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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의 카르마-69화 (69/134)

00069 뜻밖(2) =========================

"처음 공작성에 들어갔던 날,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어떤 주문을 외우라고 시키더군요. 뒷골목에서 나고 자란 내 몸을 정화시키는 주문이랬던가…. 그때까지는 그들이 참 친절해서, 멍청했던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줄줄 읊었습니다. 다 읊고 났더니 이게 생겼더군요. 그리고 공작가의 친절은 그 이후로 다시는 없었습니다."

에르논은 공작성에서의 지난 세월들이 눈앞에 주마등처럼 스치는지 포도주가 든 잔을 꽉 쥐었다. 손마디에 힘이 들어가 금방이라도 뼈가 튀어나올 듯 하얗게 핏기가 바랬지만 마법을 쓸 수 없는 그는 잔을 깨트리거나 할 힘은 없었다.

카시야는 에르논의 생각을 타셀이 반대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타셀은 아직 에르논을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으니, 알리스타스 공작성에 돌아가겠다는 그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은 여전히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공작을 거스르면… 그 속박 마법을 발동시키는 것인가?"

"아주 가끔…. 하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고통이죠."

타셀은 에르논의 기분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모습에서, 어머니를 인질로 삼아 자신을 괴롭히던 황제와 그 밑에서 죽지도 못하고 굴욕적인 삶을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말이 거짓일리는 없었다. 그의 명치에 박혀있는 저 문양은, 그가 과거 마법 스승에게서도 들은 적이 있었던 지독한 마법이었으니까. 과거에 스승에게 듣기로는, 저 마법의 '처벌'을 발동하면 저 문양이 있는 부분은 인두에 지지는 고통이요, 전신은 불에 달군 쇠꼬챙이에 꿰이는 고통이며, 그 지독한 고통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에는 거품을 물고 아래로는 소변을 지리게 된다고 했다. 그러니 저 속박 마법을 뒤집어씌운 사람이 증오스럽지 않을 리가 없었다. 저 마법만 아니라면 감히 그에게 대적할 수도 없을 약한 인간들에게 그런 식으로 당했다면, 그 모욕감을 제정신으로 버티기조차 힘들었을 것이다.

타셀은 에르논에게 진한 동정심과 동병상련의 정을 느꼈다. 설마하니 그 고고한 대마법사가 이런 내막을 숨기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아울러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이 퍼즐 맞춰지듯 차례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어째서 알리스타스 공작이 창녀 소생의 아이를 받아들였는지, 그 강력한 대마법사가 왜 일개 공작의 휘하에 들어가 있었는지, 왜 그에게서 공격마법 이외의 마법을 볼 수 없었는지, 그리고 왜 카시야가 그를 신경 썼는지….

그동안 에르논에게 조금 질투를 느꼈던 자신이 부끄럽기 그지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 다 이유가 있으니까 카시야가 챙겼겠지, 설마 딴 마음이 있을라고.'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그 안심이 무엇에 대한 안심인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셈인가? 대마법사의 생각을 듣고 싶군."

"공작은 저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을 겁니다. 그가 예상치 못한 짓을 벌이기 전에 제가 가까스로 도망친 척 공작성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약속한 날에 맞춰 이 속박 마법을 해제하고 공작성을 완전히 파괴하겠습니다. 그때 밀고 내려오십시오. 루크 페레이아가 만만치 않겠지만 1황자와 알리스타스 공작이 사라지면 금방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1황자만 사라져도 저들이 내세울 명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솔직히 제가 저쪽에 있으면서 느낀 바로는, 전하께는 1황자보다는 황제 쪽이 훨씬 큰 적입니다. 황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늠할 수가 없어요."

