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8화 〉28화. 보상 (28/122)



〈 28화 〉28화. 보상

보스는 보스다웠다.
이세영의 레벨은 무려 5개나 올라 28이 되었다.
파티원들은 레벨이 낮았던 만큼,  많이 상승해 20레벨을 훌쩍 넘어섰다.

[당신은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칭호가 주어집니다.]

[고블린의원수]


- 당신은 고블린 족장  하나인 쿠아스를 사냥하셨습니다. 고블린들은 당신의 행동에 원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쿠아스족의 잔당인 고블린들은, 당신을 몹시 증오할 것입니다.

- 체력 +5

[참가하신 파티가 쿠아스 와의 전투에서 공헌도 1위를 차지하셨습니다.]


[명예로운 전투로 인해 스텟 : 명성이 추가됩니다.]

명성 : 당신이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때마다 명성 스텟이 증가합니다. 명성이 높아지면, NPC와의 상호작용에 있어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명성 + 30]


- 당신이 고블린 족장을 처치했다는 소문이 파르도섬의 몇몇 NPC들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5분간 드롭 아이템의 획득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칭호는 덤. 명성은 보너스.
거기에 추가로 전투 공헌도 1위를 달성했다.
이건 파티 퀘스트의 공헌도 와는 또 다른 것이었다.


월드 보스를 처치할 때마다, 아이템 루팅 권한을 정하는 전투 기여도의 일종.
당연히 쿠아스는 이세영과  파티원들의 활약으로 처치했으니, 1위를 하는건 너무나도당연한 일이다.

"와! 대체 어떤 아이템을 줬을까?"
"아악- 눈부셔!! 으흐흐."
"저기, 제가 주워도 돼요?"

파티원들은모두 신나있었다.
방금  까지만 해도 아슬아슬한 전투를 벌였다는 사실은, 이미 모두 잊고 난 뒤였다.

세영은 200개의 치료약을 사용한 탓에 정신이 멍- 한 채였다.
치료약 값으로만 최소 200만원 이상은 손해 봤으니...
심지어 화염 탄을 생각하면  손해는  막심하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는 그런걸 싹 잊게 해줄 만큼의 엄청난 아이템들이 등장했다.


"노... 노란색?"
"설마 영웅등급?"
"형, 빨리 이리 좀 와보세요!"

[고블린 정찰병의 쇠뇌]
- 내구도 80/80 영웅등급.
- 고블린 정찰병  가장 지능이 뛰어난 고블린만이 사용하는 쇠뇌 입니다.
- 물리 공격력 +30 , 연사 속도 + 2
- *공격을 적중할 때마다 체력을 2만큼 회복합니다.
- 거래소 및 경매장에 등록 가능합니다.


"헉..."
"와..."
"대박..."


다들 할말을 잃었다.
누가 획득했다는 소문조차 듣지 못한 영웅 등급의 아이템이 등장한 것.

하필 쇠뇌가 등장한 건, 파티원들 중에서도 이세영의 공헌도가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판게아 행성의 시스템은 당사자가 가장 필요한 아이템의 드롭 확률이 일부 상승하게끔 설정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꽤 운이 좋은 상황인 건 변함이 없다.


[고블린 족장의 갑주]
- 내구도 50/50 희귀등급.
- 고블린 족장이 애용하는 방어구 입니다.
물리 방어 +12, 마법 방어 +10
- *몬스터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체력을 1만큼 회복합니다.
- 거래소  경매장에 등록 가능합니다.

[고블린의 장갑]
- 내구도 50/50 희귀등급.
- 정예 고블린들이 애용하는 장갑입니다.
물리 방어 +8, 마법 방어 +5
- *몬스터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체력을 1만큼 회복합니다.
- 거래소 및 경매장에 등록 가능합니다.

쇠뇌 이외에도 두 개의 희귀 등급 방어구가 더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매직 등급의 아이템도 다수.

[고블린 족장의 혈액]
- 희귀등급.
- 고블린의 정점에 선 자의 피입니다. 각종 연금술의 재료로 사용됩니다.

정말 다양한 아이템이 존재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스킬북이었다.

