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옥에서 돌아온 한대성-30화 (30/180)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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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 달동네 뒷산은 빈말로라도 등산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경사가 진 산길은 가파르고 험준했으며, 다듬어지지 않은 삼림은 거칠기 짝이 없었다.

뼈가 시리도록 추운 이른 새벽.

저벅-

대성은 그 투박한 산길을 열심히 오르고 있었다.

지팡이 삼을 나뭇가지 하나 들려 있지 않은 빈손에다 등에는 커다란 백 팩까지 멘 상태였다.

그럼에도 가파른 길을 성큼성큼 오르는 대성의 얼굴엔 땀방울 하나 흐르지 않았다.

그는 이보다 더한 험지(險地)를 80년 넘게 헤매었던 전적이 있었으니.

1시간도 채 되지 않은 사이, 대성은 새벽안개가 어슴푸레 낀 정상에 도달했다.

평평한 산꼭대기 지대 위에 선 대성은 저 멀리 넓게 펼쳐진 달동네의 정경을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등산객은 없겠지. 애초에 산을 오를 수 있도록 가꾸어진 것도 아니고.’

달리 말하자면, 올 사람도 없고 눈길이 닿을 일도 없다는 뜻.

대성은 이곳에서 며칠가량을 지낼 생각이었다.

그동안 해결할 물과 식량은 두툼한 백 팩 안에 다 마련해두었다.

가족에게는 성찬호의 도움을 빌려 사정을 설명한 상태였다.

당분간은 회사에 휴가를 낸 성찬호와 여행을 갔다 오겠다는 식의 핑계를 대면서.

물론 거짓말이었고, 처음에 대성에게서 말을 맞춰달라는 연락을 받은 성찬호는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뭔데. 갑자기 무슨 일인데.

-당분간 좀 잠수를 탈 거야. 너랑 나랑 여행을 갔다고 하면 우리 엄마도 이해해줄 테니 그냥 알고만 있으라고.

-아니, 인마. 그러니까 잠수를 왜 타냐니까.

-라이센스 시험 때문에.

-무슨 폐관수련이라도 하려고?

-어.

산골짜기에 틀어박혀 시험에 대비하는 것이니, 폐관수련이라는 표현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다 제쳐버릴 거야.

결연에 찬 대답이 돌아오자 성찬호는 독한 새끼라고 욕을 하더니, 이내 알겠다고 수긍해주었다.

이렇게 하여, 대성은 켕기는 거 없이 마음 편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라이센스 시험까지는 열흘.’

‘합격’이 목표였다면 이렇게까지 하지도 않았다.

하나 ‘합격’을 넘어, ‘1등’이 목표인 지금은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

본인이 강하다는 건 대성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다.

하나 강하다는 게 방심을 해도 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흉포한 범도 방심하면 개새끼에게 물릴 때가 있는 법이니.

‘매년 두 번씩 시행하는 시험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사전에 확인을 끝마쳤다.’

협회 사이트에 업로드되어 있는 영상, 성찬호가 보내준 파일들, 그리고 응시생들의 수기를 통해서 말이다.

자료들 속에서 대성이 주목한 대목은 이 부분.

‘개시에 앞서 협회에서 제공한 무기와 방어구를 장착한다.’

응시생에게 주어지는 오러 웨폰과 아머의 성능은 썩 좋지 않다고 한다.

실전에선 절대 못 써먹을, 딱 시험 전용으로만 특화된 1회용 장비들.

‘장비의 성능이 떨어지면 그만큼의 피지컬로 극복하면 돼. 하지만…….’

유비무환.

100%의 완전무결한 성취를 바라는 그이니만큼, 지금부터 그 열악한 조건을 다른 무언가로 대체할 필요가 있었다.

시험 당일까지의 열흘 동안 가만히 노느니, 이 정도 노력을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터.

‘우선은 한 가지, 확인부터 해볼 게 있다.’

대성은 주변에 떨어진 나뭇가지 중 비교적 각이 매끄럽게 진 녀석을 주워 들었다.

그리고 아공간 포켓에서 심판의 단검을 꺼낸 다음, 다른 한 손에 쥔 나뭇가지와 번갈아 보았다.

“흠…….”

현실에 구현된 지옥의 장비들은 외관이 드러나지 않았다.

얼마 전 퀘스트를 통해 획득했던 악충의 가호를 통해 그 부분은 증명이 되었다.

