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
065
사냥꾼.
초인이 되어 이세계의 괴물을 무찌르고 막대한 부와 명예를 손에 얻는 그 직업은, 꽤 적지 않은 이들에게 로망으로 다가왔다.
특히나 일상에 지쳐 ‘일탈’을 꿈꾸는 이들에겐 더더욱.
‘하루만이라도 좋으니까 이 지긋지긋한 회식에서 벗어나고 싶다, 좀.’
동탄역 인근.
어느 회사의 사무직 여성인 홍유진은 술에 취한 채 비척비척 밤거리를 걷고 있었다.
기분 좋은 취기는 아니다.
재미도 없는 회식에 불려 나가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억지로 들이켜야 했으니까.
‘이놈의 개 같은 직장. 술병 걸려 죽기 전에 빨리 사표를 쓰든가 해야지.’
있는 훈수, 없는 훈수 다 둬가며 술자리에서까지 잔소리하는 상사의 얼굴을 떠올리면 신물마저 올라올 지경이었다.
정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녀는 딸꾹질하며 치마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에는 최근 2등급 생존형 게이트에서 활약을 떨친 S급 사냥꾼 류서연의 기사가 대문짝만 하게 박혀 있었다.
‘……멋있네. 같은 여자가 봐도.’
홍유진의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무거운 한숨을 뱉었다.
나도 류서연처럼 멋진 사냥꾼이 되고 싶다. 그래서 이 햄스터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기에 더더욱 갈망하게 된다.
“생각할수록 기분만 울적해지네. 가서 잠이나 자야지, 쯧.”
홍유진은 고개를 저어 덧없는 망상을 날려 보낸 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사거리를 지나치고 골목 안으로 접어든 그녀의 눈에 소박한 연립주택인 자신의 집이 들어왔다.
그러다.
“……응?”
홍유진의 발걸음이 멈췄다.
저편에.
키가 커다란 한 남성이 출입문 앞에 가만히 서서 그녀가 서 있는 방향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
홍유진은 무심코 헛숨을 삼켰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딱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잠깐 집 밖에 나와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저건 분명.
‘나, 날 보고 있어……?’
이게 과연 단순한 착각이나 과도한 걱정일까?
아니, 그럴 리가.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태연하게 저 남자를 무시하고 발걸음을 마저 옮길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지, 지금은 안 돼……!’
그렇게 생각한 홍유진은 도망치듯이 급히 방향을 틀었다.
눈꺼풀을 간기던 피로도, 그토록 짜증 나게 했던 취기도 단숨에 날아갔다.
‘그, 그냥 지금이라도 신고를-’
홍유진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매만지며 골목 어귀를 꺾는 그때.
슥-
“…….”
그녀는 옆구리에 조용히 파고드는 날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순간 숨이 턱 막혀 비명 지르는 것조차 잊은 채, 천천히 눈동자를 굴려 옆구리를 보았다.
서슬 퍼런 식칼이.
우락부락한 손에 쥐어져 있었다.
“비명 지르면 넌 죽는다.”
“힉, 히익……!”
“순순히 따라와.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여러모로 말이지.”
낮고 무거운 남자의 목소리.
헛숨을 삼킨 홍유진이 옆구리에 고정된 시선을 좀 더 위로 올렸다.
그리고 흉측하게 일그러진 남자의 얼굴을 눈에 담은 순간.
그녀는 방금 남자가 한 경고조차 잊고 세찬 비명을 터뜨리려고 했다.
“꺄- 읍?!”
그 전에 남자의 커다란 손이 홍유진의 목을 틀어막았지만.
순식간에 숨이 콱 죄어왔다.
그녀의 두 발이 공중에 들려 버둥버둥 흔들렸다.
“컥, 큭, 아, 아악……!”
“비명 지르지 말라고 말한 지 5초도 안 됐어. 머리가 나쁜 건가?”
“흑, 흐윽……!”
흐려져가는 의식 속에서, 그녀는 똑똑히 보았다.
남자의 손에 들린 식칼이 서서히 자신의 얼굴을 향해 다가오는 걸.
죽는다.
‘죽기 싫어……!’
홍유진이 눈물을 흘리며 눈을 질끈 감던 그때.
퍽-!
돌멩이 하나가 어둠을 뚫고 날아와 남자의 뒤통수에 명중했다.
