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8화 〉58화. 연금술? (58/122)



〈 58화 〉58화. 연금술?

'이... 인조 몬스터라니. 인조인간 같은 건가?'


당황했다.
어떤 식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만들어 보는 수밖에.'

세영은 히부린의 플라스크 제작에 돌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재료가 없었다.


포션의 경우 연금술 스킬을 사용하면, 유리병 같은 재료를 넣지 않아도 자동으로 병에 담긴 포션이 완성된다.
그게 너무 편리했는데, 그 때문에 플라스크의 재료인 유리를 가지고 있는  없었다.

'유리... 잡화점에서 팔려나?'


"세영아."
"형?"
"너 뭐해?"

의자에 앉아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는데, 김만우가 말을 걸어왔다.

"생각 중이었어요. 갑자기 유리가 필요해져서."
"유리? 유리는 왜?"
"그런 게 있어요. 연금술 재료에요."


김만우는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거라면 지하에 가봐. 사다 놓은 거 있으니까."
"네? 유리를 왜요?"
"실험할 때 사다 놨거든."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없었다.

"무슨 실험요?"
"네가 사냥하느라 바쁠 때, 나는 치료약 다 만들면 한가하잖아. 그때 이런저런 실험을 했지. 치료약을 한 번에 대량으로 만들 방법이 없을까 해서."
"에이, 그런 게 어딨어요!"

김만우는 발끈했다.


"그건 모르지! 결국 찾아내진 못했지만, 아무튼 그 때 치료약 담을 유리 병이 있으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해서 사가지고 온 유리병하고 유리 가루하고 지하실에 있어. 가서 찾아 봐. 잡화점에서 파는 유리는 그거 두 가지 뿐이니까."

김만우는 사실 파르도 잡화점의 모든 물품을 사다가, 자신의 전문점에서 되팔아 볼까 생각도 했었다.
풍차 마을에 사람들은 미어터지는데, 잡화점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치료약이나 붕대, 화살 같은 일부 소모품을 제외하면, 수요 자체가 거의 없어 포기했었다.
남겨 먹으려면 사온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아야 하는데, 그랬다가는 전문점 이미지만 나빠지고 돈은 얼마 안되니 포기한 것이다.
욕심 많은 잡화점의 제이크가 도매 가격으로 물품을 양도할 리도 없었으니까.


"형도 다양하게 생각하셨네요."
"시끄러워 인마. 내가 너 같은 줄 알아!"


그런 호통을 치는 김만우의 손에는 종이가 들려있었다.


"형. 그건 뭐예요?"

김만우는 음흉하게 미소 짖기 시작했다.

"으흐흐. 새로 산 악보지 뭐긴 뭐야. 으하하! 기대하시라. 이 몸의 새로운 멜로디를!"

김만우는 정보 경매에 등록되어 있던 악보를 구매했다.
등록된 경매의 형태가, 즉시 구매 가격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하면 남은 경매 기간과 상관없이 경매가 종료되는 형태였기에 마음이 급한 그는 당장 구매하고 야 말았다.

무려 이천 만원 짜리 악보.
현재 최고 입찰   만원도  되는 비 인기 물품이었음에도 남은 경매 기간이 이틀이나 돼, 그냥 돈을 질러버린 것이다.
기다리는 건 딱 질색이었으니까.


'내가 번 돈 내가 쓴다는  누가 뭐라  거야!'

하지만 그는 왠지 이세영에게  사실을 이야기하지는 않기로 했다.
들키면 잔소리를 들을게 분명했다.



**


세영의 실험은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말도 안돼. 이거 또 아이들이 사기라며 놀려 대겠어.'


이세영은 호문클루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제작을 반복했다.
김만우의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실험에 나선 것이다.
새로운 스킬을 사용하기 위한 사전 작업은 잘 마무리 됐고, 추가로 몇 가지 예상치 못한 결과물 또한 얻을 수 있었다.
 결과물 이란 게 제법 놀라웠다.

