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옥에서 돌아온 한대성-150화 (150/180)

#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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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잔뜩 눌린 타이탄들은 고분고분하게 대성을 ‘대리자’가 있는 장소까지 안내했다.

그들은 두려움 짙은 눈으로 슬그머니 대성의 허리춤을 흘겨보았다.

“…….”

거기엔 ‘뭔가’가 담긴 자루 하나가 대성의 걸음걸이에 맞춰 대롱대롱 흔들리고 있었다.

그렇게 대성은 타이탄들의 안내를 받으며 광활한 황야를 몇 시간이고 계속 걸어갔다.

‘시간이 그렇게 많진 않아.’

그는 이 울고릭의 몸과 동화된 뒤로 시간이 과연 얼마나 지났을지 가늠해보았다.

타이탄의 몸에 빙의될 동안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순수한 감으로 시간의 흐름을 재단할 수밖에 없었다.

‘반나절 정도 되었겠군.’

기우는 해의 각도, 풍향(風向)의 변화 등으로 내려본 결론이다.

24시간이 지나면 <죽음의 동반자>가 해제되고 이 몸을 떠나야 한다.

세밀하게 시간을 분배하여 행동하지 않으면 일이 복잡해질 터이다.

“여, 여기다.”

무리 중 제일 앞장을 섰던 타이탄이 덜덜 떨며 옆으로 물러섰다.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대성은 어느덧 거대한 성채 앞에 다다랐다.

벌판의 끝 지점에 있는 협곡의 경사면을 깎아 만든 성.

아틀라스에선 이 광대한 건축물이 짤막하게 ‘거성(巨城)’이라 불린다.

하지만 대성의 눈에는 이것이 성이라기보다는 예배 같은 의식을 행하는 ‘사원’에 더 가까워 보였다.

“볼 일이 없는 우린 이만 여기서 물러나마.”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 제발 ‘대리자’ 앞에서는 예의를 차려다오.”

“그분께서 분노하시면 설령 네놈이라 하여도 답이 없어.”

타이탄들이 노심초사하는 기색으로 한마디씩 던지며 물러갔다.

대성은 굳건히 닫힌 석문 앞에 그저 멍하니 섰다.

쿠구궁-.

그리고 얼마 안 가 석문이 먼지구름을 뿜어내며 위로 올라갔다.

[들어오거라.]

문 너머로 펼쳐진 어둠의 통로에서 낮은 음색이 서늘하게 흘러나왔다.

대성은 성큼성큼 통로를 나아갔다.

그가 지나는 길목마다 벽면에 설치된 화로에서 불길이 은은하게 피어올랐다.

곧 통로의 끝에 다다르자 백발이 무성한 타이탄이 등을 보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광경이 보였다.

‘아틀라스의 대리자, 기리아크.’

울고릭의 기억 속에서 스치듯 보았던 적이 있는 뒷모습이었다.

그리고 기억 속 울고릭은 저 뒷모습을 경외했고, 두려워하였다.

그건 비단 울고릭뿐만 아니라 모든 타이탄이 마찬가지이리라.

하지만 대성은 다른 타이탄들처럼 대리자 앞에서 몸을 숙이지 않았다.

오히려 꼿꼿이 허리를 세워, 몸에 들러붙은 혈향(血香)을 진하게 풍기려고 했다.

“거성에 발을 들이려고 했으면서 목욕 한번 하지 않았군. 하고픈 말이 있으면 우선 몸부터 정갈하게 하고 다시 와라.”

기리아크가 짧게 말하자, 제단 위에 나열된 촛불이 약하게 흔들렸다.

여전히 무감정한 음색이었으나 듣는 것만으로도 전신의 오감이 가시에 찔린 듯 찌르르 울려왔다.

‘언령(言令)이군.’

강제력이 담긴 말을 쏘아내는 건 용족이라 하여도 매우 드물다.

하물며 기리아크는 드래곤도 아닌 종족이건만 언령을 사용했다.

왜 울고릭이 저 늙은 타이탄을 두려워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어차피 죽은 자에겐 통하지 않아.’

이승의 섭리로부터 소외된 망자는 언령의 속박에서도 자유로워진다.

그렇기에 대성은 몸을 씻고 다시 오라는 기리아크의 강령(强令)을 무시할 수 있었다.

“너는 뭐 하는 놈이지?”

