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7화 〉57화. 연금술? (57/122)



〈 57화 〉57화. 연금술?

"몬스터의 정수랑 혼은 대체 뭐지? 재료는 피랑... 체모나 신체의 일부?"

뭔가 갑자기 게임이 19금이 된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으나, 그의 손에는 이미 존재하는 아이템들이었다.
고블린 족장 등의 네임드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혈액이니 손톱이니 이런저런 잡템들이 나왔었는데, 그걸 드디어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각성의 포션은, 버프용이 틀림없고..."

안타깝게 각성의 포션을 당장 제작하는 건 불가능했다.
재료로 들어가는 게 무려, 마나 포션과 힐링 포션이었다.
그마저도 최하급이나 하급 포션으론 부족했다.
무려 푸른색의희귀 등급 아이템인, 노멀 포션이 필요했는데, 이미 숙련 연금술 스킬을 얻은 이세영은 만들지 못할 것도 없었다.
다만 남은 재료가 없을 뿐이다.

'히부린의 실험실에 마나 허브 다시 자랐는지 한번 가봐야겠네.'

결국 그가 당장 제작한 건, 특수 안정제였다.
쓸모를 모르니 일단 무작정제작해 설명을 읽어  작정이었다.


[특수 안정제]

- 고대 마족 히부린이 연금술 실험을 통해 만들어 낸 특수한 약품입니다.
- 일정 등급 이하의 상태 이상을 해제하며, ????의 부작용을 억제합니다.
- 거래 불가.




'응?  설명이 안 보이지?'

- 해당 부분을 확인하실 수 없습니다. 특수한 퀘스트나 정보를 획득하신 후 확인 가능한 정보입니다.

안정제라 하길래 정화 포션과 비슷한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고대 마족 히부린이 남긴 레시피 두루마리 답게, 그와 연관된 특이한 연금 약품들의 제작법이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인벤토리에 넣어두면 언제 인가는 써먹겠지.'

세영은 일단 준비한 재료를 다 소모해 여러 개의 안정제를 만들어 인벤에 넣어뒀다.


'다음은 몬스터의 정수. 그리고 혼을 만들 차례인데...'


몬스터 정수의 제작법은 화염 탄의 재료인 화염의 정수 제작법과 비슷했다.
재료만 다를 뿐.
하지만 주 재료가 신체의 일부라는 점에서, 만들며 조금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고블린 족장 쿠아스의 정수]

고대 마족 히부린이 만들어  궁극의 연금술을 사용해 탄생한 몬스터의 정수입니다. 특수 연금술의 재료로 사용됩니다.
- 고블린 족장 쿠아스의 신체 일부를 사용해 만들어졌습니다. 쿠아스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 거래 불가.

정수 제작은 매우 간단했으나, 혼을 제작하는  제법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떠도는 귀신이라도 불러와야 했던 것일까.

[고블린 족장 쿠아스의 혼]

고대 마족 히부린이 만들어  궁극의 연금술은 불가능을 실행 가능케 만들었습니다. 몬스터의 혈액과 신체의 일부에서, 그 영혼의 기억을 뽑아내 구슬의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구슬 안에는 몬스터의 혼이 봉인되어 있습니다. 다만 매우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특수 연금술의 재료로 사용됩니다.
- 고블린 족장 쿠아스의 혈액을 사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쿠아스의 영혼은 과거 기억의 일부를 간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 거래 불가.


애초에 혼을 제작 한다는 게 도통 무슨 소리 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완성품은 평범한 구슬처럼 보였다.
형태를 확인하고 나니, 그제야 조금 이해가 갔다.


'게임이 그렇지 뭐.'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꺼내 둔 히부린의 두루마리중 하나에서 조금 전부터 묘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루마리를 사용하시겠습니까?]


딱히 연금술 스킬의 레벨 업을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한 장의 두루마리가 갑자기 해독 가능해 진 것인가.
세영은 놀람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두루마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루마리를 사용합니다.]


[신규 연금술 레시피가 레시피 북에 등록되었습니다.]

[신규 스킬을 습득하였습니다.]


'뭐? 말도 안돼...'


얻은 건, 레시피 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금껏 전혀 상상한 적도 없었던 매우 희귀한 스킬을 얻게 되었다.

'맞아... 연금술사 하면 이게 떠오르긴 하지...'


세영은 설명을 차근차근 읽어 내려갔다.

**

매일 매일이 뜨거운 이슈로 가득한 프클의 인터넷 게시판은 이번엔 조금 다른 이야기로 달아올랐다.

드디어 미국이 백기를 들다. 각 국 정부들 당혹!
@ 미국 정부 움직이다. 클라우드 컴퍼니 주가 폭등.
@ 하락 중이던 프클  다양한 화폐 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 조짐.

몇 시간  미국에서 터져버린 대형 뉴스 때문이었다.
프클의 모든 이슈를 잡아먹으며, 게시판이 온통  이야기로 도배 되기 시작한 것이다.
 내용인 즉슨, 미국이 클라우드 코인을 정식 화폐로 인정했다는 거였다.
한국에 이은 두 번째로, 고민하던 다른 국가의 정부에게는 지나치게 갑작스러운 발표가 아닐 수 없었다.
다른 곳도 아닌, 달러를 찍어내는 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을 경악에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판게아 행성게시판 no. 231.