얼마나 놀라웠으면, 이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괴물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건 내가 생각해도 진짜 사기야...'


하지만 얼굴에는 미소가끊이지 않았다.
더 강해진 만큼, 더 수월하게 돈을 벌어 들일 테고, 이대로는 할머니의 수술비를 모으는 것도 금방 이리라.

시장의 의뢰를 클리어 하고 땅의개간 역시 끝마친 후, 허브 농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돈이 저절로 굴러 들어올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돈은 이미 데굴데굴 굴러 들어오고 있었다.

[경매장에 회수하지 않은 금액이 있습니다.]

무기를 개조할 당시, 제작을 통해 완성된 영웅 등급의 쇠뇌는 물론, 하급 마나 포션까지 경매가 종료되었다.


쇠뇌는 6 천만CC, 마나 포션은 무려 2억 천만CC에 낙찰되었다.
추가로 몇 종의 스킬북 같은 잡다한 물품들 역시 판매가 완료되었다.
오직 영웅 등급의 고블린 지팡이 경매만, 이틀이나 더 기다려야 했다.
괜히 경매 기간을 3일로 설정한  같아 조금후회가 들었다.

'쇠뇌는 체력 회복 옵션이 없는데도 이렇게 비싸? 게다가 마나 포션은... 헉.'

세영의 예상보다도 몇 배나 고가에 거래된 물품들을보며, 싱글벙글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거래소와 경매장에 회수하지 않은 금액이 더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전부 회수 완료!


[현재 보유 CC : 482,000,000CC]


무려 5억 가까운 금액.

게다가 거래소에 올려 뒀던 잡다한제작 쇠뇌, 고블린들에게 획득한 수많은 장비를 판매해 획득한 골드의 양도 엄청났다.

[현재 보유 금액 : 1423 골드 64 실버]


"지금 골드 시세가 어떻게 되지?"


[현재 판게아 행성의 골드와 CC의 교환 비율은 1골드에 98,000CC 입니다.]


"많이 내려갔네."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는 1골드당 11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많이 내려가 있었다.


그러나 세영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내려가던 시세가 다시 상승 중임을.


"흠, 나중에 바꿀까?  싸지면 어쩌지..."


"야! 뭐해! 다시 사냥 가야지!"

갑자기 김만우가 난입했다.
그는 새로 얻은 스킬이 건물 안에서는 발동하지 않아, 밖에 나가서 확인하고 온 것이다.
얼마나 자랑하고 싶은 건지, 당장 사냥을 나가고 싶어 안달이었다.


"아, 지금 환전할까 해서요."
"뭐 하러? 지금 골드시세 뛰고 있으니까 CC있는 전부 써서, 골드를 잔뜩 사둬도 시원찮을 판에."
"네? 그래요?"

김만우는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멍청한 놈아.  뉴스도  보냐?"
"뉴스요? 게임 하는데 그런 걸 언제 확인해요."
"아오, 말을 말자. 답답해 뒤지겠네. 그냥, 환전할 때는 미리 나한테 물어봐. 알았지!?"
"네. 알았어요."


김만우는 게임을 하면서도 수시로 게시판이나뉴스를 확인했다.
이제는 거의 습관이되었는데, 정보야말로 돈이 된다 생각해서였다.
엄브렐라에 탑승해 TV 뉴스를 보는 따위의 기능은 당연하게 탑재되 있기 때문에, 그리 힘든 일도 아니었다.

'저놈은, 게임 내 희귀 정보는 죄다 독차지하면서, 현실에선  저 모양인 거야?'

김만우는 그게 너무 황당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서로서로 부족한 점을 보안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넌,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으이구 세영아."

물론 김만우는 오직 자신만이 세영을 돌봐 주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이세영은 결국 김만우의 말대로 했다.
환전을 멈추고, 다음 전투를하기 위해 함께 북쪽 숲을 향했다.
물론, 가는 길에 도시에 들려 아이들과 합류할 것이다.

준비는 이미 만전!
그건 세영 뿐은 아니었는지, 아이들 모두 새로운 스킬을 배웠다며 메시지 창을 통해 의기양양해 있는 게 귀여웠다.