언령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그제야 기리아크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몸을 돌리자 드러난 기리아크의 얼굴엔 왼쪽 눈 하나가 없었다.

“웬만한 정신력을 지닌 자가 아니면 내 말을 거스를 수 없을 텐데.”

“티타노마키아의 승천자(昇天者) 후보 명단에 내 이름을 넣어라.”

“…….”

잠깐 말을 잇지 못한 기리아크가 대성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았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반말을 해와서 순간 얼이 빠진 것이다.

그리고 이쯤에서 어떤 대사가 튀어나올지 이미 이골이 나도록 겪어본 대성은 선수를 치듯 말했다.

“남쪽 지방 출신 타이탄. 이름은 레이. 누구냐고 묻지 않아도 된다.”

“…….”

말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괘씸죄로 손수 죽여버렸거나 언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눈앞의 타이탄을 그저 머리가 아픈 정신병자라고 치부하기엔 흘러나오는 기백(氣魄)이 심상치 않다.

‘이놈, 방금 내 언령을 거부했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턱수염을 쓸며 눈을 좁히게 된다.

기리아크는 흥미 어린 감정을 숨기며 대화를 시도해보았다.

“승천자에 입후보하고 싶다고 했나? 미안하지만 후보가 다 찼다.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남쪽 지방은 소식통이 늦나 보군.”

승천자.

그것은 혼돈의 거신 헤카톤케일을 되살리기 위해 영혼을 바치는 전사를 의미하는 단어였다.

영혼을 바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법이다.

하나 그런데도 숱한 타이탄들이 승천자가 되기를 자처했다.

단순한 죽음과 위대한 희생을 다르게 구분하였기 때문이다

“네놈을 비롯해 몸을 불사르려는 타이탄들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규율은 규율인 법. 승천자는 사방위(四方位)에서 각각 한 명만이 입후보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억지 부려봤자-.”

툭!

소용없다고 말을 하려던 기리아크의 앞에 자루 하나가 던져졌다.

누리끼리한 표면에 붉은 핏물이 스멀스멀 배어 나오는 자루였다.

“…….”

기리아크는 대성의 얼굴을 한번 흘긴 뒤, 끈을 풀어 자루 안쪽에 담긴 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자루에 담긴 것은 곤죽이 된 반소르의 목이었다.

어찌나 처참하게 짓뭉개져 있는지, 아주 잠깐은 기리아크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대성은 자루 안쪽으로 눈을 떼지 못하는 기리아크에게 말했다.

“보다시피 후보 자리가 하나 비었다. 설마 후보를 죽이고 그 자리를 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신사적인 규율이 있는 건 아니겠지?”

“아니, 반소르를……. 혹시 네가 반소르를 죽인 건가?”

“내 몸에 묻은 이것들을 보면 모르겠나?”

대성은 피로 칠갑한 자신의 몸을 과시하듯이 양팔을 벌렸다.

그제야 기리아크는 아까부터 묘하게 코를 간질이던 저 피 냄새가 반소르의 것임을 깨달았다.

기리아크는 픽 웃으며 눈앞의 타이탄을 응시했다.

‘대체 어디서 갑자기 이런 놈이 튀어나온 거지?’

반소르, 로이먼, 막레온, 유드.

아틀라스의 사방위를 주름잡는 이 네 명의 강자들 또한 처음부터 갑자기 패권을 쥔 것은 아니었다.

애초부터 그들에겐 싹수가 있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길 전사가 되리라는 믿음을 주는 ‘재능’이 이미 유년 시절에서부터 쭉 보인 것이다.

그런데 이 ‘레이’라는 타이탄은 대체 뭐라 말인가.

싹수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름 자체를 처음 들어본다.

그 정도로 무리 사이에서도 눈에 띄지 않고 살아왔다는 뜻일 터였다.

눈에 띄지 않았다는 건 딱히 특출나지도 않았다는 건데, 그런 놈이 갑자기 동쪽 강자의 목을 내놨다.

‘꼭 하늘에서 떨어진 놈 같군.’

그래, 일찍부터 눈에 띄든 띄지 않든 그게 무슨 상관이랴.

이 레이라는 타이탄은 아마 일부러 실력을 숨기고 기회를 엿보며 살아왔던 것이리라.

그렇기에 저 맹랑한 성격 또한 지금껏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일 테고.

