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 흑마법사의 이단심문법-362화 (363/388)

362. 수탐자와 수탈자 (7)

지옥 마력의 오염도, 악마들의 급습도, 뒤틀려 버린 나무나 들짐승들의 공세도 그들을 막지 못했다. 파비아노는 지옥의 한 구역을 뜯어내어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산길을 질주하며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분쇄하고 있었다.

“거의 다 왔네!”

이 길. 드래곤스파인 산맥에서 성 바르톨로메오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유년 시절부터 언제나 오고 가던 익숙한 길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미로처럼 비틀려 있었다. 마르코는 그 사이에서도 힘겹게 방향을 잡으며 파비아노를 인도했다.

그의 말이 옳았다. 마치 세월에 의해 무너진 것처럼 보이는 수도원의 외벽이 나타났다. 강건하던 성벽엔 바싹 말라붙은 담쟁이들이 촉수처럼 올라가 있었고, 쓰러진 시체 위로 작은 악마들이 모여들어 살점을 파먹고 있었다.

“꺼—져—라—!!”

파비아노의 눈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화살처럼 튀어나가며 노호성을 질렀다. 악마들이 몸을 움찔거리기도 전에, 파비아노의 커다란 주먹이 그들의 머리를 후려쳤다.

마치 함재포가 터져 나가는 듯한 충격음과 함께, 머리를 잃은 악마가 비척거리며 허물어졌다. 파비아노는 분노로 달뜬 숨을 헐떡거리며 쓰러진 시체를 뒤집었다.

“빅터!!!”

볼품없이 뜯겨 나간 살점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와 함께 훈련받은 디모니카였다. 유사시를 대비해 수도원에 남아 있던.

“미안……. 미안하네……!”

“형제의 잘못이 아니네.”

“마르코 형제님. 제가 이 형제에게 수도원에 남으라 명했습니다……!”

파비아노는 제피스의 부재 동안 디모니카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는 빅터에게 수도원을 완전히 비울 수는 없으니 훈련을 하고 휴식을 취할 겸 수도원에 남아 있으라 말했었다.

그가 이 자리에 쓰러져 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했다. 당장 디모니카가 출격해야 할 정도로 급격한 기습이었다는 것. 그를 쓰러트린 자가 수도원 안으로 향한 이상, 디모니카를 죽일 수 있을 정도의 무력이 수도원 내부를 휩쓸었을 것이라는 점.

파비아노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빅터의 시체에서 그의 로사리오를 뜯어내고, 그는 짧게 성호를 그었다.

“수도원장님께…… 수도원장님께 가야 합니다.”

“그래. 가세나.”

“대봉인전이 파괴되었으니, 대예배당으로 향했을 겁니다.”

“그랬겠지. 본청 아성 내부에서 요새화가 가능한 곳이 그곳뿐이니.”

성 바르톨로메오 수도원은 전투를 위해 축조된 요새가 아니었다. 애초에 이 수도원 내부에서 전투가 일어나는 것 따윈 상정할 수도 없는, 비밀 요새에 해당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들은 수도원 구획 내부에 요새화가 가능한 구역들을 설치해 두었다. 편집증적인 강박이라 해도 좋았고, 이단심문관다운 대처라 해도 좋았다.

대예배당은 그런 성소 중 하나였다. 지옥 마력이 가장 뒤늦게 파고들 법한 봉인 성소. 그들은 즉시 대예배당을 향해 뛰었다.

많은 시체들이. 하나하나 이름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친밀했던 전우의 시체들이 사방에 즐비했다.

-콰아앙!!

그 순간 수도원 내부에서 거대한 파열음이 들렸다. 파비아노는 퍼뜩 고개를 돌렸다.

“대예배당 방향입니다!”

“가세!”

예상대로 마지막 저항은 대예배당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저항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곧 생존자의 존재를 시사했다.

그들이 대예배당의 부서진 강철 대문에 도착했을 때, 한 사내가 창을 뻗어 누군가의 복부를 꿰뚫는 장면이 보였다.

“수도원장님!!”

베오른이 괴한의 공격에 당해 허물어지고 있었다. 그 주위로, 그보다 먼저 스러졌을 형제들의 시신이 보였다. 그의 외침에 괴한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는 얼굴이었다.

“다리안 쉬라이크……!! 샤일드의 성당 기사가 대체 왜!!”