[스킬북 : 발 구르기]

- 사용 즉시 스킬 '발 구르기'가 추가됩니다. 자신 주변의 땅을 흔들어 상대의 자세와 집중력을 흐트러뜨립니다.

거래소 및 경매장에 등록 가능합니다.

파티원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BI기츠는 끼어들지 못한 채, 옆에서 조용히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보여야만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스킬북은 처음봐요."
"이거 아까 보스가 사용한 그 스킬이네요. 누구 가질사람?"


아무도없었다.

"그럼 우리 경매장에 팔아요!"
"그래."
"그럼,팔아서 넷이 똑같이 나눠요."


의견의 일치를 봤다.


세영은 쇠뇌를 받았기 때문에, 나머지 아이템은 양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치료약을 많이 썼으니  받으라고 난리였다.
레드문이 화염 탄 한 발의 가격도 떠벌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경매장에 아이템 '스킬북 : 발구르기'를 등록하였습니다.]


[파티 등록을 선택하셨습니다. 최종 낙찰금은 현재의 파티원에게 동등하게 분배됩니다.]


따로 분배할 필요도 없이, 시스템에 의해 깔끔하게 처리됐다.
경매시간을 24시간으로 설정했으니 하루가 지나면 돈이 들어올 것이다.


"저 경매장 사용 처음이에요. 와- 기대된다."
"나도 처음! 딱, 프클 접속비만 낼 수 있을 만큼이면 좋을텐데."


엄브렐라를 구입하면, 처음 1개월간 접속이 무료지만, 두번 째 달 부터는 비용이 청구된다.
300000CC
30만원이라는 돈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금액이었다.


조금만 노력하면 그 몇 배에서 수백 수천 배에 달하는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으니까.

이런 월 접속비와, 엄브렐라 같은 기기 판매비용.
CC 코인의 환전 수수료인 1%.
이것이 프클을 통해 클라우드 컴퍼니가 벌어들이는 수입이었다.
그 매출은 어마어마했는데, 덕분에  게임에서 별도의 캐시 아이템을 판매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30만원?"
"응."
"그렇다면 120만원은 넘어야겠네."
"고작 저런 스킬이 그렇게 비쌀까?"
"그래도 스킬북은 비싸다고 소문이 났던데. 구려 보여도 보스 스킬이고."

기대를 품으며 아이템 분배는 막을 내렸다.
족장의 혈액 같은 잡템은 모두 세영의 몫이었다.
정말 치료약 값을 톡톡히 벌었다.

[퀘스트를 완수하셨습니다. 루드네브스를 찾아가 보상을 받으세요.]

파티 퀘스트 역시 클리어했다.

"이제, 드디어 마법사가 될 수 있겠네. 너 퀘스트 템 빨리 수집해 와."
"그래. 형, 정말 고맙습니다."


레드문은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깍듯이 인사를하고, 고목을 향해 달려나갔다.

"나 혼자 한 것도 아닌데 뭘 인사까지..."
"에이, 그래도형 없었으면 전멸이었어요."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포기하고, 페널티로 접속 못 하게 될 내일은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이세영.


하지만 이렇게 살아있다.
무려 영웅 아이템도 얻었고.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변화를 만들어준 BI기츠에게 예를 표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이건 별거 아니지만 받아주세요."

세영은 인벤토리에서, 하급 마나 포션을 5개 꺼내 건냈다.
무려 현금 100만원의 값어치에 달하는  선뜻내놨다.

"아, 아니... 이런 귀한걸. 대체 어떻게..."
"직접 제작한 거니까 부담 갖지 마세요. 기츠님 아니었으면 전 지금 죽었을 거에요."

캐릭터명은 아까 했던 친구 등록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기츠는 얼떨떨한 마음으로 하급 마나 포션을 받아 들이며 생각했다.

'직접...제작했다고? 설마, 연금술사라는 소린가? 그렇다면 아까의 그 공격은 다 뭐였지?'

머리속이 오히려 복잡해졌다.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 괜한 오해를 살까봐 극도로 조심했다.


하지만 그의 고민은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

"나뭇가지 가져왔어요-!"
"자, 그럼 파르도로 돌아가자!"
"그래. 너무 긴장해서 그랬는지 조금 지쳤어-!"


이제 파티 퀘스트를 완수할 차례다.