뱀.

저돌적인 타이탄에겐 한없이 어울리지 않는 그 표현이, 저 레이라는 타이탄에겐 한없이 어울렸다.

“레이라고 했나?”

기회를 붙잡으려는 전사를 내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기리아크는 형형하게 눈을 빛내며 흥미롭다는 듯 입가를 끌어올렸다.

“네놈의 이름을 새로이 승천자의 후보 명단에 새기도록 하지.”

***

-서두르는 게 좋을 것이다.

기리아크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승천자가 되려면 두 개의 시련을 통과해야 한다.’

하나는 물결.

하나는 해일이라 명명 지어진 시련이었다.

그리고 다른 후보자들은 이미 물결의 시련을 돌파한 상태이다.

말인즉슨, 대성은 후발주자가 되어 이들을 제쳐야만 하는 셈이다.

물결의 시련은 구조상 그날에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고, 그날에 끝마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거리 차를 좁히기 위해선 오늘 당장 물결의 시련에 임하는 것이 정석일 터였다.

하지만,

-내일 아침에 하지.

-뭐, 마음대로 해라. 하지만 늑장을 부렸다가는 반소르를 죽인 보람이 없어질 것이다.

대성은 일부러 하루를 미뤘다.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벌써 밤이 가까워지는군.’

물결의 시련은 하루 만에 마칠 수 있다고는 하나, 그 하루가 끝나기까지 대성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으니까.

시련을 헤쳐나가던 도중 <죽음의 동반자>가 끝나버리면 일을 망쳐버리게 된다.

“바, 반소르가 머물던 처소까지 안내할게. 참고로, ‘청결’이랑은 거리가 있던 놈인지라 퀴퀴한 냄새는 좀 많이 나겠지만…….”

“필요 없다.”

원주인을 잃은 움막까지 안내하려던 타이탄이 멋쩍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자리를 떴다.

당장 잘 곳이 필요한 건 아니다.

대성은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자신의 원래 몸이 있던 곳까지 향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를 튼 원래 몸이 보이던 그때.

[<죽음의 동반자>가 종료됩니다.]

[원래의 육신으로 돌아옵니다.]

잠깐 어둠에 잠겼던 시야가 밝아지자, 시스템 창이 앞을 가렸다.

무게 중심이 확연히 달라졌음이 온몸에서 느껴졌다.

“돌아오셨군요.”

옆에 석상처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선 멜카논이 입을 뗐다.

명령대로 그는 한눈을 파는 일 없이 대성의 곁을 지키고 선 것이다.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나?”

“눈치 없는 매 한 마리가 군주님의 머리에 앉으려 하기에 제가 매운맛을 좀 보여줬습니다.”

그리 말한 멜카논이 로브에 손을 넣어 뒤적거리더니 곧 목이 꺾인 매를 꺼내 보였다.

“시간도 많이 지났는데 허기지지 않습니까? 간단한 요리라면 저도 할 줄 압니다.”

“그건 조금 있다가 하지.”

대성은 가부좌를 틀었던 자세를 풀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멀뚱멀뚱 선 울고릭을 향해 걸어갔다.

‘다시 <죽음의 동반자>를 사용하려면 다섯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기리아크에게 말해둔 시련의 입장 시간과 가까워질 때쯤 다시 동화를 행할 수 있다.

시간은 충분하다.

그동안 대성은 완벽한 시련의 통과를 위해 한 가지 ‘작업’을 해두기로 하였다.

***

아침 해가 밝았다.

다시 타이탄의 몸에 빙의한 대성은 거성에 들어가 기리아크와 만났다.

그런데 어째 어제보다 인원이 세 명 더 추가되어 있었다.

“이놈이 반소르를 쓰러뜨렸다고? 허! 말도 안 돼.”

“내 물건을 빼앗긴 기분이군. 놈은 언젠간 내가 죽여야 할 적수였다.”

“지금 와서 물결부터 임하겠다는 건 우리를 물로 본다는 암시인가?”

각기 외눈박이 타이탄, 몸피가 얼음으로 구성된 타이탄, 그리고 드래곤의 백골을 가면으로 쓴 타이탄이였다.

저 면면들 또한 울고릭의 기억 속에서 본 적이 있었다.

‘사방위의 강자들.’

