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43화. 연발 사격
체력량이 5% 이하일때 들려오는 메시지다.
'여기 까진가. 역시 혼자서는...'
이제 포기하려는찰나였다.
퍼엉!!
화염 폭발과 함께, 뜨거운 공기가 세영을 향해 밀려왔다.
띠링!
[고블린 정찰 대장 '케르니'를 처치하셨습니다.]
"하아, 하아..."
[HP : 12 / 470]
아슬아슬했다.
한번의 공격을 먼저 맞았거나, 크리티컬 공격을 당했다면?
만약 고블린 정예 창병에게 희귀 갑옷을 획득하지 못했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래도 승리했다.
승리는 언제나 달콤한 법이다.
[HP : 480 / 480]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
.
.
체력 가득 회복됐다.
레벨이 무려 8이나 상승했다.
이제 36레벨이 되었다.
파티가 달려들어 사냥해야 할 보스몬스터를, 단독으로 처리한 덕분이다.
[퀘스트 '시장의 의뢰'의 진행도가 갱신되었습니다. 공헌도가 추가됩니다. - 현재공헌도 : 1332]
[당신은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칭호가 주어집니다.]
[칭호 : 외로운 승리자]
- 당신은 고블린 대족장의 수하이자 정찰 대장 '케르니'를 단독으로 처치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위대한 업적이 타인에게 전해지는 일은 쉽지 않을겁니다. 다만 고블린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고블린의 대족장은 당신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습니다.
- 모든 스텟 +1
새로운 칭호도 얻었다.
거기에 스텟까지.
'혼자 잡는것도 할만 하네.'
[전투를 지켜본 자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명성 획득이 불가능합니다.]
'그건 아닌가...'
하지만괜찮다.
정작 중요한건 지금부터니까.
진정한 보상은 드랍 아이템에 있다.
두근. 두근.
생각지 못한 적과의 조우에, 몹시 당황했던 지난 30분간의전투가 비로소 미화되고 있었다.
위기의 끝엔 달콤한 보상이 기다리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 달콤한 보상이 온전한 그의 몫이 된다.
이세영의 눈에, 노란색의 아이템이 반짝이고 있었다.
'우와...'
***
인터넷의프클 게시판에선 한창 소란이 벌어졌다.
누군가가 경매장에 올린 하급 마나포션 때문이었다.
그 주인공은 당연히 이세영 이었다.
@ 님들 경매장에 올라온거 봄?
별 내용이 없는 게시글이었지만, 엄청난 댓글의 후폭풍으로,연금술 관련 게시판의 메인에 자리잡았다.
조회수나 댓글 수가 가히 폭발적이었다.
- 지금 히어로즈 길드에서 현상금 내걸었다. 경매장에 하급 마나 포션 올린 사람에 대한 정보만 제보해도, 사실 확인 후, 천 만원을 준다나 봐.
- 당연하지. 지금 길드나 기업에 속하지 않은 연금술사들 몸 값이 얼만데. 연봉이 아니라 월에 억 단위를 받는다는 소리도 나오던데.
- 야. 그럼 경매장에 포션 올린 연금술사도, 이미 어디 속해있는 거 아니냐?
- 어디 속해있는 놈이, 뭐가 아쉬워 경매장에 포션을올리냐? 연금 술사면 파밍 기업에선 임원 대우일 텐데. 그 포션으로 마법사들 시켜서 사냥하는 게 돈 훨 잘 범. 아깝게 왜 팔아. 팔 생각을 하는 게 ㅄ이지. 생각이 없네.
-지금 BJ포르말린 생방 공지 올라왔다. 경매 끝나기 1시간전부터 경매 낙찰받는 방송 시작한 데. 총알 10억 장전했단다.
- 오, ㅋㅋㅋㅋ 볼만 하겠네. 최하급도 아니고 마나 포션이라, 노리는 상위 길드들 많을 텐데. 근데 고작 하급 마나 포션 100개가 무슨 10억이나 하겠냐? 끽해야 5천만 아님?