*


[퀘스트 공헌도]


1위 : 레드문 2440
- 2위 : 노랑나비 2398
3위 : 핑쿠햄스터 2394
4위 : 알파 2391
- 5위 : BI기츠 1351
.
.
.

"왜 내가 1등이지?"
"글쎄. 파티장이어서 그런거 아니야?"
"그런가? 난 형이 1등일 줄 알았는데."

파티원은 대부분 비슷한 공헌도를 획득했지만, 파티장이었던 레드문이 다소 우위에 섰다.
그리고 보상이 주워졌다.

"정말, 고생들 했네. 설마 족장을 처치했을 줄이야. 덕분에 제자들이 조금은 수월해지겠어."

[퀘스트 공헌도 상위 10명의 명예가 드높아집니다. 명성 + 10]

"아, 참. 그리고 이건, 따로 준비한 작은 선물이라네."


[루드네브스의 목걸이]
내구도 30/30 마법 등급.
- 루드네브스가 심혈을 기울여 강화한 목걸이의 복제품입니다.
- 마법 방어력 +10, 행운 +3
- 캐릭터에게 귀속됩니다.

"감사합니다."

루드네브스가 수염 가득한 노인인 탓에, 더욱정중히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런데, 복제품이라고 쓰여 있네요."
"능력은 쓰여 있는 그대로 아닐까?"
"거래소 등록도 불가능하네."
"그거야 귀속템이니까 그런 걸 테지."

뒤에서 레드문이 입을 열었다.
클래스 전직을 위해 뒤늦게 나온 탓이다.

"내껀 안그런데? 거래도 되고."


자신이 받은 목걸이를 내밀었다.

[루드네브스의 목걸이]
- 내구도 50/50 희귀등급.
- 루드네브스가 심혈을 기울여 강화한 목걸이입니다.
마법 방어력 +10, 행운 +3
마법 공격 성공 시 마나가 1 회복됩니다.
- 거래소 및 경매장을 통한 거래가 가능합니다.

"희귀등급에다가, 헉... 마나 회복이면 너, 그거 엄청 비쌀걸?"
"그래. 오리지널인 셈이니까. 아마 행성 전체에 단 하나 뿐일지도 몰라."
"뭐라고?"


레드문은 부들부들 떨며 냉큼 자신의 목에 목걸이를 걸었다.


"너, 절대 죽지마라. 그거 떨군다고 생각만 해도... 와... 상상하기도 싫다."
"임마. 왜, 겁주고 그래!"
"최소 천만원이 넘을걸?"
"허억..."


세영은 웃으며 축하를 보냈다.

"그래. 조심해야겠네. 아무튼 축하해! 전직한거 맞지?"
"네, 형. 덕분에 전직했어요. 헤헷."

레드문은 오른손을 살짝 들어 얼음 꽃을 만들어 보였다.
그가 선택한 속성은 얼음이었다.

"와아-"
"존나 멋잇네..."


노랑나비와 핑쿠햄스터는 눈을 크게 뜨며 몹시 부러워했다.

"와- 씨. 기사는 그런거 없나. 팍- 멋지게 보여줄  있는거."
"넌 방패나 깡깡 치셔. 크큭"


또 즐거운 추억이 생겼다.
세영은 오늘 있던 일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이게 천만원이 넘는다면, 대체 알파형의 무기는 얼마인거야?'

레드문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


"기창현씨 그거 사실이야?"
"네 그렇습니다. 팀장님"
"이거, 어제 오늘 사이에 연금술사를 둘이나 알게 되다니... 이러고 있을 수는 없지. 가서 포션 공급 팀의 이은표씨 불러와."
"네."

블루 아이템사의 사무실.
파밍팀의 팀장 김현은, BI기츠라는 캐릭터명을 쓰는 기창현의 말에 화색했다.

안그래도  전부터 고객담당 팀에 빗발치는 항의전화 때문에 골치 아팠는데,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부르셨습니까. 선배님."
"아, 이은표씨. 포션 팀은 팀장이 없으니까 일단은 당신이 임시 팀장 해줘. 길드장님에겐 내가 말씀드릴 테니까."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기창현은 인상을 구겼다.
자신보다 늦게 입사한 놈이 먼저 팀장을 달게 될 판이다.
포션 팀은 아무것도 하는 없건만.