“이젠 아니다.”

-콰직!

다리안은 창대를 비틀어 뽑으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베오른은 피거품 끓는 기침을 토해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 광경을 보며 파비아노가 괴성을 질렀다.

“이노오오옴!! 네놈의 손에 얼마나 많은 선인들이 죽어 갔느냐!!”

“……선인?”

당장 달려가려던 파비아노의 몸이 움찔 멈췄다. 뭐였을까. 파비아노는 일종의 예감을 느꼈다. 서늘한 낫이 그의 목울대에 걸쳐 있는 듯한 예감을.

죽음의 예감을. 달뜬 머리가 순식간에 가라앉으며, 파비아노는 눈앞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마치 최상위 포식자의 눈과 같은 압도적인 흉포함만을 지닌 눈을.

“너희가 선인이라 부르는 자들을 여든일곱 죽였다. 백 명이 되지 못했지. 선인. 선인이라……! 너희가 감히 너희 스스로를 선인이라 칭하느냐!”

“감히……!”

“그래, 감히!! 내가 지금 이 순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하나하나 목을 친 너희 사제 나부랭이들의 수가 백이 안 된다! 너희는 어찌했느냐? 너희는 대체 어떻게 그 많은 이들을 죽일 수 있었단 말이냐!”

“그게 무슨 소리냐!”

“모른다 하지 마라!! 위선이로다! 만일 진정코 모르겠다면, 그래. 그건 너의 우둔함이로구나! 너희가 성전이라 선포한 그 전쟁에서 죽어 나간, 진정한 선인들. 진정코 무지했던 자들의 수가 물경 일만에 육박하고 있었다!!”

-콰아앙!

다리안이 거칠게 발을 굴렀다. 대지가 신음하듯 떨렸다. 악마나 용, 혹은 천사. 무엇이 되었든 인간 이상의 존재가 날뛰는 듯한 감각이 사위를 덮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숲 전체를 불사르던 지옥 마력조차 기세를 잃었다.

“살려 달라 간청하던 자들이 죽었다. 결백하다 무고를 주장하는 자들 또한 죽었다! 고해를 하겠노라 빌던, 그 고해조차도 고작 이웃의 빵을 한 조각 훔쳤다는 것이 전부였던 그 선량한 주민들 모두가!”

부모가 밭에 나간 사이에 또래와 함께 술래잡기를 하던 아이는 장대에 걸렸다. 그 광경을 보며 절규하던 부모 또한 같은 장대에 걸렸다. 그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 그들의 영주가 황제의 하수인이었으며, 그 영주가 섭취할 인간을 제공했다는 이유였다.

만일 제공하지 않았다면? 영주의 명령을 거부했더라면? 그 마을의 모든 주민들은 결코 살아남지 못했으리라. 다리안은 알고 있었다. 더 큰 비극을 막아 내기 위해 최소한의 악행을 저질러야 했던 자들을.

자신과 같은 자들을.

누군가가 죽지 않는다면 모두가 죽어야 했던 시대다. 모두가 그렇게 살았던, 그렇게라도 살아야만 했던 시대였다. 점점 더 광기로 치닫는 황제와 그 측근들 사이에서, 다리안은 최대한 많은 이들을 살리기 위해 단 한시도 쉬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모든 노력은 십자군들의 군화 아래에 불타올랐다.

“왜 살리지 않았느냐. 그들이 그토록 증오스럽더냐? 너희 위선자들의 세상에는 그들의 자리가 없었다더냐? 천국에 자리가 부족했다더냐? 그렇다면 너희는 너희 스스로를 죽여 지옥에 떨어져야 마땅했다! 본디 천국이란 것이 진정 존재한다면! 그랬다면 그건 그 순박한 주민들을 위한 것이었어야 해!!”

파비아노는 분노를 터트리는 다리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곧 불타오르는 수도원과, 쓰러진 시체들, 그리고 그 시체 위에 까마귀처럼 앉아 살점을 쪼아 먹는 악마들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피 묻은 손과 낡은 장검을 보았다. 그의 손에 감긴 로사리오들도. 오는 길에 쓰러진 형제들의 목에서 뜯어낸 로사리오들도.

우리는 신앙을 수탐하는가, 신앙으로 수탈하는가.

파비아노는 고개를 들어 분노한 광인을 바라보았다. 다리안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의롭고 미쁘시어, 다만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뭐라?”