타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그로서도 케일런이 두려운 것은 없었다. 애초에 황제가 방해하지 않았다면, 에르논이라는 생각지 못한 복병이 아니었더라면 케일런군은 타셀군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에르논의 말처럼 케일런을 앞세운 뒤 황궁에서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모를 황제 쪽이 훨씬 골치 아팠고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만약 에르논의 계획대로 그가 1황자와 공작을 한순간에 제거해버린다면, 그래서 케일런군을 순식간에 휩쓸고 그 기세를 몰아 황궁으로 들이닥친다면, 이 전쟁의 끝을 보는 것도 꿈은 아닐 듯 했다.

그때 곁에서 카시야가 입을 열었다.

"전하…. 지금… 허락하실 생각이십니까?"

돌아보니 평소보다 조금 창백해진 듯한 카시야가 타셀을 바라보고 있었다. 딱 봐도 에르논의 신변을 걱정하는 듯한 태도였다. 타셀은 조금 서운한 기분이 되어 퉁명스레 묻고 말았다.

"왜? 그렇게 걱정되나?"

"하지만… 그는 아직 몸도 회복이 덜 됐고, 마법을 그렇게 잘 아는 공작이라면 다른 수를 쓸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출정할 때는 그딴 거 하나도 신경 안 쓰더니, 자네보다 훨씬 강한 대마법사는 끔찍이 걱정하는군 그래. 그거, 조금 달리 해석하면 오만이네."

그 말에 얼굴을 붉힌 것은 에르논이었다. 카시야는 타셀의 따끔한 비난에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넘었습니다."

카시야의 굳어지는 낯빛에 타셀도 자신이 좀 과민 반응했나 싶어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전환하려 했다.

"내가 아직 몸도 추스르지 못한 이를 사지로 보내겠다는 말이 아냐. 우선 에르논은 내상부터 치료하고 흐트러진 마나의 흐름을 되돌려야 할 거야. 마력 구속구를 벗으면 마력이 단숨에 차올라 공작이 금방 위치를 파악할 테니까 일단은 허용되는 마력양만 조금 더 늘려주겠네. 기초 체력부터 다져. 그리고 우리도 결전의 날에 맞춰 필승을 위한 전략을 짤 테니…. 그러니 너무 걱정 말게, 카시야 경."

사지로 간다는 것은 에르논인데 달래지는 것은 카시야였다.

"아닙니다. 저도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에르논과 전하만 괜찮다면, 제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힘껏 돕겠습니다."

"아, 그것 관련해서 말인데, 카시야 경. 당분간 아나클리프 영애의 호위를 좀 맡아주겠나?"

"예?"

갑작스러운 화제 전환에 카시야가 의외라는 얼굴을 했다.

"말하기도 창피하네만, 사내놈들이 호위를 맡는 족족 상사병에 걸리는 모양이야. 영애의 호위는 여기사에게 맡겨야겠는데, 여기사 중에서는 자네가 가장 믿을만하니까…. 조만간 박쥐같은 귀족들을 압박해서 약품이나 물자를 얻어내야 하는데, 그걸 주장한 사람이 아나클리프 영애라 혹시 보복 같은 게 있을지도 걱정되고. 물론 분대원들의 훈련으로 바쁜 것은 알고 있네만, 당분간 그쪽은 미하일에게 맡기고 알리시아 영애의 호위를 맡아줬으면 하네."

카시야에게 귀족 영애의 호위란 휴식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타셀과 에르논이 마지막 결전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힘을 모을 때, 자신은 영애의 호위나 맡아야 한다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일개 분대장일 뿐인 자신이 주군의 결정에 어깃장을 놓을 수야 없는 일이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타셀은 그녀의 탐탁지 않은 마음을 대번에 눈치 챘다. 하지만 그녀 외에 적당한 여기사가 없어서 타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여기사가 아쉬운 것은 처음이었다. 아예 없는 것이라면 아쉬움을 느끼지 못할 테지만, 눈앞에 훌륭한 여기사를 두고 보니 수준 높은 여기사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타셀은 그동안 생각만 해왔던 일에 대해 넌지시 입을 열었다.