순간적으로 남자의 손에서 힘이 풀리며 홍유진이 바닥에 떨어졌다.
“콜록, 콜록……!”
죽다 살아난 그녀가 기침을 하며 숨을 고르는 사이.
남자는 분노에 찬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돌멩이가 날아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몸 보니까 운동 좀 하신 양반 같은데…….”
저벅-
저 멀리서 또 다른 남자가 어둠을 헤치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재킷을 걸친 남자였다.
가슴팍에 KHA 로고가 새겨진.
“그래서 고작 한다는 게 이 시간에 여자 엉덩이나 쫓는 일인가? 그래서야 운동한 보람이 없지.”
고광현.
얼마 전 <홍마>의 잔당을 생포해 오라는 명령을 받고 블랙마켓에 잠복했던 KHA 소속 사냥꾼이었다.
고광현은 부릅뜬 눈으로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뭐 해요. 얼른 안 도망치고.”
“아, 아……!”
“빨리!”
그제야 홍유진은 정신을 차리고 허둥지둥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으나.
휙-!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남자가 우악스러운 팔을 길쭉하게 뻗어 그녀의 목덜미를 낚아채려고 했다.
캉-!
하지만 고광현이 뽑아 든 장검이 남자의 팔에 내리꽂히는 게 더 빨랐다.
“뭐……!”
경악성이 터졌다.
고광현의 입에서.
순간적인 가속을 얻어 휘둘러진 장검이 남자의 팔을 잘라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튕겨나갔다.
마치 강철에다 검을 휘두른 듯한 감각이었다.
고광현의 팔이 찌잉, 하고 울렸다.
‘이게 안 잘린다고……?’
“대단하군. 순식간에 내가 서 있는 곳까지 거리를 좁혀 올 줄이야.”
“……!”
지척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고광현은 황급히 그와 거리를 벌렸다.
남자는 방금 칼에 맞은 팔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가볍게 매만지며 말했다.
“기껏 찾은 ‘제물’인데 아깝군, 아까워. 정말 화나게 하네.”
“……아무래도 각성자인 것 같은데, 길을 잘못 들인 부류로군. 내 검을 받아낼 정도면 실력 있는 사냥꾼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사냥꾼?”
그 순간.
하하하하-!!
남자가 배를 움켜쥐더니 고개를 뒤로 젖히며 폭소를 터뜨렸다.
이 어두운 밤거리를 쩌렁쩌렁 울릴 만큼 큰 소리로.
고광현은 폭소하는 남자를 살벌하게 노려보았다.
이윽고.
어느 정도 웃음이 멎은 남자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히, 히히! 사냥꾼? 그래! 옛날에는 나도 너 같은 사냥꾼을 동경한 적이 있었다.”
“…….”
“하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 왜일 것 같아?”
웃음이 완전히 멈추고 적막이 흐르기 무섭게.
우직, 콰지직-!
셔츠에 둘러싸인 남자의 몸이 기형적으로 뒤틀리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커다랗던 덩치가 눈 깜짝할 사이에 2배, 3배로 부풀려지고, 어깻죽지에서 시커먼 뭔가가 솟구쳤다.
“……맙소사.”
고광현이 말문을 잇지 못했다.
순식간에 괴물로 화한 남자가 낮게 으르렁거리며 말을 이었다.
“너희 같은 작자들은 단숨에 죽여버릴 힘을 얻었으니까.”
“너, 너…… 몬스터인가?”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해두지.”
한 줄기 빛이, 어둠 속에서 짤막하게 번뜩였다.
남자가 팔을 휘적거린 순간이었다.
촤악-!
반격에 나서기도 전.
고광현의 신형이 정확히 반으로 잘려나갔다.
“억……!”
상반신만이 떨어져 나가는 그 짧은 찰나에도 고광현의 의식은 또렷이 살아 있었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콰지직-!
눈앞의 남자, 아니, 몬스터가 허공을 찢더니 그 균열 사이로 커다란 몸뚱이를 집어넣고 있는 광경을.
‘아, 알려야…….’
몸이 반으로 잘리고 내장이 훤히 드러난 상태였음에도 고광현은 필사적으로 의식의 끝을 붙잡았다.
그는 하반신이 떨어져 나간 상반신에 아슬아슬하게 남은 코트 주머니로 손을 뻗어 휴대폰을 꺼냈다.