외관이 투명해지는 대신, 그 성능만이 고스란히 ‘불러오기’와 ‘덮어쓰기’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어구가 아닌 무기도 그 덮어쓰기가 가능한 건가?’

대성이 지금부터 확인하고자 하는 건 나뭇가지 위로 지옥의 아이템인 심판의 단검을 불러오는 것이었다.

우선은 자신이 쥐고 있는 나뭇가지를 ‘무기’로서 인식했다.

그다음엔,

‘불러오기.’

그 순간, 대성의 머릿속에 시스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판의 단검을 절대자께서 인식하신 무기에 로드하시겠습니까?]

로드(Load).

흔히 게임 데이터를 불러올 때 많이 언급되는 용어였다.

지옥에 떨어지기 전 나름 비디오 게임도 많이 했었던 대성이기에 메모리칩의 효능 덕에 어렴풋이 그 사실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래.”

팟-

대성은 고개를 끄덕인 순간 왼손의 그립감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시선을 돌려보니 왼손에 들고 있었던 심판의 단검이 어느덧 온데간데없이 증발한 상태였다.

그 대신 나뭇가지를 쥐고 있는 오른손의 감각이 달라졌다.

표면이 거친 나뭇가지가 아닌, 단검의 손잡이를 쥐고 있는 것처럼 매끄러운 감촉.

그리고 한층 더 가벼워진 무게감.

슥-

대성은 소매를 걷은 다음 나뭇가지의 뭉툭한 모서리로 피부를 살짝 내리그어 보았다.

그러자 마치 단검에 베인 것처럼 얇은 검상(劍傷)이 생겨났다.

“무기도 가능하군.”

나뭇가지로 둔갑한 심판의 단검에 흡족한 대성은 도로 로드를 해제했다.

텅 빈 왼손에 다시 단검이 스르륵 나타났고, 대성은 그걸 아공간 속에 고이 보관했다.

무기도 다른 물건에 성능만을 덮어씌우는 게 가능했다.

이게 가능하면 절반은 된 거다.

이제부턴 외관을 숨길 무기를 구하는 일만 남았다.

‘업화대검(業火大劒).’

지옥의 극동 지역을 지배했던 염왕(炎王)이 애용한 이형의 대검이다.

염왕을 죽인 대성은 기나긴 여정과 함께했던 용철 기사의 직검을 버리고 그의 애검을 손에 넣었다.

마신의 심장을 베어낸 업화대검은 80년 지옥 생활의 마지막 동반자이자 종지부라고 할 수 있으리라.

‘이걸 구현시킨다.’

한낱 지구의 시험에 사용하기엔 너무나도 과분하고 뛰어난 무기.

하나 재차 말하지만 대성은 결코 대충 할 생각이 없었다.

“판테온.”

화르륵-!

불길에 휩싸인 잿빛 석문이 허공에 나타나 뿌연 안개마저 태워냈다.

활짝 열린 석문 사이로 시리게 쏟아지는 빛을 향해, 대성은 나아갔다.

***

꼭 라이센스를 가진 각성자만이 클랜에 소속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간혹 협회에서 높은 판정을 받은 각성자가 나온다면 클랜에선 미리 그 각성자를 자신들의 팀에 영입하려고 한다.

클랜의 영향력이란 게 다른 데서 나오는 게 아니다.

등급 높고, 강한 멤버가 많으면 많을수록 클랜의 네임밸류도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니만큼 웬만한 중소 규모 이상의 클랜은 영업팀이 직접 발로 뛰어 신인 발굴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보통은 B급부터 떡잎이라고 판단해 미리 러브콜을 보냈다.

“진철아, 준비됐니?”

[예, 형.]

그리고 여기, 최근 A급 판정을 받은 전도유망한 각성자가 있다.

정진철.

“심박수 체크. 안정적입니다.”

“지금 바로 시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단장님.”

하얀 가운을 걸친 연구진들이 모니터에 표시된 정진철의 신체 상태를 확인하며 보고를 올렸다.

<홍마> 클랜의 단장 이석우는 유리창 너머, 열 평 남짓한 격리실 안에 갇힌 정진철을 주시했다.

철제 침대에 누운 정진철의 상단부, 중단부, 하단부는 각각 단단한 구속 장치로 뒤덮여 있었다.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황. 누가 보면 고문하는 건가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하나 감금되어 있는 정진철의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입가를 잔뜩 일그러뜨리며 흥분에 몸을 떠는 중이었다.

[얼른 시작해주세요, 형. 제가 이날만을 기다려온 거, 형도 알고 계시잖아요.]