“최소한의 악의라 했느냐, 다리안 쉬라이크. 최소한의 악의를 긍정하여 더 큰 비극을 막아 내겠다 하였느냐? 네가 한 짓을 보아라. 아니, 네가 했던 짓을 보아라. 황제를 긍정하고 그를 조율하겠다? 최소한의 백성을 죽여 최대한의 백성을 구하겠다?”

파비아노는 장검을 뽑아 들어 조심스럽게 다리안을 겨누었다. 칼끝 하나 떨리지 않는 굳건한 자세로.

“제국이 불타고 황실이 무너진 이유는 그 단 하나의 악의를 방기한 까닭이었으며, 만신전이 침묵하고 지옥이 현현한 까닭 또한 그 단 하나의 악의를 방기한 까닭이었다! 최소한의 악? 나는 지금껏 그 최소한의 악이 만들어 낸 참상과 직접 맞서 살았다!”

한 사람의 악마 숭배자를 놓치면, 한 마을이 지옥으로 변한다.

한 마을을 포기하면, 한 영지가 지옥으로 변했다.

그렇게 하나씩, 그렇게 하나씩! 파비아노는 어금니를 아득 깨물었다. 그 하나와 그 하나가 모여 이 세계가 점점 더 진창 속에 잠겨 들고 있었다. 그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며, 가장 끔찍한 참상 속으로 직접 발을 들이밀어 나아가던 디모니카였다.

“그 최소한의 악조차도 너무 많다, 다리안 쉬라이크. 민간인 학살, 수도원의 방화 및 수행 사제 살해, 신성 모독과 악마 숭배, 악마와의 결탁, 약탈과 암살. 네가 저지른 모든 악행에 대하여 본 법정은 사형을 언도한다.”

“너희에겐 나를 심판할 권리가 없다! 그 누구도! 종교와 신앙을 근거로 타인을 심판할 권리 따윈 없다!”

“종교재판 사법권, 이단즉결 처형권, 구마용 군이양지권, 교단성사 대리지권. 만신전이 보장하는 위 권한으로…….”

파비아노는 전투를 준비하는 사제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악을 구축하고 선을 세우리라. 기도하라, 아무 신에게나, 어떤 말이든. 간절히.”

파비아노와 이단심문관들은 짧은 기도가 끝나자마자 다리안에게 뛰어들었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죽였나?”

“제 능력이 모자란 탓에 놓쳤습니다.”

“놓쳐……?”

이야기를 듣던 제피스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리안과 수도사들. 그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죽어야 끝나는 전투였을 것이다. 서로를 어설프게 살려 줄 이유도, 그럴 의도도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파비아노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 * *

-퍼어어엉!!

가장 처음 뛰어나간 사제의 가슴이 터졌다. 창이 그의 가슴팍에 적중하는 순간의 일이었다.

관통이 아니라 폭발이었다. 얼마나 강력한 힘인지, 그리고 또 얼마나 완벽한 출수와 타이밍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일격이었다.

다시금, 다리안의 팔에서 근육과 힘줄이 뱀처럼 꿈틀거렸다. 창날이 물결처럼 흔들리고, 곧 불길처럼 몰아닥쳤다. 그럴 때마다 한 사람씩, 사제가 날아가 쓰러지고 처박히고, 으스러지며 흩어졌다.

“다리아아아안!!”

파비아노는 괴성을 내지르며 달렸다. 형제들이 죽어 가고 있었다. 저 압도적인, 비합리적인 무력에 의해.

디모니카의 육체는 인간이 아니라 악마를 사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신보다 거대하고, 강력하고, 끔찍한 적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고 정교하게.

그는 지금까지 인간을 상대로 패배한 적이 없었다. 인간이 약한 탓이 아니다. 오직 성전만을 위해 축조된 이 육체가 그 정도로 뛰어난 탓이다. 그는 그 사실을 결코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인간 크기의 존재에게 패배하리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형제들이. 신성으로 축조된 디모니카와 평생을 단련한 헤레티카들이 쓰러져 나갔다. 한 번에 한 사람씩. 차라리 정직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하게.

“주여! 제가 여기에 있나이다. 저를 보내소서!!”

파비아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그의 팔이 단두대처럼 다리안을 향해 내려찍혔다.

-콰아아앙!