‘협회장님한테…… 모두에게 알려야…….’
협회 소속 사냥꾼에게만 지급되는 전용 통신 기기.
이 휴대폰을 통해 촬영되는 모든 사진과 동영상 데이터는 자동으로 협회에 발송된다.
‘뭔가…… 뭔가가 일어나고 있-’
거기까지였다.
툭-
목숨이 멎은 고광현의 안면이 아스팔트 바닥과 맞닿았다.
찰칵-
***
한편.
끼익- 쾅!
판테온으로 통하는 잿빛 석문이 닫히고 대성이 현실로 돌아왔다.
그는 으슥한 골목에 발을 들이자마자 가슴팍에 손을 찔러 넣어 ‘그것’을 꺼냈다.
‘아직인가.’
바로 천상의 초월자였다.
하지만 녀석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했는지 두 눈을 감은 채 침묵하고 있었다.
‘한가하게 있을 순 없어.’
대성은 애벌레처럼 몸을 둥글게 만 채 실신한 초월자를 조심스레 바닥에 놓았다.
그리고 업화대검을 빼 들어 스킬을 발동시켰다.
[‘성화’ 모드의 두 번째 특수 스킬이 발동됩니다.]
[특수 스킬 : <은총>]
검극을 타고 은은한 푸른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내 빛 덩어리들이 하나둘씩 피어오르더니, 초월자의 몸에 눈송이처럼 천천히 내려앉았다.
‘아직 <치유>를 쓰려면 며칠 기다려야 하고…… 그나마 이거라도 써먹을 수밖에 없군.’
<치유>가 이름 그대로 대상을 한 번에 치료하는 스킬이라면, <은총>은 그것의 하위에 가깝다.
<치유>처럼 아예 잘려나간 팔다리까지 재생시키진 못해도, 자잘한 상처 정도라면 차츰 시간을 들여 회복시킬 수 있을 정도.
‘이놈이 아직 숨이 붙은 이상, 어떻게 해서든 원하는 대답을 듣는다.’
다음에 만날 초월자도 이놈처럼 순순히 모든 정보를 불리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대성은 팔짱을 끼고 묵묵히 초월자가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5분이 흘렀을까?
[절대자의 권능이 그 어떤 차원에도 속하지 못한 방랑자에게 스며듭니다.]
[절대자께서는 대상을 ‘지옥’의 주민으로 변절시킬 수 있습니다.]
[해당 방랑자를 마수화(魔獸化)하겠습니까? 예 / 아니오]
마냥 초월자가 정신을 차리기만을 기다리던 대성 앞에 전혀 나타나리라 예상치 못한 메시지가 생뚱맞게 등장했다.
‘마수화라고?’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본디 천상이란 차원에 속했던 초월자를 마수로 만드는 작업일 터.
그 작업이 가지는 의미를 짐작하는 건 다른 문제지만…….
‘이 녀석을 도로 깨울 수 있다면 상관없으려나.’
여기선 ‘예’를 해야 할지, ‘아니요’를 해야 할지 그는 조금 고민했다.
그런데 만약 ‘아니요’를 고를 시, 녀석이 픽 죽어버린다면?
게다가 <은총>을 시도한 뒤에야 이런 메시지가 나타난 게 단순한 우연은 아니리라.
‘무슨 의미가 있을 거다.’
시스템이 결과적으로 불이익이 될 만한 제안을 한 적은 없었으니까.
‘예’를 고르는 게 얻을 게 많다고 생각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쩌억-
애벌레 모습이었던 초월자의 등이 돌연 좌우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틈새로 무언가가 활짝 튀어나왔다.
‘저건…….’
대성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저것은 날개였다.
그것도, 나비의 날개.
마치 부화(孵化)에 가까운 광경이었다.
대성이 그저 멍하니 그 과정을 지켜보는 사이.
어느덧 반투명한 허물이 되어버린 초월자의 육신 위로 붉은 머리칼의 소녀가 나비 날개를 퍼덕거리며 떠오르고 있었다.
[마수화 완료.]
[해당 마수의 전적을 검색한 결과, ‘천상’ 차원의 환경과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
[현재 절대자께서 이용하시는 시스템은 두 마리의 천상의 초월자가 제거되어 1.1ver으로 업데이트되었습니다.]