"길드장님도 말씀하셨지만, 지금 회사가 가장 우선해야  게 바로 연금술사 확보야. 안되면 정보 공급 독점계약이라도 따와야 한다고."
"네. 익히 알고 있습니다."


블루 아이템의 사장은 자신을 사장이 아닌 길드장이라 부를 것을 사원들에게 요구했다.
 역시 골수 게이머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디서 게임 중일 테고.


"그래서, 어제 만났다던  사람은 어떻게 됐어? 물약 판매점 운영한다던."
"그게... 회사 위치는 전해 뒀으니, 언젠가는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하는 이은표.
이에 김현팀장은 분노했다.

"이봐, 이팀장. 이게 어린애 장난인가? 확답을 받고 명확한 날에 스케줄을 잡아 놨어야지!"


손에든 서류를 앞으로 흔들며 호통을 치는 바람에, 이은표는 크게 위축됐다.

"죄송합니다. 바로 재방문해서 약속을 잡아보겠습니다."
"보겠습니다 가 아니라 잡겠습니다. 아닌가?"
"네. 즉시 약속을 잡겠습니다."

김현은 생각했다.
아무리 신생 게임 파밍 기업이라고 해도 그렇지.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생짜 젊은 놈들만 들인 탓이라고.


'나 때는 안그랬어...  벌기 참 쉬워졌고만.'

"기창현씨도 지금 당장 들어가서 그 연금술사라는 놈 당장 우리쪽으로 끌어들여. 니들이 오늘 벌인 일 때문에 회사가 손해본게 자그마치 9천 500만이야. 나까지 징계 먹게 생겼다고!"
"네. 팀장님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기창현은 서둘러 엄브렐라 기기에탑승했다.


**


어느덧 이세영은 풍차 마을에 돌아왔다.
밤이 찾아와 어둑어둑 했다.


"형, 뭐하고 있어요?"
"왔냐? 금방왔다. 겜 시간으로 이틀은 걸릴 줄 알았더니."
"채집을 전혀 안하고, 퀘스트만 깨고 왔거든요."
"왠일이냐 니가."


세영은 오늘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며 쇠뇌를 보여줬다.
쉴 틈 없이 치료약을 제작하던 김만우는 눈을 부라리며 다가왔다.

"뭐... 뭐?"
"영웅 등급 템이라고요."
"그... 그런게 왜 여깄어?"
"말씀 드렸잖아요. 보스잡고 주웠다고."
"이... 이 비싼걸 걔네들이 그냥 너 가지라고 줬다고? 돈도 안나누고?"

김만우는 어이가 없었다.
눈앞의 이세영도 그러더니, 사귄 친구라는 놈들도 하나같이 얼간이가 아닌가 생각이 든 것이다.

"희귀 고블린 무기가평균잡아 천만원인데, 이것도 최소 3천은 할테고... 아니지, 매물이 없으니까 더 비쌀걸? 너 걔들 어린애라고 속여먹은건 아니지?"

질문을 하면서도, 이세영이 그런 놈이 아니라는건 김만우가 제일 잘 알고있었다.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걔들 다 고3이고, 안 그래도 미안해서다른 희귀 방어구는 양보했어요. "
"희귀템? 나온 게 이거 하나가 아니야?"
"네... 아마 한 6개 정도 나온 거 같은데. 파란색 템은."


김만우는 당장 거래소를 열고, 희귀 고블린시리즈의 최소 가격을 검색했다.


"시발... 하급 치료약 값 싸져서 수익 반 토막 났는데, 나도 전투 클래스 전직해야 하나..."
"형도 전직하세요. 제가 도와드릴 테니까."
"그래  거지? 하하. 영웅 무기 낀 사람이 도와주면 그거야말로 엄청 쉽겠지?"

하지만 이세영은 고개를 저었다.

"왜 그래?"
"아직 못써요."
"뭐? 왜?"
"개조해야 하거든요. 개조 안 하면, 연금술 개조 탄환을 못 써요. 그냥 일반 화살이라면 쓸  있겠지만."


개조 탄환을 사용할 수 있게끔, 쇠뇌를 개조해야 한다.
그것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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