달리 말해, 부활제에서 승천자가 되기를 자처하는 후보들이었다.

빙벽 타이탄은 유드, 외눈박이 타이탄은 로이먼, 가면 타이탄은 막레온이라는 이름을 지녔다.

비록 대성은 저들의 이름까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네놈이 반소르를 쓰러뜨렸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 하더군.”

기리아크가 사정을 설명했다.

반소르를 죽였다는 소문이 저들의 호승심을 자극한 걸까.

그들은 엔진을 가열하는 기관차처럼 콧김을 세차게 뿜으며 일제히 대성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때 외눈박이 타이탄, 로이먼이 거대한 눈알을 깜빡이며 가까이 다가오더니 얼굴을 들이밀었다.

“너, 남쪽 지방 출신이라면서? 거기는 내가 아주 꽉 쥐고 있거든.”

“…….”

“그런데 왜일까? 난 네 얼굴을 지금 처음 봐. 남쪽 출신이면 내가 네 상판대기를 몰라볼 리가 없는데 말이지.”

하나뿐인 데다, 얼굴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커다란 외눈이다.

그래서 로이먼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저 외눈을 통해 짐작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의심.

남쪽 출신이 맞다 아니다를 떠나, 그가 진짜로 타이탄이 맞긴 한 건지 그 본질에 의구심을 품은 눈이다.

물론 대꾸할 필요는 없다.

대성은 그대로 로이먼의 어깨를 밀치고 제단에 가까이 다가섰다.

“생각보다 차분하네? 반소르였으면 지금쯤 노발대발하면서 내게 주먹을 날렸을 텐데. 죽을 만했군, 반소르 녀석. 저딴 것한테 당해 죽어버렸으니, 암! 그런 놈은 죽을 만하지!”

뒤에서 로이먼이 킬킬 소리를 내며 대놓고 이죽거렸다.

대성은 잠시 그 웃음소리를 음미하듯이 귓가를 쫑긋거리며 경청했다.

그 모습이 억지로 화를 꾹 눌러 담는 것처럼 보였던 기리아크가 적당히 대성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래서. 할 텐가, 말 텐가?”

“하겠다.”

대답을 받아낸 즉시 기리아크는 제단의 낡고 허름한 벽에 새겨진 벽화(壁畵)를 가리켰다.

타이탄 군단을 이끄는 헤카톤케일의 위용이 그려진 벽화의 중심엔 동그란 눈알이 구슬처럼 박혀 있었다.

대성은 문득 검게 파인 기리아크의 왼쪽 눈두덩을 보았다.

곧 기리아크의 설명이 이어졌다.

“저 안구에 손을 얹어라. 그럼 시련이 시작되는 투기장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하군.”

“시련의 통과 기준은 최소 열다섯 번이다.”

“열다섯 번?”

“들어가 보면 알게 될 거다.”

대성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벽화를 바라보았다.

이내 발걸음을 떼었다.

벽화 쪽이 아닌, 뒤쪽으로.

“응?”

기리아크와 사방위의 강자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대성을 보았다.

이내 대성은 로이먼의 앞에 섰다.

로이먼이 커다란 눈꺼풀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물었다.

“뭐 할 말-.”

쾅-!

섬광처럼 번뜩이듯 휘둘러진 주먹이 로이먼의 외눈을 후려갈겼다.

어찌나 세게 쳤는지, 그 여파로 천장의 흙먼지가 후드득 떨어질 정도였다.

“끄아아아악-!!”

로이먼이 격통에 의해 핏발이 잔뜩 선 외눈을 움켜쥐며 몸부림쳤다.

대성은 피에 절은 주먹을 가볍게 휘저으며 말했다.

“반소르가 이랬다고?”

“끄윽! 내 눈! 내 누우운! 이, 빌어먹을 망할 개새끼가! 끄흐윽……!”

“반소르는 성격이 고상한 녀석이었나 보군. 내 방식대로였다면 아예 눈알을 뽑아버렸을 텐데 말이지.”

로이먼이 어쩔 줄 모르는 사이 대성은 벽화의 눈알을 건드렸다.

그러자 그의 거구가 블랙홀에 잠기듯 점이 되어 벽화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뒤늦게 로이먼이 벽화를 노려보며 격분했다.

“혼돈의 거신께 맹세코 저 새끼 나오면 내가 죽여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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