- 와, 골드 환전 시세 하락하던 거 다시 오르는  보소.


- 아, 씨발.  어제 환전했는데.

- 골드 다들 가지고 있으세요.  생각으로 30%는 폭등할 거 같음.


- ㅋㅋㅋ 나는 천 골드 넘게 있찌롱~

- 이렇게 되면, CC 있는 거 당장 골드로바꿔둬야겠네.


- 아, 적당히  해라. 니들 때문에 괜히 현질하기만 빡세졌잖아!

- 이제 미국도 CC랑 달러 환전 수수료 싸지는 건가? 근데 그럼 미국애들만 이익 아님?

- 뭔 소리야. 바보냐. 지금 미국에서 새로 게임 시작하는 인구를 생각해라. 걔네들이 밀려오면, 정보 선점한 우리만 개 이득이지.

이 뉴스가 단순한 골드 가치의 상승만을 불러온건 아니었다.
이미 바닥을 친 하급 치료약은 물론, 최고가대비 절반까지 하락했던 치료약의 가격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규 플레이어의 엄청난 유입은, 당연히 엄청난 현금이 밀려 들어온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세계 최대 부자들이 모여있는 미국이니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낳는  당연한 이치.

이는 판게아 행성 전문의 파밍 기업들의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크게 한몫했다.
기존 기업은 물론, 신생 기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


나금돈은 폰게임 작업장을 정리했다.
피눈물 나는 심정으로 싸구려는 물론, 고가의 컴퓨터들까지 죄다 중고로 내놔야 했다.
이 모든 게 클라우드 컴퍼니 탓이다.
오토가 불가능한 가상 현실 세계 안의 신개념 모바일 게임 플랫폼 이라니.
작업장 사업을 제대로 말아먹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가.
돈이라면 사족을  쓰고, 돈 냄새는 귀신같이 맡는 남자. 나금돈이다.


"형님, 다른 기업에 비하면 한참이나 늦게 시작하는 건데, 괜찮을까요? 이번 투자금은 이전 작업장과는 비교도 안 되게 어마어마하잖아요."
"흥. 어차피 판게아 행성이라는데는, 이제 막 오픈한지 한 달 째야. 늦긴  늦어. 지금 당장 미국에서는 싸구려 엄브렐라뿐만 아니라, 고가의 기기도 없어서  구한다고 난린데. 지금이야말로 뛰어들 적기라고!"

나금돈은 작업장으로 벌어들인 돈과, 대출받은 금액을 더해, 백여 대의 프클 접속 기기를 구매했다.
기업용 기기뿐만 아니라, 엄브렐라도 수십 대가 넘었다.
굳이 사용자 한 명에 귀속되는 엄브렐라를 구매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수요 탓에 기업용 기기를확보하기가 어려워서 였다.
물론, 엄브렐라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이미 예약한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내,웃돈을 주고 예약권을 구매한 것이다.
그래서 현재 회사에 도착한 기기는,아직도 구매한 양의 절반도 채 되지않았다.

"그래도 굳이 대출까지..."
"시끄러 임마. 나는 뭐, 돈 쌓아놓고 사는줄 알어? 그리고 은행이라고 돈을 아무한테나 빌려주는 줄 아나. 나니까 이만큼 대출도 받는거야! 이제 슬슬 첫 수확이 있을 차례니까 지켜보라고!"


작업장이 문 닫고 새로운 사업인 파밍 기업을 연지 3일.
이제 막 첫날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엄브렐라에 밀어 넣은 지 이틀째다.
어제오늘 꾸준하게 면접을 보러 도착한 신입사원들 역시, 대충 걸러네, 새롭게 기기에 투입하고 있는 상황.


'이세영이는 3일간 오천만원을 벌었다고 했는데...'


입맛을 다셨다.
직원들이이세영  절반만 벌어들여도, 달마다 자신에게 떨어지는 돈이 대체 얼마인가.
장대한 꿈에 부풀어 있었다.

허나, 그리 간단하진 않았다.


"뭐? 아직도 전직을  놈이 겨우 셋이라고? 스무명 중에서?"
"제일 먼저 온 친구들이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0시간 정도 지났어요. 좀 더 여유를 가져요. 형님."
"씨펄. 이놈들이 게임이랍시고 무작정 놀고 자빠져 있는 거 아냐? 이거 안 되겠어. 나도 직접 해야지."

작업장을 문 닫게  계기로 그의 마음은 급해져 있었다.
결국, 나금돈은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이세영 그놈이 했던 걸 자신이라고 못하겠나. 그런 생각에서였다.
게임 내에서의 직원들 감시는 덤이었다.

"근데, 형님은 섬에서 시작하지 않으셨어요? 직원들은  대륙에서 시작했는데."
"나도 대륙에서 시작할 거야. 500만원 아깝다고 촌구석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지."