[동기화 완료. 이제부터 해당 마수를 통해 ‘천상’ 차원 계열에 속한 시스템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과연 어디에 주목해야 할지, 대성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생소한 단어를 쏟아내며 폭풍처럼 갱신되는 시스템 메시지?
아니면.
[비천한 종이 주군께 첫인사를 올리겠나이다.]
진홍색 드레스를 입고 어렴풋한 미소를 띤 채 인사를 올리는 소녀에게 주목해야 하는 걸까?
어이가 없어진 대성은 잠깐 할 말을 잃은 채 소녀를 쳐다보았다.
얼핏 보기엔 보통의 인간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외견이었다.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소녀’라는 점을 고려해도 몸집의 크기가 보통 여자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었다.
장수풍뎅이보다 살짝 더 큰 정도였다. 마치 환상 소설에 등장하는 요정처럼 말이다.
‘……아무래도 좋다.’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만 있다면, 눈앞의 존재가 인간의 모습을 하든 뭘 하든 무슨 상관일까.
[앞으로 저는 목숨을 다 바쳐 주군께 충성을-]
“됐고.”
불필요한 인사치레를 일일이 들어줄 만큼 한가한 입장이 아니었다.
슬슬 의문에 대한 답을 듣고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까 하다 만 문답을 계속하지.”
[문답…… 말이옵니까?]
“네놈들이 떠받드는 주신이란 놈이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알기 쉽게 설명해.”
[……예?]
대성의 말을 들은 나비 소녀는 당혹감을 느낀 나머지 아래로 숙이고 있었던 고개를 들었다.
그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그 가녀린 얼굴에 떠오르고 있었다.
[저, 송구하오나 주군께서 하시는 말씀을…… 저는 도통…….]
“……그렇게 나온다 이 말이지.”
대성이 피식거리며 실소를 터뜨리기 무섭게.
훅-!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아공간에서 뽑혀 나온 업화대검이 그의 손에 쥐어졌다.
흉흉한 살기를 감지한 나비 소녀가 사색이 되어 외쳤다.
[주, 주군! 가, 갑자기 저한테 왜 이러시는지요!]
“오리발을 내밀 셈이라면, 우선 그 자그마한 발가락부터 잘라주지.”
[저, 저는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주군의 뜻을 헤아릴 수가…… 아, 혹시?]
“…….”
[제, 제가 주군의 종이 되기 이전의 일을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그래. 그런 것 같군.”
[소, 송구하오나 이미 지옥의 주민이 된 이상, 저는 전생(前生)의 기억을 떠올릴 수 없사옵니다만…….]
나비 소녀는 말끝을 흐리자마자 황급히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새파랗게 안색을 물들였다.
본능이 알려주고 있었으니까.
지금 자신이 한 대답은, 눈앞에 있는 주군의 심기를 거슬렀다고.
나비 소녀의 본능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로 대성의 얼굴에 서늘한 음영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시스템을 통해 마수가 된 거라면, 그래. 네가 설마 나한테 거짓말을 하진 않겠지.”
[주, 주군. 잠시만……. 잠시만 기다리옵소서. 주군, 저, 저는-]
“아무래도 나는 시간 낭비를 한 것 같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너를 살려보겠다고 아까운 스킬만 허비해버렸으니.”
‘성화’와 관련된 모든 스킬은 한번 발동하면 다음 재사용까지 대기 시간이 어마어마했다.
그런데 그 스킬을, 이 도움도 안 되는 나비 소녀를 살리는 데 낭비하고 말았다.
대성은 지금 당장에라도 나비 소녀의 머리통을 반으로 으깨버릴 기세로 업화대검을 치켜들었다.
[주, 주군……!]
나비 소녀는 등에 날개가 달려 있다는 것도 잊었는지 땅바닥에 추락해 털썩 주저앉았다.
딱 한 번.
대성은 딱 한 번 나비 소녀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살고 싶나?”
[사, 살고 싶나이다.]
“살고 싶으면 네 쓸모를 증명해. 정확히 3초 주지. 3…….”
[히, 힉……!]
무정하리만치 빠르게 카운트가 줄어들었다.
대성의 입에서 숫자 ‘1’이 튀어나온 순간.
팍-!
나비 소녀가 황급하게 양팔을 뻗는 것과 동시에 시스템이 메시지를 내보냈다.
[‘천상의 상점’이 활성화됩니다.]
[앞으로 공적 포인트를 통해 상점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