다리안의 창이 그의 칼과 마주하는 소음은 차라리 포성과 같았다. 두 사람은 충격으로 뒤로 물러서며 서로를 노려보았다.

두 사람의 신념과 두 사람의 분노가 각자의 무구로 형상을 담아 서로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콰아앙! 쾅!!

디모니카와 헤레티카, 파비아노를 따라 죽음을 자처하고 이 자리에 도달한 이들은 결코 무의미하게 쓰러지지 않았다. 다리안의 일격에 의해 목숨을 다하는 순간에도 그의 몸에 작은 상처라도 내려 노력했다.

그 결과로, 다리안은 어느새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 한계가 있는 법이다. 한 사람의 손은 결코 열 사람의 손을 이길 수 없다. 설령 그 사이를 뚫고 승리한다 하더라도, 결코 멀쩡할 수는 없다.

상처가 늘어 간다. 피가 흐르고 육체의 기능이 저하된다. 그래야만 했다. 그러나 다리안은 처음처럼, 아니 처음보다 더 강렬한 일격으로 다음 상대를 쓰러트리고 튕겨 냈다.

파비아노의 육체가 점점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팔이 저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떤 불경한 힘이 저자의 몸에 깃들어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는 등불이라.’

그는 창날을 쳐 내며 기도했다. 수백, 수천 번 외웠던 성경 구절이 그의 머릿속을 떠돌고 있었다.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베이타서스는 군신이다. 전쟁의 신이며 군인들의 신이었다. 그리고 군대는 문명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자들이었다.

문명사회 그 어느 곳에서나, 군인의 상징은 방패다. 전쟁을 위해 육성되는 이들이 아니라,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육성되는 자들이란 의미였다. 백성을 지키기 위해.

적들의 손아귀에서부터 문명의 여린 살점을 보호하기 위해, 그 자신의 몸에 흠집이 나는 것 따윈 상관없이 그들은 방패가 되어 앞으로 나선다.

그것이 베이타서스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단심문청의 신념이었다.

-화르륵!

파비아노의 몸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새하얀 불길이 그의 근육을 따라 흐르며 새로운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신성 마법의 삼 요소. 기원, 기도, 기적이라. 디모니카의 육신에 흐르는 신성은 그 자체로 기적이며, 그의 신념은 기원이 되고, 그의 말은 기도가 되었으니—

-콰아앙!

밀려 나가던 파비아노의 몸이 다시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공방이 점차 조밀해지자, 다리안은 어금니를 씹으며 외쳤다.

“만신전의 위선자들!! 너희의 손으로 무고한 이들을 잡아 죽일 때! 그 이유를 물었을 때!! 너희는 그 자리에서 침묵하고 있었다!! 이제 와서, 이제 와서 너희의 존재를 내게 보이는 까닭이 무엇이더냐!!”

다리안의 눈이 이글거리며 창날을 휘둘러 쳤다. 점점 더 빠르게, 이젠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새로운 기력을 얻은 파비아노는 간발의 차이로 그 공격들을 막아 내었다.

그 순간.

-피리릭!

허공을 찢는 소음이 들렸다. 뒤통수를 향해 날아드는 물체에, 파비아노는 고개를 젖혀 간신히 그것을 피해 냈다. 그 물체는 순간 뻗어 나온 다리안의 손에 쥐여 멈췄다.

시간을 길게 늘린 것 같은 감각 속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빠르게 물체에 닿았다. 석궁이었다. 손가락이 꿰여 있는.

“카를로마노 파빌로스으으으으!!”

“하하, 쉬라이크 경! 이런 곳에서 죽어서야 쓰겠소? 이 계집을 살리고 싶다면, 이 몸을 따라오시오!!”

그 말을 듣자마자 파비아노는 황급히 앞으로 달려 나갔다. 결코 도망치게 둘 수는 없다! 그러나 갑작스레 자세를 바꾼 탓에 빈틈이 노출되었다. 다리안은 파비아노의 몸을 거칠게 쳐 튕겨 내고는 달려 나갔다.

살아남은 이단심문관들이 그를 막기 위해 뛰었다. 그러나 양 떼를 가로지르는 늑대처럼, 다리안은 그 모든 공격 속에서도 몸을 빼내 도주했다. 파비아노는 숨을 헐떡이며 한쪽 무릎을 꿇고 달려 나가는 다리안의 등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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