- 그건 모르지. BJ포르말린님은 길드도 없으시고, 완전 솔플러시잖냐. 물론 추종자 길드가 3개나 있지만. 연금쟁이들 죄다 기업 같은 데서 꼬셔가서, 포르말린 님은마나 포션 구하기 빡세다고 맨날방송에서 산다고 광고하는데.
- 안물안궁. 포르말린 열혈 시청자 나셨네. 그럼 니가 직접 마나 포션 만들어다 바치던가. 어그로 오지게 끌어서 조회 수 올리는 새끼더만.
- 응. 아니야. 넌 댓글 어그로 끌어서 수입 0원. BJ포르말린은 연 매출 천억대.
- 니들 그건 봤냐? 웹튜브에 군만두인가 하는 넘이 올린 영상. 하급 치료약 제조법을 그냥 영상으로 전부 까발렸던데? 거기 조회 수 지금 미쳤어. 인기 동영상에도 떴더라.
- ㅋㅋㅋㅋ 나 방금 그거 보고 옴. 근데 채집 누가하냐. 존나 지루한거.
- 미친. 내가한다 새끼야. 채집해서 하급 치료약 장사만 하고, 하루에 100만원 벌거든? 너 얼마버냐?
- 인증 ㄱㄱ. 사실이면 100만원 준다.
별에 별 댓글들이 달렸다.
'흥, 난리도 아니군.'
김만우는 피식 하고 웃었다.
'으으음~ 아. 여기 저기서 연금술 얘기 뿐이네.'
나무 바닥에 누워서 기지개를 폈다.
그는게시판을 읽다가,자신도 연금술사로 전직하는게 좋지 않을까, 또 다시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세영이한테 도움을 받으면...'
너무 동생에게 의지하는것 같았지만, 자신이 연금술사가 되야 도움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세영 혼자서 포션같은거 만드는데 한계도 있을 테고.
'그나저나, 하급 치료약 제조법 공개한 영상이 조회수가 그렇게 많이 나왔나?'
지금껏 이세영이 채집해 온 숲의 허브를 치료약으로 만들거나, 마을 주변을 둘러보며 허브를 심기 위해 개간해야 할 땅의 위치를 보고 돌아온 김만우.
인터넷게시판을 읽으며, 간만에 조금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웹튜브~ 웹튜브~'
요상한 콧노래를 부르며 영상을 검색했다.
당연히 게임 내에서.
게시판이든 영상이든 프클 내에서 직접 찾아보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자신의 치료약 전문점 안에서 느긋하게 감상할 따름이다.
[@프클@판게아. 전격 공개!!! 하급 치료약 제조법. 30분이면 너도 마스터! 지금 공개합니다!!]
요란한 제목.
BJ군만두라 쓰여있는걸 보니, 이 영상이 틀림없었다.
'어디보자. 일, 십, 백, 천... 뭐?'
[조회 수 : 60102044]
'유... 육천만?'
김만우는 깜짝 놀라 허리를 세웠다.
'군만두씨가 말한 조회 수 당 광고 수입이 1원이었고, 이 영상은 광고 2개짜리 영상이니까 곱하기 2 하면... 1... 1억 2천?'
생방송 당시에 후원 수익은, 50만원이었다.
김만우는 그날 몹시 실망했었다.
평소에 비하면 시청자가 두 배나 늘었다며, BJ군만두는 즐거워했었지만 말이다.
'군만두씨의 당시구독자 수는 18만이라고 했는데...'
라이브 진행 중에는 구독자 19만을 겨우 회복한 정도였다.
그게 지금은 무려 열배인 210만명이나 되어 있었다.
김만우는 후회했다.
구독자 1만명 증가할 때마다 100만원씩 주겠다던 BJ군만두의 발언을 계약에 포함했다면, 그는 2억 가까이 추가로 돈을 벌었을 것이다.
'젠장...'
남에게만 좋은일 시킨거 같아서 크게 후회가 들었다.
김갑부 : 만두님! 군만두님!
대답은 한참 후에나 왔다.