나금돈은 기존의 사용하던 엄브렐라를 창고로 밀어 넣은 지 오래다.
500만원 쯤 하루면 벌거라는 단순한 오만이었다.

'자! 벌어 보자고!'


나금돈이 만든 회사의 이름은 '오토 머니'.
직원들을 자동으로 일하는 기계취급하는 그의 플레이가 이제  시작됐다.



**


어느 카페.


"차도아씨?"
"아, 안녕하세요. 선배님. 그런데 여긴 어떻게?"
"벌써 알바를 구했다길래 뭔가 했더니, 카페 알바 였군요."
"네... ?"


이은표는 차도아를 찾아왔다.
퇴사 적전 회사의 비상 연락망을 훔쳐보고, 차도아의 연락처를 몰래 폰에 적어 나왔다.
그녀의 본가에 전화를 걸어, 알바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된 것이다.

"아... 그러시군요. 근데 어쩐 일로...  하러 가야 하는데."
"하하. 나쁜 소리 하러 온 거 아니니까, 조금만 시간 내주세요. 다 차도아씨 득 되는 이야기니까."

카페 안은 휑했다.
이대로면 차도아는 얼마  가 여기서도 잘릴지 모를 일이다.
아니면, 그 전에 카페가 먼저 망하거나.


"별다른 게 아니고, 차도아씨 저랑 같이 취업하지 않으실래요?"
"네?"

뜬금없는 권유에 차도아는 매우 놀랐다.


"다름이 아니라, 내가 어떤 제안을 받았는데..."

이은표는 신중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김만우와 나눈 대화 내용을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한참이나 이어졌다.

"그래서, 저랑 같이 하는 게 어때요. 차도아씨가 거절하면, 나만 시작할 수도 없는 이야기더라고."

동그란 눈을  크게 뜨며 놀란 차도아는, 최종적으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은표가 구슬픈 표정으로 자신의 처자식을 들먹이며 애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차도아에게도 엄청난 기회가 아닐 수 없었고.


"죄송해요. 저 때문에 직접 여기까지 찾아오시게 만들고."
"뭘,  나 취업하려고 그러는 일인데. 앞으로도 같이 잘해 봅시다!"

이은표는 겨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일이 수월하게 풀렸다.
이제 김만우에게 연락만 하면 될 일이다.


"그럼, 차도아씨가 연락하실래요? 알파님 번호 아시죠?"
"아, 저... 그게..."
"왜 그래요?"
"저기, 선배님이 해주세요. 저는, 그, 아직, 마음의 준비가..."


말을 더듬는 차도아를 보며, 이은표는 결국 눈치 채고야 말았다.
차도아의 얼굴이 마치 첫사랑에 빠진 여인처럼 붉게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이래서 김만우씨가 그녀를 부른 건가?'


그는 자신의 아내와 만났던 일화를 떠올리며, 흐믓한 기분이 되었다.
그리고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돈이 많으면 마음에 드는 여자를 이런식으로 꼬실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당사자들이 아니라, 김만우가 옆에서 도와 주는 상황이었지만.



***


이세영은 새로운 레시피와 스킬 설명을 파악하는 데 한창이었다.

[레시피 북에 '히부린의 플라스크' 제작법이 추가되었습니다.]

[히부린의 플라스크]

- 고대 마족 히부린이 연금술을 이용해 탄생시킨 특별한 플라스크입니다. 평범한 마나를 특수한 마나로 변형시켜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몬스터 영혼의 보관함으로 사용되며, 영혼의 소실을 막아줍니다.

스킬과 함께 추가된 연금술 제작법.
약품이 아니라 도구의 제작법이라는 점이 매우 특이했다.
영혼을 담아둔다니 이해하기 난해한 설명이었다.


그러나 그런 의문도 잠시.


'하...'

세영은 이어 새로 획득한 스킬의 설명을 읽으며 놀람을 금치 못했다.
설마 이런 것 까지 가능해질 줄이야.
그저 채집을 좋아하던 그에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히든 클래스를 얻은 것부터가 운명이었던 것일까.



[****스킬 : 호문클루스 연성]

- 다양한 호문클루스를 연성합니다.
재료로 몬스터의정수와 혼이 필요하며, 영혼의 유지를 위해 플라스크 안에 만들어 두시는 걸 추천합니다.
- 호문클루스는 플라스크의 안이 아닐 경우 담아낼 그릇이 없다면 순식간에 영혼이 소실됩니다. 그 때문에 영혼을 담을 그릇이 필요합니다. 만약 플라스크 안에연성 하셨다면, 다양한 그릇에 옮겨 가며, 여러  같은 인조 몬스터를 만들어 내실 수 있습니다.
- 플라스크가 파괴되거나 내부의 마나가 바닥날 경우, 담겨진 영혼은 소실되며 두 번 다시는 동일한 인조 몬스터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인조 몬스터의 그릇으로는 사체, 혹은 골렘등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스킬명부터가 붉은색.
전설 급 스킬이 세영의 스킬 목록에 추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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