“알지. 그래서 네 마음은 이해한다만, 산통에 버금가는 고통이 따를 건데 어느 정도 각오는 해두는 게 좋지 않겠니?”

[각오 같은 건 이미 이곳에 입단했을 때부터 해놨어요.]

격리실과 연결된 스피커를 타고 정진철의 환희 어린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석우는 웃으면서 속으로 자화자찬을 했다.

역시 나는 보는 눈이 있어, 라고.

딱-

이석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연구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내 복잡하게 얽힌 기계 설비들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지잉-

정진철이 누운 강철 침대의 양쪽에서, 마찬가지로 철제뚜껑이 서서히 올라왔다.

철컥-

철제 차폐가 정진철의 몸을 감싸자, 침대는 어느덧 커다란 인큐베이터 같은 모양이 되었다.

“주입 시작.”

연구진 중 한 명이 말한 순간, 인큐베이터 안으로 푸른 액체가 가득 차올랐다.

후욱- 후욱-

청명한 액체가 발끝부터 서서히 몸을 잠식하기 시작하자, 정진철이 호흡기 마스크 밖으로 달뜬 숨을 토해냈다.

“주입률 20%.”

“심박수 체크. 안정적입니다.”

메인 모니터에 떠오른 정진철의 방사선에 변화가 일었다.

화면에 나타난 새하얀 뼈가 천천히 새빨갛게 변색을 거듭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인큐베이터 내부의 정진철이 거품을 토해내며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부글-! 부글-!

이석우는 냉정했다.

“계속해.”

“주입률 50%…… 70%…….”

실험은 착실히 진행되었다.

융합 앰플.

그것은 협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오로지 <홍마> 클랜만이 독점 중인 특이 혈청이다.

이석우는 이것이 클랜의 번영을 가져오리란 걸 의심하지 않았고, 그 결실의 일부가 지금 이 순간 눈앞에서 이루지려 하고 있었다.

“주입률 80% 돌파.”

“심박수가 불안정해집니다!”

“단장님, 수용 가능 범위를 초과하였는데 이쯤에서 그만두는 것이?”

심전도에 나타난 맥박의 흐름이 이제 곧 심장이 멈출 사람의 그것처럼 가늘어지는 중이었다.

하나 이석우는 개의치 않았다.

“계속해.”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죽을 수도-”

“괜찮아, 안 죽어.”

이석우가 둥글게 눈웃음을 지으며 그리 말하자, 경고를 보낸 연구진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뼈에 물 좀 찼다고 죽을 놈이면 내가 데려오지도 않았어.”

“…….”

“진철이가 기분이 많이 나쁜 모양인데 이러면 되지 않을까?”

딸깍-

이석우가 격리실과 호환되는 스피커 장치 하나를 건드렸다.

그러자 웅장한 클래식이 격리실 속에서 울려 퍼졌다.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

테너의 높고 우렁찬 노랫소리가 인큐베이터 속에서 날뛰는 정진철의 비명 소리와 한데 어우러졌다.

으아아-!

“주, 주입률 90%……. 91%…….”

삑- 삑-

다급한 신호를 보내는 심전도의 기계음, 가쁜 숨을 토하는 정친절의 절규, 그리고 클래식.

이 모든 것이 불협화음을 일으켜 귓전을 마구 긁어댔지만, 이석우의 마음은 한없이 고요했다.

이윽고.

삐- 익.

굴곡을 그려냈던 심전도의 선은 완전한 직선이 되었다.

“주, 주입률 100%.”

“시, 심박수 0. 사망했습니다.”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칠 때마다 들썩이던 인큐베이터가 조용해졌다.

수면 아래쪽의 정진철은 너무나도 평온하게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실험이 실패했다고 판단한 연구진들은 팽팽했던 긴장의 끈을 놓고 저마다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그들 사이로, 오직 이석우만이 끈질기게 유리창 맞은편의 인큐베이터를 응시했다.

그때였다.

쿵-!

삑-

한 번 들썩이는 인큐베이터.

동시에, 심전도에 자그마한 굴곡이 솟구쳤다.

“뭐……!”

“설마!”

설비를 정리하려던 연구진들이 그 이변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석우는 한 번 더 웃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일어나.”

쿵-!

삑-

“할 수 있어. 일어나.”

마치 첫걸음을 내딛는 갓난아기를 다독이는 부모처럼 상냥한 어조였다.

때마침 9번 4악장이 합창 직전의 폭풍 전야에 접어들고 있었다.