BJ군만두 : 아! 갑부님. 안녕하세요! 하하하. 조회수혹시 보셨습니까? 축하드려요. 단 하루 만에광고 수익이 1억이니까, 앞으로 엄청 버실거에요. 정산은 1개월 후니까 좀 기다리셔야 겠지만.
그는 싱글벙글 하고 있었다.
해당 영상의 수익은 온전히 김갑부의 것이 되겠지만, 늘어난 구독자 수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미 들어온 광고주들의 문의 메시지만 수십 건이니, 그런게 아까울리가 없었다.
김갑부 : 네. 군만두님도 축하드려요. 바쁘신가 보네요? 답변이 늦으신거 보니까.
BJ군만두 : 하하. 예. 덕분에요. 물들어온 김에 노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라이브 방송도 해야하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빗발치는 바람에... 아무튼 감사드립니다. 이게 다갑부님 덕분이에요. 하하하하.
김갑부 :네. 뭐.
김만우는 1억이 넘는, 생각지 못한 수익이 발생했음에도 몹시 배가 아팠다.
'시발... 남 좋은 일만 시킬순 없지. 나도당장 웹튜브를 시작 하던가 해야겠네 이거. 일단 세영이랑 대화 좀 나눠보자.'
급히 세영을 호출했다.
김갑부 : 야. 세영아. 바쁘냐?
답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
알파 : 아, 형. 무슨일이에요?
김갑부 : 우리도 웹튜브 안할래?
알파 : 갑자기요? 왜요?
김갑부 : 수익이 장난 아닌 거 같아서. 물론, 하급 치료약 제조법 푼 것처럼, 다른 정보를풀어야 돈이 벌릴 거 같긴해.
알파 : 음. 편하실 대로 하세요. 형이 말했잖아요. 연금술이나 포션 제조술은 일부분 공개한다고, 아무나 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김만우는 고민했다.
정보를 푼다면단계적이어야 한다.
다음 정보라면 치료약의 제조법을 공개해야 관심을 끌 수 있다.
공개된다면?
당연히 치료약의 판매 수익이 급락할 것이다.
김갑부 : 뭐. 그래. 좀 고민 좀 해봐야겠네. 그나저나 넌 뭐 하고 있냐?
알파 : 동굴에서 전투 중이었어요. 이제 막 끝났어요.
김갑부 : 그래. 조심하고~
김만우는 대화를 마치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세영 덕분에, 안정적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이제는 자신이 나서서 무언가를 할 차례다.
그러나 클래스 선택도 갈팡질팡 중이었고, 웹튜브를 시작하는 것도 마음뿐, 막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노예처럼 남 밑에서 시키는 일만 하다 보니, 이렇게 변해버린 건가 싶어서 한숨만 나왔다.
'시발... 그래. 눈 딱 감고 해보자.'
김만우는 웹튜브 계정을 생성했다.
그만의 채널을 만드는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
행운 수치가 높기 때문일까?
세영은 엄청난 양의 아이템에 입이 떡 벌어졌다.
영웅 등급 아이템이 두개나.
그것도 둘 다 무기였다.
일단은 착용 할 방어구 부터.
희귀 등급의 장비는 모두 방어구였는데, 직접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개의 방어구를 착용했는데, 이미 착용중이던 흉갑을 더해 총 3개의 부위에 착용했으니, 이제 공격을 받을 때마다 3의 체력이 자동 회복될 것이다.
'치료약 소모량이 줄어들겠네.'
방어력도 함께 상승했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이제 대망의 무기를 확인할 차례.
어째서 남들은 하나 구경하기 힘들다는 영웅 등급의 무기가, 세영에게는 툭, 툭 잘만 떨어지는지 모를 일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고블린 정찰 대장 케르니의 쇠뇌]
- 내구도 80/80 <영웅등급>
- 고블린 정찰 대장이 사용하는 특수한 쇠뇌입니다.
- 물리 공격력 +35 , 연사 속도 +3
- *공격을 적중할 때마다 체력을 2만큼 회복합니다.
- 거래소 및 경매장에 등록 가능합니다.
하나는 쇠뇌였다.