"카시야 경. 여기사들을 훈련시켜 볼 생각은 없나? 물론 지금은 그럴 짬이 나지 않겠지만, 전쟁이 끝나고 나서라도 말이야. 현재 제국의 여기사들은 말이 '기사'이지, 기사로서 활용을 할 수는 없는 상태네. 하지만 그중에는 분명히 자네처럼 기사로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 여기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들도 분명히 있을 테고, 자네처럼 성별을 불문하고 뛰어난 기사가 될 재목이 있을 거라고 보네."

"물론입니다. 체력이나 힘, 육체의 발달 면에서는 여성이 남성을 따라잡기 어렵습니다만, 여성들은 속도가 빠르고 유연하며 무엇보다 독기가 있거든요. 여기사들을 위한 훈련을 따로 구상하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은 저 역시 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맡아보고 싶습니다."

"그래. 행정병으로 일하는 여기사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교육을 할 필요가 있어. 지금은 기사로 쓸 수가 없어 잡일을 시키는 것이나 다름없을 뿐이니까. 그렇게 여기사들을 양성해서 임무를 부여하고, 거기에서 큰 공을 세우는 여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 여성들도 기사라는 직업에 대해 긍정적이 될 거야. 그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그녀들이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면, 여자들이 사회 전반에 나서는 길이 점점 넓어지겠지. 그럼 제국 전체에 만연한 여성 비하적인 시각도 점차 사라질 거야. 그래…. 내 나라에서는 여자가 남자의 소유물처럼 취급되지는 않게 할 걸세. 내 어머니 같은 비극은, 내 어머니 대에서 끝나야 해."

타셀은 다시 포도주를 들이켰다. 자신의 의지라고는 조금도 펼칠 수 없었던 어머니가 떠올라 목이 탔다.

카시야는 타셀이 이런 시대에 살면서도 꽤나 선구적인 여성관을 지녔다는 데 대해 조금 놀랐다. 물론 그 역시 완전한 남녀평등을 꿈꾸는 건 무리였지만, 그의 말처럼 황궁에서마저 여성이 남성의 소유물에 지나지 않는 시대를 살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뜻밖의 일이었다. 카시야가 타셀에 대해 감탄하고 있는 사이 타셀은 카시야를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자네는, 고생스럽겠지만, 그 물꼬를 트는 역할을 맡아줘야겠어.'

어차피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야 실현될 일이라 그는 굳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타셀과의 이야기를 마치고 카시야는 에르논과 식사를 하러 나섰다. 이미 다들 식사를 마쳤을 즈음이라 식당에 남은 음식이 있을지 걱정됐는데, 다행이 빵 끄트머리와 햄 부스러기, 꽤나 농도가 짙어진 스프를 받아올 수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말없이 식사만 하는 에르논에게 카시야가 몇 마디 걸었을 텐데, 에르논의 위험천만한 생각이 현실로 옮겨지기로 결정된 지금, 카시야는 아무 말 없이 기계적으로 식사를 했다. 거기에 불편해진 것은 에르논이었다.

"…식사를 늦게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네. 스프가 진해져서 더 맛있는데."

"그러네요."

"……."

카시야는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타셀 전하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것 같더군. 전하께서 세우실 나라는 제국과는 성격이 많이 달라질 듯 해."

"그러게요."

"……."

이제 에르논은 카시야가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 네 말대로 2황자 돕겠다잖아. 뭐가 불만이야?"

"……."

"도대체 왜 그러냐? 내가 네 정성에 감동해서 이 한 몸 바쳐 전쟁에서 이기게 해준다는데. 너, 이게 아무나 얻을 수 있는 행운인 줄 알아?"

"……."

"내가 못 미더운 모양인데, 네가 나 몸 안 좋을 때만 봐서 그래. 내상 입은 것만 다 나으면, 솔직히 엔간한 군대도 날 못 막아요. 내가 떴다 하면 다들 발발 떨고 그랬다니까?"

"……."

"하…. 나, 진짜…."