쿵-! 쿵-!

인큐베이터 위쪽의 차폐가 크게 들썩일 때마다 맥박도 거세졌다.

그때였다.

쾅-!

합창이 시작되고.

굳건하게 닫혀 있던 인큐베이터의 차폐가 날아가더니,

촤악-!

급기야 인큐베이터 안쪽에서 어뢰라도 폭발한 것처럼 물살이 터져 나오며 하얀 포말이 일었다.

“이, 이건…….”

“맙소사.”

“주입률 100%를……?”

경악한 연구진 중 몇몇이 무심코 기함을 터뜨렸다.

인큐베이터를 부수고 나온 정진철의 모습에 말이다.

[푸륵- 긱- 그으윽-! 그아악-!!]

이빨을 잔뜩 드러낸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그것은, 사람의 목소리라기보다는 짐승의 포효에 가까웠다.

정진철의 전신에 그물망처럼 촘촘히 뻗은 혈관이 푸른색을 띠었다. 심지어 눈에 세운 핏대마저도.

“하하.”

이석우는 만족했다.

이 이상 없을 최고의 결과물에, 어찌 만족하지 않겠는가.

“열흘 후가 기대되는군.”

***

[337p에 기록된 장소, ‘염왕의 영지’가 재현되었습니다.]

[천상의 존재에 의해 염왕의 영지가 봉인된 상태입니다.]

공간이 어그러지고 불로 뒤덮인 세계가 모습을 드러냈다.

칙-

발바닥과 맞닿은 대지에서 뜨거운 열기가 피어올랐다.

일반인이라면 단숨에 피골이 바싹 마를 열풍이 휘몰아쳤으나 대성은 그저 덤덤하기만 했다.

후끈하게 달아오른 온도 때문에 불쾌지수만 상승했을 뿐.

“이딴 곳에 다시 오게 될 줄이야.”

당시 싸움에서 진짜 힘들었던 건 염왕이 아니라 이 극한의 더위였다.

대성이 철퍼덕 주저앉아 트레이닝복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냈다.

그리고 그중 한 개비를 입에 물기 무섭게.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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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구현 퀘스트-1 (진행 중)

‘337p 업화대검’

난이도 : 상

내용 : 염왕의 대지를 순찰 중인 오르키엘의 종자들을 박멸하고 그 영혼석을 수집하십시오.

제한 시간 : 2시간

목표 : 영혼석 0 / 1,000

보상 : 공적 포인트 + 500pt

구현화 : 업화대검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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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렁이는 아지랑이로 뒤덮인 지평선 끝자락이 요동쳤다.

쿵, 쿵, 쿵-!

이윽고 빼곡히 군집을 이룬 오르키엘의 종자들이 불의 대지를 밟으며 전진해 오는 것이 보였다.

<오르키엘의 종자>

종족 : 짐승

「천상의 제5사도 오르키엘이 길들인 병사들입니다.」

은빛 갑옷을 입은 하얀 털을 가진 늑대인간 같은 형상이었다.

놈들이 금방이라도 달려들려는 것처럼 흉험히 어금니를 번들거리자 대성이 혀끝을 찼다.

“담배 피울 시간은 줘야지.”

이미 니코틴의 중독성에 사로잡힌 대성에게 있어선 중대한 문제였다.

당연하지만 저들이 친절하게 흡연 타임을 기다려줄 리는 만무.

하지만 대성은 어떻게든 이걸 피워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사령 병사 33마리 소환.”

그는 손을 앞으로 내밀어 영혼수감소에서 사령들을 소환했다.

33마리 전부.

그어어-!

죽은 자들의 군대가 검은 연기와 함께 일어나 사념을 토해냈다.

대성은 담배를 입에 문 채 그저 손가락만 까딱거렸다.

그것만으로도 명령을 알아듣기에 충분했는지, 사령 병사들이 불의 대지를 힘차게 내달렸다.

쾅-!

크르륵-!

그어어-

검은 망자들과 하얀 종자들이 격돌했으나, 당연히 머릿수와 저력 모두 후자가 압도적이었다.

사령 병사들은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렸지만, 그들은 군주의 명령을 받은 이상 열심히 싸워야만 했다.

칙-!

대성은 땅 위로 나부끼는 불똥을 낚아채 담뱃불을 붙인 뒤, 그토록 바랐던 흡연 타임을 만끽했다.

후우-

사령 병사들에게 많은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저,

“이거 다 피울 때까지만 알아서들 버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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