"또, 마차  대로 가?"
"네. 이번에는 정말 가득 채워 오자 구요. 마차가 터질 정도로."
"그럼 좋겠네."

두 대의 마차는 이윽고 도시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아이들과 오랜만에 만나는 까만 곰,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네. 오빠도 안녕하셨어요."

까만 곰은 정중히 인사했다.
오랜만이라 어색할 법도 했지만, 그녀는 이미 노랑나비와 이세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주고 받으며, 오빠라는 호칭이 익숙해져 있을 정도였다.

"왜, 다 함께 사냥하는데, 너도 오지 않고 그랬어."
"원래는 저도 클래릭을 하려고 했는데, 퀘스트 도중에 죽어버려서... 아무튼 전투는 원래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렇구나. 그럼 전직은 했어?"
"네. 헤헤."


노랑나비가 끼어들었다.

"얘는 요리사래요."
"요리사?"


그러자 까만 곰이 대꾸했다.

"아니거든. 다르거든! 그리고 내가 말하려고 했는데!"
"히히. 미안, 미안."
"저는 셰프예요."
"셰프랑 요리사랑 뭐가 다른데?"
"미묘하게 달라요!"

지켜보던 김만우가 끼어들었다.


"셰프면, 주방장인 거네."
"아저씬 누구예요!"
"야, 이 꼬맹이들은 하나같이 싸가지가... 그리고알파 얘는 오빤데 왜 나는 아저씨야!"
"그야 아저씨가, 아저씨처럼 생겼으니까 그렇죠."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흘러갔다.

"저기, 주방장이든 셰프든 결국은 요리를 하는 거지?"
"네, 일단은 맞아요."
"그렇구나. 나도 요리 스킬  높은데, 네가 요리하면 더 맛있는 게 만들어 지려나?"
"후후. 기대하세요. 아! 그리고 소개해 드릴게요. 저의 제자들이에요."

뒤에 있던 두 명의 사람을 소개 받았다.

"안녕하세요. 까만 곰 셰프님의 보조 나일 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크라고 합니다. 저도 셰프를 꿈꾸고 있습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캐릭터가 소녀의 외형을 한 까만 곰이 셰프.
보조로 붙어있는 사람들은 명은 성인여성. 한 명은 중년의 남자였다.
어색한 셋의 구도가 몹시 우스꽝스러워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그럼, 이제 슬슬 출발 할까?"


모두 통성명을 나눴으니, 이제 일행은 함께 북쪽 고블린 숲을 향해 출발할 것이다.


"저 사람들도 다같이 가는 거야?"
"네. 보여 드릴 게 있어요. 괜찮죠? 저희는 파티  해주셔도 되고, 아이템도 주셔도 돼요."
"으응, 그래도..."

모두가 탑승했더니,  대의 마차는 빈틈없이 가득 찼다.
지나가는 플레이어들이 하나같이 처다볼 정도로 이상한 광경이었다.

두 대의 마차는 사람들을 가득 싣고, 도시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며 북 문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차는 고블린 지하 동굴의 입구에 도착했다.



*


[당신은 바람의 요정이 부른 찬트를 감상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이로운 효과를 부여 받았습니다.]

- 이동 속도 +3, 공격 속도 +1


마차를 세워두고 버프를 받았다.
김만우는 새로운 스킬을 사용하고 싶어 안달이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신규 스킬은 버프형 스킬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장 멋지게, 꼭 필요한 순간에 짠- 하고 사용해 주목 받고 싶은 게 그의 속내였다.

"와, 신기해라."
"요정들 너무 귀엽다."


찬트를 처음 감상한 나일. 포크. 까만 곰은 하나같이 놀라며 신기해 했다.
덕분에 김만우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


"이제 출발할까? 아니면 요리도 먹고 출발할까?"


세영이 인벤토리에서 준비해 온 간단한 음식을 꺼내려 할 때였다.