무슨 말에도 대답이 없이 무표정하게 식사만 하는 카시야를 보며 에르논은 이 녀석이 이런 성격이었나 싶어 속이 터졌다. 그리고 점점 화가 났다.

자신이 그 끔찍한 알리스타스 공작성으로 되돌아가겠다 결심한 것은, 타셀을 위해서가 아니라 카시야를 위해서였다. 너무나 어릴 때 헤어진 어머니 이후로 처음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준 사람이니까. 심지어 그녀가 가져다 준 것은 '해방'이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누군가를 죽여대다가 종국에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을 목숨이니 그것을 그녀를 위해 쓰겠다고 결심한 것은, 허세도 아니었고 잘난 척도 아니었다. 그저 그렇게 해서 이 전쟁이 빨리 끝나면 그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이 여자는 자신의 마음을 하나도 몰라주고 있다. 알아달라고 뻐기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나 몰라주니 서운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점점 치미는 화를 꾸욱 눌러 참다못한 에르논이 카시야를 향해 뭐라고 쏘아붙이려던 찰나, 카시야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당신 목숨 바치라고 한 적 없습니다. 그러라고 그 속박을 풀어주려 했던 게 아냐…."

험악한 그녀의 눈빛에 에르논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미 정해진 사항이니 더 이상 참견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죽는다면 아마, 용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카시야의 녹색 눈동자가 열기인지 냉기인지 알 수 없는 기운을 흘리며 에르논을 쏘아보았다. 멋쩍어진 에르논은 그녀의 말꼬리를 잡고 딴청을 피우려고 했다.

"용서하지 못하겠다니, 누굴?"

그러나 카시야는 전혀 누그러지지 않은 목소리로 답했다.

"…누구든."

============================ 작품 후기 ============================

1. 우리 도짜님들은 텍본러가 아니라고 믿어요. 천사들이 그럴 리 없어!

(댕기낭자 님 > 텍본러는 이렇게 연재되는 소설을 프로그램을 이용해 싹 긁어다가 어둠의 루트로 공유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유료연재, 무료연재 가리지 않고 긁어가고요, 무료연재 글이라도 계약하고 출간할 것을 목표로 하는 작가들에게는 심각한 지적재산권 침해가 되고 있습니다.)

2. '여성 비하적이다'라는 이유로 본문에 쓰인 단어나 표현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설정된 시대적 배경을 참작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성들이 기사로 나서고는 있지만 실제 기사로서의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중세 유럽보다야 여성 인권이 보장되고 있습니다만 현대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특히 제가 '여기사'라고 표현하는 부분은 실제로 차별적 대우를 받는다는 의미로 쓰고 있는 것입니다.

3. 21편 후기 중 '타셀이 매춘을 당연시 여긴다'는 의견이 있으셔서 말씀드립니다. 코멘트보고 깜짝 놀랐어요. '변경에는 그래도 귀족들의 성이 있고, 그의 피로를 달래줄 여자들이 있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말이다.' 라는 부분을 '매춘'을 뜻하는 것이라고 보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의도했던 바는 귀족 영애들과 노닥거리는 정도였거든요. (까놓고 말해서 황자씩이나 되면 매춘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4. 설정과 관련해서는 여러 독자님들께서 의문을 느끼시지 않는 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일일이 설명하고 앉아있으면 소설 읽는 재미도 반감되고 구차해지거든요.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행동은 제가 그렇게 짜놓은 설정인 거고, 거기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코멘트를 다 읽어보면서 참고는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웬만한 취향의 문제 정도라면 흔들리지 않고 제가 생각한 그대로 완결까지 끌고 가려고 합니다.(3번의 경우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라 말씀드린거고요^^;;)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특정 독자님들께 공격적인 반응으로 적은 것이 아닙니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 징수니 님, 엘린s00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 징수니 님, 서평 감사합니다. 덩실덩실~~ 첫 서평~~~ 덩실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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