이자까지 쳐서 받겠다는 심정이기도 했다.

“내 수하들 보기에 낯이 안 서서 말이지. 우리가 용병업도 하고야 있지만, 보수 없는 노동은 하지 않는 주의거든.”

“제국이 그대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르네는 의자에 몸을 묻으며 연회장 구석쯤에 앉아 있는 제국 대신들을 바라보았다. 모든 신하들이 숨소리마저 삼킨 채 이 자리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외무서경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마구 젓고 있었다.

본격적인 외교 활동을 벌이기엔 외교 전략을 충분히 수립하지 않았다는 이유일 터. 르네는 픽 웃으며 레이아를 바라보았다.

“말해 봐. 그대는 지금 대륙 문명의 가장 강성한 국가, 그 국가의 유일하고 적법한 군주에게 발언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하하하! 황제. 그대가 지금 해상 위의 가장 강성한 국가에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잊은 모양이로군. 금은보화가 우리에게 의미 있을 것 같아?”

레이아는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는 제국의 구조를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었다. 황제는 선출직이며, 결코 제국 전역의 부가 황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난 전쟁으로 황실이 받은 피해가 얼마일까? 그것이 얼마가 되었든 지금 황실은 결코 부유할 수 없다. 그러나 엘프는. 엘프 삼왕조를 통일한 가이메른 왕조는 이 세계 전체를 뒤집어도 따라올 자 없는 거부였다.

엘프 함대는 돈으로 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엘프 왕조는 결코 돈으로 매수할 수 없다. 레이아의 자긍심이 그렇게 외치며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제국에 무엇을 바라지?”

“땅과 작위.”

엘프는 땅을 밟을 수 없다. 르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레이아를 바라보았다. 레이아는 화려한 의자에 몸을 길게 누이고, 탁상 위에 발을 꼬아 얹으며 웃었다. 그 무례한 모습에 기사들이 흥분하는 것이 느껴졌다.

“부동항과 선제후 위. 엘프 여왕이 그대들의 국가를 구원하고도 그 대가를 지금껏 청구하지 않았으니. 이자를 쳐서 그 정도에 만족하지.”

그 말을 듣고 페르난데스는 짧게 감탄했다. 놀라운 노림수였다.

엘프는 장생족이다. 아마도 제국 제위에 직접 출마하여 선제후 의회에 도전하기는 불가능할지라도, 투표권을 가지게 된다면 제국 전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영원히 죽지 않는 지지자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

그 어떤 선제후라도, 제위를 노리는 이상 엘프 왕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부동항이라. 지금 제국은 세 개의 내륙항을 제외하면 모든 항구가 북해항에 얽혀 있다. 그 말은 곧, 제국 전역의 무역항들이 북해 해로에 속한다는 뜻이었다.

북해항 중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은 다 꼽아야 다섯 개에 지나지 않는다. 이 중 하나만 손에 넣어도 제국의 국제 무역에서 큰 패를 지니게 된다. 귀르가 그랬듯이. 그러나 상대는 엘프다.

해상 최강이란 의미를 고려할 때, 엘프가 다스리는 항구는 문명 사회의 그 어떤 항구보다 안전한 항구라는 인식이 생길 것이다. 상인들은 리스크를 싫어하는 족속들이니, 그들에겐 더없이 유혹적인 항구가 된다는 뜻이다.

지난날 귀르의 지배자는 막강한 선제후이자 제국의 황제였다. 그 덕에 귀르는 북해 최고의 항구로 거듭날 수 있었다. 고작 선제후의 항구가 그럴진대, 엘프 여왕이 친전하는 항구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단순히 항구와 직위를 달라는 것은 이런 뜻이었다. 당연히 전공을 세운 외국의 귀족에게 일정량의 영지와 작위를 줄 수 있다. 역사상 그런 일은 흔하다 못해 널렸다. 그러나 특수성이 문제였다. 엘프라는 특수성이.

“뭐, 내륙 영지야 우리가 가져 봐야 쓸모도 없으니 필요 없고. 자잘한 작위는 내가 여왕인데 그대에게 무릎 꿇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니 부하들 보기에 낯이 안 서잖아?”

“선제후 위는 이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서펜트 퀸. 하지만 영지는 가능하지. 좋아. 빠른 시일 내에 그대에게 항구 하나를 열어 주지. 이 정도로 만족하겠어?”

외무서경이 길게 한숨을 내쉬는 것이 들렸다. 페르난데스는 턱을 쓰다듬으며 지금의 대화를 반추했다. 작위를 줄 수는 없지만 영토는 주겠다. 그것이 최대한의 양보가 될 것이다.

제국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는 뜻이니 엘프에게 귀속된 항구는 제국령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다. 엘프들이 직접 보호하고 관리해야 하겠으나, 얼핏 들으면 조세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 더 나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다. 더 이상 제국령이 아니게 되니, 해당 항구는 제국과의 교역에서 관세를 물어야 한다. 르네가 무역 항로 한가운데의 땅을 내어준다면, 그 항구를 지나는 교역선들은 제국령을 통과하기 위해 이중의 과세를 하게 될 것이다.

르네는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다. 보복의 개념이 아니라, 엘프 항구의 견제를 위해서라도. 자연스럽게 그 항구엔 교역이 말라갈 것이며, 백성들이 흩어지게 될 터였다.

그러나 레이아는 어깨를 으쓱이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러운 거래로군. 역시 대륙 최고라 할 만한 배포야.”

“전쟁으로 인한 거래가 아니었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지. 평화를 위해 궐기한다며 제위를 꿰찼는데, 도저히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 평화란 것이.”

“아, 평화. 그건 너희 인간들이 믿는 미신 중 하나지.”

레이아는 깔깔 웃고는 술을 한 모금 넘겼다.

그 모습을 보며 아에렌은 그녀의 잔에 잔을 마주 부딪치고는 말했다.

“동경할 만한 미신이지.”

“목숨을 걸 가치가 있는 미신이야.”

르네는 아에렌과 레이아를 바라보며 한마디 톡 쏘고는 그들의 잔에 자신의 잔 또한 부딪쳤다.

원양 해양 능력이 없는 북부인들은 엘프의 함대에 몸을 싣고 북해를 건넜고.

내륙을 밟을 수 없는 엘프들은 그 대가로 항구를 얻었으며.

명분이 없어 개입할 수 없던 제국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병력을 동부에 파병할 수 있게 되었다.

동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북부 전사들에게 귀속한다는 조건하에, 밀약이 맺어졌다.

세 군주의 연합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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