기존의 것과 비교하면 같은 영웅 등급이지만, 공격력이 무려 5나 더 높고, 연사 속도 역시 1이 더 높았다.
[고블린 정찰병의쇠뇌]가 일반 몬스터나 정예 몬스터 용 아이템 중 영웅 등급의 장비라면, 이건 그야말로 보스 몬스터인 케르니의 전용 아이템이라는 느낌이었다.
'이왕 개조하는 거, 이걸 개조하자.'
쓰던 거야 팔면 그만이니까.
세영은 싱글벙글이었다.
또 하나 드롭 된 노란색의 아이템.
'이건... 제일비싸다던?'
[고블린 샤먼 주술사의 지팡이]
- 내구도 80/80 <영웅 등급>
- 고블린 중에서도 지능이 뛰어나기로유명한 주술사들이 애용하는 지팡이입니다.
- 마법 공격력 +30, 마력 증폭 +10
- *공격을 적중시킬 때마다 체력을 2만큼 회복합니다. 디버프에 의한 추가 데미지에도 체력 회복 효과가 적용됩니다.
- 거래소 및 경매장에 등록 가능합니다.
이건 보스 몬스터 전용의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영웅 등급.
희귀 등급의 고블린 지팡이가 3천만원이라는 상황에, 가격이 얼마나 나갈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경매에 올려야 하나?'
거래소를 검색해봐도도무지 시세를 알 수 없어 고심했다.
'일단 마을에 돌아가서 만우 형한테 물어보고 팔자.'
급한 일은 아니니까.
만우 형의 호들갑 떨 얼굴을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일반 등급과 마법 등급의 아이템은 인벤토리에 고이 집어넣었다.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던 부위에는 착용하기도 했다.
혈액이나 가죽. 이빨 같은 잡템도전부 주워 담았다.
이 녀석들의 설명을 읽어 보자면, 이런 저런 아이템들의 제작 재료로 사용되는 모양인데, 세영에게 관심있는건 연금술 재료였다.
그래도 언젠가는 쓸 날이 올지 모르니, 잘 보관해 둘 생각이었다.
그 뿐이랴.
얼마 전, 경매를 통해 무려 4800만원에 팔린 아이템.
스킬북이 드랍됐다.
스킬의 종류는 달랐지만, 두 개나 나왔다.
[스킬북 :표적의 살]
- 사용시 스킬 '표적의 살 Lv.1'을 습득합니다. 적중 대상은 표적 디버프에 걸립니다. 활이나, 쇠뇌전용의 스킬입니다.
- 거래소 및 경매장에 등록 가능합니다.
[스킬북 : 연발 사격]
- 사용시 스킬 '연발 사격 Lv.1'을 습득합니다. 매우빠르게 연속으로 공격 합니다. 스킬 레벨에따라 타격횟수가 증가합니다. 활이나, 쇠뇌 전용의 스킬입니다.
- 거래소 및 경매장에 등록 가능합니다.
마법 등급의 아이템으로 표시된 스킬북, 표적의 살.
희귀 등급의 아이템인 연발 사격 스킬북이 그 주인공이다.
'족장의 발 구르기 스킬이 5천만원 가까이 했는데, 이 스킬들도 비쌀까?'
세영은 고심했다.
팔아야 할지, 직접 써야 할지.
왜냐하면 딱 쇠뇌 맞춤형 스킬들이었기때문이다.
'흠...'
고민 끝에, 결국 연발 사격을 직접 배우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공격에도 생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단 죽지 않는 게 중요해. 지금도 죽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영웅 등급 무기든,스킬북이든 줍지도 못하고, 페널티로 게임도 못 했겠지.'
옳은 생각이었다.
시간만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다.
죽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세영에게 24시간의 가치는 수천 만 원에서 억대를 호가했다.
다만 연발 사격의 스킬북이, 경매에 올렸다면 2억은 하는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알았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스킬은 배웠고, 화염 탄은 충분하니까. 그럼 이제 반격하러 가볼까.'
동굴을 빠져나가야 한다.
그다음은 동료들의 복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