"기다려 보세요. 여긴 셰프의 몫이니까!"

까만 곰이 단호하게 외쳤다.

"응?"
"후후. 저의 실력을 보여드릴게요."

까만 곰과 그녀의 조수들은 인벤토리에서 이것저것 많은 것을 꺼냈다.
동굴 입구에 갑자기 긴 테이블과 의자들이 설치되었다.

"나일 테이블보와 식기 준비! 포크 씨는 수프를 데우세요."
"예! 셰프!"

연습이라도 것처럼 척척 준비가 진행되었고, 순식간에 고급 레스토랑에  것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자. 앉으세요. 시간이 아까우니 코스는 생략하고, 수프와 메인요리. 디저트세 가지만 간단하게 할게요."

그녀의 재촉에 모두는 의자에 앉았다.

"넵킨까지 준비되어 있네. 본격적인 걸?"
"까만 곰, 뭔가 성격이 바뀐 거 아냐?"


친구들까지 저런 소리를 하는 걸 보니, 정말 변하긴 변한 모양이다.


"당연하지. 난 셰프라니까. 오늘의 주방을 책임져야 한다구!"

그리고, 순식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프가 모두의 앞에 놓여졌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식사가 시작됐다.


"말도 안돼. 엄청 맛있잖아."
"이거 진짜 니가 만든 거야?"
"나 이렇게 맛있는 거 태어나서 처음 먹어."
"캬, 맛있네. 꼬맹이 다시 봤다!"

하나같이 감탄의 연속이었다.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나, 디저트 역시 천상의 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건, 이 다음부터였다.

[파르도 정식 B 코스를 즐기셨습니다. 간소화된 코스로 인해 효과가 다소 감소합니다. 셰프와 2명의 조수가 함께 요리하였기 때문에, 능력에 일부 가중치가 붙습니다.]


- 모든 효과는 6시간 동안 유지됩니다.
최대 HP가 240만큼 상승합니다.
최대 SP가 110만큼 상승합니다.
- HP, SP의 회복 주기가 2분 감소합니다.
- 행운이 10 증가합니다.

"헉..."
"뭐야, 이건..."
"사긴 데 완전?"

간소화 버전이라서 효과가 감소했는데도  정도라니.
모두 입이 벌어진 채 다물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에헴. 즐거운 시간이 되셨을까요? 음식은 어떠셨습니까. 손님들!"
"멋져! 대박이야. 와-!"
"완전 결혼하고 싶을 정돈 데?"


레드문이 그런 소릴 입에 담자, 싱글벙글하던 까만곰의 미소에금이 갔다.

"응, 넌 닥치시고요. 오빠는 어떠셨어요?"
"멋지다. 정말 최고였어."
"헤헤. 감사합니다. 다 오빠 덕분이에요."
"그건  왜?"
"오빠가 준 뱀딸기 주스 덕분에, 복잡한 셰프 전직 퀘스트를 간단히 통과했거든요."

셰프 직업의 마스터가 그녀에게 내준 숙제이자 클래스 전직 퀘스트는, 그가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오라는 거였다.
그걸 세영에게 들었던 기억을 살려, 직접 뱀 딸기를 모아 주스를 만들어 갔더니 간단히 클리어  것이다.


"그랬구나. 도움이 되어 다행이야."
"헤헤. 다시   감사드려요."

반면, 뒤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포크와 나일은 클래스 전직에 꽤 고생 중이었다.
오죽하면 까만 곰의 조수로 들어갔겠는가.
이들도 어떻게 든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가야만 했고, 가장 도움을  수 있는 건 이미 셰프 전직을 마친 까만 곰이었기 때문이다.

즐거운 식사와 함께 속도 마음도 든든해진 일행은, 지하 동굴에 진입했다.
  마리의 몬스터도 보이지 않고 썰렁했던 동굴은, 시간이 지나면서일부 몬스터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 모양이다.
그 때문에 입구에서부터 전투가 시작됐지만, 이미 놈들은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세영 일행은 강해져 있었다.


고블린 대 학살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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